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가 우리 역사에서 불교가 가장 성했던 시기이기는 했어도 사리신앙에 관한 한은 정보의 밀도가 그다지 높지 않고 빈 칸이 많아 아쉽다. 역사 자료의 많고 적음과 역사의 이해도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료의 부족이 정밀한 연구에 걸림돌이 되기는 한다. 그래도 몇몇 장면들을 통해 고려시대 불사리 봉안의 흐름을 살필 수 있는 건 다행이다. 특히 고려 왕실에서 불사리 봉안에 유난히 비중을 두었던 모습이 눈에 띤다. 고려가 건국한지 30년이 지난 948년, 정종(定宗)이 궁궐을 나와 지금의 개성시 독암동 탄현문(炭峴門)을 지나 걸
“수좌의 마지막 병은 ‘게으름’이다.”신라 이차돈 성사의 순교지 경주 흥륜사에 비구니 선방을 조성하고 40여년간 수좌의 방일함을 경책해 온 선사, 금강산 신계사 법기암에서 출가한 인연으로 신계사 복원 불사에 앞장서며 평화 통일을 염원한 지극한 신심의 수행자, 하심과 근검을 몸소 실천하며 스스로는 ‘무위돌’이라고 했지만, 후학들에게 ‘생불(生佛)’로 불린 한국불교 비구니 승단의 정신적 스승, 보주당 혜해 스님이 100수의 세연을 훌훌 털어내고 지수화풍으로 돌아갔다.보주당 혜해선사 법기 문도장 장의위원회(위원장 법희 스님)는 6월2일
전통 단청에 불화, 산수화를 접목시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단청산수화(丹靑山水畵)’라는 장르를 개척해온 박일선 작가 초대전이 진행 중이다. 복합문화공간 코아트스페이스 ‘원앙아리’와 아트플랫폼 주인공이 주최한 이번 전시는 서울 서대문 원앙아리에서 6월30일까지 계속된다.초대전은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고 단청산수화라는 새로운 영역을 소개하고자 마련됐다. 홍익대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양선희 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 전수교육조교에게 사사한 박일선 작가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통 단청에 불화, 산수화를 접목시켜 단청산
지홍(智弘) 박봉수(朴奉洙·1916~1991) 화백 회고전 ‘구도의 흔적’이 서울 중구 금산갤러리에서 열린다. 6월27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에는 박봉수 화백의 작품 중 걸작으로 꼽히는 ‘금장천과의 대화’ ‘심상’ ‘반가상’ 등 대표작 20여점이 전시된다.지홍 박봉수 화백은 불교의 선(禪)을 창조적 추상으로 담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930년대 일본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중국,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을 유람하며 예술정신에 대한 견문을 넓혔다. 해방 후에는 금강산을 비롯해 유명 사찰을 화폭에 담으며 특히 먹을 활용한 추상회화
“수좌의 마지막 병은 ‘게으름’이다.”신라 이차돈 성사의 순교지 흥륜사에 비구니 선방을 조성하고 오롯히 40여 년 죽비를 들어 수좌의 방일함을 경책해 온 선사, 금강산 신계사 법기암에서 출가한 인연으로 신계사 복원 불사에 앞장서며 평화 통일을 염원한 지극한 신심의 수행자, 하심과 근검을 몸소 실천하며 스스로는 ‘무위돌’이라고 했지만, 후학들에게는 ‘생불(生佛)’로 불린 한국불교 비구니 승단의 정신적 스승, 보주당 혜해 선사가 100수의 세연을 훌훌 털어내고 지수화풍으로 돌아갔다.대한불교조계종 비구니 보주당 혜해선사 법기 문도장 장의
- 4·15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를 두고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를 평가한다면?“개인적으로 당선을 기뻐하기보다 당의 패배를 걱정하는 마음이 컸다. 우리당의 선거 연패는 절박한 집권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민심의 거대한 흐름을 무시했고, 우리당이 추구하는 바를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하거나 설득하지도 못했다. 내부분열과 갈등도 국민에게 큰 실망을 줬다. 총선 참패 이후 미래통합당의 앞날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총선 참패 원인부터 제대로 분석해야 한다. 총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한 ‘총선백서’ 발간을 시작으
- 4·15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를 두고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를 평가한다면?“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보여준 문재인 정부의 촘촘한 방역체제, 일관된 정책 안정성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줬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위기 국면에서 이 상황을 잘 돌파할 수 있겠다’는 신뢰가 작동한 것 같다. 민주당은 국민의 명령대로 더 겸손하게 공감과 소통의 정치를 펼쳐나가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갈등이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 진영논리가 아닌 사회적대타협을 통해 좋은 정치를 회복하고 이 위기의 파고를 넘어서야 한다.”- 2
불사 없는 절은 없다. 기존에 있던 전각이나 구조물 혹은 시설물을 수리하거나 교체하는 경우도 불사요, 절을 새롭게 중창하는 것도 불사다.오래전부터 사찰 불사는 스님이나 신도들이 화주보살이 돼 불사금을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복원불사를 위해 건물을 해체하거나 탑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상량문을 보면 누가 언제 무슨 연유에서 시주를 했으며 화주는 누구에 의해 이뤄졌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된 이래 사찰과 다양한 성보가 지금까지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것도 왕실에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간절한 발원을 담은
경주 흥륜사 천경림선원 선원장 보주당 혜해 선사가 5월29일 오후 9시30분 경북 경주 흥륜사 법기암에서 원적에 들었다. 법랍 77세, 세수 100세.혜해 스님은 1921년 4월27일 평안북도 정주군 안홍면에서 1남3녀 중 삼녀로 태어났다. 24세가 되던 1944년 금강산 신계사 법기암에서 대원 스님을 은사로 행자 생활을 시작해 6개월 후 사미니계를 수지하고 금강산 유점사에서 정진하던 중 해방을 맞이했다. 당시 스님은 정치·사회적으로 금강산에서는 더 수행하기 힘든 현실을 마주하고 1946년 10월 목숨을 걸고 38선을 넘어왔다. 이
영축총림 통도사가 부처님오신날을 방장 성파 스님이 옻칠로 조성한 민화 작품 100여 점을 전시하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치유와 상생이라는 의미를 담는다.통도사(주지 현문 스님)는 5월29일부터 6월28일까지 한 달 동안 경내 성보박물관에서 ‘통도사 옻칠민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박물관 1층 기증유물실과 2층 기획전시실에서 마련될 이번 전시에서는 방장 성파 스님의 옻칠 민화 작품 100여 점이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세계문화유산 영축총림 통도사와 함께하는 치유와 상생을 위한 기획전’이라는
재일조선인 1세들의 처절한 생존을 상징하는 음식이 ‘호르몬(ホルモン, 곱창)’이다. 일본인이 먹지 않아 버리던 호르몬을 가져와 1세들은 가게를 열어 척박한 환경에서도 삶을 개척해 나아갔다. 이렇게 정착하여 형성된 곳이, 지금은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오사카 츠루하시(大阪 鶴橋)의 코리아타운이다. 그러나 이곳이 생긴 배경이 우리의 슬픈 역사와 관계 깊다는 것을 많은 이들은 알지 못한다. 강제징용으로 끌려온 희생자와 그들의 가족과 후손들이 터를 잡았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뿐.재일동포 가운데는 제주도 출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오사카
“너와 내가 하나요. 만물중생이 다 한 몸이요. 세계만방 모든 나라가 하나다. 이 세상 삼라만상이 한 송이 꽃이니라.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조선 땅이 세계일화의 중심이 된다.”35년간의 일제 억압에서 벗어나 나라를 되찾은 다음날, 가야산 남쪽 끝자락인 덕숭산에 머물던 수행자들도 해방의 기쁨을 만끽했다. 독립 소식에 만공 스님(滿空, 1871~1946)은 상좌에게 붓과 무궁화꽃 한 송이를 가져오라 일렀다. 상좌가 그것들을 가져오자 만공 스님은 붓을 잡고 무궁화 꽃잎에 정성스럽게 휘호했다.‘세계일화(世界一花)’어느 제자가 고개를 갸웃거
불교는 정성이다. 지극한 정성이 있어야 기도가 이뤄지고, 화두를 깨치며, 극락왕생 길도 열린다. 부처님 말씀을 옮겨 쓰는 사경(寫經)은 지극한 정성과 신심의 결정체다. 오랜 세월 사경은 전법 수단이었으며, 구도 과정이었고, 법신사리를 모시는 불사로 여겨졌다.‘부처님께서는 살갗을 벗겨 종이로 삼고, 뼈를 쪼개 붓으로 삼고, 피를 뽑아 먹물로 삼아 경전 쓰기를 수미산만큼 했다’(화엄경 보현행원품) ‘만약 이 경을 수지·독송해 바르게 기억하며 익히고 베껴 쓰는 중생이 있다면 이 사람은 나를 만나 직접 내 입에서 이 경전을 들은 것과 같으
4월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조계종이 여야 각 정당에 불교현안과 관련한 문제점과 대안을 묶은 정책자료집을 전달했다.조계종에 따르면 총무원 기획실(실장 삼혜 스님)은 4‧15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최근 불교현안과 관련한 정책자료집 ‘사회통합과 전통문화 발전을 위한 정책제안’ 자료집 3000부를 발간하고, 여야 각 정당 정책위에 전달했다. 조계종은 또 전국 교구본사와 말사에도 정책자료집을 배포하고 여야 총선 후보들에게 불교계 현안과 그에 따른 개선방안을 적극 설명할 것을 시달했다.총선을 앞두고 발간한 정책자료집은 국립공
“죽음이라, 누굴 위해 죽었으며 / 태어남이라, 누굴 위해 태어났단 말인가. 삶과 죽음 본래 오고감의 자취 없건만 / 애오라지 온 생명을 이롭게 하기 위함이네. 오는 것도 중생을 위해서 오고 / 가는 것도 중생을 위해서 가니 오고 가는 오롯한 한 주인공이여/마침내 그 어디에 머무는가.” (환향곡(還鄕曲) 청허휴정(淸虛休靜, 1520~1604) 스님은 조선 중기 때의 선승으로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침입으로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전국의 승군들을 이끌고 나라를 구하는 고귀한 역할을 한다. 그는 왜 이렇게 생명 살상을 큰 죄업으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된 이후 신문·잡지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전법 텍스트는 경전, 선어록 등을 중심으로 한 단행본이었다. 인쇄술의 발달과 필사에 의해 단행본들이 유통되기는 했지만 수량, 번역 등 문제 등을 안고 있어 특정계층 이외의 민중 저변으로 확대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근대에 이르러 잡지가 등장했다. ‘원종(1910)’이 발간됐다고는 하지만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현전하는 불교잡지의 효시는 ‘조선불교총보(1912)’를 꼽는다. 이어서 ‘해동불보’ ‘선불교총보’ ‘유심’ 등이 간행됐다. 1920년대 이르러 ‘불교’ ‘금강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원택 스님)는 남북불교 교류협력의 물꼬를 트기 위해 금강산 신계사 성지순례를 희망하는 신청자를 모집한다.민추본은 종단의 주요 통일종책사업인 금강산 신계사 템플스테이를 추진하기 위해 4월 중순까지 1차 모집을 마감하고 조선불교도련맹에 방북제안을 하는 동시에 통일부에 방북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코로나19 사태추이와 남북관계 여건 등을 감안해 세부적인 계획과 일정은 조절할 예정이다.신계사 성지순례는 2008년 북측이 금강산관광을 중단시킨 이후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2018년 9월 남북정상 합의에도
“30년 간 통일운동을 하며 수집한 자료와 각종 문헌, 현장의 경험을 모두 담았습니다.”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장 법타 스님이 통일운동 30주년을 맞아 그간의 노고가 오롯이 담긴 박사논문을 발표했다. 법타 스님은 ‘북한 조선불교도 연맹 연구’를 주제로 한 논문에 대해 “북한불교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그 뿌리까지 담았다”고 설명했다.2020년 동국대 박사학위 논문인 이번 논문은 법타 스님이 30년간 연구해 온 북한 불교에 대한 총정리로 북한불교뿐 아니라 북한종교의 역사 등 다양한 자료들이 들어있다. 특히 조선중앙역사박물관 등지에서 입수한
피카소, 앙리 마티스, 찰리 채플린을 팬으로 둔 여자. 동양을 대표하는 월드 스타, 모던걸.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무용가 최승희(1911~1969)를 수식하는 말들이다.최승희는 원조 한류 1세대라 할 수 있는 예술가로 1920년대에 일본으로 무용유학을 떠나 귀국 후, 조선의 여러 지역을 다니며 기방이나 지방춤꾼으로부터 전통춤을 익히고 서양근대춤과의 접목을 시도하여 ‘신무용’이라는 하나의 장르로 발전시킨 한국 무용분야의 입지적 인물이다. 또한 불교무용의 선구자이기도 했는데 그녀가 새롭게 만든 수많은 무용작품 중에는 ‘승무’ ‘보살
6·25 전쟁으로 인한 남북 군·민간 인명피해는 약137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 중 민간인 인명 피해는 남북한 합쳐 53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해방이후 불거진 이념갈등에 의한 상호 보복성 집단학살이 빈번하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보도연맹·노근리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전쟁 초기의 민간인 처벌·학살은 주로 남한 경찰과 미군에 의해 일어났다. 북한 역시 ‘국군 장교, 판·검사 무조건 사형, 면·동·반장 인민재판’으로 보복했다. 북한군이 유엔군에 협력했던 민간인을 처벌·학살하고 가면 국군과 유엔군은 북한군에 협력한 민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