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사찰이 보유한 숲의 규모는 대한민국 산림의 1%를 차지합니다. 국립공원의 8.3%, 도립공원의 15.5%, 군립공원의 13.6%가 사찰숲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장 큰 불교 종단인 조계종 재산의 97%가 산림이며, 100만평 이상의 산림을 보유한 사찰도 57곳이나 됩니다. 조계종이 보유한 산림의 공익적 가치만 1조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종단도 사찰도 무관심하기만 합니다.‘삼국유사’에 천경림·신유림전불시대의 가람터로 언급불교 수용과정에 있던 신라토속신앙과 갈등 해소 목적신라, 사찰 창건 시 숲 하사독점적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습니다. 겨울의 시간을 움츠리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최근에 몸무게를 재보니 과체중이었습니다. 걷기와 달리기를 좀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러닝화를 하나 구매했습니다.어려운 시작은 시간 갈수록 더 단단한 배움으로 이어져불편한 스승과 인연 맺으면자신 발전 목격할 수 있어스님들은 물건을 구매할 때 매우 뚜렷한 기준 한 가지가 있습니다. 무조건 회색을 선호하죠. 그렇게 회색 운동화를 찾기 위해 들어간 매장에 마침 눈에 딱! 들어오는 운동화를 발견했습니다. 회색이면서 가격도 저렴하고 다양한 면에서 마음에 들더군요. 그렇게
“제 잘난 멋에 살다보니/ 열심히 착실하게 제 몫의 삶/ 잘 살았노라 자부하며/ 현실을 살펴보니/ 모든 것이 미진하네/ 분하고 억울해서/ 누구의 탓인가?/ 무엇 때문인가?/ 범인을 잡기만 하면/ 멱살이라도 잡고 흔들면서/ 분풀이 할 요량으로/ 덕양선원 찾아와서/ 자성불수행 이틀만에/ 그 범인 생포했네/ 그 범인 잡고 보니/ 멀쩡한 얼굴로 사기치는/ 그 (아)줌마 일세/ 사형을 받아도 마땅할/ 그 범인/ 어떻게 처벌할까/ 피해자 의견 수렴하여/ 대비주수행 종신형!”수행을 마치고 쓴 게송이다. 이렇게 대비주수행이 시작되어 2013년 7
악행은 멈추고 선행은 하려는 적극적인 의지 하에 점차 심신의 청정이 실현되어 가고, 이것이 곧 수행의 기반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지계는 구체적으로 어떤 공덕을 갖을까요. ‘청정도론’에서는 계율 수지의 공덕을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표현합니다.지계자는 좋은 평판을 얻고불안감이 사라진 행복 느껴계 안 지키면 악행 불러와수행 역시 자기만족에 그쳐명상이 역할 다하기 위해선번뇌 없애려는 노력으로서계율 실천이 선행돼야 가능‘그것(계) 없이는 가르침에 있어 선남자들의 발판이 없으니, 그 계의 공덕의 한계를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갠지스
삶은 우리를 일깨워주기 위해, 인생 곳곳에 매우 도움이 되는 이로운 시나리오와 장치들을 배치해 두고 있다. 그것을 나는 두 가지 이로운 점이라고 하여 숫자 2를 앞에 써서 ‘2로움’이라고 부르곤 한다. 우리 삶을 일깨워주기 위한 이(2)로운 장치는 바로 ‘외로움’과 ‘괴로움’이다. 이 2로움을 거부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일 때 우리 삶은 더욱 성숙해지고, 삶의 진실과 가까워진다. 물론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한다. 잠시 홀로 존재하는데서 오는 외로움이 깃들기도 무섭게 바로 거부해 버리고, 괴로움이 올 때 빠져나가려고 안달한다.‘2
경북 안동의 가부장적이고 완고한 가정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면 큰일 나는 줄 알고 자랐다. 27세 때 고모님의 소개로 사윗감을 만난 자리에서 아버지는 당사자인 나의 의견도 묻지 않으시고 혼인을 결정하셨다. 양반 집안이라는 이유 하나였다.그 자리에 있던 또 한사람의 당사자인 남편감도 놀라서 “교직의 신여성인데 어떻게 얼굴도 보지 않고 아버지께서 결정하실 수 있으십니까?”하고 물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우리 애는 한 번도 내 말을 거스른 적이 없네”하고 다음날 내가 있던 대구로 신랑감을 데리고 오셨다. 마지못해 약속장소에 나가
선방을 다녀오고 처음 맞이하는 초하루라서 마음이 분주합니다. 오랜만에 보는 분들이라 서로 얼굴도 마주치고 말 한마디라도 건네려고 여기저기를 살핍니다. 공양을 마치고 찻집에 왔는데 저 한쪽 구석에 두 노보살님이 반대편을 보고 나란히 앉아계십니다. 두 분 모두 수행에 대한 열정이 많으신 분들이십니다. 한 분은 부산에 계시고 한 분은 울산에서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3시간 넘게 공부하러 오십니다. 서로가 친구로서 늘 함께하는 분들입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인사를 했습니다. 너무 반가워하시는데 부산 보살님이 친구 이야기를 합니다.남편 반
두 번째 3000배 뒤 며칠 안 가서 술과 고기를 즐겼다.물론 세 번째 3000배는 동참 못했다. 겨우 정신 차린다는 게 미안함을 느낀 것이다. 절에 가서 사시예불 후 1000배를 하고 집에 오니 미안함이 조금 누그러졌다. 위안 삼아 한 절이었다.결국 백련암에 다시 올랐다. 일찍 도착했는데 절 저축을 할까 망설였다. 그러나 저축 없이 하는 게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력의 힘으로 처지지 않고 시간 안에 원만회향에 도전해보자고 다짐했다. 그래서인지 2500배까지는 무리없이 여여하게 했다.그런데 2500배부터 약간 머리가 아프고
불교명상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명상센터가 많이 생기고 명상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명상수행에 있어 도덕적 원리, 즉 계율(mor al restraints and rules of discipline)이 지니는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부족한 것 같습니다. 심지어 심신의 자유로운 경지를 추구하는 명상수행에 있어 심신을 옭아매는 계율은 오히려 장애가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계정혜(戒定慧) 삼학(三學)이 불도 수행의 골격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계율의 실천을 무
2년 전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학인인 제게 처음으로 불교대학 강의를 제안했던 곳이 있습니다. 청주 무심천 곁에 자리한 용화사의 충북불교대학입니다. 아무런 자격도 갖추지 못한 저를 처음으로 불러주신 감사함으로 매년 청주에서의 강의는 빼놓지 않고 다니고 있습니다. 올해도 3월 첫째 주부터 불교대학에서 ‘불교입문’, 대학원에서 ‘법구경’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자신감은 상대에 신뢰감 주고두려움을 없애면 긴장도 풀려당당하고 행복해지고 싶다면남 눈치 보단 자신 인정 필요지난해 말, 올해의 강의 일정이 정해지고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201
‘금강경’의 정신희유분(正信希有分)은 부처님 가르침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수보리 존자는 부처님께서 입멸하시고 500년 후에 무아(無我)에 대한 가르침을 사람들이 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인지를 염려했습니다. 부처님 입멸 후 500년경은 대승경전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금강경’이 불멸 후 500년경에 성립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승불교운동을 일으킨 사람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불멸 후 500년경을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正法)이 쇠멸한 시대라고 인식하고,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은 무아의
술을 좋아했다. 살이 찌면서 아내와 관계도 소원해졌다. 몇 년 전 아내에게 차 한 대 사주려고 멋도 모르고 손댄 주식으로 몇 년째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 ‘내 삶이 왜 이럴까….’ 좌절감과 무기력을 느끼며 생활했다. 그래도 다니는 절에 끈을 놓지 않았던 불연이 내 삶을 3000배로 이끌었다.사실 3000배는 딴 나라 이야기였다. 좀 솔직해지자면 시절인연이 도래했지만 모른 척 회피하기 일쑤였다. 2011년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연화봉사단에 가입해 주말마다 봉사했다. 이때 만난 도반이 아비라카페 회원이었는데 사진과 동영상을
붓다 입멸 후 500여년 경 나가르주나는 진리는 말로 설해질 수 없음을 세속제와 승의제라는 표현으로 설명했다. 우리가 진리라고 말하며, 절에서 가르칠 수 있는 진리는 그저 세속제, 즉 방편의 진리밖에 없음을 역설했다. 즉 진리는 말로 설해질 수 없음을 설한 것이다. 말이란 의미가 담긴 언어이고, 사람들은 특정한 말에 자기만의 특정한 의미를 개입시킨다. 보편적인 의미라고 할지라도 그것은 자기만의 특정한 의미와 개념이 담길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진리를 말로 설하게 되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진리 그 자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인식한
뜻 깊은 봉사라 너무 뿌듯하고 보람찬 하루였다. 도반들은 부족한 솜씨로 이것저것 음식을 해서 대접해 올렸다. “오늘 음식 참 맛있었어요.” 우리가 준비한 음식을 먹고 나온 어린 친구의 말 한마디는 가슴에 아련함을 남겼다. 고아원에서 지낸 어린 친구들의 ‘엄마손맛’에 대한 그리움이 느껴졌기 때문이다.이번엔 1000일 기도였다. 첫 100일 기도 회향의 흥분이 가시지 않았는데…. 김경숙 청소년연구소장님은 100일 기도 10번을 제안했다. 모두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싫지 않은 얼굴이었고, 심지어 웃고 있었다. 자연
“둥글 원에 빛날 빈자를 써서 둥글고 밝게 빛나라는 법명입니다.”해인사 율원에서 은사스님께 법명을 받는 순간부터 원빈으로써의 삶이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본능적으로 법명의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열심히 정진하며 살게 되더군요. 원빈 법명이 한 번씩 불릴 때마다 은사스님께서 내려주신 법명의 뜻이 화두가 되어 스스로를 점검하고 채찍질하는 힘이 된 것 같습니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우리는 모두 무엇이 되고 싶
‘금강경’의 ‘대승정종분(大乘正宗分)’에는 핵심사상이 담겨 있습니다. 대승정종이란 대승의 근본취지라는 뜻입니다. 부처님의 답변 형식으로 드러나는 ‘금강경’의 취지는 두 부분으로 되어있습니다. 첫째, “보살은 일체중생을 무여열반에 들게 하여 모두 제도하겠다는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구마라집 삼장이 ‘마땅히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항복받아야 한다(應如是降伏其心)’로 번역한 부분의 산스크리트어는 ‘evaṁ cittaṁ upādayitavyam’입니다. 이것을 번역하면 ‘이와 같이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입니다
아미타부처님과 인연은 우연이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연이었다.부산 홍법사와 깊은 인연의 시작은 우리 딸이 3살 되던 2011년 어느 날이었다. 아이가 없을 땐 수목원처럼 편안해 그냥 산책하러 자주 찾았던 사찰이었다. 날씨가 좋으면 좋은 대로 시간이 남으면 남는다고 찾았다. 휴식이 필요하고 자연이 그리우면 한 번씩 들렀다. 아이가 생기고 커가면서 내 관심은 아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움직이고 있었다. 어쩌면 그래서였다. 홍법사가 어린이법회와 문화관 수업을 한다는 소식은 참으로 반갑고 기쁜 소식이었다. 비록 아이가 너무 어려 법
우리가 세상 만물을 볼 때, 그것은 온전히 관찰 될 수 있을까?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있는 그대로 편견 없이 판단분별 없이 보는 것이 가능할까? 우리는 우리가 날마다 보는 대상을 봐서 안다고 쉽게 말하지만 그것은 그 대상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인식해서 아는 것이 아니다.우리가 안다고 하는 것은내 안의 인식이 만든 것분별의 집착을 끊어내면중생심이 불심임을 알아우리가 ‘본다’고 할 때 사실은 바깥의 대상을 직접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을 보자마자 내 안에서 떠오르는 그 대상과 비슷한 과거의 기억을 검색하여 내 안의 인식에 비추어 보
존재는 누구나 고통을 피해 행복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원하는 그 행복을 누구나 성취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이가 나름의 방법으로 열심히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들은 적다.행복한 사람 적은 이유는노력 방향 잘못됐기 때문외부 요인 매달리기 보단마음 연습 시간 투자하길왜 그럴까? 노력의 방향이 틀렸기 때문이다. 행복의 근원은 바깥에 있다고 여겨 쾌락과 안락을 추구하고, 명예를 얻고 싶어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어한다. 바깥의 무엇인가를 얻는다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주관적 행복
둘째 날, 다시 약사여래불 앞에서 일생 돌아보기를 하던 중 한 경계를 보게 되었다. 내 뒤쪽에서 함께 수행하고 있던 남편이 가부좌를 한 자세에서 빛의 속도로 상단 부처님 자리에 척 하고 가서 앉는 것이 아닌가. 동시에 법당에는 향내가 진동했다. 깜짝 놀라 눈을 뜨고 주변을 돌아보니 거사는 그대로 있고 불단 어디에도 향이 피워진 곳이 없었다. ‘네 남편이 부처인데 어디에서 부처를 찾느냐!’하는 부처님의 준엄한 가르침으로 느껴졌다.이 상서로운 체험은 지금도 나의 신심을 고무시킨다. 남편에게 불평하는 맘이 일어날 때 나는 그 순간을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