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가 되고 싶거나, 어떤 것을 이루고 싶을 때, 우리는 애쓰고 노력한다. 무언가의 결과인 과보를 받고자한다면 원인이 되는 씨앗을 잘 뿌려야 하는 것이다. 인과나 업보는 모두 원인이 되는 씨앗인 행위 즉 업이 있고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그 업이 무르익은 뒤에 필연적인 과보인 결과의 열매가 있음을 의미한다. 원인과 결과 사이에는 시간이라는 장애물이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일까? ‘시간’은 필수 불가결한 당위일까? 많은 경전들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원인 만들어 결과 얻기도 하지만 결과 만들면 원인
육조 정상탑이 있는 쌍계사의 금당(金堂)에 올랐습니다. 마당에 올라서는 순간 금당까지 길게 놓인 바닥의 돌이 혜능 스님에게 연결되어 있는 탯줄처럼 느껴집니다. 왠지 부드러워 보이는 돌바닥에 그대로 엎드려 절을 올립니다. 세 번으로 부족한 것 같아 일곱 번을 했습니다. 고개를 드니 작은 금당의 주련이 들어옵니다.오랜만에 찾은 금당 주련서잊고 있던 삶의 진리 되찾아본래 아무 것도 없는 것인데끊임없이 구하려했던 것 참회‘본래 한 물건도 없다.(本來 無一物)’ 그것을 보는 순간 갑자기 뭔가 무겁게 지고 있던 등짐이 툭하고 내려지는 느낌이
항상 부정적으로 살아왔다. 주변 환경부터 시작해서 내가 하는 일들이 잘 되지 않거나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생길 때면 항상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알아차리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런 부정적인 사고들이 신체, 정신을 지배하게 되었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더 나쁜 결과로 이어졌다.부정적 생각으로 삶 나빠져대광명사 사경반 만나 변화‘지장경’ 한권 사경 뒤 독경매일 남에게 도움되길 발원그러다보니 무엇보다 건강이 나빠졌다. 한동안 일을 쉬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도 부정적인 사고
‘원각경(圓覺經)’은 선서(禪書)입니다. 선은 부처님의 마음입니다. ‘원각’ 또한 부처님의 마음입니다. 부처님의 마음을 장엄해서 이야기한 것이 ‘화엄경’입니다. 함허 스님은 그래서 원각경을 화엄경의 축소판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원각경을 읽고 나서 화엄경을 보면 그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알 수 있게 됩니다.원각경의 원각은 붓다 마음열두보살 통해 수행 설명수행은 깨어있음으로 귀결미세한 무명까지 제거해야붓다 마음인 원각에 들어원각경은 모든 수행법을 세 가지로 정리합니다. 사마타 정관(靜觀), 위빠사나 환관(幻觀), 선나 적관(寂觀)입니
극락세계의 수명은 어떻게 영원할까?상대성 허상 사로잡힌 시간은흐름·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상대성 초월해 한계 극복하면영생의 길로 나아갈 수 있어극락세계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가지다. 첫째는 모든 이들이 영생을 얻는다는 점이고, 둘째는 모든 이들이 불퇴전에 이르러 성불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어떤 원리로 모든 이들이 영생을 얻게 되는 것일까?지난해 1000만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영화 ‘인터스텔라’는 현대물리학의 발견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과학영화로 유명하다. 영화를 흥미롭게 보고 있다가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다. 주인공이 도착한 밀
만약 나의 노력과 의지로써 원수처럼 지내던 누군가와 결국 관계가 회복되고, 용서하고 사랑하게 되었다면 그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그것은 비단 나와 그 사람 사이의 관계회복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와 이 우주법계와의 관계가 회복된 것이며 내면세계가 한층 더 조화롭고 고요한 본성을 회복했음을 의미한다.모든 것은 서로 연결된 하나하나의 행위가 전 우주에 영향많은 사람에 영향 미치기보다단 한 사람 사랑할 수 있어야우리가 하찮게 생각했던 내 앞에 있는 바로 그 한 사람은, 사실 한 사람의 평범한 모습을 띄고 나타난 부처의 화신이며,
겉으로 보이는 나와 내안의 나는 많이 달랐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다보니 얼굴은 웃지만 속에서는 스트레스로 화병이 생기기 시작했다. 조울증처럼 기분 좋다가 갑자기 울고, 우울해지면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감정통제가 되지 않아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하면 상기가 되어 죽을 것만 같았다. 과민성대장염도 겹쳐 1년에 두 차례는 응급실을 가야했다.서비스업 종사로 화병 생겨100일 간 오로지 절·염불온 가족 절 수행하며 건강모든 사람 행복 위해 수행생활 습관을 당장 바꾸지는 못했다. 입이 즐거운 피자와 빵 등 밀가루 음식만 먹고살
얼마 전 절에서 기르던 강아지(진구)를 강원도의 한 거사님에게 보냈습니다. 진구가 떠나던 날 마지막 인사를 하려고 했지만 이미 떠날 준비를 마친 상태였습니다. 순간 울컥했습니다. 보내기로 마음먹었지만 여전히 진구의 흔적을 찾고 있었습니다. 진구를 돌보던 보살님에게 지금 다른 곳으로 보내려고 한다고 하니 놀라면서 눈물을 글썽입니다. 주차장에 내려가 보고 싶다는 것을 ‘가는 모습을 보면 진구에게 더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제가 말렸습니다. 그래도 발길을 돌리지 못합니다. 내려가서 이별인사를 하고 왔습니다. 저는 가보지 못했습니다. 아니
부처님 앞에 가셔서 무엇이든 소원을 비십시오. 정성스럽게 하는 기도는 불자라면 누구나 하는 기도입니다. 그렇게 하는 기도를 급수로 말하면 초급이라고 합니다. 초등학생 수준 기도라고 말하지요. 중급도 있냐고 물으신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있습니다. 어떻게 하는 기도가 중급이며 중학생이 하는 기도일까요. 중학생 수준 기도를 하시려거든 같은 소원을 계속해서 부처님께 빌면 안 됩니다.자기 소원만 빈다면 초급 기도숫자 정한 만큼하고 놓지 않으면이미 아는 부처님에 반복할 뿐자기 것 내려놓으면 맘에 여유그 공간에 중생 들어와야 중급모든 존
온 사방이 눈으로 덮여 있는 스위스의 설산 꼭대기에 헬기를 타고 올라간다. 칼바람을 맞으며 온 세상이 하얗게 덮인 풍경을 바라보다 장비를 확인한 후 스키를 타기 시작한다. 스쳐지나가는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하고 시원한 속도감이 느껴지는 바람을 맞으며 두어 시간 무아지경으로 즐기다보면 어느새 마을이 보인다. 지친 근육을 풀어주는 극락 같은 야외 온천에 들어가 알프스산맥의 풍광을 즐기는 여유로운 휴가의 모습은 청년 A의 버킷리스트 1번의 내용이다.지친 이들을 깨달음 지혜로말끔하게 씻어주는 극락물물의 차갑고 따뜻함 정도는우리 마음으로 조절
우리의 본질은 무아(無我)이기 때문에, 정해진 실체적인 ‘나’라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불수자성수연성(不守自性隨緣成)이라는 말처럼, 우리에게 정해진 자성은 없지만 그렇기에 인연을 따라 다양한 것을 이루기도 합니다. 나를 얼마나 활짝 열어놓느냐에 따라 우리는 비좁은 내가 될 수도 있지만, 무한하고도 드넓은 가능성의 존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나를 가두지 않고 확장하면서 활짝 열어놓을 수 있을까요? 그 하나의 방법으로 자연을 향해 마음을 열고 자연과 교감하는 삶을 사는 것을 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비좁은 곳에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해지자 이제까지 삶에 대하여 고민해 봤다. 직장생활하면서 퇴근하면 가족, 동료, 친구들과 지내고 주말에는 취미생활 하면서 동호인들과 어울리는 게 내 생활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취미생활을 하며 건강과 재산을 관리하고 노후를 즐기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몰라서 답답한 마음이 항상 있었다. 그 마음을 어디에서 풀 수 있을까 고민하다 조계사를 찾았다.왜 사는지 의문 생겨 귀의불교 교리 공부한 뒤 참선‘이뭣고’ 화두로 매일 정진완전 인격체 소망&hell
오랜만에 강원도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냥 여행이 아니라 꽃다운 20대를 우리 절에서 보내고 서른 살을 넘겨 강원도 남자와 인연을 맺은 조카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평소에 한 번씩 가던 강원도 길이지만 왠지 그 날은 기분이 다릅니다. 조카는 어려서부터 유독 저와 인연이 깊었습니다. 많이 놀아주지도 못했는데, 대학을 들어간 조카는 어느 날 저를 찾아 남원 실상사까지 내려왔습니다. 그리곤 이런 저런 인연으로 대학을 졸업한 조카는 재단에 소속된 절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정든 딸자식 결혼을 앞두고혼수를 챙기는 어머니 보며비록 자신
헤아릴 수 없어라, 부처님의 위신력.그 수명 다함이 없어라.보살은 어디에 머무시나, 지금 이 자리, 깨어있는 이 자리.부사의하여라, 여래의 중생 위함이여.오늘 ‘화엄경’의 내용은 ‘아승지품(阿僧紙品)’,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 ‘보살주처품(菩薩住處品)’, ‘불부사의품(佛不思議品)’입니다. 법문에 들어가기 전에 게송처럼 말씀드린 내용은 이 네 가지 품의 요체만을 뽑은 것입니다.여성불자 보살로 부르는 건언제나 깨어있으라는 경책법문을 제대로 공부하려면항상 분별없이 바라보고듣고 나면 시비가 끊어져야첫 번째 게송은 “헤아릴 수 없어라,
스님이 되고 나서 특이한 관점이 생겼다. 어느 집에 가든 이상하게 작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해인사에서 출가해 20명은 거뜬히 생활하는 넓은 행자실, 1000명은 거뜬히 수용하는 공양간, 수백 명이 함께 예불 가능한 큰 법당, 수천 명이 운집해 정대불사하는 넓은 도량을 누비며 살았기 때문일까? 3평짜리 작은 공간에서 살아가던 내게 출가는 공간감각에 대한 변화를 가져다주었다.탐욕 부딪칠 때 분노 꽃피고어리석음이 고통의 씨앗 돼욕심 없는 무한한 마음만이인간 속 문제 단번에 해결해극락세계를 다루는 경전의 양은 엄청나다. 우리나라의 국민들
2년 전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던 당시와 비교하면 전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그 때는 암이라는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이 밀려왔다. 매일같이 밤잠을 설쳤고 불안함과 걱정 속에서 수술도 세 번이나 미뤘다. 다행히 주위 권유로 가까운 사찰에서 108배를 하면서 어느 순간 ‘이제는 수술의 공포를 이겨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 후 한 달 동안 요양병원에 머물면서 수술 전 잠깐 맛본 수행의 기쁨을 떠올렸다. 진작부터 언니는 절에 갈 것을 권유해 온 터였다. 때마침 9월을 맞아 대광명사의 불교대학 개
만약 내 아기가 다른 집 아기보다 늦게 걷기 시작한다면, 혹은 옆 집 아이에 비해 영어도 수학도 심지어 운동도 못한다면, 어울리던 또래 친구들은 다 원하는 특목고에 진학을 했는데 내 아이만 가지 못했다면, 다른 남편들은 잘만 진급하는 것 같은데 우리 남편만 진급을 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상대적인 박탈감과 괴로움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괴로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바로 남들과의 ‘비교’에서 옵니다.현실 자체는 나쁜 일 없지만다만 비교가 괴로움 만들어박탈감보다 우월감 더 위험당당하게 독자적으로 살아야현실 자체만을 놓고 보면
우리는 일 년 단위로, 한 달 단위로, 하루 단위로 사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착각입니다. 만들어진 것에 불과합니다. 그런 삶은 없습니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매 순간이 처음이고 마지막입니다. 어느 순간이고 처음이 아닐 때가 없고 마지막이 아닐 때가 없습니다. 만약 이런 사실을 알고 나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확실해집니다. 매순간이 처음이고 마지막이면 지루하고 따분할 일이 없습니다. “또 이 사람이야” “또 이 일이야” 하면서 불평할 수 없게 됩니다. 사람은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끊임없이 변하고 달라집니다.
올해로 제 나이가 50살이 됐습니다. 10년 터울이 될 때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려고 홍역을 치릅니다. 생각이 머리에서만 돌고 정리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글로 옮겨보았습니다. 내 머리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도대체 무엇인지 그냥 떠오르는 대로 적어보았습니다. 한 참을 적고 또 적어보았더니 좋은 생각도 있고, 엉뚱한 생각도 있고 절망도 있습니다. 가장 마지막에 적힌 한 어구가 있습니다. ‘도대체 알 수가 없구나.’ 그리곤 끝을 맺었습니다.어떻게 살까를 고민하지만정답을 찾기란 쉽지 않아 주변 살피며 대화하다보니아
2007년. 계속되는 장거리 운행 누적으로 무릎 통증이 생겨 정형외과와 한의원을 다니면서 물리치료, 침 등 다양한 치료를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통증은 떠날 줄 몰랐다. 그러던 중 업무 스트레스 누적으로 목까지 붓게 되어 이비인후과를 추가로 다녔다. 일정기간이 지나도 차도가 없어서 큰 병원을 찾아 무릎과 목을 정밀 진찰한 결과 퇴행성관절염과 역류성 식도염 판정을 받았다. 게다가 목에는 물혹 두 개가 확인되어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장거리운전으로 무릎 통증스트레스로 물혹까지 생겨3000배 철야·매일 108배죽음 빗겨나간 가피 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