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4월 10일 본 투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대부분 지역구는 승부를 확정 지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피 말리는 승부를 이어간 ‘초접전지’도 적지 않았다. 여야가 엎치락뒤치락 경합을 보이다가 선거 다음날 새벽에나 승부가 가려졌다. 두 후보 간 득표율 차가 채 1%p(포인트)도 나지 않는 곳들도 더러 있었다. 불과 497표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지상파 3사(KBS·MBC·SBS)의 출구조사 예측이 빗겨 나간 곳도 적지 않았다. 나경원, 안철수, 권영세, 윤상현, 김태호 등 국민의힘 3선 이상 중진의
4월 2일 영축총림 통도사에선 8박 9일간의 조계종 구족계 수계산림 회향식이 봉행됐다. 조계종이 올해 배출한 구족계 수계자는 비구, 비구니 스님을 합쳐 모두 78명. 출가자 감소를 걱정하고 대책 마련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그야말로 소중한 출가자들이 탄생하는 기쁜 자리임에 분명했다. 하지만, 정작 구족계 수계산림 회향식 현장의 분위기는 환희로움만은 아니었다. 승가대학이나 기본선원 등에서 나름 쉽지 않은 4년 여의 교육을 마치고 구족계를 수지하는 금강계단 주인공들의 표정엔 긴장감이 가득했다. 엄숙한 분위기가 취재 기자는 물론
지난 3월 20일 동국대 사회과학대학 불교동아리 ‘템플애플’이 창단됐다. 동국대 첫 단과대 불교동아리의 창립이자 학부생과 대학원생 84명이 동참했다는 소식에 눈길이 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욱 눈길을 끈 것은 전체 참석자들이 함께 관세음보살님의 수인인 ‘자비수(慈悲手)’를 하고 찍은 기념사진이었다. 흔히 누군가를 응원하거나 힘내라고 할 때, 또는 행사의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을 때 주먹을 불끈 쥐고 ‘파이팅’을 외친다. 이는 불교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영어권 국가를 비롯한 외국에서 ‘파이팅’은 힘내라는 의미보다 싸움, 투쟁, 싸우
국가유형문화재 가운데 불교문화재가 70%를 차지하는 만큼 불교는 한국의 민족 정체성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불교문화재의 국가유형문화재 비율과 달리 국가무형문화재의 비율은 155건 중 6건(3.8%)으로 눈에 띄게 낮다. 불교무형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함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3월 20일 조계종 종책질의에서 밀양 표충사 주지 진각 스님은 불교무형문화재 중에서도 ‘가사작법’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스님은 “다양한 국가에 불교가 존재하듯 국가별 가사 형태와 가사작법에 차이가 있다. 한국도 고유한 가사작법이 존재한다”며
WHO(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 팬데믹 종료를 선언한 지 근 1년, 침체에 빠져있던 예년과 달리 올해 출가재일은 많은 불자가 잊지 않고 기념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예상을 빗나갔다. “바쁜데 그런 행사까지 해야 하나요?”강원도 한 사찰 종무원의 답에 큰 실망감이 몰려왔다. 이어지는 “성도재일은 성대하게 기념했고, 다른 기도를 진행하느라 여념이 없다”는 설명은 쉬이 납득하기 어려웠다. 다른 사찰 역시 마찬가지였다. 충청도의 한 사찰 종무원은 “출가재일을 처음 듣는다” 했다. 성도재일과 같은 불교의 4대 명절이라 설명해주
오세훈 서울시장이 2월 23일 송현녹지광장에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하면서 불교계 여론이 들끓고 있다. 2월 28일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기념관 건립을 강행하면 서울시와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3월 5일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회까지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종교편향 특위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연대해 피켓시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오 시장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본격화된 것은 2022년 8월 광화문광장을 새롭게 개장하면서다. ‘역사물길’ 연표석에 “보우 처벌”이 새겨졌음이 알려지면서
“집 짓는 불사만 불사가 아닙니다. 청년 불자를 양성하는 것도 이 시대 꼭 필요한 불사입니다.”지난해 4월 14일, 부산 범일동 한 상가에 자리한 사단법인 미소원 법당이 후끈 달아올랐다. 상단 부처님 앞에 드리운 천 위로 ‘미소원 청년회 일일맛집’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여기저기 둘러앉은 사람들 사이로 주문받고, 음식 옮기고, 그릇 정리하고, 말벗 역할까지 바쁜 이들은 파란색 조끼를 입은 청년회 회원들. 일 년 중 단 하루, 미소원 법당이 맛집으로 변신한 이 자리에서 청년들은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했고 그들의 어깨를 토닥이던 장
AI는 가히 혁명이라고 할 만큼 세상을 급속히 바꾸어가고 있다. AI를 활용한 챗GPT가 그 중 대표적이다. 챗GPT는 수많은 문장과 문서를 통해 미리 학습한 뒤 새로운 문장을 생성하는 대화형 인공지능 모델이다. 22년 11월 출시된 이 모델은 사용자의 입력에 따라 가능한 자연스러운 대답을 생성해 낸다. 이 같은 지식과 정보의 혁명으로 그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드물고 불교계 또한 마찬가지다. 최근엔 불교를 주제로한 챗GPT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챗봇, 스님을 모델화한 챗봇이 대표적이다. 인공지능
신안군이 지역관광활성화를 명분으로 추진했던 ‘천사섬’ 순례길 조성 사업이나 대구시립합창단의 ‘찬송가 위주의 공연’ 등은 지자체 종교편향 행정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신안군은 ‘천사섬’ 사업에 40억여 원을 지원해 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진섬·딴섬 5개섬을 잇는 순례길을 조성하고 섬 곳곳에 예수의 열두제자 이름을 딴 ‘12사도 예배당’을 마련한 바 있다. 지자체가 나서서 사실상 기독교 성역화를 추진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이 사업은 2022년 10월 13일 문체부 산하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로부터 특정종교에 편향된 사업으로 지적되며
콩으로 만든 계란까지 나왔다. 일반 계란보다 가격이 30~40% 저렴하기까지 하다. 바야흐로 대체육 시대가 열린 셈이다. 고기와 유사한 맛과 질감을 제공하는 대체육. 흔히 콩고기로 대표되는 ‘인조고기’는 축산업과 비교해 환경친화적이란 점에서 미래 식품산업의 주연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타트업 대기업 가리지 않고 모두 뛰어들며 대체육 시장은 점점 커졌고, 앞으로도 활용도는 점점 더 높아질 전망이다. 채식문화를 지향해온 불교계로서는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고기 대신 ‘고기를 흉내낸 음식’을 먹는 행위에 대해서는 재고해봐야 한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불교리더스포럼이 1월 30일 ‘새해맞이, 나라와 민족을 위한 불교대축전’을 봉행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한 800여 명의 교계 인사들과 윤석열 대통령이 참여한 여법한 행사였다는 평가들이 많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행사 준비과정에서 대통령실 관계자의 불교소양 부족과 독단이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불교대축전’은 매년 초 서울 조계사에서 봉행해온 신년하례법회를 확대·편성한 자리다. 새해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교계 관심이 집중되고, 교계 언론들도 각각 취재 계획을 세우며 준비한다. 대통령이
지적 장애인을 장기간 착취했다는 혐의를 받은 서울 노원구 학림사 주지스님이 6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장애인 차별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스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해당 사건을 최근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 보냈다. 이른바 ‘사찰 노예사건’으로 지탄받아야 했던 스님은 6여년 만에 비로소 혐의를 벗게 됐다. 당시 검찰은 주지스님이 2008년 4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지적장애 3급을 판정 받은 편 모씨에게 예불, 기도, 마당 쓸기, 잔디 깎기, 제설 작업, 각종 경내 공사 등 노동을 시키면서도
“케이블카요? 다른 곳도 다 적자라던데 왜 놓겠답니까?” 삭풍이 몰아치던 지난해 11월 말, 영축총림 통도사 경내에서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 철회’ 기자회견을 위해 사중 스님들이 든 현수막을 보며 한 시민이 보인 반응이다. 부산에서 왔다는 E 시민은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가 재추진된다는 소식 자체가 시대착오라며 안타까워 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시민은 “케이블카가 무슨 문제냐, 절에서는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 아닌가?”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10여 년 전부터 유행처럼 앞다퉈 추진되던 케이블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조계종이 1월 5일 2024년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런데 성명을 접한 주변의 반응은 대부분 “뭐?”였다.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개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강릉에 거주 중인 한 스님도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에서야 시내에 걸린 현수막을 보고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개최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뭐?”라는 반응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소식을 접하며 지난해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떠올랐다. 주최 측의 준비 부족과 부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이 1월 1일 공개한 여성건강통계집 ‘수치로 보는 여성건강 2023’에 따르면 결혼이주여성의 우울증 경험률(27.4%)이 한국 성인여성(14.1%)보다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신 국가별로도 우울증 경험률 차이를 보였는데 필리핀(31.5%), 태국(30.2%), 캄보디아(30.1%), 베트남(25.9%) 등 동남아 출신의 이주여성이 일본이나 한국계 중국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서식 등 작성 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건강 리터러시 집단 역시 결혼이주여성(52.2%)의 수준이 낮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근래 적폐의 대명사처럼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불교계로선 복잡한 심정이다. 불교계가 마치 적폐집단이라도 되는 듯이 수년간 온갖 비난을 높이더니 정작 본인이 적폐로 몰리는 상황이 ‘새옹지마’나 ‘적반하장’이라는 옛말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신씨는 미디어오늘 대표이사, 인터넷 탐사언론 뉴스타파 전문위원, 코리아타임즈 편집국장, 한국일보 노조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런 그가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전 머니투데이 법조기자)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에 있을 당시 박영수 전 특별검사
“회원수 감소가 제일 큰 고민이죠. 불교모임이 없는 지부도 있고, 무엇보다 신규 회원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요.”창립 30년을 앞둔 어윤식 전국교정인불자연합회장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7월12일 안양 선우정사에서 열린 서울·경기·강원지부 연합정기법회에 참석한 회원은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인사 이동 시기이기도 했고, 근무 특성상 시간 내기가 어려웠더라도 3개 지부가 합동으로 진행하는 법회였다. 어 회장이 안고 있는 고민과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자리였다.불자 교정인들은 불심회를 조직해 자체적으로 신행활동을 이어
탈도 많고 말도 많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끝났다. 폭염과 준비 부족 등으로 파행을 거듭하다 새만금이 아닌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K팝 슈퍼 라이브’를 끝으로 회향했다.‘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라는 잼버리의 어원처럼 세계 각국의 4만3000여 대원들이 모여 교류하고 도전하는 대회는 살인적인 더위와 열악한 환경, 바가지 물가 등 문제점을 드러내며 대한민국의 격을 떨어트렸다. 다행히 불교계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섬으로써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으며, 한국불교 이미지도 급상승했다.김제 금산사는 대원들의 체력
대학생 포교를 위해 불교계가 원력을 결집 중인 가운데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 총동문회장이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상식 밖의 일이 벌어졌다. 대불련 총동문회 일부 회원들은 현 회장이 적법한 논의 절차 없이 대학생전법위에 참여했다며, 전법위원을 사퇴하거나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 결과 동문회장이 사퇴하고 그 소식이 알져지면서 대학생불교를 지원해야 할 대불련 총동문회가 스스로 정체성을 부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대불련 총동문회가 대학생전법위원회를 문제 삼은 것은 (사)상월결
부처님의 형상을 한 초콜릿과 빵이 전시·판매되고 특허까지 얻었다. 불교문화의 최신 트랜드를 보여준다는 박람회에도 등장하고 대한민국 최대의 불교 유적지로 손꼽히는 경주에서도 특허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제법 인기도 끌고 화제도 모은다. SNS에서는 부처님 형상의 초콜릿을 녹여 먹고, 부처님 얼굴 모양의 빵을 베어 먹으며 “재밌다” “귀엽다” “맛있다” “아이디어가 좋다”고 칭찬하고 자랑하는 글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반면 그런 모습을 불편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박람회장에서는 불상을 녹여 먹는 모습에 경악한 스님들의 고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