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여 비구니스님들의 위상제고라는 원대한 포부를 품고 출범한 본각 스님 체제의 전국비구니회 행보가 당차다.지난해 11월, 12대 회장 취임식과 함께 공식 일정에 돌입한 전국비구니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하며 움츠러들 수 있을 법도 했는데 오히려 활기찼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환자 치료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국대 경주병원에 격려금 1000만원을 전달했고, 조계종 총무원에도 3000만원의 성금을 모아 전했다. 국가적 재난의 아픔을 함께하며 이를 극복해 내고자 하는 비구니스님들의 마음이 읽혀지는 대목이다.올해 4월에는 전국비구
현대적 의미의 찬불가가 도량에서 처음으로 울려 퍼진 건 192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다. 당시 찬불가 보급·활용의 선두주자는 용성 스님이었다. 이후 1940년대의 조학유 스님, 1960년대의 운문 스님이 찬불가 보급에 매진했다. 1970년대에 이르러 ‘찬불가’라는 용어가 대중 속에 스며들기 시작했는데 조계종 총무원이 주최한 찬불가 공모를 통해 ‘삼귀의’와 ‘사홍서원’이 세상에 첫 선을 보인 것도 이때다. 서창업 선생의 가곡풍 찬불가도 이 시기에 탄생했다.1980년대에는 서창업, 김용호 선생이 찬불가 대중화를 이끌었다. 조계사·대각사
5월29일 기준 코로나19 전 세계 현황을 보면 누적 확진자 590만명, 누적 사망자 36만명을 넘어섰다. 제일 많은 확진자(176만)와 사망자(10만)가 나온 나라는 미국이다. 사망자 10만명은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에서의 미군 전사자들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치다. 코로나 19에 갈팡질팡하는 미국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지난 5월 초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에 주차된 트럭 2대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확인 결과 악취 원인은 부패한 여러 구의 시신이었고, 트럭은 장례식장에서 사용하는 차량으로 확
신라 고승들의 구법행을 최치원은 이렇게 묘사했다. ‘무릇 길이란 멀다고 해서 사람이 못가는 법이 없고, 사람에게 이국이란 따로 없다. 그렇기에 신라 사람들은 승려이건 유학자이건 반드시 서쪽으로 대양을 건너서 몇 겹의 통역을 거쳐 말을 통하면서 공부하러 간다.’ 구도열정과 그에 따른 고난이 단 몇 문장에 농축돼 있다. ‘떠날 때는 100명이지만 돌아온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말이 회자되던 그때 혜초 스님도 길을 떠났다. 인도와 중앙아시아, 아랍 땅을 밟은 혜초 스님은 세계 4대 여행기의 하나로 평가받는 ‘왕오천축국전’을 남겼다. 파미
올해 부처님오신날 연등회가 취소됐다. 연등회보존회는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며 전격적으로 취소된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5월23~24일에 예정됐던 연등법회, 연등행렬, 전통문화마당 등의 행사는 열리지 않는다.불교계는 지난 3월 코로나19 감염확산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봉축법요식을 음력 윤4월8일 봉행하기로 결정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의 모든 종단은 내심 이 기간 안에 종식은 아니어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조계종이 ‘코로나19’로 인한 각 사찰의 심각한 재정난을 지원하기 위해 분담금 감면을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총무원은 2020년 예산을 조정해 각 사찰의 분담금을 10% 감면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정안과 함께 전국의 사찰 및 소외계층을 위한 마스크 50만장도 배포하고 연등회 축소 등 적극적인 코로나19 사태 대응방안을 실행한다.조계종 총무원이 주도하는 이와 같은 조치들은 이태원 클럽발 연쇄감염으로 또 다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에 대한 국가적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나온 매우 시의적절한 대책이라는 점에서
2019년 11월11일, 9명의 스님들이 들어선 상월선원 철문이 굳게 닫혔다. “여기 이 자리에서 내 몸은 말라버려도 좋다, 가죽과 뼈와 살이 녹아버려도 좋다”며 “어느 세상에서도 얻기 어려운 저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이 자리에서 죽어도 결코 일어서지 않으리라” 서원한 스님들이었다. 그 누구라도 해제 전에 비상문을 박차고 나간다면 조계종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스님들이었다.위례 천막결사는 숱한 화제를 낳았다. 그럴 만 했다. 불교증흥을 발원한 역대 선지식들이 사찰에서 결사를 결행한 적은 있었지만 도심 벌판에 천막법당을 짓고 결사를 단행한
사찰을 참배하는 불자들이 자주 찾는 곳 중 하나가 불교용품점이다. 불서와 법구가 주류를 이루는데 염주, 불감, 촛대 등의 법구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불교의 상징성과 신앙의식이 농축돼 있기 때문일 것이다. 법구를 품고 있다는 건 자신이 불자임을 자각하려는 노력임과 동시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상징물을 소유함으로써 신앙심은 깊어지고 자긍심은 고취된다.5월6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며 ‘생활방역’에 따른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됐다. 일상생활과 경제·사회활동을 영위하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던 당시에는 자가 격리 중에, 병원 이송 도중에 숨진 사람들이 많았다. 크루즈 여행에서 부부가 확진됐는데 남편은 죽음에 이르러 이튿날 화장되고 마지막 인사도 나주지 못한 채 부인 혼자 살아 돌아왔다는 사연은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코로나19로 네 가족이 10일 만에 모두 사망했다는 소식과 40대 엄마와 가족 6명이 무전으로 작별인사를 했다는 전언 또한 듣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선(先) 화장, 후(後) 장례원칙’은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지금도 유효하다. 따라서 화장 과정에서도
서울 광화문 광장의 ‘황룡사9층목탑 등’이 빛을 밝혔다. 황룡사에 서 있던 9층목탑은 몽고군의 침략으로 전소되기 전까지 700년 동안 경주 어느 곳에서나 바라볼 수 있었던 높이 82m의 거대한 탑이다. 아홉 개의 각 층은 일본, 거란, 여진 등 주변 9개의 나라를 의미하는데 이들의 침입 위험을 부처님의 힘으로 막는다는 것을 뜻한다.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작금의 난국을 타파해 가자고 제안하고자 봉축위원회는 ‘황룡사9층목탑 등’을 선택했을 것이다. “법계가 서로 연기돼 있기에 우리는 홀로 존재할 수 없다. 서로를 용서하고 화합으로
BBS불교방송이 개국 30주년을 맞았다. 1990년 5월1일 101.9MHz로 첫 FM라디오 방송을 송출한 이후 1995년 부산과 광주를 시작으로 대구, 청주, 춘천, 울산, 제주에 지방사를 설립하며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2008년 12월부터는 TV방송을 송출하며 명실상부한 불교종합미디어로 우뚝 섰다. 돌이켜 보면 불교방송은 2천만 불자들의 원력으로 태동했다.조계종 3대사업으로 명명된 교육, 포교, 역경 불사는 조계종 제6회 임시중앙종회(1964)를 통해 확정됐다. 신문·방송을 통한 포교전략이 종단 차원에서 논의된 것도 이때부
부처님오신날을 맞는다!혜안을 가졌던 선지식이 일갈했듯이 부처님은 오늘 오신 것이 아니다. 생멸의 삶을 사셨던 부처님이지만 생사해탈을 통해 법신으로 새롭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 법신은 ‘오고 감’ 없이 우주법계에 충만하니 늘 우리 곁에 계셨음이다. 미완의 존재인 중생도 여래로 통찰하여 붓다가 될 수 있음을 천명하신 부처님. 바라밀을 설천하려는 불자들이 이 땅에 넘쳐날 때 예토가 정토로 바뀐다는 가르침을 전하신 부처님. 우리는 오늘도 연등을 밝히며 부처님을 기억하고 그 말씀을 새긴다.찬탄의 노래 소리 온 누리에 가득하고도 넘쳐야 할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전대미문의 ‘여대야소’가 형성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180석으로 전체 300석의 60%를 차지했는데 이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단독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필리버스터 허용, 직권상정 제한 등의 국회 선진화법도 무력화시킬 수 있다.20대 국회를 짚어보자. 4·15총선 직전인 지난 3월의 리얼미터 설문조사 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있다. ‘20대 국회의 가장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에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두 번째
조계종 중앙징계위원회가 자현 스님에 대해 내린 ‘직무정지’ 결정에 중앙종회 종책모임 무량회가 “94년 종단개혁 이전으로 퇴보한 사건”이라며 “36대 원행 총무원장 체제 출범 이후 삼권분립이 무력화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조계종이 2012년 중앙징계위원회를 설치한 것은 교역직 종무원이 중대한 비위를 저질러 사찰의 재산 및 종단의 명예를 실추한 경우 호계원의 징계심판 이전이라도 직무를 정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현행 조계종 종법은 사찰 주지 등은 호계원의 징계심판에 의해서만 해임이 가능하다. 그러나 호계원의 징계심판까지
한국과 중국이 코로나19 확산방지책으로 마스크 착용을 선택했을 때 유럽과 미국은 “마스크는 환자가 착용하는 것”이라면서 비웃었다. 그러나 정작 유럽과 미국에 코로나19가 창궐하자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바키아, 이스라엘 등의 유럽·중동 국가들이 연이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심지어 마스크를 둘러싼 ‘싸움’까지 벌어지고 있다. 독일, 프랑스, 캐나다 등은 자국으로 오는 마스크를 미국이 중간에서 가로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유럽과 미국이 ‘마스크 전쟁’을 벌이는 동안 한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는 ‘마스크 미
수미단은 불교의 우주관을 함축적으로 내포한 불단이다. 또한 불상을 봉안하는 불단이며 의례에 필요한 공양물을 올리는 공양단이다. 수미좌를 비롯해 각 단에 장엄된 부조는 예술 가치를 지닌다. 그럼에도 불화, 불상 등에 비해 수미단에 대한 관심도는 매우 낮다. 의식에 필요한 실용 측면에서만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수미단 장엄의 특징 중 하나가 경전 속 동식물들 외에도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학자들에 따르면 17세기 이전과 이후 극명한 변화를 보인다고 한다. 17세기 이전에는 용, 귀면, 연꽃 등이 주로 나타나는데 반해 17
조계종이 코로나19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4월19일까지 법회 등 대중들이 참석하는 행사와 모임을 중단하라”고 전국사찰에 추가 지침을 발표했다. “4월5일까지 법회 및 대중행사를 전면 중단하라”는 3월 지침에서 2주 더 연장한 것이다. 최근 해외에서 코로나 감염 확진환자가 급속히 유입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반면 일부 개신교계는 ‘사회적 거리두기’와는 정반대 행보를 하고 있는데 납득할 수 없다. 감염병예방수칙을 어기면서까지 주말 예배를 강행하고 있는 교회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예방수칙 준수 여부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14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의원에 출마한 후보들은 표심을 얻가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코로나 19 사태로 대중운집이 녹록치 않은 점을 고려하면 그들의 발길은 그 어느 때보다 사회 각계 지도자급 인물 앞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교계로 눈을 돌리면 교구본사·수사찰 주지 스님이 여기에 해당한다. 교계의 지도자급 스님이라면 불교계의 현안문제도 분명하게 전하며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 철저한 사전 준비는 필수다. 이를 간과하면 당해 사찰이 안고 있는 문제만 설명하기에 급급해질 수 있다. 따라서 전국의 주지 스님들은
조계사가 대한적십자사 동부혈액원과 공동으로 경내에서 ‘코로나19 소멸 발원, 자비의 헌혈운동’을 펼쳤다. 헌혈차량 2대가 조계사 경내로 진입한 가운데 임시 문진소가 설치되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헌혈은 오후 4시까지 지속됐다고 한다. 대만 자제공덕회 한국지부도 동탄 사무실 앞에서 ‘생명나눔 헌혈 릴레이’를 진행했다. 2018년 서울에 사무실을 열었던 자제공덕회 한국지부는 이날 동탄으로 사무실을 옮기며 축하연을 대신해 헌혈 릴레이로 개소식을 진행한 것이다.혈액보유량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비의 헌혈’은 생명을 살리는 불사라
방역 당국과 의료진의 노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시민의식에 힘입어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는 추세다. 신천지의 집단감염으로 매일 세 자리수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3월15일 신규 확진자는 76명으로 떨어졌다. 이후 나흘간 두 자릿수를 유지해오다 잠깐 100명을 넘겼지만 20일 오후 2시 기준으로 다시 100명 아래로 내려와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일각이기는 하지만 학원, 교회에서는 벌써부터 당장 문을 열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시기상조다. 1명의 환자가 하나의 집단 발생을 유발하면 환자가 30명, 40명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