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소리도 될 수 있는 잠재성이기에 어떤 소리도 아닌 ‘소리 자체’와, 우리의 귀를 끊임없이 울리며 오는 모든 소리들 전체, 여기서 진제와 속제의 둘 아닌 세계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고, 여기에 하나의 체(體)와 수많은 상(相)들을, 그 상들의 다종다양한 용(用)을 대응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스피노자의 개념에 익숙한 이라면 실체의 한 속성과 수없이 많은 양태들의 세계를 재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어떤 사물이나 사람이든무엇으로 규정되는 순간본체 아닌 일부만 드러나잠재된 가능성까지 볼 때하나의 본체 이해하게 돼그런데 공성이 모든
"불교와 과학 모두는 우주 및 생명의 진화, 발생을 원인과 결과라는 자연 법칙의 복잡한 상호관계에 의해 설명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방법론적 측면에서 보면 양쪽 모두 경험주의의 역할을 강조해 왔습니다."지난 수십년 동안 인간의 두뇌와 신체를 하나의 전체로 인식하는 과학적 이해에 있어서 엄청난 진보가 확인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유전학의 출현과 더불어 생물학적 유기체의 작용에 대한 신경과학의 지식은 이제 개별 유전자의 매우 세밀한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바로 그 생명체의 유전 코드를 조작할 수 있는, 예측하
비대위, 6월24일 폭로 기자회견“용인 B사찰 주지 때 사실혼그 사이에 아들 낳아 키웠다”사실로 드러날 땐 파장 클 듯성월스님 “법적대응 나서겠다” 주지 선거과정에서 돈을 살포한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된 화성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이 과거 사실혼관계에서 아들까지 두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성월 스님은 현직 교구본사 주지라는 점에서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성월 스님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반발했다.용주사 중진 비상대책위원회(대표 대안 스님)는 6월24일 오후 수원 경
근래 불교계에서 불교의 핵심사상인 무아(無我)와 배치되는 사상들이 적지 않다는 비판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강병균 포항공대 수학과 교수가 6월9일 ‘남 진제의 진화론 부정과 북 송담의 현대과학 폄하’라는 긴 글을 보내왔다. 강 교수는 기고문을 통해 오늘날 불교계의 많은 스님들이 무아사상과 정면으로 위배된 참나를 주장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특히 현재 최고 선승으로 일컬어지는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과 용화선원장 송담 스님의 ‘과학관’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편집자 주-과학은 의견을 바꾸는 것을 생명으로 하고 종교는 의견을 바꾸지
어느 일요일 공원을 산책하던 중 서너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비둘기들에 둘러싸여 자신의 과자를 나누어주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비둘기들은 먹이에 집중하는 듯해도 아이의 몸동작을 주시하며 손을 높이 쳐들기만 해도 위협을 느껴 휙 날아가 버린다. 그래서인지 아이가 허리까지 굽혀가며 조심스럽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도 한 폭의 그림처럼 귀엽고 아름다웠다.생명 소중함 알아가는 첫 장소가정에서 본 부모 태도 따라해 자신 말고 타인 배려하는 일폭넓은 의미에서 불살생 해당아이는 지금 이런 기회를 통해 다른 생명체들과 조
개인과 전체, 개체와 집단, 혹은 개인과 공동체는 근대 사회의 정치나 경제는 물론 거의 모든 영역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대립개념이다. 개인주의와 전체주의는 그런 대립을 표현하는 이념적 지향의 대표적인 이름이다. 그리고 이런 지향은 인간의 본성, 아니 생물의 본성과 결부되어 이해되기도 한다. 가령 개인주의를 신봉하는 이들은 인간이란 이기적 본성을 가진 존재임을 가정하며, 다른 생물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 반면 ‘전체란 부분의 합을 넘어 선다’고 보는 이들은, 개인의 이익을 넘어서서 행동하는 인간이나 생물들의 사례를 주
국내 최고 수령으로 알려진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의 우수한 유전자를 영구보존하는 사업이 추진된다.문화재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은 4월2일 “천연기념물 중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등 수령이 오래되고 큰 나무의 유전자를 영구히 보존하기 위해 DNA 추출을 통해 복제·육성키로 했다”고 밝혔다.천연기념물 유전자원 보존 사업은 평균 800년 이상의 수령과 높이 20m, 둘레 8m 이상인 노거수(老巨樹)의 우량 유전자를 보존하고 그 혈통을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사업 대상은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30호)와 용동 영국사 은행
20세기 후반 프랑스의 철학자․사회학자․작가로 활동하며 철학․문학․영화․예술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저작들을 발표해온 질 들뢰즈는 ‘타락한 정보가 있는 게 아니라 정보 자체가 타락한 것’이라고 넘쳐나는 정보의 문제를 지적했고, 하이데거는 여기에 더해 ‘정보란 명령이라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혹시 그 정보, 아니 하이데거의 표현처럼 ‘명령을 듣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공포에 사로잡히고 있기에 나온 말이다.책도 그렇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책들이 새롭게 출간되
“소규모 농업체계로 전환하는 것만이 현재의 식량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유전자의 다양성을 보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김규칠)이 3월17일 서울 마포 다보빌딩에서 ‘생태계의 숨은 주인공, 식물에서 희망을 보다’를 주제로 화요열린강좌를 개최했다. 이날 안선영 이화여대 에코과학연구소 연구원은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의 저서 ‘희망의 씨앗’을 인용해 “기업형 농업이 자연과 인간에게 위험을 초래했다”며 “유전자공학 등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연구원은 “인간의 작품이 파괴되
“과거사에 대한 연구는 오늘의 발전을 위한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기 위합니다. 고려불교는 생산과 판매, 유통 등 모든 경제활동이 총망라된 경영시스템을 갖추고 고려의 경제주체로서 한 축을 담당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왕조가 들어서면서 불교에 대한 배척과 함께 중상주의(重商主義)에서 중농주의(重農主義)로 변화한 사회시스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결국 쇄락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8위권의 무역대국이자 통상국가로 다시 중상주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그러나 한국불교는 여전히 조선시대 불교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
세상의 실상, 그것은 무상이다. 차이만이 존재하건만, 왜 우리는 어디서나 동일성을 찾으려 할까? 동일성과 짝된 차이만을 보게 되는 것일까? 사실 철저하게 무상함을 보는 것만으로는 대단히 곤혹스런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가령 학교에서 수업을 할 때 출석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무상을 깊이 통찰했다면, 출석을 부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건 지난주에 온 사람과 오늘 온 사람의 동일성을 멋대로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이진경’이라는 같은 이름을 써서 기고하고 연재하는데, 이 또한 어느새 어
사물이 이렇다면, 사람이라고 다를까? 사람에겐 다른 동물과 다른 특별한 본성이 있다는 식의 생각은 아주 흔한 것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니 ‘언어를 사용하는 동물’이니 ‘놀이하는 동물’이니 하는 얘기는 안 들어본 이를 찾기 힘들다. 그리고 여전히 많이들 당연하다고 믿고 있을 것이다.동일한 물질도 환경에 따라다른 형태의 성질로 나타나인간인 흑인이 노예된 것은끔찍한 백인 만난데서 기인그러나 동물의 행동을 관찰한 동물행동학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만이 생각한다는 건 오래된 착각이다. 생각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동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지구의 환경을 보면 인류가 이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우려스럽다. 전에 보지 못한 엄청난 규모의 폭우가 쏟아지고 감당하기 힘든 지진과 폭풍이 수시로 삶을 위협하고 있다. 강과 바다는 오염되고 태평양에는 거대한 쓰레기더미가 섬처럼 떠다니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파괴에 따른 과보들이다. 그러나 반성은 없다. 지구의 바다 밑바닥까지 파헤쳐 자원을 쥐어짜고 있다. 안달이라도 난 것처럼 종말을 향해 달음질 치고 있다. 그러나 해결이 쉽지 않다. 지구의 환경 파괴는 생태학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힘겨루기
생명나눔실천 부산지역본부가 난치병 환자들을 돕기 위해 지난 1년간 배포한 사랑의 저금통 모금액이 745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생명나눔실천 부산지역본부(본부장 원범 스님. 이하 생명나눔 부산)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배포된 저금통 가운데 11월 말까지 회수된 400여 개 저금통에서 모금된 금액은 총 744만8690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가운데 118개의 저금통에서 모아진 186만1110원은 부산 해동고 재학생들이 모은 것으로 확인돼 훈훈함을 더했다. 이 모금액은 전액 생명나눔 부산이 매월 선정해 온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다른 가족관계에 비해 훨씬 더 폭발적인 사회·정치적 의미를 가진다”고 하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세상의 여러 인간관계 중에서 피(유전자)를 나눈 아버지(어머니)와 아들(딸) 사이보다 더 가까운 곳은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아버지가 아들을 뒤주에 가두어 죽였던 영조와 그 아들 사도세자의 경우와 같이,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고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면서 아주 극단으로까지 치달았던 사례는 동서양 역사에 숱하게 많았고, 가까이는 1995년 초 대학교수 아들이 재력가 아버지를 무참하게 살해
청소년들이 머리를 맞대고 학교폭력, 평화통일 문제 등 사회문제를 고민했다. 전북불교네트워크(공동대표 곽인순)는 8월23일 전북생명평화센터 일대에서 청소년생명평화실천단(단장 오종근) 8월 분반활동을 실시했다. 분반체험활동은 학교폭력․왕따․각종 중독 및 게임, 알코올, 도박 등 사회적 문제의 해결방안 모색과 치유방법을 함께 고민하며 생명, 평화, 소통 정신을 함양하고 있다. 전북불교네트워크, 23일생명평화실천단 체험활동이날은 생명평화먹거리반과 평화통일반이 분반활동에 나섰다. 먼저 생명평화먹거리반은 직접 두부를 만들
1982년에 나온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는 SF 영화의 고전 중 고전으로 안본 사람이 없는 영화다. ICT, BT, CT 등 T자 돌림의 첨단과학과 이를 응용한 산업들이 회자되는 오늘날, 30여년 전인 1982년이면 거의 ‘태고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액정 모니터 대신 커다란 덩치의 CRT 모니터가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블레이드 러너’는 그 이후 제작되는 인조인간을 다룬 SF 영화들의 전범 역할을 하고 있다.수명 4년에 불과한 복제인간더 살기 위해 인간들과 싸움“더 살게
그동안 꽤나 오랜 세월을 나누고 또 나누기를 반복하며 다양한 학문 영역을 창조해내던 학계가 이제는 학제를 넘나들며 이웃 학문을 탐구하고 이해하려 애쓰고 있다. 그리고 나아가 포용과 융합을 넘어 통합을 주창한다. 나누기를 끝내고 그 모든 것을 하나의 꾸러미에 꿰는 듯한 모양새다. 이른바 통섭을 갈구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도 영역간 공고하던 울타리를 걷어내고 자유롭게 왕래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가치 창출, 혹은 잃어버린 존재들의 본래 모습을 살려내고자 스스로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하버드대학에
전북불교신도회장, 전북신행단체협의회장, 금산사 신도회장, 금산사복지원 이사, 화엄불교대학 이사, 전북불교연합대책위 공동대표….청광 김백호 회장이 현재 맡고 있는 직함이다. 가히 전북지역을 대표하는 재가불자라 해도 틀리지 않을듯하다. 직함만이 아니다. 그의 일상은 새벽 5시 향을 사르고 예불을 모시는 것으로 시작된다. 지극히 정성스러운 몸과 마음으로 시작된 하루, 이제 그의 발길은 전북지역 단체 사무실로 향한다. 전북지역 불교계의 현안을 꼼꼼히 살피다보면 해가 진다. 무거워진 발걸음으로 귀가한 그는 ‘천수경’ 독경으로 하
지난 6월4일 치른 지방선거는 후보자 본인만큼이나 그 가족이 아주 흥미진진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 중에서도 어느 서울시 교육감 후보자의 딸이 올린 글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지요. 그녀의 글에서 아주 인상적인 단어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건 바로 “생물학적 아버지”라는 말이었습니다.낳기만 했지 돌보지 않은 친부에 대한 원망 섞인 그 표현을 접하는 순간 중국 작가 위화(余華, 1960~ )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에 등장하는 아비와 아들이 떠올랐습니다.‘허삼관 매혈기’는 중국이 요즘처럼 개방되기 한참 전, 마오쩌둥의 어록이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