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와 일본불교는 9세기 초부터 확실히 다른 길을 가기 시작하였다. 한국불교는 실천불교인 선종이 새로 전래되어 주류적인 종파의 하나로 발전하였던 데 비하여 일본불교는 밀교적인 성격의 진언종과 천태종이 새로 전래되어 주류적인 종파가 되었다. 그리고 12세기 말경에 이르면 두 나라의 불교계는 각각 새로운 불교혁신운동이 전개되면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나타냈다. 한국에서는 1170년 무인정권이 수립되고, 일본에서도 뒤이어 1185년 가마쿠라(鎌倉)막부가 성립되었는데, 무인들이 집권하였다는 비슷한 정치적 상황이 전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 팔공총림 동화사는 오늘 생전예수재를 시작으로 보살계 수계산림, 백중까지 108일간 내 삶의 문제를 성찰하는 기도법회를 진행합니다. 이 불사는 그동안 헛된 망상에 속고 살아왔던 우리의 모습을 반추하고 더 찬란한 내일에 대한 확신과 더 이상 속지 않고 살 수 있는 안목을 갖도록 하는 수행이 될 것입니다.윤달은 공짜로 생긴 시간그냥 소비하면 의미 없어삶 돌아보고 내일을 위한의미 있는 일에 나서야돈·명예·권력만을 좇지만죽을 땐 하루아침에 티끌영원한 행복을 얻기 위해단 하루라도 수행 매진해야잘 알다시피 올해는 윤달이 있습니다. 원래 음
한 달에 한 번씩 명상학교 학생들과 함께 명상순례를 다니고 있습니다. 이번 달은 북한산 보현봉 밑에 자리 잡고 있는 일선사에 다녀왔죠. 사실 일선사와의 인연은 약 2년 전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도반스님이 일선사에서 소임을 볼 때 처음 올라갔다가 탁 트인 풍광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 일주일에 한두 번 뻔질나게 오르락내리락했었죠.오랜만에 올라간 일선사는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시작되는 등산길을 따라 딱 30분만 올라가면 천상의 풍광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황홀한 경험입니다. 거기에 더해 일선사 주지스님께서 너무나도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어서 사회 안팎의 기대가 큽니다. 대통령은 우리를 대표하는 일꾼입니다. 선거기간 동안 각자 생각이 달랐더라도 새로운 대통령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칭찬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실고통 해법 제시가불교가 존재하는 이유부처님도 정치에 관여국민화합·소통 내세운새 대통령 행보에 기대잘하도록 응원 보내야불국토·복지국가 건설은새 정부 추구할 지향점불자들도 함께 노력해야스님이 법상에 올라 정치이야기를 하면 거부감을 갖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바꾸어야 합니다. 정치가 잘되면 우리에게 행복과 기쁨을 주지
얼마 전부터 라디오 프로그램 ‘지금은 수행시대’ 고정 손님이 되어 많은 불자들을 만납니다. 청취자들은 평소 불교에 대해 궁금한 점이나 각자의 사연들을 펼쳐냅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댓글의 내용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데 연이어 올라오는 내용들이 참 다양합니다. 단순한 감사인사부터 복잡하게 얽혀있는 집안 속사정까지 한 편의 인생이야기들이 모니터 화면을 타고 흘러듭니다. 쉽게 답하기 힘든 내용들도 꽤나 많습니다. 어찌나 사연들이 다양한지 마음은 시소놀이처럼 널뛰기를 합니다. 화요일 오후마다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들으며 행복한 시간
수행법회에 동참하기 위해 절에 자주 나가다 보니 대광명사의 봉사단체인 ‘사무량심’에 눈길이 갔다. 수행과 봉사를 겸할 수 있는 기회를 지나치고 싶지 않았다. 봉사는 젊은 시절부터 늘 마음으로 발원해 온 일이기도 했다. 아무런 조건 없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 감사한 일임이 분명하다. 불교를 모르는 상황이거나 수행을 잘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봉사만큼은 가장 먼저 권할 수 있고 누구나 계속할 수 있는 최고의 포교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봉사단체 ‘사무량심’ 활동가피에 회의 들어 상심도초심 새겨 광명진언 염송재가불자 하안
앞에서는 시대에 따른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한국불교와 일본불교의 역사적 성격을 주제별로 비교하여 보았는데, 다음에는 시대에 따른 변화과정을 추적하여 각 단계별로 두 나라 불교내용의 차이점을 지적하겠다. 일본불교사는 아스카(飛鳥)시대·나라(奈良)시대·헤이안(平安)시대·가마쿠라(鎌倉)시대 등으로 시기를 구분할 수 있다. 일본의 불교가 시작되는 아스카시대는 수도가 아스카에 있던 약 1세기 동안을 말하는데, 구체적으로는 592년 스이코(推古)천황 즉위부터 710년 헤이죠교(平城京)로의 천도까지를 가리킨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아스카 불교는
지난 겨울, 아버지와 딸이 절에 올라왔습니다. 딸은 20살이 넘었지만, 2살 정도의 지능으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장애가 있습니다. 거사님 역시 오랜 세월 딸을 돌보면서 생긴 여러 가지 병으로 힘들어합니다. 단발음의 소리를 지르며 의사를 표현하는 딸과 그 뜻을 알아듣고 챙겨주는 거사님은 이후에도 종종 법당이나 도량에 앉아 있다가 갔습니다. 절 일을 함께할 때면, ‘조금이라도 복이 되어서 우리 딸이 다음 생엔 잘 태어났으면 좋겠다’며 더 열심히 합니다. 딸이 쉴 만한 여유 방 하나 없는 작은 절이라 안타까워서 ‘좀 더 큰 절
몇 해 전,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신 뒤 49재를 마쳤을 즈음이었다. 시어머니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갖기 위해 부산 해운대에 있는 폭포사라는 절에 갔는데 당시 나는 불교에 대한 교리 공부가 전무한 상황이었다. 그런 나를 스님께서는 한 눈에 알아보시고는 포교당에 가서 불교교리 공부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셨다. 마침 폭포사와도 멀지 않은 곳에 대광명사가 있었다. 시어머니 49재 치르면서도불교에 문외한이었던 시절불교대학 인연에 기도정진매일 1000독씩 광명진언 대광명사에는 대광명불교대학이 있었다. 이곳에 등록해 교리공부를 시작한
지난주 제 법문으로 여러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 칭찬이든 비판이든 개의치 않습니다. 제가 드린 말씀들이 한국불교 내에서 이슈가 되어서 스님들과 재가불자들이 새로운 마음으로 불교를 바라보고, 이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은 간화선을 폄하하자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수행이든 추구하는 가치는 모두 같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금강경’에서도 ‘시법평등 무유고하(是法平等 無有高下)’라고 했습니다. 불법은 모두 평등해서 높고 낮음이 없다는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부처님 가르침대로 실행하고 그것
오랜만에 도반스님과 서울 조계사를 가게 됐습니다. 서울로 향하는 동안 각자 오랜만에 만날 사람들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는 서로 묻지 않기로 하고 말이지요. 저녁 6시가 넘어 조계사 근처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내린 도반은 어디론가 즐겁게 갔습니다. 차에서 내려 거리를 걸었습니다. 서울은 사람이 참 많습니다. 둘러보면 탑처럼 높다란 건물들이 가득했습니다. 건물의 창문마다 사람들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거리의 사람들은 발걸음이 빠릅니다. 삼삼오오 모여서 저녁들을 먹으러 가는 모양들입니다. 함께 밥 먹을 인연을 못 구해쓸쓸함
인도의 대승불교를 발전시켜 성립된 중국의 독자적인 일승불교는 한역대장경의 전파와 함께 동아시아 전지역에 유포되어 동아시아 불교의 원류가 되었다. 그 결과 중국 주변 여러 나라의 불교는 대체적으로 중국불교의 발전과정에서 거치는 단계를 거의 그대로 따르면서 공통적인 성격을 나타내게 되었다. 동아시아 불교권의 공통적인 특성으로는 한역대장경과 대승불교, 그리고 국가불교 등이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각 나라와 지역에 따라 세부적인 불교내용과 성격에서는 다른 점이 없지 않다.동아시아 공통적인 현상으로한역경전·대승·국가불교 특성한국불교는 회통불
반갑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오랫동안 경전공부를 해오신 분들도 있고, 공부를 하면서 ‘이것이 불교다’라고 자기 스스로 정리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오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리가 알고 있는 불교가 과연 제대로 된 불교인가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그런 의문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믿고 있는 불교가 제대로 된 것이라면 현재 한국불교가 이런 난맥상에 빠질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부처님 법은 하나인데, 그 부처님 법을 두고 백가쟁명식으로 여기서는 이렇게, 저기서는 저
군대에서 병사들과 법회를 할 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스님을 처음 보는 사람 있니?"의외로 많은 병사들이 스님을 생전 처음 본다는 대답을 합니다.요즘 스님 보기가 참 어려운 시대입니다. 스님의 절대적인 숫자가 줄어들기도 했고, 사찰이 산 속에 있는 경우가 많으니 도시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스님은 희귀한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이죠. 부처님 당시에는 이와 반대의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스님들은 마을 1시간 내외의 거리에서 살며 매일 탁발을 하셨기 때문에 친근하고 익숙함의 대명사였죠.'어떻게 하면 스님들을 익숙하게 할 수 있을까?
주말마다 새로운 포교사들을 맞이하기 위해 연수원을 오간다. 산꽃이 핀 길을 접어 들면 먼저 두엄냄새가 반긴다. 논밭에 뿌려진 거름의 짙은 냄새는 건강한 먹거리를 위한 농부들의 첫 번째 작업의 결과물이다. 두엄냄새는 봄비와 함께 대지에 스며들어 우리에게 싱싱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그런 벅찬 기대 때문인지 차창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이 싫지 않다.며칠 뒤 곡우이니 농번기로 접어드는 절기다. 과수농사를 짓는 이들은 겨우내 웃자란 가지들을 정리한다. 묵은 나뭇가지치기는 작년보다 더 좋은 결실을 얻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새
반갑습니다. 오늘은 여러분과 ‘법화경’의 ‘안락행품’을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법화경’은 총 28품으로 구성돼 있는데 서품부터 14품까지는 적문(適門)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부처님이 이 세상에 탄생하실 때까지 발자취를 담은 법문이고, 15품에서 28품까지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직접 설하신 내용이 담겨 있어 본문(本門)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법화경’은 부처님의 전생과 현생 법문을 모두 공부할 수 있는 경전입니다. 부처님은 성도 이후 수많은 법문을 하셨습니다. 그 가운데 최고의 법문으로 ‘법화경’이 꼽힙니다. 특히 ‘법화경’에는 일곱
동아시아 불교권의 특징으로서 또 하나 지적할 수 있는 것은 현실중시의 경향과 국가불교로서의 색채가 농후한 점이다. 원래 인도불교에서는 현실세계(世間)와 이상세계(出世間)를 구분하는 이원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어서 현실은 고통의 세계로서 벗어나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였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상세계보다는 현실세계를 중시하는 사고를 가지고 있어서 내세(來世)의 문제까지도 현실세계의 연장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보여 주었다. 그러므로 불교에 대한 기대도 이상보다는 현실에서의 역할을 중시하여 개인적으로는 양재초복(禳災招福)이나 무병장수(無病長壽)
때를 맞췄다. 따로 시간 내기 어려워 직장 휴가를 택했다. 마음을 내어 덕양선원의 문을 두드렸다. 이미 인터넷 카페에서 봐왔던 터라 법당도 부처님도 익숙했다. 신도님들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휴가 맞춰 덕양선원 방문기다리던 봉정암에서 기도4년 만에 10만 독송 성취남편·아들 불연 가교될 것주변의 작은 배려가 큰 힘이 됐다. 설악산 오세암에서 함께 기도정진했던 도반님들과 스님께서 반겨주셨다. 오세암서 정진이 대비주를 마음에 새겼다면, 이제 그 마음 따라 내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후 스님을 따라 BBS불교방송 순례기도를 계
봄꽃이 피어나는 시절입니다. 붉은 매화꽃이 서울 끝자락 우리 절에서도 화사한 모습을 자랑합니다. 7년 전, 우리 절에서 몇 개월을 행자로 지낸 보살님이 있습니다. 불교공부 하면서 출가하려는 마음을 내고, 본사 행자로 들어가기 전이었지요. 승려로서 기본적인 습의와 염불, 목탁 등을 지도해주고 기초 교리와 기본 경전에 대한 공부도 했었습니다. 본사로 가면서 헤어진 후에는 따로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심성이 따뜻하고 심지가 곧아서 좋은 스님이 되었으리라 생각할 뿐이었지요. 그런데 몇 년 후, 속퇴한 모습으로 찾아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많은
추운 겨울이 지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찾아왔습니다. 화사한 홍매화가 삭풍을 이겨내고 꽃망울을 활짝 피웠습니다. 봄은 참 좋은 계절입니다. 모든 생명에 생기를 불어넣고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게 합니다. 그러나 이런 좋은 계절도 사람에 따라 느끼는 정도가 다른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봄의 화사함을 만끽하고 즐기는 반면, 어떤 사람은 봄의 따뜻함을 느끼지 못하고 여전히 괴롭기만 합니다. 불평불만을 토로하고 새로움에 대한 거부감이 가득합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개인취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 봄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싫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