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신도회 부설 불교생활의례문화원(원장 이송자)은 9월5일 전법회관 교육관에서 ‘불교식 추석 차례 시연회’를 열었다. 하나의 종교가 사라지고 문화로서 영향력을 잃게 되기까지는 약 100년이 걸린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유교도 어느덧 100년이 넘었다. 그 결과 제사와 같은 과거의 영예는 이제는 거북스러운 형식적 가치로 전락하고 말았다. 또 부조 역시도 진심어린 축하를 통한 품앗이라기보다는 눈도장이나 찍는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 유교의 몰락 속에서 전통적인 가치에 대한 전반적인 재조명이 요청되고 있는 것이다. 왕권강화 수단이던 제사 중국문화권에서 제사를 통한 맨(man)이즘이 등장하는 것은 은허를 수도로 정하는 은나라의 19대 군주
▲통일신라 3대 금동불상으로 꼽히는 불국사 금동비로자나불좌상(국보26호). 2010년 7월 좌측통행 위험성으로 인하여 우측통행이 전격 실시됐다. 그러고 보면 우측통행이 시행된 지도 어느덧 1년이 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지하철에서 좌측통행을 하다가 아차 하는 것은 필자만은 아니리라. 그 만큼 우리에게 좌측통행은 무의식의 깊은 곳에 관습으로 아로새겨져 있는 것이다. 한자문화권에선 왼쪽 우대 우리는 흔히 한문으로는 ‘좌우’라고 하면서, 한글로 말할 때는 ‘오른쪽 왼쪽’이라고 한다. 한문은 천지(天地)나 우열(優劣) 등에서처럼, 앞에 오는 글자가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우리는 한문과 한글의 표기에 있어서
▲미얀마 스님들의 탁발 모습. 부처님 당시의 승가 모습을 가장 잘 보전하고 있다. 간혹 법당에 맨발로 들어가는 것을 규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는다. 어찌 이뿐이랴, 민소매와 핫팬츠도 문제가 된다. 그래서 태국 왕궁사원이나 터키 블루모스크처럼 덧입을 수 있는 행주치마와 같은 형식의 의복을 빌려주자는 의견도 있다. 필자가 이런 문제들에 대해 자주 듣는 것은 계율을 전공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문제가 생각처럼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그래서 일단은 “부처님도 회색 몸빼를 입은 할매보다는 짧은 옷을 입은 젊은이들을 더 좋아하지 않을까?”하며 우스갯소리로 회피하곤 한다. 언뜻 보기에 맨발로 법당에 들어가는 것을 규제하는
▲2007년 4월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에코붓다가 친환경 식사법인 빈그릇운동의 범사회적 확산을 위해 600인분의 대형비빔밥을 만드는 이벤트를 개최했다. 불과 한 세대 전만해도 걷는 것은 이동수단이었을 뿐 운동이 아니었다. 또 선글라스와 같이 상대에게 자신의 시선을 가리는 것은 타인에 대한 결례였다. 그런데 오늘날 모든 공원과 강변에서 운동으로 걷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일상이 됐다. 이제 걷는 사람들은 썬 캡을 깊이 눌러 쓰거나, 이슬람 여성들의 히잡을 연상시키는 얼굴 전면 차단 마스크 등 ‘중무기를 착용하고 걷기’라는 성전(聖戰)에 임한다. 언뜻 생김새만 놓고 보면,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5형제들이 우리의 공원과 강변에서
▲다문화가정과 이주노동자 커플 16쌍이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 봉은사에서 한국 불교계 도움으로 한국 전통의상을 곱게 차려 입고 혼례를 올렸다. 우리는 결혼하는 10쌍 중 1쌍은 외국인과 결혼하고, 결혼한 사람들 3분의 1이 이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또 전체인구 4분의 1이 1인 가구로, 같은 도시 안에서도 자식이 부모와 같이 살지 않고 원룸을 얻어 산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문화 대격변기를 지나고 있다. 불과 1세대 전만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버젓이 현실이 되어 당연시되고 합리화된다. 과연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알고 있던 제도와 가치들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가지게 하는
▲선운사 천불회도. 현재의 현겁에 출세하는 천불을 그렸다. 삼신불은 중앙 비로자나불을 비롯해 노사나불과 석가불 등 법신, 보신, 화신불이 모두 구름 속에 떠있다. 노르웨이는 실재하지만 우리에게 존재하지 않는 나라와 같다. 딱히 떠오르는 인상이 없는 존재감 없는 나라 중 하나가 노르웨이다. 아마 노르웨이 국민에게 한국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 노르웨이가 갑자기 우리 일상을 파고들었다.폭탄테러와 무차별 총기 난사를 통해 사망자만 77명이 발생한 이 사건은, 단독범행이라는 잔인함만을 놓고 본다면 9.11테러보다도 더한 감이 있다. 언론은 이를 브레이비크라는 가정환경이 파탄적이고, 폭력적인 게임에 빠져있던 개인의 문제로 몰아
▲ 수월관음도, 일본 단잔진자 소장. 투명한 사라와 염주가 바람에 휘날리듯 우아하게 묘사돼 있어 감탄을 자아낸다. 수월관음도는 대개 여성 이미지를 띤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아름답다고 하지만, 진짜 그런지는 미지수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물은 수놈이 더 화려하고 우아하다. 사자나 공작과 같은 동물들을 생각해 보라. 수놈이 암놈에 비해 훨씬 매력적이다. 동물들은 암놈이 수놈을 선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선택하는 쪽보다 선택받아야 하는 쪽이 더 아름답게 진화한 것이다. 남성 권력, 여성에 ‘아름다움’ 요구 인간도 동물에 포함한다는 전제하에 진화론을 대입시키면, 여성이 남성보다 아름다울 이유는 없다. 여성이 남
▲ 지난 2009년에 열렸던 연꽃마을 ‘효사랑 마라톤대회’. 요즘 들어 젊은 사람과 노인의 충돌이 자주 언론에 보도되곤 한다. 얼마 전에도 어린아이를 만진다는 이유로 노인과 젊은 주부가 지하철 안에서 시비가 붙었다. 결국 폭력으로까지 이르렀다는 보도가 뉴스에서 방송되었다. 이를 두고 혹자는 패륜적이라며 무너져가는 도덕성을 개탄하기도 한다. 우리사회는 과연 문제가 있는 것인가? 패륜이란 인륜이 무너졌다는 것이니, 반인륜적이라는 의미다. 인륜이란 어떤 가치를 의미하는 것인가? 이 부분이 먼저 정리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패륜이나 반인륜이라는 의미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정권 유지 위한 유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
▲ 공주 마곡사 영산회상도에 담긴 석가모니 부처님과 제자들의 모습. 서구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가장 많이 놀라는 것으로, ‘흔들리는 관광버스’와 ‘전화에 대고 노래하는 한국인들’을 거론하곤 한다. 요즘은 단속 강화로 관광버스 춤사위는 많이 사라졌다. 그러나 이를 통해서 우리는 유교문화에 억압된 여성들이, 비좁은 공간에서나마 해방공간을 만들어보려는 서글픈 한(恨)의 정서를 인지해 보게 된다. 전화에 대고 노래한다는 것은 언뜻 보면 이상하게 들린다. 그러나 라디오에는 지금도 전화에 대고 노래해야하는 다양한 시청자참여 프로가 존재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것을 보면서, 과연 저렇게까지 노래를 해야 하는가라고 의아해하곤 한다.
인간은 나약한 동물그러나 약점이 강점 불완전함서 문명 발전진화하는 미적 존재 ▲ 불교윤리는 다양성을 전제로 하는 '다름의 미학'이다. 다름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붓다가 제창한 연기의 윤리인 동시에 이 시대가 요청하는 바름의 가치이다. ‘한비자’에는 인간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나약한 존재라는 언급이 있다. 사람에게는 질긴 가죽이나, 위력적인 손발톱과 이빨, 그리고 민첩함과 같은 무기가 없다. 게다가 동물들과 달리 다른 사람의 보호가 필수적인 유년시절이 특히 길다. 이는 동물들이 탄생 직후부터 스스로를 추스르며, 1년 안에 성장을 완성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더딘 것이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인간은 한없이 불완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