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직전 글의 부록과 같다. 지금으로부터 천오백여 년 전에 살았던 규기(窺基) 스님의 어떤 한마디에다 현재의 내가 부연 설명을 덧붙인 것이다. 유식(唯識)의 이치를 선양하는 데 모든 열정과 지성을 쏟아부었던 그 스님의 헌신만큼 감동적인 것은 불교사에서 그리 흔치 않다. ‘성유식론’ 제7권에서 유식의 이치를 방어하기 위해 그가 다루었던 외인의 힐난들은 모두 힘겨웠던 정신적 투쟁의 기록이다. 그는 진리를 추구하는 자들 간의 격렬한 비방과 반목, 상이하고 모순된 진술이 난무하는 가운데 깊은 회의에 빠지지 않고 자기의 길을 걸어갔다.
유·무형등재유산, 불교민속의례, 전통 수행, 기록문화 등 한국불교의 다채로운 문화콘텐츠를 통합·정리한 디지털 플랫폼이 일반에 공개됐다. 이번 플랫폼을 통해 한국불교 대중화는 물론 세계화의 토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K-Buddhism 문화콘텐츠 플랫폼 구축 사업단(단장 김종욱 동국대 교수, 사업단)이 4월 1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불교문화포털(buddhaland.dongguk.edu/main)’ 서비스 개시를 알렸다.‘한국불교문화포털’은 조계종 총무원(원장 진우 스님)과 사업단이 디지털시대에 맞
22대 총선은 국민의 지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선거는 실정을 한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했다. 행정부의 한 부서를 담당하는 검사들을 정부의 요직에 대거 등용하고, 전문성이 없는 대통령의 지인들을 낙하산으로 공직에 앉히기까지 했다. 이태원 참사나 채상병 사망 사건을 비롯한 사회적 재난이 인재(人災)임에도 정부의 책임자들은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갔다. 대통령의 부인을 비롯한 측근들의 비리는 봐주었으며,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사건처럼 대통령 일가의 이익 취득에 정부를 이용했다. 물가 급등으로 인한 생활의 곤궁함, 미국 일
나는 몇 번의 글에 걸쳐 ‘성유식론’에 의거해서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오고 있다. 글의 주제가 처음엔 ‘가짜’로 시작되었다가 어느샌가 ‘마음’으로 바뀌었다. 그런 식으로 흘러간 이유를 잠깐 복기해 보겠다. 미륵의 후예들은 우리의 집착을 일으키는 강력한 힘을 ‘말[言]’에서 찾았다. 모든 집착이란 실은 하나의 빈 이름에 불과한 말에 집착하는 것이다. 그것을 일깨워 주기 위해 다음과 같은 유식(唯識)의 이치를 설한다. ‘모든 말은 본래 가짜 이름으로, 진짜 실재가 아니라 가짜 환영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러한 말과 결합되는 환영들
2024년도 상반기 국민연금보험료 신규지원 신청 공고대한불교조계종 승려복지회는 승려복지법시행령 제12조 제3항에 의거하여 다음과 같이 2024년도 상반기 국민연금보험료 신규지원 신청을 공고합니다. ◆ 신청 자격 1.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지역가입자에 한함)로 국민연금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스님 2. 구족계를 수지한 스님으로 매 안거 결계신고를 필하고 승려복지 본인기본부담금을 납부하고 있는 스님 ※ 단, 종단 미등록 사찰 · 법인의 권리인 및 관리인과 그 도제스님은 지원하지 아니함 ◆ 신청 서류 1. 국민연금보험료 지원신청서(조계종
업무 스트레스, 휴식 없는 일상 등으로 지쳤다면 전국 어디에 있든 인근 릴랙스 스팟을 찾으면 된다. 4월 한 달간 전국 485곳의 치유공간에서 불안감과 스트레스로 지친 현대인들에게 ‘특별한 쉼’을 선사하는 멘탈 웰니스 축제 ‘2024 릴랙스위크(Relax Week)’가 개막했다.릴렉스위크는 명상 및 마음챙김, 정신건강에 관심 있는 전 국민과 분야별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한국형 웰니스 축제의 장이다. 명상 산업의 활성화 및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는 국내외 마음산업 네트워킹 활동 증진을 목표로 2019년부터 매년 최신 라이프 트렌드를 반
나는 올 초부터 가짜에 관한 이야기를 연재해 오면서, 되도록 내 생각이 흐르는 대로 내버려 두고 있다. 지난 글에선 나의 마음과 더불어 운명을 함께 하는 나의 몸에 대해 사색하였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타자의 몸[他身]’이라는 주제로 옮겨오게 되었다. 나는 이번 주제의 독특함에 흥미를 느끼지만, 많은 사람이 그 내용에 흔쾌히 동의할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긴 해도 그것 또한 미륵의 후예들만의 기이한 학문적 열정으로 도달한 결론이니, 그에 대해서도 말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지금까지 저 미륵의 후예들이 가르쳐 준 길을 따라가면서 그
미륵의 후예들은 세상의 모든 것이 꿈과 같고 환과 같다고 하지만, 또한 우리가 다 알기에는 너무 복잡한 것임을 인정한다. 그들에 따르면, 마음(제8아뢰야식)에 의해 변현되는 세계는 극히 미세하거나 혹은 극히 광대하기에 불가지(不可知)하고, 그것들을 변현해 낸 마음의 작용은 극히 미세하기에 불가지하다.(‘성유식론’ 제2권) 그런데 ‘불가지’라는 말은 실은 가짜 말이 막다른 길에 이르렀을 때 쓰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마치 꿈과 같고 환과 같다’고 하는 은유적 표현도 실은 말문이 막혀서 하는 말이요, 어떤 경이로움과 불가지함을 표현한
재가 수행자들이 불교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실천 정진할 수 있도록 돕는 강좌가 열린다.티벳불교 공부도량 삼학설행사(labsum shedrub ling, 주지 텐진남카 스님)는 4월 6일 ‘2024 불교수행자 양성 교육 과정’을 개설한다. ‘불법의 올바른 견해 습득을 위한 학년제 교육과정’으로 불교에 대한 올바른 믿음과 견해를 갖고자 하는 모든 이를 대상으로 마련됐다.매수 수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2시에 온라인 회의 플랫폼 ZOOM을 통해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되며 날란다(불교경론을 통한 지혜와 방편 두루학습), 인명
한국불교 최대 재가단체인 조계종 포교사단(단장 김영석)이 창단 24주년과 제11회 포교사의 날을 기념해 포교사들을 격려하고 포교원력을 고취시키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조계종은 3월 10일 동국대 중강당에서 ‘포교사단 출범 24주년 및 제11회 포교사의 날’을 맞이해 기념법회를 개최했다. 2000년 3월 12일 설립된 포교사단은 3월 둘째 주 일요일을 ‘포교사단의 날 및 포교사의 날’로 정하고 행사를 열어 이를 기념해오고 있다. 이날 법회는 포교원장 선업 스님과 김영석 포교사단장, 김기병 초대 단장을 포함한 전직 임원들로 구성된 수메
통찰명상협회(IMS)는 미국 동부의 바레 센터에 이어 캘리포니아에도 스피릿 록(Spirit Rock) 수행공동체를 설립하여 매년 수천 명의 미국인에게 호흡 중심의 위빠사나를 가르쳤다. 불교의 심리적 측면을 강조하고 상좌부 교리의 난해한 요소는 덜 강조했다. 이와 같은 시기에 동양의 불교 국가에서 온 승려들이 미국 대중을 향해 적극적인 포교를 전개하였다. 이들 중에서 가장 파급력 있는 불교 지도자가 베트남 출신의 틱낫한(1926~2022) 스님이었다. 틱낫한 스님이 가진 힘의 원천은 마음챙김에 관한 가르침이었다. 스님은 미국뿐만 아니
이번 글에서 나는 언설희론의 습기 혹은 명언종자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보충하려 한다.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습기’ 혹은 ‘종자’라는 은유적 표현이 모호하게 다가올 수 있다. 어쩌면 그 가짜 이름이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어떤 환영을 가리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미륵의 후예들에겐 명료하게 보였지만 우리에겐 잘 보이지 않는 어떤 환영들 말이다. 물론, 그들의 체계적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그 이름의 의미가 점점 분명해질 것이다. 그 대신 우리의 인내심을 압도하는 생소한 많은 동의어와 파생어를 연쇄적으로 익혀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