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여 년 전, 당시 인도 사회의 엄격한 계급제도인 카스트를 부정하고 평등을 주창했던 불교. 특히 부처님은 모든 중생에게는 불성이 있어 귀히 여겨야 한다고 밝히면서 평등을 강조해 왔다. 그럼에도 오랜 기간 불교 승단 내에서는 비구·비구니의 불평등 조항이 있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비구니 스님이 비구 스님을 존중하고 공경해야 할 여덟 가지 종류의 법이라는 ‘비구니팔경법’이다. 각 조항마다 다분히 성적 차별의 요소를 지니고 있는 이 법은 부처님의 평등사상과 크게 벗어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계율을 전공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과연 부처님이 이 법을 제정했을까’를 두고 오랫동안 논쟁을 거듭해 왔다. 부처님 평등사상에 위배 최근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 스님은 「불교학연구」15
10년 전 친구의 배신재산·가족 모두 잃고위안 찾아 3년간 고행 ‘내가 곧 부처’ 깨닫고한 조각 욕망도 털어내도반들과 새 삶 개척 용하심 보살은 매일 아침 참회아 이웃에 대한 축원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어둠이 사그라지는 이른 새벽, 경기도 광주 한꽃 빌리지 5층에 마련된 임시법당에서 아침 예불과 독경을 마친 이용하심(53) 보살은 평소처럼 부처님 앞에 가부좌를 틀고 앉는다.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음으로 지은 모든 죄를 참회합니다. 오늘 하루도 나와 인연을 맺은 이 모두가 부처님입니다. 일체 만물이 행복하기를 발원합니다.” 한 번도 거르지 않고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아침의 일상이다. 이 시간만 되면 입가엔 미소 꽃이 핀다. 참선하면서 웃는다니, 안거 도
“강원은 지식을 교육, 교양인을 양성하는 세간의 대학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놓고 버리는 수행자의 길을 가기 위한 준비과정입니다. 강원 고유의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교육 시스템을 복원하고 전통 강원의 위상을 복원하는 데 더욱 진력하겠습니다.” 1월 27일 하동 쌍계사 대웅전 복원불사 준공식에 이어진 전강식에서 고봉 스님의 강맥을 이은 쌍계사 조실 고산 스님으로부터 강맥을 전수받은 전강 제자 쌍계사 강원 강사 월호 스님은 “15년 전 동국대학교 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한 날보다 훨씬 더 뜻 깊은 날”이라며 “지금까지 해 온 사교반 강의에 변함없이 진력하면서 기회가 된다면 선방 안거 수행을 실참, 더 깊이 있는 강의를 설하고 싶다”고 수행자로서의 바람을 밝혔다. “대학에서의 공부가 지식을 쌓는 과정이라면 출가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눈 푸른 20여 명의 납자들이 견성의 문고리를 틀어쥐기 위해 살과 뼈를 깍아내던 문경 봉은사. 지금도 이곳은 밤낮으로 쉬지 않으며 화두에 온 몸을 내던지는 가행정진과 용맹정진을 반복하며 '언어 이전의 언어(聲前一句)'를 깨치려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선불장(選佛場)이다. 45년이라는 일제 식민지 광풍은 이 땅의 산천과 인심을 극도로 피폐하게 만들었다. 불교도 예외는 아니어서 왜색불교의 침투는 수행가풍을 퇴색케 했을 뿐 아니라 1600년 한국불교 전통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었다. 영원한 수좌들의 고향 이런 가운데 1947년 6월 경북 문경 봉암사. 이곳에서는 현대판 ‘신화’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성철, 자운, 보문, 우봉 스님 등 2
“어떤 수행이든 스스로를 하심(下心)하게 하고, 분별심을 없앤다면 그보다 더 나은 수행법이 어디 있겠습니까. 밥이든 국수든 중요치 않아요. 실제로 먹어 보는 것이 중요하지요.” 참으로 수행하는 이들은 말이 없다. 정진만이 있을 뿐이다. 겨우내 혹독한 추위를 이겨 낸 나무들이 봄날 기쁨의 꽃망울을 터트리듯 가치있는 일들은 항상 이렇다. 말없는 실천이다. 공소사 주지 청아 스님. 포교를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 높여 수행을 논하지도 않지만 참된 불법의 세계를 염원하는 불자들에게 밝은 빛과 같은 존재다. 절 살림 일체를 신도들의 손에 맡기는 파격은 물론 재가자의 수행결사도량인 아미수행원의 개원을 통해 불자들의 어깨에서 기복을 내려놓는 대신 청정한 수행의 길을 제시하는 한겨울 동치미 같은 스승이 바로 청아 스님
전강 스승 고산 스님이 월호 스님에게 강맥을 전수하고 있다. “화려하게 장엄된 법당을 보기 전에 자기 법당부터 먼저 볼 수 있다면, 오늘 법회의 참스승이 되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겁니다.” 하동 쌍계사 조실 고산 스님이 1월 27일 쌍계사 대웅전 해체복원 준공법석에서 열린 쌍계사 강사 월호 스님에게 강맥을 전수했다. 직지사 고봉 스님의 강맥을 이은 고산 스님이 다시 제자 월호 스님에게 위없는 바라밀을 베푼 것이다. 강맥(講脈)을 전수하는 전강은 스승에게는 강백으로서의 의무 하나를 원만히 회향했음을, 전강을 잇는 제자는 비로소 후학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을 스승으로부터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쌍계사 대웅전 복원이 법을 담을 그릇을 조성하는 외형 불사라고 한다
티베트 불교에서 닝마파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되 종파가운데 하나인 카귀(‘까규’라고도 함)파의 견지에서 티베트 불교를 소개하고 있다. 티베트 불교의 삼승, 즉 소승, 대승, 금강승의 관점에서 본 불교의 개괄서다. 지은이 탈렉 캅괸 림포체는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의 이밤 불교학교 교장이자 운영자다. 1955년 티베트 동부에서 태어났고 25세이던 1980년 오스트레일리아로 건거나 카귀 전통의 가르침과 수행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미국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정기적으로 안거와 강좌, 교육과정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오스트레일리아와 유럽, 미국 등지에서 강의한 내용을 기반으로 구성됐다. 16,000원. 남수연 기자
정찬주 장편소설 삽화·송영방 “한 생각에 검은 머리 한 다발 끊는 일 아까울 것이 없나이다. 이 세상 모든 것 다 버릴 것인데, 구할 것 많은 복잡한 세상으로부터 벗어나 부처님의 세계에서 법의 꽃을 피우는 일은 진실로 그 가치가 무한합니다 ” 가을비가 오려는 듯 차창에 빗방울이 날벌레처럼 붙기 시작했다. 고명인은 브러시를 작동하여 빗방울을 닦아냈다. 그러자 시야가 멀리 드러났다. 추수가 끝나버린 들판은 언제 보아도 황량했다. 예전에는 움막 같은 볏단들이 들판을 지켰는데, 지금은 기계가 추수를 하면서 알곡만 챙기고 볏짚은 잘게 간 뒤 논에 뿌려 썩히는 모양이었다. “볏짚이 필요해서 마을로 나가 봤지만 구하기 힘들더군요. 소를 기르는 농가에서 다 가져가 버렸고, 남은 것들은 기계로 갈아서 논
선재동자에게 법을 설하는 관세음보살, 바다에 비친 관세음보살의 미소는 불자들에게 환희심과 희유함을 맛보게 한다. 그 미소를 잠시라도 엿보고 있으면 보살인양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듯하다. 수백년 묵은 거목이 수월관세음보살로 나투었다. 부산을 대표하는 관음도량인 관음사(주지 지현)가 지난해 연말 목조로 된 수월관세음보살상〈사진〉을 봉안했다. 관음사 대웅전에 나툰 수월관세음보살상은 중국에서 조성, 이운해 왔으며 높이 2m에, 지름만도 1m에 달한다. 나무 기둥 안쪽에서 물결처럼 일렁이는 나무의 자연스런 결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섬세하고 역동적인 모습이 특징이다. 흐르는 물처럼 곡선으로 이어진 보살의 미소와 법의가 인상적인 수월관세음보살상은 한 손에는 버드나무 가지를, 다른 한 손에는 정병을 각각 들고 있으며
정찬주 장편소설 삽화·송영방 “세상 어디고 간에 선방 아닌 곳이 없었다. 머슴이 코를 골며 자는 골방이 선방이고, 애통하게 울부짖는 초상집이 선방이고, 폭우에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는 논이 선방이고, 폭우가 할퀴고 간 끊어진 다리를 복구하는 현장이 바로 선방이었다 ” 일타는 하안거를 해제한 날 송광사 경내를 한 바퀴 돌았다. 감로암으로 올라가 원감국사 비를 돌며 효봉에게 탄 화두 간시궐을 중얼거렸다. 어느 할머니 신도는 허공을 향해 간시궐을 외는 일타를 보더니 도리질을 하며 손사래를 쳤다. 젊은 수좌가 허기 져 간식을 달라고 중얼거리는 줄 알았던 것이다. ‘간식을, 간식을.’ 그러나 일타는 하안거 동안 화두를 타파하지 못한 분심이 일어 ‘간시궐’을 외고 있는 중이었다. 일타는 계곡물 소리
계·정·혜 삼학(三學) 가운데 하나인 계율. 계율은 한국불교가 1700여년의 전통을 면면히 이어올 수 있게 한 근간이 돼 왔다. 특히 “계율을 어기며 100년을 사느니 하루를 살더라도 계율을 지키겠다”는 신라 자장 스님과 같은 율사들의 서슬 퍼런 지계 정신은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한국불교 승가 전통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불교 율맥을 잇는 율사에는 어떤 분들이 있을까. 근대 이후 한국불교 율풍 진작의 중흥조로는 용성, 자운 스님이 꼽힌다. 용성 스님은 지계의식이 급격히 무너지던 일제 강점기, 스님들의 결혼을 반대하며 출가자의 지계를 강조했을 뿐 아니라 ‘용성조사 세간 5계’를 만들어 재가자들의 지계를 강조하면서 무너져가던 지계정신을 곧추 세웠다. 용성 스님이 지계정신
해인사 원당암은 1월 22∼28일까지 재가불자들이 단기선원에서 7일간 동안거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원당암 단기선원은 지난 12월과 1월 초에 이어 세 번째 동안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올 겨울 마지막 프로그램이다. 원당암 단기선원은 매일 새벽 3시에 예불을 모시고 능엄주를 독송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오전 5시에 108배, 8시∼10까지 입선, 10시 30분 108배, 오후 2시∼5시까지 입선 수행을 한다. 이어 오후 7시 예불에 이어 10시까지 또다시 입선 수행을 하는 고강도 수행프로그램이다. 055)932-7300 따라서 원당암 단기선원에서의 1주일 동안거 수행은 재가불자들이 수행의 꽃을 피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찬주 장편소설 삽화·송영방 “효봉은 죽비를 들어 자신의 손바닥을 탁탁 치면서 ‘시심하’가 아니라 ‘시심마’라고 자세하게 가르쳐 주었다. 심마(心 )는 중국말 사투리로 ‘뭣고’이니 시심마는 ‘이 뭣고’가 된다는 것이었다 ” 소문대로 35세의 성철이 송광사 삼일암 선방에서 하안거를 나려고 왔다. 멀리서 온 탓인지 떨어진 짚신에다 낡은 바랑을 맨 모습은 영락없이 걸사였다. 그러나 그의 걸음걸이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선방 대중들이 공양 시간에 모여 수군거렸다. “철 수좌가 왔다.”“철 수좌는 불경도 밝아 팔만대장경을 거꾸로 외우는 분이다.” 선방 대중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린 일타는 성철을 외경심으로 맞이했다. 성철이 풍기는 분위기에 압도되어 ‘나도 이번 하안거에 일대사를 해
1월 3일(수) ▲양산 통도사 ‘병술년 화엄산림 법회-법산 스님’=오전 10시·오후 1시 30분, 통도사 설법전. 055)382-7182 ▲생명나눔실천 제주지역본부 ‘자선전시회-금산 스님 초대전’=오전 9시,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 10일까지. 064)751-1080 1월 4일(목) ▲정토마을 ‘제24기 불교전문호스피스 교육=관자재요양병원, 11일까지. 043)298-2258 ▲양산 통도사 ‘병술년 화엄산림 법회-통광 스님’=오전 10시·오후 1시 30분, 통도사 설법전. 055)382 -7182 ▲평창 월정사 ‘11기 월정사 단기출가학교’=월정사, 2월 2일까지. 033)332-6664 ▲제주 원명선원 ‘삼매체험 30주년 1차 7일간 집중수련-생활 속에서 깨닫는 참선의 길’=원명선원, 10일까지. 064)
정찬주 장편소설 삽화·송영방 “중노릇 잘해야겠다는 신심이 솟구쳤다. 그것을 불가에서는 결코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말뚝신심’이라고 했다. 일타는 송광사 정랑에 똥만 싸고 가는 수좌가 되지 않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 송광사에는 금강산에서 오도를 한 효봉이 있었다. 효봉은 송광사 삼일암 선방에서 조실스님으로 머물면서 선방 수좌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영천이 송광사를 가는 것은 일타를 효봉에게 소개해 주기 위해서였다. 일타 역시도 참선을 하겠다고 통도사 사리탑에서 스스로 맹세하였기 때문에 송광사 삼일암 선방에서 첫 안거를 나고 싶었다. 일타의 생애 중 선(禪)의 길로 들어서는 첫 안거인 셈이었다. 송광사는 보조국사 이후 16국사를 배출하였다고 해서 승보종찰(僧寶宗刹)이라고 불렀고, 해인사는 팔만대
화계사에서 동안거 중인 현각 스님이 새벽예불을 올리고 있다. “미국의 구마라집이 되라.” 2004년 3월, 법정 스님이 현각 스님을 조용히 길상사로 불러 책 한 권을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3년 뒤인 2006년 12월, 『선가귀감』이 알파벳이라는 새 옷을 입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서산대사 휴정(休靜) 스님의 『선가귀감(禪家龜鑑)』을 2003년 길상사 전 회주 법정 스님이 『깨달음의 거울(동쪽나라 출판사)』이라는 책으로, 다시 그 책을 화계사 국제선원장 현각 스님이 『The Mirror of Zen(미국 샴발라)』으로 영문 번역해 미국에 처음 선보이게 된 것이다. 특히 급성장하고 있는 미국불교에 법정 스님의 번역서를 현각 스님이 영문으로 번역해 소개한
존재하는 삶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찻잔에 있는 차를 마시지 않고 가만히 보고만 있으면 소유하는 삶입니다. 이것을 마시면 존재하는 삶입니다. 실시간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현재 진행형, 바로 지금입니다. 존재하는 삶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산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에도 살지 않고 미래에도 살지 않습니다. 바로 이 자리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임제 스님의 말씀 가운데 ‘즉시현금 별무시절(卽是現今 別無時節)’이라, “바로 지금이다, 다시 때가 없다.” 요즘 말로 하면 실시간입니다. 그 다음에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어디에서나 실시간을 산다”는 말입니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서 실시간을 살면 가는 곳마다 극락이고 어디라도 참다운 세계라는 말입니다. 계 지키려는
헝가리에 한국식 전통 사찰을 짓고 있는 청안 스님은 한국에 올때마다 사찰들을 다니며 '전통 마감'을 느끼고 배워 나간다. “어서 오세요. 절이 너무 아름다워요” 풍경 좋은 곳에서 만나자더니 눈 푸른 스님은 벌써 성북동 길상사에 도착해 아름다운 사찰 경치에 푹 빠져있다.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라는 청안(淸眼) 스님. 스님은 몇 년 동안 길상사가 많이 변했다며 “한 바퀴 돌아보자”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국의 사찰에는 아시아권의 어느 나라 사찰에서도 느낄 수 없는 차분함이 있어요. 이 차분함은 한국의 선 수행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사찰 건축에 녹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길상사 뒤편 토굴에서 정진 중인 수행자들에게 방해될까 스님은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자
김천 황악산 직지사(주지 성웅)가 어린이 불자들을 위한 동안거 단기 출가를 실시한다. 겨울방학에 맞추어 실시하는 특별프로그램이다. 2002년과 지난해 단기출가에 이어 제3회째를 맞이하는 직지사 동안거 단기출가는 겨울 방학 동안 천년 고찰에서 체험할 수 있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원하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잇따라 재개한다. 50명의 어린이들은 수련복을 수한 채 직지사에 머물면서 대중 스님들과 같은 일정으로 일상에 임한다. 발우공양과 예불 등 불교 정진 프로그램과 함께 전래놀이, 성불도 놀이 등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들도 눈에 띈다. 단기출가에서는 불교 구연동화를 응용한 역할극과 대웅전 등 불교 건축물에 대한 강의도 진행된다. 어리광이 심하거나 독립심이 약한 자녀가 있다면 직지사 단기 출가에 동참하도
정찬주 장편소설 삽화·송영방 “무얼 오고 가는 것을 보려고 하느냐. 그것도 상(相)에 집착하는 것이니 상관하지 말거라. 정녕 대중들이 나를 찾거든 동쪽 하늘을 보라고 일러라.” 혜각은 절상대에 앉아 잠시 좌선하는 자세를 취했다. 가만히 눈을 내리감더니 두 팔을 단전에 모으고 입정에 드는 것이었다. 고명인도 혜각을 따라 앉아 좌선을 했다. 난생 처음 해보는 좌선이었지만 자신을 고요한 데 두는 수련이란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시간과 공간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듯했다. 고명인은 혜각이 눈을 뜨고 어깨를 좌우로 흔들고 있을 때에야 자신의 자세를 허물어뜨렸다. “참선을 이렇게 하는 것입니까.”“화두를 들지 않았으니 참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 걸음도 떼지 않고 있는 자체도 수행이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