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맛보니 미간을 찡그리게 되고(一嘗已攅眉)/ 두 번 씹자 눈에 눈물이 가득(再嚼淚盈眶)/ 매우면서 달콤한 그 맛은(旣辛復能甘)/ 계피와 생강을 하찮게 보니(俯視桂與薑)/ 산짐승 고기와 비린 해산물(山膏及海腥)/ 그 어떤 음식과도 비교할 수 없네(百味不敢當).”‘속동문선(續東文選)’에 나오는 조선 초 문신이었던 유순(柳洵, 1441~1517)이 ‘부산개침채기이수(賦山芥沈菜寄耳叟)’라는 시에서 산갓김치를 맛본 감흥을 읊었다. 산갓김치는 특유의 강렬한 매운맛으로 먹는 이의 눈에 눈물이 핑 돌게 만든다. 그러나 단지 매운맛으로만 끝
[1714호 / 2024년 1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조론’의 저자, 승조(僧肇, 384∼413)는 ‘도량’이라는 말을 ‘한가롭고 편안하게 수도하는 장소’라고 주석을 붙이고 고요히 마음 편안하게 수행하는 어떤 장소이든 간에 그곳이 깨달을 수 있는 장소라고 명명하였다. 승조는 이렇게 도량을 해석하고 있는데, ‘도량=마음자리’라는 공식으로 봐도 된다. ‘유마경’에서 ‘도량을 가꾸는데, 어떻게 닦아야 하는가?’에 초점을 두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굳이 고요한 숲속에 머물러야 선을 하는 것이 아니며, 수행하기 적합한 장소에서만 도를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머무는 일상에서, 자신
세찬 눈바람이 종일 문을 두드리던 지난해 12월. 점심을 앞두고 난로 곁에서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던 어르신들이 벌떡 일어났다. 아무런 예고 없이 여고생 4인조가 등장한 것이다. 한껏 엉클어진 머리카락을 넘기며 쇼핑백을 주섬주섬 내려놓는 앳된 모습은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어르신들, 여기 학생들이 깜짝 선물을 가져왔어요. 세상에나 놀라지 마셔요. 직접 합장주를 엮어왔답니다. 자그마치 1000개에요. 몇 달 전부터 어르신들 건강 생각하면서 준비했다고 합니다. 따뜻하게 맞아주세요.”사회복지사의 소개에 열렬한 박수가 쏟아졌다.
“극락정토는 아미타불이 모든 중생을 고통에서 구제하여 깨달음으로 이끌기 위해 서원을 세워 이룬 세계를 말합니다. 정토에 왕생하려면 먼저 불법을 만나야 합니다. 군법당, 병원법당, 교도소 등에 법보신문을 보내 불법과 인연을 맺게 하는 법보시 또한 정토에 이르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동국대 대학원에서 정토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미탄 스님은 정토불교 연구뿐 아니라 권진(勸進)에도 여념이 없다. 스님은 법보신문을 군법당, 병원법당, 교도소, 관공서 등에 보내 불법을 전하는 법보시 캠페인 또한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의 일환
“순간의 실수나 잘못된 판단으로 영어의 몸이 되신 분들이 법보신문을 통해서 불교를 접하고 부처님의 말씀을 통해 몸과 마음이 편해지고 정신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광주지역 포교와 전법의 수레를 멈추지 않는 채선희 광주불교연합회 총무과장이 법보신문 법보시에 동참했다. 채 과장은 독실한 불교 신자이자 법사인 아버지를 따라 광주 무각사를 다니며 어려서부터 불교를 접하게 됐다. 열심히 신행 활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서울에서 사업을 하며 불자로서 불교와의 인연을 이어왔다.3년 전 화엄사 빛고을포교원에 근무하는 언니를 돕기 위해 광주에 내려와
“부처님 법을 실천하는 것이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봉사는 원하는 것을 준다고 해서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두 개로 늘어나는 것입니다. 내가 물질적인 것을 한 개 지원해 줬지만 수혜자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봉사를 하는 불자들에게는 선업을 쌓는 큰 공덕이 되니 말입니다.”행복한 이웃나눔 봉사단 대표 강정규(61·진월) 단장의 말이다. 대구지역 사찰 연합회의 신도회장을 지내기도 한 강 회장은 어릴 때부터 대구 용연사에서 문화해설사로 활동하는 부친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불교를 접했다. 어린 시절, 어렵기만 하던 아버지의 봉사하는
불교를 처음 접하게 우연한 기회였습니다. 제 동료가 기독교 성경책을 주면서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더군요. 성경책을 읽으려는 찰나의 순간 저도 모르게 제 입에서 나온 첫마디가 ‘욕심을 버리게 되면 모든 것이 순조롭고 마음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이후 이곳에서 연등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게 됐고 화를 내는 등 주위사람들에게 피해만 주었던 제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 불교가 무엇인지, 불교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들을 참회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 출발하고자 합니다. 부디 불법 공부가 이어지도록 법보신
2024년은 갑진년 청룡의 해다. 흔히 청룡은 청춘과 기백 그리고 왕을 상징하며 동쪽을 수호하는 신성한 존재로 여긴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맞는 청룡의 해는 초고령사회로 들어가는 시작의 해라는 것이다. UN인구청(UNPD)에서 정의하는 초고령사회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노인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것을 말한다. 한국은 2010년대 후반부터 출산율이 감소하고, 2020년부터 베이비붐세대가 노인이 되면서 초고령사회가 가속화됐다고 한다. 초고령사회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노인이 되는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의료보험의 인상, 국민연
어머니의 한결같은 기도와 정성 덕에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고 왕따를 당한 적도 없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학년이 올라가 반이 바뀔 때마다 어머니가 담임선생님들에게 아들 잘 부탁드린다며 학급을 원조했고, 친구들에게 철마다 간식을 제공하는 등 아주 많은 보시를 했다. 부처님 가피는 항상 있었다. 어머니 덕분이었다. 나는 생활 자체가 부처님과 늘 함께 였기에 따로 기도를 드린다거나 매일 꾸준히 하는 신행 생활이 없었다. 사실 불경을 읽어도 통역이 없어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한자를 따라 해도 무슨 말인지 어려웠고 우리말 경전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 유육안부 여시 세존 여래 유육안(須菩提 於意云何 如來 有肉眼不 如是 世尊 如來 有肉眼)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 유천안부 여시 세존 여래 유천안(須菩提 於意云何 如來 有天眼不 如是 世尊 如來 有天眼)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 유혜안부 여시 세존 여래 유혜안(須菩提 於意云何 如來 有慧眼不 如是 世尊 如來 有慧眼)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 유법안부 여시 세존 여래 유법안(須菩提 於意云何 如來 有法眼不 如是 世尊 如來 有法眼)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 유불안부 여시 세존 여래 유불안(須菩提 於意云何 如來 有佛眼不 如是 世尊 如來
역사상 최고의 역경승을 꼽자면 단연 구마라집 삼장(343-413)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가 번역한 유려한 문체의 경전들은 이후 동아시아 불교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의 수많은 역경 불사는 대부분 장안에서 이루어졌다. 현재 시안에는 장구한 세월을 거쳐 그의 숨결을 유유히 전하는 사찰이 남아있으니, 바로 초당사(草堂寺)이다. 초당사는 시 중심에서 서남으로 약 35km 떨어진 후이취(鄠邑區)의 읍내에 자리한다. 산문(山門) 앞에 세워진 비석에는 “삼론종조정(三論宗祖庭)”이란 비문이 새겨져 있어, 이곳이 구마라집을 비조로 하는 삼론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