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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각(正覺)에 이르는 바른 실천 [지식을 몸으로 실천하는 첫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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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sim park
등록일
2017-07-29 08:44:54
조회수
2354
정각(正覺)에 이르는 바른 실천 [지식을 몸으로 실천하는 첫 단계]

몸과 마음의 '행(行)을 닦음(修)'이라는 뜻을 지닌 '수행(修行)'은 '경작하다, 계발(열고 발전향상)하다'라는 뜻을 지닌, 부처님께서 사용하신 고대인도어 '바와나(bhāvanā)'를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우리에게는 수행이라는 말이 매우 익숙하니 바와나는 '계발 수행', 팔정도 바와나는 '팔정도를 계발하는 수행' 또는 '정각으로 가는 여덟(八) 부분으로 이루어진 바른(正) 길(道)을 계발하는 수행' 정도로 표현하면 그 의미가 유사하다.

수행의 바른 실천을 위해, 고대 인도어 경전과 한문 번역 경전 그리고 한글과 영어 번역 경전 등의 관련 내용을 참조하여

부처님께서 지식차원에서 설(설명)하신 팔정도 바와나의 '실라(계戒; 정어·정업·정명) 바와나' 단계에 관련된 가르침(설법; 법을 설명함)을 오늘날의 지식과 용어를 사용해서 소상히 서술하여 옮기면 다음과 같다


[2] 몸으로 하는 실라(계戒; 정어·정업·정명) 바와나 단계

팔정도 바와나의 두 번째 단계는 첫 단계에서 계발한 지식(문혜聞慧, 사혜思慧)의 실천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경험하기 시작하는 경험차원의 단계다

즉, 정법(正法;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바르게 공부하여(바르게 듣거나 읽고, 바르게 사유하여) 머리로 바르게 이해한 지식인 문혜(聞慧; 들은 지혜)와 사혜(思慧; 사유지혜)를 바탕으로 일상생활에서 '스스로(자발적으로)' 바른 삶, 지혜와 자비의 삶, 도덕적인 삶, 청정한 삶, 실라(바른 언어·바른 행위·바른 생활)를 계발(열고 발전향상)하여

몸과 마음을 점점 더 건강하고 청정(맑고 깨끗)하게 함으로써 그에 따라 점점 더 진정한(진실로 바른) 심신의 행복을 경험하기(즐기기) 시작하는 단계다

"먹는 얘기를 아무리 많이 해도 결코 배가 부르지 않는 것처럼
머리로만 수행하고 몸으로 실천하지 않는 수행은 이와 같다"

- 부처님

수행의 과실을 따서 먹기(심신의 행복을 즐기기) 시작하는 단계는 머리로만 이해한 지식을 몸으로 실천하는 첫 단계인 이 단계에서부터.

이 단계 이후에, "자신이 바른 수행(팔정도 바와나)을 바르게 실천 하고 있는지?" 스스로 측정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방법은, '화를 내는 빈도와 화가 지속되는 시간'이 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는가를 비교해보는 것이다

팔정도 바와나를 바르게 실천하면 탐진치의 발생빈도와 지속시간이 모두 줄어들지만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진'에 속하는 거친 감정인 '화(분노)'다. 팔정도 바와나를 완성하면 '화'를 비롯한 거칠고 미세한 모든 탐진치가 완전히 소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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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인류가 지구 상에 존재한 이래, 인간의 감각기관을 통한 물질적, 정신적인 일체의 인식경험 - 부처님께서 사용하신 용어로 말하면 12처(인간의 물질, 정신적 감각기관인 6근 + 그 대상인 6경; 일체)의 인식경험 - 을 기호화(개념화)한 것이다

언어는 인간이 만든 것이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언어로 학습 당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식(識; 의식/일상의식/표면의식 + 무의식/잠재의식/심층의식/아뢰야식/바왕가bhavanga)을 세뇌하고(길들이고) 지배하는 것이기도 하다

말(언어)을 학습한(배워 익힌) 이후에는 생각도 일종의 언어다. 생각은 내면의 말, 내면의 해설이기 때문이다. 한국사람은 한국말로 미국사람은 미국말로 생각을 한다

정어(바른 언어) 바와나는 태어나면서부터 학습 당하는(길들여지는) 언어(말)를 단순히 사용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궁극에는 무지를 극복하고 아상(에고심) 없이 바르게 말하고 또한 다른 사람의 말을 아상 없이(달리 표현하면 탐진치 없이) 바르게 듣는 것으로 발전 향상하는 바와나(계발 수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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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行; 행위)에는 이른바 신구의(身口意) 세 종류가 있다. (1) 몸(身)으로 짓는 행(행위), (2) 말(口)로 짓는 행, (3) 뜻(意; 마음, 생각, 의지, 의도)으로 짓는 행인데, 행(行; 행위)을 하게 되면 거기엔 반드시 업(業)이 지어지게 된다. 그래서 업을 행위라고도 한다. 고대 인도어에서 깜마(kamma, 카르마karma; 업業)의 동의어는 상카라(saṅkhāra, 행行)이다.

정업(바른 행위)은 단순히 몸의 바른 행위가 아니라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이 지어지지 않는 바른 행위를 말한다

업이 지어지는 행위를 ‘유위의 행’이라고 하고, 업이 지어지지 않는 행위를 ‘무위의 행’이라고 한다. '유위의 행'은 아상이 개입된 행위이고, '무위의 행'은 아상(我相; '나我'라는 상대相적 분별식)이 개입되지 않은 행위, 달리 표현하면 '무아의 행'이다. '무아의 행’은 그 결과에 아무런 '흔적, 아(我)의 업(業)'이 없다

정업(바른 행위) 바와나는 궁극에는 무지(무명)를 극복하고 아상 없이(달리 표현하면 탐진치 없이) 바르게 행위하는 것으로 발전 향상하는 바와나(계발 수행)이다

정명(바른 삶/생활) 바와나는 태어나면서부터 무지(무명)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관습에 길들여지는 생활(삶)에서 벗어나 궁극에는 무지(무명)를 극복하고 아상 없이(달리 표현하면 탐진치 없이) 바르게 보고, 바르게 듣고, (냄새, 맛, 감촉을) 바르게 느끼고,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말하고, 바르게 행동하며 사는(생활하는) 것으로 발전 향상하는 바와나(계발 수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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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라(계戒; 정어·정업·정명) 바와나는 무명(실상과 진리를 '있는 그대로' 여실히 모르는 어두움, 실상과 진리를 '있는 그대로' 완전히 깨닫지 못해 갖고 있는 근원적인 어리석음)으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습관적으로 저질러 왔던 몸과 마음의 잘못된 행을 청정하게 함으로써 청정한 삶을 계발하여 사마타(사마디 바와나)와 위빠사나(사마타 후에 하는 깊은 빤냐 바와나)를 닦는 기초(기반)가 된다

현재의 삶은 전생에서부터 지금까지의 행위로 인한 업(業; 습관 또는 습관의 경향성)의 결과이며, 동시에 현재의 행위는 이후의 삶과 내생의 삶을 조건지어주는 새로운 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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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수행자들의 모임, 집단)에 여러가지 구체적인 계율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을 때에도 청정한 삶을 계발하는 실라(계) 바와나로 부처님께서 특히 강조하신 구체적인 실천 중 하나가 '오후불식'이었다. 오전에 탁발하여 한 번 식사하고 오후에는 식사를 하지 않는 '오후불식의 1일1식'은 고타마 싯달타 보살이 수행을 시작한 후 (부처님이 되신 후에도) 평생 계속한 생활 습관이다

부처님 가르침(佛敎, 佛法)에서는 밥 먹는 것을 매우 중요한 수행으로 생각하는데 ‘공양한다’고 표현한다. 공양供養은 ‘존경하여 받듦, 베풀고 이바지하고 기여함’이라는 뜻을 가진 고대인도어 뿌자나(pūjanā)를 한역한 것이다. 공양이란 ‘받들고 베푸는’ 일로서 내 입으로 밥 한 술, 반찬 한 입이 들어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인연과 많은 사람들의 피땀 어린 수고가 쌓였는지 스스로 가슴 깊이 새기는 일이 바로 공양이다

발우공양을 할 때는 공양게를 외우고, 발우(수행자용 밥그릇)에 담긴 음식을 (음식이 맛이 있든 맛이 없든 간에) 한 톨도 남기지 않고 다 먹는다. 음식에 대한 몸과 마음의 탐(욕심)·진(혐오)·치(욕심과 혐오에 대한 집착과 어리석음)를 비우고 '나' 아닌 다른 존재들을 생각하면서 먹는 것에 대한 경건함과 '연기법; 연기(조건에 따른 상호 의존)의 진리(진실한 이치/법칙; 法)'를 스스로 일깨우게 하는 중요한 수행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공양이다

몸과 마음의 음식에 대한 탐(욕심)·진(혐오)·치(욕심과 혐오에 대한 집착과 어리석음)를 비우는 것이 청정한 삶을 계발하는 실라(계) 바와나의 시작이다

몸과 마음의 음식에 대한 욕심과 혐오와 집착을 비우는 오후불식의 발우 공양은 '나'를 찾아 떠나는 아름다운 여행, 몸과 마음의 행(行)을 흐르는 강물처럼 맑고 깨끗하게 닦는(修) 아름다운 수행(修行, bhavana)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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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라 바와나의 구체적인 실천 항목과 규범인 계율(戒律)은 내용에 따라 능동적 다짐조항인 계(戒)와 수동적 금지조항인 율(律)로 나눌 수 있다. 계(戒)는 부처님 가르침을 배워서 수행에 들어가고자 하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다짐하는 실천 항목을 말한다. 예컨대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기로 다짐하는 의미의 삼귀의계와 오계는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받아들인 것이다

율(律)은 승가(수행자 집단)의 질서유지를 위해 필요한 타율적인 행위규범을 말한다. 율(律)은 고대인도어 '위나야(vinaya)'를 한역한 것으로 ‘조복(調伏)’으로 한역되기도 하는데, '신구의(身口意)의 악업을 다스리고 멀리한다'는 뜻이다. 보통 계라고 말할 때 율을 포함한 계율을 말한다(예컨대 비구 250계, 비구니 348계 등)

계율은 일시에 만들어 공표한 것이 아니라 승가와 비구, 비구니들이 타락의 징후가 있을 때 그리고 잘못된 행위가 있을 때마다 시대와 지역에 따라 그것을 규제하는 조항이 만들어졌다

가장 기초적인 실라(계戒; 바른 언어·바른 행위·바른 생활) 계발 수행이라 할 수 있는 '오계(五戒; pañca-śīla)와 바른 공양(오후불식의 1일1식 발우공양)'만 잘 실천해도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고(苦; 괴로움, 고통, 번뇌)를 예방하고 벗어나는데 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다음 단계의 본격적인 수행인 사마타('사마디/정定; 정정진·정념·정정' 계발 수행)와 위빠사나(사마타 후에 하는 깊은 '빤냐/혜慧; 정견·정사유' 계발 수행)의 실천에도 큰 도움을 준다.

오계(五戒; pañca-śīla)는 다음과 같다.

불살생(不殺生): 살생 하지 않는다.
불투도(不偸盜): 도둑질 하지 않는다.
불사음(不邪淫): 음행 하지 않는다.
불망어(不妄語): 거짓말 하지 않는다.
불음주(不飮酒): 술 마시지 않는다

요즘식으로 표현하면

남을 때리거나 죽이지 않기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지 않기
성추행이나 성폭행하지 않기
거짓말하거나 욕설하지 않기
술 취해서 주정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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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正法), 특히 사성제와 연기법(연기의 이치/법칙) 그리고 팔정도 바와나에 관한 바른 설법(법을 설명함)을 바르게 공부하여(바르게 듣거나 읽고, 바르게 사유하여) 머리로 바르게 이해한 문혜(聞慧; 들은 지혜)와 사혜(思慧; 사유지혜)를 바탕으로 '오계와 바른 공양'을 왜 실천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만 '오계와 바른 공양'을 자발적으로(스스로) 꾸준히 실천할 수 있게 되어 청정하고 행복한 삶(생활)을 잘 계발하고 잘 유지할 수가 있다.

이렇게 문혜와 사혜를 바탕으로 실라(계戒) 바와나(계발 수행)를 통해서 계발된 청정한 삶(생활)을 기반으로, 다음 단계의 본격적인 수행인 사마타(정定/사마디/삼매/선정 계발 수행)와 위빠사나(사마타 후에 하는 깊은 혜慧/빤냐/반야/지혜 계발 수행)를 해야만 수행의 효과와 성취가 있다.

"계행은 가장 크고 거친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게 만들어주는 보호장치이다. 계행을 잘 실천하고 그 다음에 명상수행, 즉 정행(사마타)과 혜행(위빠사나)을 해야 효과와 성취가 있다."

- 비구 정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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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부처님께서 지식차원에서 설(설명)하신 팔정도 바와나의 '실라(계戒; 정어·정업·정명) 바와나'에 관련된 가르침(설법; 법을 설명함)을 오늘날의 지식과 용어를 사용해서 소상히 서술하여 옮긴 것입니다.


- 다음 글 : 정각(正覺)에 이르는 바른 실천 [본격적인 팔정도 계발 수행의 첫 단계; '사마디(정定; 정정진·정념·정정) 바와나'(=사마타) 단계]
작성일:2017-07-29 08:44:54 119.64.23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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