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선교 음악인 캐럴을 활성화하겠다고 나섰던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불교계의 강력한 항의에 사과했다. “불교계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향후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사과의 방향과 대상이 틀렸고 진정성은 더더욱 보이지 않는다. 김영삼·이명박 정권 때도 볼 수 없었던 ‘문체부 종교편향’을 자행하고도 뼈저린 반성은 고사하고 책임회피에만 초점을 둔 사과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당일 코로나 확진자 수가 5000명을 넘나들고 중증환자도 역대 최고치인 733명(2일
전두환씨가 11월23일 사망했다. 5·18민주화운동 유혈진압과 10·27법난에 대한 사과는 끝내 없었다. 같은 날, 5·18 당시 입은 총상으로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려왔던 이광영씨가 생을 마감했다. 고인은 유서를 통해 “어머니께 죄송하고, 가족에게 미안하고, 친구와 사회에 미안하다”고 했다. 스님이었던 고인은 1980년 5월18일 부처님오신날 행사 준비 차 광주 증심사에 왔다고 한다. 다음 날인 19일 계엄군의 만행을 목도하고는 적십자 봉사단에 입단했다. 부상자 후송 등을 맡았는데 21일 차를 타고 이동하다 계엄군이 쏜 총에 허리를
조계종이 11월16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종단화합 대법회’를 봉행했다. 2017~2018년 총무원장 선거 전후, 도를 넘는 각종 비방과 비난을 서슴지 않으며 종단의 혼란을 가중시켜 ‘해종행위자’로 낙인찍힌 스님들이 부처님과 사부대중 앞에서 참회하는 자리였다. 징계보다는 관용을 통해 참회 대중을 승가의 일원으로 품음으로써 화합승가의 면모를 다지겠다는 조계종의 의지가 돋보인다.조계종 승가의 화합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선거다. 종무행정의 수반을 뽑는 총무원장 선거 때면 유독 파열음이 크게 일곤 한다. 선거 과정에서 나
법무부가 최근 “유언의 자유를 확대하고, 상속문화도 새로운 가족제도 환경에 맞춰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개정취지를 밝히며 현행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삭제하기로 하고 이를 입법예고했다. 이 법은 삼보정재를 좀 더 단단히 지켜낼 수 있기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상속법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질문이 있다. ‘개인이 평생 축적한 재산을 생전·사후에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가?’ 법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재산을 자신이 원하는 사람에게 마음껏 증여할 수 있느냐는 물음이다. 생전에는 증여 폭이 넓
11월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가 시행됐다. 조계종도 ‘법회 수용인원의 50% 참석 가능’ 등을 뼈대로 하는 ‘사찰 방역수칙’을 전국에 전달했다. 백신접종완료자만 참석하는 경우 499명까지도 가능해 정기법회를 비롯한 직장직능 특별법회까지도 열수 있게 됐다. 언제 끝날지 모를 긴 터널을 이제 빠져 나오는 듯하다. 하지만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가 ‘위드 코로나’시대의 첫발을 뗀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20년 1월20일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 국적의 한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첫 확진자
‘12·12 쿠데타·6·29 선언’의 주역이자 ‘보통사람’을 내건 첫 직선대통령 노태우 전 대통령(이하 노태우)이 10월26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유족 측은 이날 “아버지께서 평소에 남기신 말씀”이라며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 및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 내 생애에 이루지 못한 남북 평화통일이 다음 세대들에 의해 꼭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저의 과오들’에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강제진압이 함축됐음은 알겠다. 그러나 직접 용서를 구할 기회가 생전에 충분했음에도 이
국정감사장에서 ‘문화재관람료’를 ‘통행세’로 매도해 물의를 일으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엔 ‘영화 관람료’ 비유를 들며 억지를 부렸다. “영화관람료는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 받아야 한다”며 “극장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근처에 있다고 받으면 안 되겠죠”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영화관과 명승도 구분 못하는 국회의원이란 말인가? 자신의 무지로 인해 상처 입은 교계에 사과·참회하기는커녕 “정청래 말이 맞다”는 일부 댓글에 기대 자신의 언행에 대한 정당성만 운운하고 있으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사안을 한 국회의원의 물의 정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와 환경위원회가 ‘기후변화와 불교실천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기후 위기’ 대응방안을 한국불교 대표 종단이 모색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산업혁명 이후 온실가스 배출이 급증하면서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기온은 1.2도 상승했다. 기후 위기로 인한 최악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이 숫자가 1.5도 이하로 유지돼야 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지구 온도가 지금보다 3도 오르면 중국 상하이, 호주 시드니, 이탈리아 나폴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미국 호놀룰루 등 50개의 주요 도시가
“나부터, 우리 먼저, 미혹함을 사르겠다는 청정발원을 깊게 새깁니다. 함께한 원력으로 쓰러진 자리에서 떨쳐 일어설 것이며 이제 천리순례 만행길을 기꺼운 마음으로 떠나고자 합니다.”승보종찰 송광사와, 법보종찰 해인사를 거쳐 불보종찰 통도사에 닿는 총 423km의 천릿길에 오른 순례자들은 “기꺼운 마음으로 떠난다”고 했다. 지평선 시원스레 펼쳐 보이는 평탄의 길이 아니다. 흙과 돌이 뒤엉킨 험난한 산길을 걷다가 해발 958m의 시암재, 1079m의 성삼재를 넘어야만 하는 험로이다. 낮과 밤, 새벽마다 달라지는 급격한 온도차를 극복해야
음악과 예술을 통해 국민의 문화적 향유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한 국공립합창단이 실상은 ‘기독교 단체’였다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공개됐다. 이러한 사실은 조계종 총무원이 의뢰한 조계종 불교음악원의 전국 국공립 합창단의 운영실태 조사결과에서 드러났다. 대부분의 상임지휘자가 신학대학에서 교회음악을 가르치거나 특정 교회의 지휘자 출신들이었다. 합창단에서 상임지휘자의 권위는 무소불위에 가깝다. 공연주제와 선곡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공연 곡의 대부분이 찬양·찬송가로 채워진 것도 상임지휘자의 특정종교성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이 정도
8월6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정부의 활동을 도왔던 현지인 직원과 가족 391명이 한국 군용기 편으로 입국해 충북 진천에 머물고 있다. 이들은 주 아프간 한국대사관과 한국국제협력단, 바그람 한국병원, 한국 지방재건팀에서 근무한 직원과 가족들로 한국정부는 이들에게 난민이 아닌 ‘특별기여자’로서 3개월 비자를 내줬다. 앞으로 현지적응훈련이 끝나는 대로 장기체류비자를 내줄 계획이다. 극단적인 이슬람 원리주의를 표방하며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자, 한국정부는 목숨을 건 극적인 탈출 작전에 돌입했고 이를
경기도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가톨릭 성지 순례길’ 조성에 신동헌 광주시장이 앞장섰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가톨릭계에서 이 사업을 간청해도 ‘불가’ 입장을 견지해야 할 시장이 직접 챙겨가며 강행했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충격이다. 이것은 ‘졸속행정’이 아니라 명백한 종교편향 행정이다. 그것도 종교중립을 철저하게 지켜야 할 지자체장이 주도한 종교편향 정책이다. 광주시는 ‘남한산성과 천진암을 잇는 성지 순례길’을 홍보하며 남한산성과 천진암을 가톨릭 성지라고 못 박았다. 광주시가 이에 대한 학술적 검토를 얼마나 면밀하고도 깊게 진행했는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