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말한다 ‘모든 존재는 폭력에 떤다. 죽음을 두려워하고 삶을 사랑한다. 다른 존재 안에서 그대를 보라. 어떻게 누군가를 해칠 수 있겠는가’ 오늘날 공장식 사육은 인류 최대의 치부이자 지옥 자체다. 이 지옥을 바꾸기 위한 조치는 간단하다. 단지 볼 수 있는 권리와 힘이다. 만약 도살장이 유리벽으로 되어 있다면 누구도 감히 고기를 먹지 못할 것이다. 마트의 고기도 작은 부위로 잘린 채 말끔하게 포장됨으로 인해 살아있는 생명의 모습을 떠올리기가 어렵다. 눈으로 볼 수 없기에 어떠한 잔인함에 대한 인식이나 동정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올 한해 영화계를 뜨겁게 달군 소식은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이다. 영화는 극적 상황과 심리적 변화를 상징하는 수석을 자연상태인 냇가로 돌려놓고 돈을 벌어 집을 사서 아버지와 만나겠다는 아들의 다짐을 보여주며 끝난다. 정상적일 수 있는 그 다짐이 영화 속 전개된 현실과 양극화와 빈부 격차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겹치면서 슬픔 불안 암담함 등의 복잡한 마음과 깊은 감정적 여운을 남긴다.의사 겸 세계적 통계학자 ‘한스 로슬링’은 불교의 마인드풀니스(마음챙김)에서 차용하여 ‘팩트풀니스(factfulness)’ 즉 팩트에
샌프란시스코 시온 산 병원의 리베트와 파인슈타인은 환자의 피부에 가해진 접촉자극이 두뇌에 전기적 신호로 전달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고 있었다. 우선 환자에게 접촉자극이 느껴질 때 버튼을 누르도록 일렀다. 그들은 두뇌가 자극을 0.0001초 만에 감지했고 환자는 자극이 가해진 후 0.1초 만에 버튼을 누른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환자는 거의 0.5초 동안이나 자극도, 버튼을 누른 사실도 의식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정은 무의식에서 내려지고 소위 안다는 것은 항하사의 모래 한 줌이다.장자는 사람의
다큐멘터리 ‘어리석은 자들의 세기’는 2055년 급격히 진행된 기후변화가 지구를 초토화시킨 후 과거 북극이 있던 자리에 세워진 인간의 모든 업적이 보존된 글로벌 아카이브에서 오늘의 자료 화면을 보며 묻는다. “우리는 어째서 아직 기회가 남아있을 때 기후변화를 막지 않았던 것일까?” 이 영화를 관통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기후변화를 걱정하면서도 석유를 펑펑 쓰거나 마을에 풍력발전기 설치를 반대하는 사람들, 미국식 삶의 방식은 낭비라고 말하면서 자신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아프리카인 등등 여러 삶의 양상들을 보여준다. 영화는 그 답이 인류
공자는 노자의 도(道)처럼 인(仁)을 특별히 정의하지 않는다. 단지 애인(愛人)이나 극기복례, 서(恕)로 말할 뿐이다. 공자는 인을 하고자 하면 이 인이 이른다고 했다. 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돌이켜서 구한다면 이미 나아가 있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불인(不仁)은 마비나 무감각을 지칭하니 심미적 감수성이나 공감으로 이해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을 성 싶다. 논어에 관련 에피소드가 있는데 논란이 많은 대목이기도 하다.공자가 들에 노니는 꿩들을 보면서 “제철이지! 그럼, 제철이지!”하고 감응하고 기뻐하는데 자로가 스승님이 꿩고기를 드시고
18세기 계몽주의 지식인들은 자연과 동물을 영혼 없는 자동 장치라 여겼다. 얼굴 빛 하나 변하지 않은 채 개를 마구 때렸으며 고통을 느끼는 듯 몸부림치는 생명에 동정심을 느끼는 이들을 비웃었다. 매 맞을 때 내는 비명소리는 마치 시계 속에 있는 작은 스프링의 소음일 뿐, 몸 전체는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여성과 흑인은 도덕적인 공동체 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흑인 노예를 회초리로 때려 고통을 주어도 불법이 아니었다. 공리주의자들은 동물들에게 사고할 능력이 있는가 또는 말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오래전에 발생한 인도의 고전의학체계인 아유베다는 자연세계의 질서뿐만 아니라 개인과 사회의 건강을 유지 발전시키는 의학으로서 지금도 널리 시행되고 있다. 이 아유베다에 따르면 우주만물은 ‘구나’라는 세 가지 속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모든 물질과 관계, 모든 행위는 세 가지 속성이 결합하여 나타나고 그중 하나의 속성이 지배적인 성질이 된다. 열매에 대한 욕망이 없는 순수하고 맑은 마음의 사트바, 열매에 대한 욕망을 품은 열정·율동·폭력을 대표하는 라자스, 열매가 없는 행위인 어리석음·게으름·죽음을 상징하는 타마스가 그것이다. 물론
워싱턴 주립대학의 루 박사는 어린이들이 유기인산계 농약의 가장 큰 피해자라는 보고서를 읽고 유기인산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전문적으로 연구했다. 루 박사는 1998년 부모들의 도움으로 2~5세 어린이 110명의 소변샘플을 채취해 본 결과, 예상대로 소변에서 농약대사산물이 검출되었다. 물론 수치가 허용치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미량이라도 365일 축적되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유독 한 어린이만 샘플을 채취한 6월과 11월 모두 독성물질의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답은 부모가 오직 유기농산
오는 2050년 인류의 생존을 위해선 육류소비를 현재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작년 10월 네이처에 발표한 이 연구는 세계 각국의 식량 생산이 지구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을 계량화한 것으로 식량위기와 관련해 가장 방대한 데이터를 모은 보고서로 평가된다.보고서는 2050년 세계 인구가 100억, 세계 소득은 3배 증가를 가정할 때 축산업이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의 92%, 농지는 67%, 농업용수는 65%, 인과 질소는 각각 54%, 51%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가 초래
마블링은 소의 지방덩어리로 소에게 옥수수사료를 먹여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다. 이 마블링 신화는 마블링 등급을 최초로 도입한 미국 축산업계와 옥수수사료업계뿐 아니라 한우협회·축협·쇠고기유통업계·고급요식업·축산물품질평가원 등 국내외 축산자본의 거짓과 담합에 의한 것이다. 이미 미국과 호주는 마블링을 몸에 해롭다며 피하는 추세이다. 최고급 프라임 고지방육 생산량은 3.3%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2, 3등급인 저지방육이다. 그러나 한국은 프라임 이상인 1등급이 전체의 60%이며 지방함량도 프라임에 비해 훨씬 높다. 미국의 닭고기 평균 중량은
최근 호주국립기후복원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2050년에는 수십억 명의 인구가 이주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지구 면적의 35%, 전 세계인구 55%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생활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뭄바이·자카르타·광저우·톈진·홍콩·호치민시·상하이·방콕·마닐라 등에선 인류의 생존이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또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네덜란드·미국·남아시아 등 해안도시도 범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는 기후위기를 안보 차원에서 검토하고 비선형적 시스템 변화를 반영했다. 연구팀은 인류문명의 파멸을 이끌 임계점은
기상이변이 일상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가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을 건너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선진국과 유엔은 기후변화로 인한 파국을 막기 위해 식단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저탄소 밥상이 곧 건강 밥상 이란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식생활 운동을 선도하고 있다. 환경과 식품 그리고 농업 분야를 통합하는 한편 기후변화와 건강, 식품안전성 맥락에서 식생활교육을 전개하고 깨어있는 시민을 양성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미국과 유럽은 오래전부터 식품의 생산 및 이동, 폐기 등 모든 단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전 과정평가(LCA)에
기후 급변은 과학자들의 예측보다 더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인류가 이에 대응하려고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기후의 변화속도는 그것보다 훨씬 더 빠르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아래로 유지하자는 파리기후협약의 약속을 세계가 모두 이행해도 금세기 말 최소 3℃가 오르게 되고 이는 생명체에 재앙과 다름없다. 최근 기후행동정상회의에 앞서 유엔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가능하면 1.5℃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파리기후협약의 희망을 상기시키며 앞으로 10년간 태양열과 풍력 등으로 화석연료 중심의 경제를 개편하여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은행 전 수석환경자문위원인 로버트 굿랜드 박사와 제프 안항은 2009년 세계적 권위의 월드워치 매거진 11·12월호 논문에서 축산업이 환경에 끼치는 파괴적 영향을 과학적으로 조명해냈다. 온실가스 분석에서 대부분 패턴이나 시스템보다는 개별가스에 초점을 맞추는 관계로 매우 중대한 오류를 범하곤 했다. 축산업의 온난화 영향이 연구마다 다르게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고 정책 결정에 필요한 신뢰할만한 효과를 식별해내기도 어려웠다.이번 연구는 개별 종이나 특정 현장에만 중점을 두는 기존의 축산업에 관한 환경영향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먼저 영역
최근 영국 언론 가디언이 기후변화 대신 기후비상사태·기후위기·기후붕괴 등으로 용어를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쓰던 용어들이 금지되는 건 아니지만 새로운 용어를 우선적으로 쓰기로 했다는 게 이 매체의 설명이다. 기후 재앙의 심각성을 반영한 시도이다. 사실 우리는 온실가스에 관한 논쟁 전부를 이산화탄소(CO2)의 통제에만 매달려왔다. 그 사이 기후과학도 현저하게 진보했는데 전문가들은 이제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수명이 짧은 온실가스, 즉 메탄과 블랙카본, 대류권 오존 등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었다. 물론 장기적으로 CO2
오늘날 생명과 환경은 시대의 요청이자 문명사적 요청이다. 특히 기후변화는 21세기 최대 화두이자 초미의 관심사임이 틀림없다. 개인적이고 사소해 보이는 고기를 먹는 일이 인류의 장기간 지속가능성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사람들이 인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2006년 ‘축산업의 긴 그림자'라는 보고서를 통해서이다.유엔식량기구(FAO)가 발간한 이 보고서는 축산업이 생물다양성파괴·지구온난화·대기오염·토지황폐화·산림파괴·물 부족·수질오염의 주범임을 밝히고 있다. 그것도 전 세계에 이르는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가장 중대한 원인 중
옛날에는 육상동물 중 인간이 1%이고 나머지는 야생이었다. 지금은 인간과 가축이 97%이고 야생동물은 3%에 불과하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류가 다른 진화의 경로를 걸으며 지구를 근본적으로 지배하게 된 요인으로 허구, 이야기의 발견을 꼽았다.아프리카 한구석에 살던 호모 사피엔스는 7만 년 전 새로운 사고와 의사소통 방식으로 인지혁명을 일으켰다. 특별할 게 없던 이 동물은 직접 보거나 만지지 못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집단적 상상이 가능해졌고 허구를 믿는 이들은 결속하고 협력하게 됐다. 오늘날 국가·인권·
기후변화를 비롯한 현대의 난제들을 해결하려면 민족과 국가의 역사를 넘어서는 인류 공통의 역사의식, 나아가 우주적인 정체성까지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일종의 이야기 과도기에 살고 있으며 인류사회의 최대 도전은 공동의 비전 즉 총체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배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상황은 세계대전으로 서구 문명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했던 슈바이처의 입장과 비슷하다.슈바이처는 문화의 파국은 이야기 즉 세계관의 파국에 기인한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문화에 대한 의지는 윤리적인 것을 최고의 가치로 의식하는
이미 만물이 하나라는 인식은 사람이 알든 모르든, 또한 신화와 비유 철학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든 세상의 모든 제도와 종교 속에 이 사상이 담겨있다. 이 사상이 오늘날 환경 생태운동으로 등장한 것은 콩코드의 진보적 지식인들에 의해서다. 19세기 에머슨이 ‘자연’을, 소로우가 ‘월든’을 통해 자연의 신성함을 노래하고 한편 그것이 훼손되기 쉽다는 점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언어는 중산층의 마음을 움직였고 궁극적으로 정부정책에 영향을 줬다. 20세기 초 자연보호운동은 두 가지 흐름으로 나타났다. 이상주의적인 자연보전론자는 가장 오래된
1995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파울 크뤼천은 새로운 지질시대로 인류세라는 개념을 2000년에 처음으로 주장했다. 약 1만1000년 전에 시작된 홀로세에 이은 것으로 인간이 원인이 되어 지구환경 체계가 급격하게 변하게 된 현재 시대를 칭하는 것이다. 홀로세와 인류세를 구분하는 정확한 시점은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 혹자는 산업혁명이 시작된 18세기를 혹자는 1950년 무렵을 인류세로 보자고 주장한다. 여하튼 인류세의 특징은 인간에 의한 지구환경의 변화다.인간의 활동이 자연 생태계에 남기는 영향을 발자국으로 환산한 수치로 생태발자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