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법주사는 팔상전을 비롯해 국보 3점과 보물 12점이 모셔져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재 사찰이다. 이 중 보물 제216호로 지정된 마애여래의좌상은 고려시대 조성된 것으로 6m가량의 큼직한 바위에 돋을새김으로 조각됐다. 마애불로는 드물게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이 이색적이며 다소 비사실적이지만 곡선이 아름다운 데다가 상호가 부드럽고 편안해 많은 불자들이 찾는 기도처다.불상의 오른쪽 바위 면에는 짐을 가득 실은 말과 스님, 말 앞에 꿇어앉은 소가 새겨져 있다. 이것은 553년 법주사를 창건한 의신조사가 불경을 실어 오는 모습과 소가
도법·수경 스님이 국정원으로부터 불법 사찰을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파문’으로 국민들에게 충격을 던졌던 이명박 정부 때다. 2008년 6·10 민주화 항쟁 21주년을 맞아 광화문과 시청을 중심으로 한 서울도심에서 100만 촛불이 타올랐다. ‘촛불시위·명박산성’으로 대변되는 그 사건 이후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정치인뿐만 아니라 노조 관계자, 언론인까지 사찰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행 퇴직자로 구성된 협력업체 ㈜KB 한마음 사장도 사찰했다. 수백만 명이 본 촛불시위 동영상을 개인 블로그에 올린
내장사 대웅전이 전소됐다. 석가모니 부처님과 법당에 휘발유로 추정되는 인화물질을 끼얹고 불을 지른 범행자가 50대 초반의 사미라는 사실에 아연실색해질 뿐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인명 피해는 없었다는 점이다. 내장사가 속해 있는 조계종 24교구본사 선운사는 화재 직후 국민에게 참회했다. “9년 전 화재로 소실된 대웅전의 아픔을 극복하고자 사부대중의 원력으로 완료된 수행의 근본이자 정신적 위안처였던 대웅전이 또 다시 화마에 휩싸이게 되었다”며 “더욱이 화재 발생 배경이 사찰 내부 대중의 방화로 알려져 국민과 불자님들에게 말할 수 없는
‘대한불교조계종’간 최초의 ‘불교성전’이 2월24일 봉정됐다. 2019년 4월 출범한 불교성전편찬위원회는 지난 2년간 30차례에 이르는 공의를 거쳐 경율론 삼장에 담긴 정수를 집대성했다. 부처님과 선지식의 가르침이 배어있는 이 성전은 부처님처럼 살아가려는 우리들이 걸어가야 할 길을 밝혀 주는 등불이 되어줄 것이다.방대한 경전을 한 권의 책에 담으려 시도한 최초의 인물은 1881년 ‘불교교리문답(The Buddhist Catechism)’을 선보인 미국인 헨리 스틸 올코트(H.S Olcott)이다. 교리에 입각해 불교의 본질에 다가섰
“군부가 아무리 큰 힘을 가졌더라도 살생과 무력을 사용해선 안 된다. 방화, 총기 사용, 화학 무기 등 폭력에 대한 책임은 결국 (현재 정권을 장악한) 국가 지도자들에게 되돌아 갈 것이다.”미얀마불교협회 회장이자 만달레이 반모우 사원 주지 바단다 꾸마라 비윈따 스님이 성명을 통해 준엄한 일갈을 내렸다. 국민들의 평화시위에 대한 강경진압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불교협회는 명실상부 미얀마 불교를 대표하는 단체다. 회장 명의 성명이지만 9개 종파 지도자들과의 교감을 토대로 천명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2019년 11월13일부터 2020년 11월15일까지 템플스테이 참가자를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7점 만점에 내국인 6.47점, 외국인 6.49점이 나왔다. 백분율로 환산하면 93점에 가까운 점수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관계없이 템플스테이에 대한 만족도가 최상이었다는 의미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한국인들의 성향을 감안한다면 서비스에 있어 90% 이상의 평가는 매우 드물다. 그런 점에서 템플스테이는 한국대표문화자원이라는 자부심에 손색이 없다.설문은 지난 1년간 템플스테이 참가자 1만
검찰이 후원금 횡령 등 나눔의집 이사진에 제기됐던 모든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2월 경기 남부경찰청이 후원금 횡령에 대해 ‘혐의 없음’을 확정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나눔의집을 횡령과 학대로 얼룩진 비리집단처럼 매도한 경기도의 주장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2020년 5월19일 방영된 MBC PD수첩 ‘나눔의집에 후원하셨습니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양로시설인 나눔의집에서 ‘조직적 횡령’과 학대가 가해졌다는 의혹을 다뤘다. 이 보도는 짧은 시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후원금
전통사찰은 스님들의 수행도량이자 종교의식이 봉행되는 성스러운 공간이다. 또한 부처님 법을 따르는 불자들이 신앙의 자유를 구가하는 곳이다. 한국문화의 정수를 이해하고 체험하는 장소로 외국인들에게 소개되기도 한다. 따라서 전통사찰은 민족문화 창달에 크게 이바지하는 문화유산이다. 이처럼 고귀한 유산을 올곧이 보존하고 계승할 의무가 사찰에만 있을까?헌법은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국가가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불교계와 더불어 국가는 전통사찰을 온전히 보존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전통사찰
2월1일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필두로 한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을 감금했다. 장·차관 등의 국가 주요 인사들도 대거 교체하며 향후 1년간의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사실상 권력을 장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국무부는 군부의 정권 장악을 쿠데타라고 규정하고, 원조 제한과 군부에 대한 추가 제재를 언급한 상태다. 미국의 미얀마에 대한 직접 원조가 거의 없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감안하면 미국의 제재 실효성은 당장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의 직간접 개입에 따라 상황은 급변할 수 있어 미얀마의 향후
2020년 1월 20일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 국적의 한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2월 중순에 접어들며 코로나19 공포가 엄습했고, 그 중심에 대구 신천지 교회가 있었다. 이른바 ‘신천지발’ 확진자는 5214명이었는데 현재까지도 집단 감염 단일규모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교회가 코로나19 1차 대유행을 몰고 왔다는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신천지를 두고 점화된 개신교 내 ‘이교도 논쟁’이 이러한 사실을 뒤집을 수는 없다. 방역당국과 의료진, 시민들의 방역지침 엄수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발원했다.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장애, 출신, 인종, 언어, 종교 등을 이유로 타인을 배척하고 위해를 가하는 행위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한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더 이상 차별로 인한 갈등과 분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했다.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불교계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어서 의미 있다. 조계종이 지향하는 차별금지법은 ‘특정종교의 신앙에 따른 행위’ 예외조항을 포함한 민주
한국불교학계가 오랜 세월 갈망하던 불사 중 하나는 ‘한국불교전서’ 편찬이었다. 삼국시대부터 대한제국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우리나라 고승대덕과 학자들이 남긴 문헌을 발굴 수집해 발간하는 대작불사였다. 동국대 한국불교전서편찬위는 ‘한국불교찬술문헌총록’을 기초로 작업에 들어가 1979년부터 2004년까지 26년에 걸쳐 ‘한국불교전서’ 전14책을 간행했다. 재정지원도 원활하지 않았을 상황에서 파손과 마멸이 심한 원고를 정리해야 했으니 그 고충은 심대했을 것이다. 그 역경을 모두 이겨낸 편찬위는 당초 계획대로 총 10책의 ‘한국불교전서’를 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