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암울한 자료를 발표했다. 대한민국 자살률이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다는 통계였다. 대한민국 인구 10만 명당 29.1명이 자살하고 있는데 이는 OECD 평균인 12.1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이며 2위 헝가리(19.4명)와도 큰 격차를 보인다. 무려 11년째 ‘자살률 1위’의 오명이 따라다니고 있는 대한민국의 참담한 현실은, 역설적이게도 경제수준이 높아질수록 심화되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는 것과는 반비례로 점점 각박해지는 현실이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상처 받은 마음
8월28일, 부산 송정해수욕장 인근에 자리 잡은 카페 ‘쿠무다’에서 에프터눈 티(afternoon tea) 강의가 열렸다. 차의 기원과 종류는 물론이고 티타임에서의 예절까지, 강의는 광범위한 내용으로 짜임새 있게 진행됐다. 부산뿐 아니라 경남지역 곳곳에서 온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강의 내용을 필기하거나 질문을 던지며 진지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3시간에 걸친 강의가 마무리될 즈음에는 15종에 이르는 차를 시음하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되기도 했다. 19세기 중반 영국 귀부인들이 홍차에 샌드위치, 스콘, 케이크 등을
자본주의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도시 집중 현상은 인간의 생활양태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도시에서의 유행이 곧 대한민국 사회상으로 받아들여질 만큼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도시를 이해하고 읽어내려는 노력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이웃종교계는 지속적으로 교세를 확장한 반면 불교계의 도심포교에 대한 우려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찰은 산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어 시간을 할애해야만 방문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여겨지는 게 현실이다. 지난 7월25일 열린 ‘전북의 미래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에서도 “
전주 금선암(주지 덕산 스님)의 모든 결정은 매달 한차례 열리는 사찰운영위원회를 통해 이뤄진다. 전각 기와를 수리하는 것에서부터 봉축행사 관련 안건까지, 금선암의 크고 작은 일들은 사찰운영위원회에서 대중공의를 모아야만 시행될 수 있다. 때문에 회의에 참석한 사부대중은 사소하게 보이는 것이라 할지라도 일단 논의가 시작되면 머리를 맞대고 열띤 토론을 펼친다. 그 과정에서 신도들은 금선암이 ‘내 사찰’이라는 의식을 마음 깊이 각인한다. 스님 역시 대중공의를 통해 동력을 얻는 만큼 보다 수월하게 불사를 진행할 수 있다.1999년 신도조직
‘통합을 넘어 융합으로’전주 참좋은우리절 주지 회일 스님과 신도들을 중심으로 2012년 9월 설립된 사단법인 ‘착한벗들’의 슬로건이다. 착한벗들은 지역 내 다문화가족과 어려운 이웃에 대한 자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합이 아닌 융합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대한민국 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능력을 배양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다문화청소년과 아동에 대한 지원 사업은 물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결혼이주여성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이 개선될 수 있도록 홍보
매주 일요일 포천 기갑호국사(주지 지일 스님)는 150여명, 많게는 200여명 장병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1기갑여단의 영외 군법당이지만 인근 사단 예하부대 장병들까지 이곳을 찾기 때문이다. 단정하게 정돈된 도량에 도착한 장병들은 서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거나 법당에 들어가 부처님께 절을 한다. 법당 옆 교육관에서 잠시 잠을 청하는 장병도 있다. 흔히 떠올리게 되는 군대의 딱딱함 대신 자유로운 분위기가 도량 곳곳에 흐른다.관리 안 돼 어려움 겪던 중2009년 지일 스님 주지 부임1000일 기도로 마음 모으고2년 동안 대대적인 불
대학생 포교는 계층포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어린이·청소년과 장년층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는 것과 동시에 불교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을 키워내는 불사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학생 포교 활성화에 대한 논의는 종단 차원에서 꾸준히 진행돼왔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포교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조계종 포교원이 주최한 종책 연찬회에서 장성화 군종교구 기획실장은 “2003년 대학생 선교회 여름수련회 참석인원은 1만여 명이었지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 여름캠프 참석인원은 150여 명에 불과했다”며 “한국대
기획재정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올해 662만 명에서 2020년 808만 명, 2030년 1269만 명 등으로 꾸준한 증가가 예상된다. 인구대비 비율도 2020년에 16%에 이르며 2060년에는 4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불교계의 대응은 이웃종교에 비해 미흡한 게 현실이다. 한국노인대학복지협회 소속 400여 개 대학의 대부분이 개신교계이며 불교계는 2~3곳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노인포교에 대한 불교계의 인식수준을 여실히 대변하고 있다. 노인복지관 역시 마찬가지다.
2012년 5월2일, 보령 세원사 주지 정운 스님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지역에서 20여 년 동안 청소년 육성과 선도보호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스님은 불교 불모지인 보령에 세원사를 세운 뒤 청소년들을 위한 활동에 매진해왔다. 보령시청소년자원봉사센터와 보령시청소년문화의집 등을 운영하며 자칫 엇나갈 수 있는 청소년들이 바른길을 걸을 수 있도록 지도하는 한편 마음껏 뛰어놀며 재능을 키워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을 설립해 탈선 예방 캠페인 등에 앞장서기도 했다. 당시 스님은 “인생의 방향을 결
조계종 포교원이 2월24일 열린 ‘종단혁신과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2958개 사찰 가운데 어린이법회를 운영하는 사찰은 163군데(5.5%)에 불과하다. 지역별 편중현상은 더욱 심각해 서울(258개 사찰 중 37곳)과 경기인천(466개 사찰 중 33곳), 부산경남(672개 사찰 중 34곳)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10여 개 안팎의 사찰만이 어린이법회를 열고 있다. 이 통계수치는, 천진불을 불교의 미래로 키워야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막상 포교일선에서는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노
스마트폰을 통해 친목모임이 결성되거나 단체 소식을 전하는 일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단순한 손동작만으로도 세상과 연결될 수 있기에 시간과 공간이 가진 한계는 점점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사찰에서도 부처님 말씀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내거나 모임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포교 방편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2005년 9월 창간호 시작으로현재까지 매 달 한차례 발행소식·교리·요리법·서평 등다채로운 주제로 내용 구성신도 결속력 다지고 자부심도사보 발행부수 점점 늘어나며대광명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한 토론을 이어간다. 예산책정과 종무원 채용을 비롯한 일상적 관리에서 전각건립·템플스테이 사무국 설치 등 장기적인 비전설계까지, 사찰과 관련된 모든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자리다. 스님은 재가신도에게 권위를 내세우거나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지 않는다. 재가자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다. 스님이 “부처님오신날 연등비를 인상하자”고 건의했지만 재가신도들은 “올해는 경제적 형편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인상은 추후로 미루자”고 말한다. 오랜 논의 끝에 결국 연등비는
태화강변을 따라 걷다 태화루에서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면 도심 속 사찰 황룡사(주지 황산 스님)를 만날 수 있다. 울산광역시 중구 학산동에 자리 잡은 황룡사는 여느 도심포교당에 비해 제법 큰 규모를 자랑한다. 외벽이 붉은 벽돌로 둘러싸인 빌딩에서 1층을 제외한 나머지 층은 모두 사찰의 공간이다. 층별로 법당과 공양간, 다실은 물론이고 어린이·청소년 공부방까지 갖춘 덕분에 황룡사는 다양한 연령의 신도들로 늘 북적인다. 인근 공업단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불자들도 황룡사를 찾아 신행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에는 태화강변에 부지를 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