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홍지문에서 멀지 않은 홍제천 변을 걷다 보면, 커다란 바위에 하얀 칠을 한 불상이 보인다. 일명 백불(白佛), 해수관음(海水觀音), 백의관음(白衣觀音) 등으로 불리는 옥천암(玉泉庵)의 마애보살좌상(磨崖菩薩坐像)이다. 이 보살상은 고려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산비탈의 거대한 바위에 4.83m 높이로 조성된 마애불이다. 전체적인 모습을 보면, 백불이라는 이름 그대로 전면에는 하얗게 호분(胡粉, 흰색 안료)이 발라져 있고, 머리에는 꽃무늬가 장식된 화려한 보관(寶冠)을 썼으며, 설법인(說法印)의 수인을 하고 있다. 이처럼, 백
남송시대 국찰인 오산십찰(五山十刹)의 평면도를 그린 ‘오산십찰도’에는 사찰 동쪽에 창고인 고원(庫院)이 있다. 이 고원에는 사찰의 일상적 식재료인 장류(醬類)·소금과 더불어 ‘생강’이 저장되어 있다.송나라 대혜보각 선사의 ‘대혜보각선사종문무고(大慧普覺禪師宗門武庫)’에는 송나라 사찰의 고원에는 ‘생강과 전약’[薑煎藥]이 보관되어 있었으며, 생강은 국의 재료로 사용됐을 뿐 아니라 약재로도 활용됐음을 알 수 있다. 양나라 혜교(慧皎, 497~554) 스님이 지은 ‘고승전(高僧傳)’에 따르면 생강은 두타행하는 스님들의 섭식 재료로도 쓰였다
이 글은 직전 글의 부록과 같다. 지금으로부터 천오백여 년 전에 살았던 규기(窺基) 스님의 어떤 한마디에다 현재의 내가 부연 설명을 덧붙인 것이다. 유식(唯識)의 이치를 선양하는 데 모든 열정과 지성을 쏟아부었던 그 스님의 헌신만큼 감동적인 것은 불교사에서 그리 흔치 않다. ‘성유식론’ 제7권에서 유식의 이치를 방어하기 위해 그가 다루었던 외인의 힐난들은 모두 힘겨웠던 정신적 투쟁의 기록이다. 그는 진리를 추구하는 자들 간의 격렬한 비방과 반목, 상이하고 모순된 진술이 난무하는 가운데 깊은 회의에 빠지지 않고 자기의 길을 걸어갔다.
현재로서 가장 이른 시기의 삼천사지 조사기록은 일제강점기 일본 학자인 이마니시 류(今西龍)가 북한산 유적을 조사하면서 남긴 것이다. 이 내용은 정리되어 ‘(大正5年)고적조사보고’에 실렸는데, 여기서는 사찰의 이름이 현화사비 등에 의거하여 원래 삼천사(三川寺)였을 것으로 고증하는 내용과 법경대사비에 관한 기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해방 이후 잠잠하던 삼천사지에 대한 소식은 1960년대가 되며 활기를 띤다. 1960년 삼천사지 마애여래입상에 대한 조사가 현지를 답사한 정명호 선생에 의해 이루어졌고, 1963년에도 문화재 전문가들이 삼천
화엄사 밑에 마산리라는 곳이 저의 고향입니다. 어려서부터 부친의 손을 잡고 이곳에 와서 놀았고, 초등학교 때는 사생대회에서 그림을 그렸던 것이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런 만큼 화엄사는 개인적으로 인연이 깊은 사찰입니다. 저의 출가 인연을 말씀드리자면, 이곳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6학년 되던 해 서울로 전학을 갔습니다. 그곳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을 다녔습니다. 부모님은 연세가 많으셔서 제가 스무 살 되던 해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마음의 충격이 컸습니다. ‘인생은 이렇게 무상한 것이었구나’라는 생각을 가졌죠. 그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는 천년왕국 신라의 역사를 각각 3시기로 구분하였는데, 그 구분시기의 내용은 상당히 달랐다. ‘삼국사기’에서는 상대-중대-하대 3기로 구분한 가운데 “중대”(29대 태종무열왕~37대 선덕왕)에 방점을 찍어 신라사의 전성기로 평가하였다. 반면 ‘삼국유사’에서는 상고-중고-하고 3기로 구분한 가운데 “중고”(23대 법흥왕∼28대 진덕여왕)에 방점을 찍어 신라사의 전성기로 평가하였다. 두 역사서가 이렇게 신라사의 전성기를 다르게 설정하게 된 것은 유교사관과 불교사관 사이의 역사 인식의 차이에 말미암은 것임은 물론
“불교학과라고? 나중에 스님 되는 거야? 졸업하고 뭐해? 특이하다. 동국대 나왔어?”불교학과에 진학한 이후로 백번은 넘게 들었던 질문이다. 전공을 입에서 꺼내는 순간 불교가 갖고 있는 이미지가 덧씌워지니 당황스럽다. 심지어 금강대에서 공부했던지라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종종 추가 설명을 덧붙이곤 했다. 그마저도 상대가 불교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처럼 보이면 불교 얘기를 아예 꺼내지도 않았다.사회에 나가서 어떤 낯선 사람들을 만날 때도, 새로운 직장의 직업을 구할 때도 이러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겪다보면 일반적인 사람들과 같아지고 싶은
“부모님을 따라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사찰을 찾았습니다. 어린이 법회와 청소년 법회에 참석하며 성장한 덕분에 스님들과도 친숙했고 불교는 삶 자체에서 익숙한 문화가 됐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성지순례를 안내하면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갖고자 노력하는 불자입니다.”윤지홍 불타여행사 대표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성지순례를 안내하는 불교전문여행사를 이끌게 됐다. 모친인 조경희(선덕화) 고문으로부터 관련 업무를 세세하게 배운 윤 대표는 어려서부터 맺은 불교 인연이 성지순례 업무에 큰 도움이 됐다.불타여행사는 2013년 설립됐다
마크 트웨인은 ‘행복하려면 자전거를 사라. 결단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완전히 동의한다. 내게도 단짝 친구 같은 자전거가 있다. 여행 갈 때 싣고 떠나는 것만으로도 해피 바이러스 뿜뿜이다. 20대 시절 처음 자전거를 탔을 때 느꼈던 그 자유로움을 잊을 수 없다. 중심을 잡고 속도를 내면서 바람의 저항을 최소로 하고 나아가는 스릴은 마치 새가 된 듯 자유로움을 만끽하게 해주었다. 자전거는 무엇보다도 모든 망상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를 달리게 해준다. 나의 버킷리스트에는 늘 제주도 환상종주와 섬진강 벚꽃라이딩이 있었다. 지난
“민들레 홀씨가 뿌려져 하나의 씨앗만 뿌리내린다고 해도 그 민들레는 또 수천 개의 홀씨를 만들어 낼겁니다. 법보시가 어디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법보신문은 부처님 경전과 스님들의 법문 등이 담겨 있습니다. 누군가 신문을 보고 자신과 맞는 이야기를 찾게 된다면 하나의 민들레 홀씨가 꽃피우듯, 저처럼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이학주 동국대사범대학부속여고 수석교법사가 법보신문을 군법당, 교도소, 병원법당, 공공기관 등에 전하는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청소년 교육의 일선에서 적극적이고 참신한 활
“하는 일에 매몰되다 보면 그 일을 해야 할 당위성이나 초심을 잃기 쉽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자신을 경책하며 배움의 과정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법보신문은 좋은 도반이자 스승입니다. 법보신문을 통해 불교를 배우는 것은 물론 부처님의 자비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법보신문의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한 강남플러스라운지70 김영현 센터장은 건국 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올해 30년째 사회복지사로 활동하고 있다. 독실한 불교 집안에서 태어난데다 센터장으로 있는 시설이 강남 봉은사에서 운영하는 복지법인 봉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습니다. 청년들은 학업과 진로 걱정에, 일반인들은 먹고사는 문제에 쫓기듯 살아갑니다. 이렇다 보니 분노, 우울, 불안 등 온갖 마음의 병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이 이 시대 더 절실한 이유입니다. 법보신문에 담긴 부처님 말씀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져 고통받는 모든 이들이 치유되고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사)한국불교법사종 종정 도원 스님이 법보신문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하며 이같이 말했다. 스님은 “현대인들이 물질적 풍요에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것은
우리나라 승려들의 생활규범이나 승가 체제는 당대 백장이 제정한 청규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승가에서 승려들이 행하고 있는 운력[노동]에 대해 사유해 보자. 먼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승려들의 운력을 어떻게 말씀하셨는지를 살펴보자.빨리 ‘법구경’ 게송 #77의 내용이다. 어느 때 끼따기리 마을에 앗사지 비구와 뿌납바수까 비구 등 500명 비구들이 살고 있었다. 이 비구들은 그곳에서 머무는 동안 밭을 일구며, 과일을 손수 농사지어 수확으로 생활하였고, 꽃밭을 가꾸었다. 그런데 비구들의 이런 생활 방식은 계율에 어긋
[1726호 / 2024년 4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복순아, 너 나랑 살면서 소리 배워라”19세였다. 주민등록증을 막 받아든 때였고, 그저 판소리가 좋아 무작정 공연을 따라다니며 배우고 연습하던 참이었다. 당황스러웠다. 물론 소리꾼을 꿈꾸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처음 본 선생님의 도제가 되는 건 망설여졌다. 그러자 선생님은 “나 아무한테나 이런 말 안 한다. 대학 가야지. 내가 판소리 알려주마”하며 강한 말투로 권했다. 소리에 대한 열망이 컸던 소녀는 결국 선생님을 따라나섰다.동초제 판소리 전수자 차복순(담화련·49) 명창이 재능의 꽃을 피우기 시작한 순간이다. 이름난 소리꾼인 그는
“제가 제대로 된 불교를 처음 접한 곳이 군법당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무엇이고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게 됐습니다. 지금 제 아이도 군에 입대한 후 군법당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군포교를 위해 법보신문이 전국 곳곳의 군법당에 법보시를 한다는 것을 알고 기꺼이 동참하게 됐습니다.”박용섭 일기회장(파인테크닉스 대표이사)이 최근 법보신문을 교도소·군법당·병원법당·관공서 등에 보내는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절에 다니던 박 회장은 일찌감치 불교에 호감이 있었으나 깊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분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통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면 좋을 것 같아 동참했습니다. 법보신문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다양한 관점에서 소개하는 내용이 많아 자기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면 좋을지,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전인철 한국명상지도자협회(39) 팀장이 최근 법보신문을 교도소·군법당·병원법당·관공서 등에 보내는 법보신문 캠페인에 동참했다. 전 팀장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진리의 가르침은 개인의 행복을 넘어 모든 사람에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포교는 불교의 세력을 확대한
“법보시를 통해 법보신문에 다양하게 담긴 부처님 가르침이 군법당에 전달된다고 하니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청년불자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 요즘, 불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청년 포교가 가장 중요합니다. 법보신문으로 전법은 물론 나라를 지켜주는 장병들의 힘든 군생활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박인심(월명주·73) 불자가 법보신문을 교도소·군법당·병원법당·관공서 등에 보내는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젊은시절 불교를 알았더라면’하는 아쉬움 때문일까. 박 씨는 군법당에 있는 청년들에게 법보신문이 전해지길
지능지수, 일명 IQ(Intelligence qutient)에 관해 어느 후배가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후배 자신과 다른 두 사람이 함께 차를 마시고 있었다고 한다. 이야기 도중에 IQ에 관한 이야기 나왔고, 급기야 후배를 제외한 두 사람이 서로의 지능이 높다고 언쟁까지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후배는 두 사람이 다 자신보다 IQ가 낮은데 싸우고 있더라는 것이다. 지능이 높다는 것은 어느 분야에서 매우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어느 개인의 모든 능력치를 대표할 수
매년 4월 초파일이나, 가끔 마음의 안정이 필요할 때 절에 가는 것이 전부이던 나에게 서서히 변화가 일어났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겹쳐서 온다고 했던가? 인생의 벼랑 끝에서 만난 부처님의 큰 가르침을 배울 기회가 많아졌다. 매달 ‘21세기 불교포럼’에 참석해 초기불교를 접하며 사성제와 팔정도를 비롯한 부처님의 가르침과 실천의 중요성을 배웠다. 가끔 환희심이 일어 눈물이 났다. 절에서 연로하신 어르신을 보면 얼마나 신심이 깊기에 열심히 다니실까 궁금했다. 아마도 부처님에 대한 환희심 때문일 것이다. 이제까지 절에 다닌다고 했던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