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월드자선은행과 더프라미스 연합팀은 3월10일 샨니 우르파에서 합류했다. 각각의 프로젝트를 시행하다가 2주 만에 만난 것이다. 우르파는 튀르키예 남동쪽 끝자락에 있는 도시로, 시리아 국경까지 1시간 거리다. 튀르키예 사람들에게는 아브라함의 고향으로 알려져있다.우르파도 마찬가지로 지진의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다른 곳보다는 그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래서 하타이, 마라하쉬 등에 살던 시리아 난민들이 국경 근처 도시로 피난을 와 텐트촌에서 생활하거나 10명 이상(2~3가구)이 단칸방에서 모여서 산다. 말이 단칸방이지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가 3월9일 ‘심층생태학과 불교의 불살생’ 제하의 기고를 보내와 이를 게재한다. 고 대표는 지구온난화 비상협의회 대표와 식생활교육 부산 네트워크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국제 채식연합회(IVU)를 대표해 세계 NGO대회와 유엔회의 활동에도 참여했다. 편집자모든 것을 과정과 패턴의 흐름으로 보는 새로운 과학적 패러다임인 일반 시스템이론은 오온이 비어있다는 불교의 무아와 맞닿아 있다. 시스템이론에 따르면 모든 생물체와 우리는 머무는 무엇이 아니라 끊임없이 흐르는 강의 소용돌이다. 스스로 영속하는 패턴이기에 소
굿월드자선은행과 더프라미스 튀르키예, 시리아 지진 긴급구호 연합팀은 이번 주부터 터키 내 시리아 난민 지진 이재민을 돕기로 하고 활동을 시작했다.튀르키예에는 공식적으로 등록을 하고 난민 지위를 받은 시리아 사람이 2021년 기준 370만명 이상이다. 이미 부산광역시 전체 인구를 넘어섰다. 등록하지 못한 사람들까지 합치면 500만이 넘을 것이라고 예상한다.이번 대지진으로 시리아 난민들은 갈 곳이 없어져 남서쪽인 메르신 이나 남동쪽 시리아 국경 근처인 우르파, 마르딘 지역으로 흩어져서 살고 있다. 그 중 더프라미스가 활동하고 있는 메르
고려와 조선의 조정(朝廷)에는 관리들이 차를 마시는 시간인 ‘다시제도(茶時制度)’가 있었다. 국가기관이 공식적으로 지정한 티타임 제도인데 중대사를 처리하기 전에 차를 마시는 시간을 의례화, 정례화한 것이다. 왕도 죄인에게 중형을 내리는 ‘중형주대의(重刑奏對儀)’에 임할 때 먼저 다방(茶房)에서 올리는 차를 마시고 신하들도 함께 마시게 했다. 이러한 제도는 공무에 임하기 전 다례(茶禮) 시간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게 하여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하라는 의도의 티타임 제도이었다.특히 사헌부(司憲府) 관리들의 업무 시작 전에 ‘음다(飮茶)’는
불교계 튀르키예 지진 긴급구호 협력팀(굿월드자선은행, 더프라미스)은 계속해서 2개의 팀으로 구호활동 중이다. 더프라미스(팀장 김동훈 총괄이사)는 메르신에서 튀르키예에 살고있는 시리아 난민 지진 피해자와 시리아로 구호물자를 보내는 활동을 하고, 굿월드는 가지안테프 주변 지역에서 튀르키예 지진 구호활동을 계속 진행중이다. 더프라미스가 있는 메르신과 이 곳 가지안테프의 거리는 약 600Km이다.지난 3월3일 마라하쉬 GAYBERY CADIRKENT 캠프의 후원물품 전달을 끝내고 우리 연합팀은 긴 거리 탓에 어쩔 수 없이 유선으로 회의를
봄학기에는 나도 모르게 새내기 학인(學人) 스님들을 기다리게 된다. 많을 때는 여남은 명도 됐지만, 숫자가 점점 줄어들어 요즘에는 서너 명이 고작이다. 아무래도 비구니스님보다는 비구스님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려서 절에서 자라다가 동진(童眞) 출가한 스님도 있고, 사회생활을 하다가 늦게 발심해 출가한 스님들도 있다. 더러 몽골이나 태국, 스리랑카 등지에서 유학 온 외국인 스님도 보인다. 반갑고도 고마운 일이다. 시간이 맞으면 가끔 점심 공양을 함께 하기도 한다. 짜장면이나 베트남 국수를 먹을 때가 많다. 그때마다 나는 짓궂게도 학교
“문득 봄이 우리 곁에 왔다.” 사람들은 꼭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봄은 어느 날 문득 우리 곁에 나타나지 않는다. 매일 매일 온 대지 곳곳을 들추며 언 땅을 녹이며 새싹을 일구고, 들과 계곡의 찬기를 조금씩 밀어내며 한 걸음 한 걸음 우리 곁으로 다가온 것이다. 단지 우리들이 무언가 자신의 일상에 함몰되어 다가오는 봄을 자각하지 못했을 뿐이다.살아가면서 관심사 밖의 일들에 대해서 정말 너무 무관심하다. 자신과 밀접하다고 여기는 친지들의 일도 마찬가지다.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을 보면 언제나 누구나 “너 이렇게 많이 자랐구나!” 한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이 바이샬리를 떠나 부처님 대열반의 여정으로 이어지는 쿠시나가르를 향해 걷고 있다.(3월3일 현재) 순례 22일 차에 541km를 걸었으니 76만 걸음을 훌쩍 넘었을 것이다. 총 1167km의 대장정이니 절반에 이른 셈이다. 순례단은 바라나시에서 북동쪽으로 10km 떨어진 작은 마을에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곳은 보드가야에서 깨달음을 얻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법을 전한 초전법륜 성지 사르나트(녹야원)다. 그곳에 서 있던 순례단의 가슴에 차올랐을 환희는 그 누구도 형언하기 어렵다. 부처님 4대 성지 중 한
“안녕하세요 혹시 지난주에 마라하쉬에 오셨던 한국NGO 인가요?”아침일찍부터 전화벨이 울린다. 띄엄띄엄 영어로 말하는 목소리가 낯익다.“마하라쉬 하비베 선생님?”전화 속 목소리의 주인공은 지난 22일 우리가 지원했던 마라하쉬 지역의 GAYBERY CADIRKENT 캠프 자원봉사자 하비베(HABIBE)선생님이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시간이 된다면 이 곳으로 한번 더 와달라 부탁했다.무슨 일일까 싶어 오전에 방문하려던 캠프를 내일로 미루고 즉시 달려갔다. 마하라쉬에서만 사망자가 1200명 이상이고, 대부분의 건물과 집들 다 붕괴돼 대지진
불교계 국제개발구호 튀르키예 지진구호 연합팀(굿월드자선은행, 더프라미스)은 2개의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굿월드는 튀르키예 지진피해 생존자들에게 물품 지원, 더프라미스는 시리아와 시리아인 지진 생존자 지원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이날 우리는 지금까지 지원했던 지역 가운데 가장 먼 지역 꼬냐(Konya)로 향하기로 했다. 새벽 4시 가지안테프를 출발해 서서히 떠오르는 아침 해를 등지고 자동차 그림자를 따라 서쪽으로 향했다. 꼬냐까지는 약 570Km, 차로 대략 6시간이 걸리는 상당히 먼 지역이었다.꼬냐(Konya)는 굿월드와도 인연이
어린 시절 겨울 추위는 대부분 추억으로 남아 있다. 머리맡에 놓여있던 물그릇의 살얼음이 신기했고, 문고리에 붙어 있는 서리는 그 겨울밤이 얼마나 혹독했는지 알려주는 기상척도였다. 복지관에서도 내 방 온풍기는 이용자가 올 때만, 복도 등 공간은 맹추위만 겨우 가실 정도로 사용한다. 민원이 발생할 듯도 싶은데 감사하게도 대부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뉴스에는 “난방비가 500만원이 나왔다…1000만원이 나왔다…” 등 추위만큼이나 사회를 위축시키고, 난방비폭탄 고지서는 충격을 가져왔다. 그런가 하면 서민들은 “난방비폭탄을 막아라”가 구호가
아주 먼 옛날, 인도에서는 “어떤 것이 행복인가?”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저마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것, 달콤한 소리를 듣는 것, 좋은 냄새를 맡는 것, 맛있는 음식을 맛보는 것, 부드러운 촉감을 느끼는 것에 행복이 있다, 혹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쟁론은 격렬해져 천상까지 알려졌고, 무려 12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급기야 도리천의 제석천왕이 부처님께 천신들을 보내 무엇이 최상의 행복인지를 물었다.부처님은 “어리석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말고, 지혜로운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며, 존경할 만한 사람들을 공경하는 것이 더없는 행복이다
남원 선원사 명부전에 봉안된 지장시왕도에서 항일 독립운동 때 사용했던 형태의 태극기 그림이 발견됐다. 색채와 선명하게 드러난 4괘를 관찰한 전문가들은 1917년 작으로 보고 있다. 1919년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진관사 태극기’의 4괘 배치와 같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보물로 지정된 ‘진관사 태극기’는 항일운동에 나선 후 혹독한 고문을 당했던 초월 스님이 일제 경찰의 눈을 피해 품어온 것이다.지장시왕도 제작 증명으로 진응혜찬 스님(震應 慧燦, 1873~1941)이 명시된 화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진응 스님은 당대 최고의
“마호메드씨, 지금 너무 강행군인데 일요일이니까 하루만 쉬고 또 움직이는 건 어떨까요?”“미스터 김! 우리에겐 그럴 시간이 없어요. 하루빨리 한 사람이라도 더 도와야죠!”2월26일 첫 일정은 지원 사각지대인 시리아를 위해 ‘헬프 시리아’ 측에 후원금을 전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이번 대지진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경지역 부근에서 발생했지만 안타깝게도 국제사회의 모든 지원과 인력은 튀르키예에만 집중되고 있다. 그 이유는 시리아가 십 여년 넘게 내전에 시달리고 있어 곳곳에서 테러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군과 시민군이 강력하게 대립하
아침 일찍부터 회의를 진행했다. 그동안 조사하고 방문한 곳들과 지금부터 방문해야 할 곳들의 정보를 모아 정리하고, 지원 방향을 정하기 위한 회의였다. 오늘부터 팀을 3개로 나눠 활동을 진행키로 했다. 2팀은 지원을 시작하고 1팀은 계속 조사를 진행하고, 2팀은 지원을 맡는 방식으로 활동하기로 했으며, 굿월드팀 또한 직접 지원을 시작했다.우리가 찾아간 곳은 지난 21일 방문한 가지안테프로부터 약 2시간30분 거리에 있는 ‘마라하쉬’시 이다. 다른 지역처럼 모든 아파트와 집들 그리고 건물들이 다 무너져 적게는 5~10여 동 많게는 50
중견 작가인 조동수(70·통녕) 거사가 그동안 자신의 참선공부를 담은 ‘오등일지’를 보내왔다. 강원도 산중의 한 사찰에서 기거하던 중 ‘색즉시공’이라는 말에 걸려 밤새 씨름하다 불가사의한 체험을 한 그가 이후 선지식을 찾아다니며 수행을 이어가다 오등선원 조실 대원 스님 회상에서 오도송을 쓰게 된 내용을 담고 있다. 편집자*오도송이 있느냐?계룡산 학림사 오등선원의 대원 스님이 내게 오도송 쓴 게 있느냐고 물었다. 많은 대중들 앞에서 나의 상태를 점검하면서였다. 그리하여 며칠 후, 예전의 메모를 정리하여 보여드렸다.색즉시공 한 마디에
2월20일 새벽, 시차적응도 제대로 못하고 일찍 잠에서 깬 우리 활동가들은 서로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것으로 인사를 나눴다.오늘 일정의 시작은 시리아 민간 구호단체 ‘화이트 헬멧’과의 실무 미팅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알아보고 전달방식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화이트 헬멧’ 사무실에서 사무국장, 지원팀장, 전략팀장, 대외협력팀장과 회의를 시작했다. 그들은 “튀르키예를 비롯한 시리아 정부조차도 신경써주지 않는데 이렇게 찾아와 준 한국 NGO에 감사드린다. 한국 국민들에게 늘 신의 은총이 함께 하길 기도드리겠다”라고 말했다.우리는 ‘
지난 2월6일 일어난 튀르키예의 지진으로 마음이 아프다. 수만 명 죽음이 확인되었고, 지금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잔해 더미에 깔려있는지 알 수 없다. 하늘은 무고한 백성들에게 왜 이리 가혹한 고통을 안겨주는지 모르겠다. 한국인들은 마음속에 튀르키예가 6·25전쟁 때 4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견해준 형제국으로 각인되어 극한의 고통을 나누기 위한 성금과 물자를 현지로 보내고 있다. 인간과 인간이 연대하는 것은 사회적 연기(緣起)의 실천행이다. 지구 위에 다양한 형태로 절망에 처한 이웃에 대한 연민의 정이야말로 인류 최고의 가치가 아닐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 박물관에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 유물 또는 고대 그리이스 유적 잔해가 전시되어 있다. 모두가 식민지 시대 야만적인 노략질로 가져온 침략의 흔적이다. 문화재에는 만든 사람들의 정신과 문화가 담겨있다. 그 문화재와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 야만적 방법으로 절취․수탈해 이를 호화스런 박물관에 전시해 놓은들, 약탈당한 민족의 후손들과 제3자가 이를 어떻게 느낄까. 빼앗은 문화재를 마치 처음부터 문명국가였던 것처럼 버젓이 전시하는 것은 야만성과 비문화성을 고백하는 것과 다름없다. 다행히 최근 들어 독일, 프랑스,
문화재청이 칠백의총 주변 정비사업을 오는 8월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교계가 요구해 온 ‘천오백총’ 또는 ‘의승·의병의 총’으로의 명칭 변경은 “고증 자료가 필요하다”라는 이유를 내세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의승군이 청주성 수복을 비롯해 행주대첩, 평양성 탈환, 노원평 전투 등에서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영규대사와 의승이 제1차 금산(눈벌)·청주성전투·제2차 금산(연곤평) 전투에 참전해 공을 세운 기록은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국조보감’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