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분단되기 이전 북한 사찰은 근대 한국불교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선지식들의 요람이었다. 특히 불교의 보고로 알려진 금강산은 유점사, 장안사, 표훈사, 신계사 등 명찰이 위치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해동제일선원’으로 불렸던 마하연 선원이 위치해 스님들로부터 각광받는 곳이었다.수월·만공 스님, 마하연 조실역임장안사, 한암·석우 스님 출가사찰초대 종정 효봉스님 신계사서 출가고봉스님, 평양 영명사 주지 역임661년 의상 스님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마하연은 금강산 만폭동 계곡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암자로 유점사의 말사였다. 한때 5
남북의 동질성은 선조들이 조성해 놓은 문화유산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된다. 삼국시대 전래된 불교문화는 한반도를 하나로 잇는 중심축이기도 하다. 북한에는 고구려,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불교문화재들이 즐비하다. 분단되기 이전 남북이 꽃피워 온 불교문화와 유적을 살피는 것은 한민족의 일체감을 확인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북녘에 있는 대표적인 성보문화재를 소개한다. 편집자북한 국보 지정체계 남한과 차이남한 8개 분야…북한은 4개 분야고려 때 조성된 성보가 다수 차지국보 중 사찰이 30건으로
재가불교가 제대로 서지 못한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재가자들이 출가자들의 삶을 모범으로 삼고 그것을 흉내 내는 것이다. 사부대중은 본디 수평적 분업의 구조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것이 수직적 신분구조로 바뀌어버렸다. 스님들을 받들고 존경하는 것은 많은 사람이 할 수 없고 또 많은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일에 자신을 던지는 소수의 전문인에게 바치는 존경과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그런 존경이 잘못 이해되어 “사람 위에 스님 있다”가 되어버린다. 그런 높은 존재를 따르는 삶의 모습과 가치가 바로 불교라고 생각되게 된다. 자연히 재
다른 이웃 종교들도 그렇긴 하지만, 국내외에서 출간된 불교 역사서들은 대부분 ‘승려’ 중심으로 되어 있다. 어쩌다 가뭄에 콩 나듯, 아주 드물게 부처님 당시의 아나타핀디카(給孤獨) 장자 ·유녀(遊女) 암바팔리 등 큰 재산을 헌납한 독지가와 빔비사라 왕이나 불교를 세계화한 아쇼카 대왕 등을 언급하지만 전체 줄거리는 늘 승려가 중심이다. 한국불교사 서술도 예외가 아니다. 게다가 불교 집안 안팎에서 현재 한국 불교에 대하여 겉으로는 ‘보살 불교’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여성 불자 중심의 기복 불교’를 폄훼하는 의도가 숨어 있다.이능화가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는 시간이 지날수록 매우 다양한 이론들을 펼쳤다. 가령 대승불교에 이르면, 석가모니 부처님은 2500년 전 인도에서 처음 성불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전부터 이미 성불한 상태였다[久遠成佛]는 관점이 제기되었다. 이런 견해는 비단 부처님뿐 아니라 중생 역시 본각(本覺)의 상태, 즉 본래부터 깨달아 있다는 통찰로 연결된다. 이러한 경향의 불교에서는 중생 자신이 본래 구원되어 있음을 철저히 자각할 것을 강조하는데, 그것의 가장 첨단에 돈오(頓悟)를 내세우는 선종(禪宗)이 자리 잡고 있다. 선종의 유래에 대해서는 이
부처님오신날이 코앞이다. 매년 맞이하는 오늘, 하지만 매번 다른 날이다. 사실 우리는 부처님이 정확히 언제 태어나셨는지 알지 못한다. 인도가 역사를 기록하지 않는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고 감사드리며 축하한다. 부처님의 출현은 기적 가운데 기적이기 때문이다. 경전에서는 이를 “희유한 일”이라고 표현한다. 부처님의 출현이 기적인 것은 우리들 뭇 생명들[중생]에게 부처될 수 있음을, 부처됨의 방법을 알려주셨기 때문이다. 부처가 되고 안 되고는 이제 우리들 몫이다. 부처가 되지 못한 것을
봄볕 속에서는 무수히 많은 꽃들이 피어 법계를 장엄한다. 그처럼 유구한 불교사의 전개 과정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거사들이 출현하여 세상의 어둠을 밝히고자 했다. 거사들은 부처님을 만나 삶의 지표를 바꾸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세상의 꽃이나 향기로 피어나게 했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세상의 평화가 완성되길 희구했다.남자신도인 우바새 중에서교단 적극적 후원자가 거사출재가 분별 없앤 유마거사거사 개념 실천적으로 심화최초 우바새는 아그리 장자빔비사라 등 많은 거사 출현거사란 남자신도 의미 넘어지혜실천 인류애 실현 역할한국불교 출가
때 이른 봄소식에 한꺼번에 터진 봄꽃들의 성급함을 나무라듯 꽃샘의 사람과 비가 대지를 적신다. 어쩌면, 사람 살아가는 인생살이가 이와 같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입꼬리가 올라간다. 벚꽃이 금방 질 것을 알지만 우리가 벚꽃을 이토록 아름답게 바라보는 이유와 지혜를 헤아려본다.일확천금 헛된 욕심 채우려다10년형 선고받고 9년째 복역절망·자괴감에 죽기만 바랄 때참석한 법회서 하염없이 눈물‘방하착’ 법문 듣고 자각한 후매일 아침 108배로 하루 시작화장실 청소 자청 5년째 실천매사 집중해 각종 자격증 취득부모님이 웃음 짓게 최선 다짐탐·진·치
11년 전의 일이었다.포교사 첫 임무가 하나원 법회북 이탈주민과 매 일요일 만남소설·영화 나올법한 아픈 사연들어주며 엄마처럼 가슴에 품어형식 매임 없이 불교문화 전파안타까운 죽음 발벗고 나서자주변 스님들의 도움도 이어져서로 공감하며 직접 가피 체험불법 인연은 인생 최고 히트작포교사가 되고 난후 포교사단에서 일방적으로 배치해 주던 봉사 장소가 통일부였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북한이탈주민들이 한국에 입국해 정착 교육을 받게 되는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이었다.처음엔 그곳이 어떤 곳인지도 몰랐다. ‘북한’이라는 단어가 있어 들어
나는 수화통역사다. 조계사 원심회에 수화통역 자원봉사를 하러 갔다가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탱화를 그리는 농인(聾人)이었다. 농인은 청각장애인을 말한다. 다들 불심으로 이어진 인연이라며 축하해주었고 결혼 전부터 쭉 해왔던 기도는 결혼 후 귀한 아이를 만나고 싶다는 의지로 지장기도로 이어졌다.산후 우울증에 자살충동 심각출산 3개월 때 다리까지 장애손가락 관철통증에 수화 포기기도하다 “살려 달라” 울기도간절히 다라니 시작 1년 만에몸 회복되고 알아차림 빨라져매순간 감사한 마음 갖게 되고남편·아이 함께 관음기도 시작부모 기도가 아이 지혜
나는 김포시에 사는 뇌성마비 장애인 불자다. 어머니는 내가 태중에 있을 때 무언가를 보고 놀란 일이 있는데 그 영향으로 내게 장애가 생긴 것 같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부모님은 장애를 갖고 태어난 나를 어떻게든 고쳐 보려고 서울에 있는 큰 병원부터 산속에 있는 산사까지 그 어디든 찾아 다니셨다. 무엇보다 내가 가진 장애를 없애달라고 정성을 다해 기도를 드리던 모습은 내 기억 속에 지금도 생생하다.불편한 장애로 30여년을집에서만 보내야 했던 몸2005년께 인터넷 통해서장애 불자들의 신행모임‘보리수 아래’와 인연맺어반야심경 일심 염송하며
불교에 대한 나의 첫 기억은 법당에서 할머니를 따라 절을 하던 어릴 적 모습이다. 그것이 뭘 의미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흉내 낸 것에 불과한 그 행동에 그곳에 있던 스님이나 사람들이 무척 귀여워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재수로 동국대 불교학부에 입학군복무 고민하다 선배 추천으로육군훈련소 연무사 군종병 복무사고 예방위해 훈련병 엄격통제어느날 여느 때처럼 통제하는데친한 군종병 “항상 화 나 있어”지적에 참회하고 따스함 갖게돼큰법회 준비하며 느낀 두려움도묵묵히 마주하고 성취하며 극복매사 솔선하는 사무장·법사님께지식 아닌 ‘불교의 지혜’ 깨
불교집안에서 나고 자란 나는 중매로 남편을 만났다. 결혼을 하고 보니 시댁이 기독교 집안이었다. 사촌, 그 누구도 교회에 나가지 않는 사람이 없어 온 집안이 교회에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나와 인연이 되려고 그랬는지 유일하게 교회에 나가지 않은 사람이 남편이었다.불자인데 기독교 집안 맏며느리그럼에도 시아버님 제사 지극히남편과 시아버님 산소 찾았을때아이들과 함께 절에 가라고 허락병명도 없이 깨질듯한 두통에일어나지도 못하다가 꿈 속에관세음보살님 친견하고 쾌차아르바이트하던 고등학생 아들오토바이 타고 배달 가던 길에반대편서 오던 차에 치였
일요일 오전 9시. 육군 제3탄약창 호국창수사 법당 명종 소리를 시작으로 삼귀의와 오분향례, 헌향진언을 집전하던 목탁 소리의 여운이 가실 즈음, 100여 장병들의 입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입김과 함께 폭발음처럼 터져 나오는 지심귀명례 예불문 소리에 법당의 창문이 떨린다. 장병들의 힘찬 독경소리에 집전포교사의 목탁 소리는 여름날 모기 소리만큼이나 외소하다. 보현행원과 사홍서원, 산회가를 부른 후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는 것으로 법회는 마무리된다. 100여 장병들이 하나가 되어 삼배를 올리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장엄할 뿐 아니라 무릎과 마룻
“우리 딸, 아빠랑 발가락까지 닮았네!”“어? 정말 그러네, 아빠 딸이니까 그렇지. 헤헤헤.”중학교 졸업을 앞둔 12월 초백혈병으로 홀로 떠난 딸아이견디기 힘든 그리움과 슬픔에이대로 숨이 멈추기만을 기도마지막 3000배 올리고 싶어수행공동체 아비라 카페 찾아해인사 백련암서 3000배 이후법명과 화두를 받아 수행 시작불교대학서 본격적 공부하며포교사·전문포교사 품수받아군법당·요양원 봉사활동하며딸 먼저 보낸 아빠의 삶 회향행복이 때론 비수처럼 꽂히기도 한다. 딸아이 또래와 같은 아이들을 보면 더욱 그랬다. 딸과 도란도란 나눴던 추억이 파
남편 사업으로 중국서 10년 가까이 살다 한국에 귀국한지 1년 남짓 됐다. 북경에서 초등학교에 다녔던 딸은 어느덧 훌쩍 자라 올해 대학교에 입학했다. 10년 전 딸은 “니하오” “짜이지엔” 인사말만 배우고 입학한터라 가끔 오줌도 지리고 오고 똥도 묻혀 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중국어도 늘고 친구도 사귀며 잘 적응을 해갔다. 그러나 그건 착각이었다. 어느 날 아이 머리에 동전만한 크기로 머리카락이 빠져 있는 걸 보았다. 방학을 맞아 한국에 들어와 있던 터라 병원을 찾았다. 의사선생님은 아이의 머리를 보더니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해 열린 제5회 신행수기 공모에서 윤애경 불자의 ‘살아계신 나의 부처님’이 대상인 총무원장상을 수상했다. 법보신문과 불교방송의 공동주관으로 진행된 신행수기 공모에는 총 130편이 접수됐다. 수상작 20편 중에 총무원장상을 비롯해 포교원장상, 중앙신도회장상 등 10편을 지면에 소개한다. 편집자주교통사고로 다친 남편 돌보며경찰병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병원법당서 무릎 부서져라 절하며남편·아이 위한 기도로 마음잡아병불련 창립멤버로 의료봉사활동마하의료회 활동에도 적극 동참독송과 사경으로 끝없는 기도사찰불사 보
국내 갑상선질환 최고 권위자는 단연 조보연(72) 교수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을 거쳐 2010년 3월 문을 연 중앙대학교병원 갑상선센터 책임자로 전격 영입되면서 다시 한 번 이 분야 국내 최고 명의임을 입증했다. 올해 나이 일흔 둘, 외래환자 진료는 오전에만 보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 70여명에 육박하는 환자들이 그를 찾는다. 정년퇴임 전, 서울대병원 재직 시절에는 매일 200여명에 달하는 환자가 몰렸다. 암을 비롯해 갑상선과 관련된 각종 질환에 대한 걱정에 짓눌려있는 환자들을 하루 종일 대하는 일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서울 조계사 마당에는 꼬마 부처님이 계시다. 큼직한 얼굴에 커다란 귀, 무엇보다 초승달 눈 미소가 인상적이다. 이런저런 근심을 안고 일주문 안에 들어섰더라도 천진동자불과 마주하면 슬며시 미소가 번질 만도 하다.1952년 경주 불국사로 출가불교정화 때 금오 스님 시봉통도사 강원 등서 경전 공부운허·경봉 스님에게도 배워은사 월산 스님 도와 절 살림법주사승가대학 강사도 지내홀로 독학해 일본어 마스터경허선사 등 연구논문도 다수조계종 원로의원 성타(性陀) 스님은 조계사 천진불을 닮았다. 경주 불국사 회주를 비롯해 (재)성림문화재연구원 이사장
“사회갈등·대립, 부처님 마음으로 풀어나가야”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꽃잎에 맺힌 이슬은 붉은 구슬처럼 빛나고, 푸르른 신록이 마치 비단을 펼친 듯이 온 세상을 장엄하고 있습니다. 봄볕이 산과 골짜기를 가리지 않고, 나무와 풀을 따로 비추지 않는 것처럼, 천지의 이치는 모두가 평등하고 차별 없으니 삼라만상의 모습이 또한 그러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은 진리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모든 존재가 본래 자유롭고 평등한 불성(佛性)의 소유자이며, 모두가 존귀하고 스스로 온전하여 소중한 존재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인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