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형문화재 가운데 불교문화재가 70%를 차지하는 만큼 불교는 한국의 민족 정체성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불교문화재의 국가유형문화재 비율과 달리 국가무형문화재의 비율은 155건 중 6건(3.8%)으로 눈에 띄게 낮다. 불교무형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함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3월 20일 조계종 종책질의에서 밀양 표충사 주지 진각 스님은 불교무형문화재 중에서도 ‘가사작법’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스님은 “다양한 국가에 불교가 존재하듯 국가별 가사 형태와 가사작법에 차이가 있다. 한국도 고유한 가사작법이 존재한다”며
회장으로서 처음 맞이하는 학기다. 두 달 간의 방학 동안 나름 회장이란 이름을 달고 실수도 경험도 쌓았으니 어려움이 닥쳐도 어떻게든 넘길 수 있겠거니 하는 생각이었다. 임원 법우들과 3월 동아리 활동 일정을 짜고, 동아리 가두모집을 준비하며 기다리는 새 학기는 걱정보다 설렘이 앞서기까지 했다. 하지만 막상 개강 법회가 닥치자, 갈 길이 멀다는 걸 새삼 느꼈다. 목탁은 박자를 맞추기 어려웠고, 법당 안에 있으리라 생각했던 물품들도 꼭 한두 개씩 없었다. ‘당연히 있겠거니’ ‘당연히 되겠거니’하는 안일함이 얼마나 큰 독인지 알면서도 또
간만에 반가운 소식들이 줄을 이었다. 영축총림 통도사불교대학의 올해 신입생 입학 인원이 무려 1127명에 달한다는 소식이 우선 눈길을 사로잡았다. 역대 최대인원이다. 평창 월정사에서 열린 ‘금강경 봉찬 철야정진’에는 무려 1700여명의 불자들이 동참했다. 온라인 생방송에는 4500여 명이 함께 했다. 중앙대 불교동아리인 중불회의 신입 동아리회원 모집 부스에는 1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몰려 줄을 서는 진풍경까지 연출됐다고 한다. 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에서는 경기북부 지역 3개 대학에 불교동아리를 동시에 창립했다. 이 가운데에
검찰총장 출신 대선 후보 윤석열이 가수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부르는 것을 보고, 저거 나도 좋아하는 노래인 데라고 맞장구쳤던 기억이 난다. 그는 노래를 선곡하게 된 배경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언어 구사력까지 발휘했다. 순간 시큼털털한 감동이 밀려왔다. 실제로 이승철은 영결식장에서 이 노래를 처연하고 담담하게 읊조리며 할 말이 많았을 고인의 마지막 길을 토닥토닥 꼭꼭 여미어주었다. 딱 거기까지였다. 대통령 윤석열의 언사와 몸짓은 거칠고 무례하다. 도리도리까지는 뭐 어쩔 수 없다하더라
동국대 사회과학대학 불교동아리 ‘템플애플(Temple Apple)’이 창단됐다. 조계종 종립대학에서 단과대 불교동아리가 창립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학부생과 대학원생 84명이 참여하고 있어 규모도 제법 크다.창립 법회에서 발전기금을 전달한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은 장학금을 포함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상월결사 사무총장 일감 스님도 발전기금을 전달했으며 윤재웅 동국대 총장은 “청년 불자의 젊은 불교, 움직이는 불교, 행동불교의 가치를 널리 전파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템플애플의 향후 활동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열반경’에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우화가 있다. 이 우화는 군대를 갇힌 공간으로 여기는 장병들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이야기이다.어느 나라의 왕이 진리에 대해 말하다가 대신들에게 한 마리의 코끼리를 몰아오게 하여 여러 장님들에게 코끼리를 각각 손으로 만져보게 하였다. 그리고 왕은 그들을 불러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이빨을 만져본 장님은 코끼리는 큰 무뿌리와 같다고 말하고, 귀를 만져본 장님은 코끼리가 키와 같다고 말하고, 등허리를 만져본 장님은 코끼리는 평상과 같다고
‘홍길동도 아닌데 왜 선을 선이라 부르지 못하고, 간화선을 간화선이라 부르지 못할까요?’‘동국대서 선학 사라진다’는 법보신문의 기획 기사가 보도된 후 김호성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가 기자에게 보낸 메일은 간명하게 문제를 지적하고 있었다. 내용을 좀 더 살펴보면 이렇다.‘어느 땐가부터, 명상과 선을 구분하지 못하고, 선을 선이라 못하고, 간화선을 간화선이라 못하고 명상이라 했습니다.…선도 명상일 수 있고, K명상이라 해도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행해지는 명상들 속에는 선과 다른, 선과 합쳐져서는 안 되는 명상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산중에도 의대 바람이 불고 있다. 공부 좀 하는 학생, 공부 좀 했다는 학생들이 의대에 가겠다는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이런 욕구를 욕망이라고 탓할 수만은 없다. 의대는 신분 상승과 성공의 대상이 되어 버린지 오래이다.정부가 의사를 대폭 늘린다고 한다. 의사들은 절대 반대한다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로 인한 답답함과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과 환자들의 몫이 됐다. 병원의 문턱이 높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병원에서 청소 일하시는 분이라도 있으면 빽이 된다고 할까. 의사 만나기가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병원에 가
속리산 토굴에서 지내고 있다. 집 뒤로 냉골이라는 계곡이 있는데 올라가면 속리산에서 제일 높은 천황봉에 다다를 수 있다. 냉골이라는 말처럼 계곡에 들어서면 서늘한 기운이 돌고 아직도 응달에는 잔설과 얼음이 골짜기마다 남아 겨울을 놓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양지바른 곳에는 애기냉이들이 듬성듬성 있어 지난주에는 여린 냉이로 된장찌개를 끓였다. 어려서인지 향은 그리 나지는 않았다. 동장군이 쎄다 해도 봄날 훈풍을 어찌해보겠는가.나는 일주일에 한 번 보은 읍내에 나가 장도 보고 목욕도 하는데 새로 잘 지은 건물이 선거관리위원회 건물이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계종이 ‘국민 행복과 전통문화 전승을 위한 정책 제안’ 자료집을 공개했다. 이 자료집은 주요 정당과 불자 국회의원 후보, 교구본사 및 주요 사찰에 배포한다. 불교 현안 12대 의제 중에서도 ‘사회 통합을 위한 실천’은 불교의 공익적 부분과 사회 역할을 역설하며 그에 따른 정당한 평가를 요구한 것이기에 의미 있다. 특히 조계종이 지난해부터 집중적으로 주문해 온 ‘호국의승의 날’제정에 따른 각 정당의 호응에 교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1700여 년의 한국 불교사를 관통해 온 핵심
WHO(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 팬데믹 종료를 선언한 지 근 1년, 침체에 빠져있던 예년과 달리 올해 출가재일은 많은 불자가 잊지 않고 기념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예상을 빗나갔다. “바쁜데 그런 행사까지 해야 하나요?”강원도 한 사찰 종무원의 답에 큰 실망감이 몰려왔다. 이어지는 “성도재일은 성대하게 기념했고, 다른 기도를 진행하느라 여념이 없다”는 설명은 쉬이 납득하기 어려웠다. 다른 사찰 역시 마찬가지였다. 충청도의 한 사찰 종무원은 “출가재일을 처음 듣는다” 했다. 성도재일과 같은 불교의 4대 명절이라 설명해주
법보신문 기획보도 ‘동국대 선학 와해되나’가 보도된 후 대승불전연구소장 정운 스님이 본지에 기고문을 보내왔다. 스님은 “조계종의 수행 근간이 조사선과 간화선에 있음이 종헌에 명시돼 있음”을 지적하며 선의 학문적 기반이 무너진다면 종학의 쇠퇴를 초래하고 나아가 조계종의 정체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기고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석가모니부처님 열반 100년 무렵, 2차 결집이 있었다. 이 결집을 기점으로 부파분열이 시작되었다. 개중에는 ‘승가의 분열’로 보겠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불교학의 다양한 패러다임이 형성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