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처음 돋아오를 때는산꼭대기 위에 있게 되나니당신의 슬기로운 광명이야말로일체 중생을 비추시리다싯다르타 태자가 세간을 떠나 출세간에 나아가면서 명예와 권력과 부의 상징인 왕자 옷을 벗고 출가자의 의복, 즉 진인(眞人)의 옷이요, 세상을 건지는 자비의 옷, 소망이 이루어지는 법의 옷으로 갈아입고 산에 들어가자 온 산은 서광이 가득하였다.’(수행본기경)이는 싯다르타 태자의 출가를 찬탄한 글이다.집도 절도 없다는 말처럼 나는 요즘같이 자유로울 때가 없다. 이른 아침이면 자욱한 안개 속을 지나 근처 외국인스님들이 공부하는 무상사에 기도
사람의 한 해 기운이 바뀐다는 동지가 지나고, 임인년이 다가오는 거리를 걷는다. 연말연시임에도 상점마다 불이 꺼지고 인적이 끊어져 삭막함마저 느껴진다. 마치 커다란 태풍이 불어닥치기 전 ‘고요’의 느낌을 그 안에서 받는다. 2022년 대한민국이 만들어낼 변화의 역동성을 위해 잠시 숨고르기 하는 것이 아닐까.우리는 올해 3월 나라 일꾼을 선출하는 대통령 선거를 시작으로 6월 지방 일꾼을 뽑는 일정이 빠듯하게 짜여 있다. 세계는 코로나19로 변화된 질서를 받아들이며 새롭게 역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현재 우리나라의 노년층은 일제강점기에
2022년 임인년은 ‘검은 호랑이해’다. 검정색에 해당하는 천간 ‘임(壬)’과 호랑이에 해당하는 지지 ‘인(寅)’이 만났다. ‘흑호’는 전설이나 야사에 간혹 등장하는 영물로 알려져 있어 임인년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호랑이는 우리나라의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에도 등장할 정도로 우리민족과 친숙한 동물이다. 일제강점기까지 한반도의 줄기를 이루는 백두대간의 깊은 숲속에서 서식하며 오래 전부터 조상들의 삶과 함께했다. 그렇기에 민간에서 호랑이와 관련된 설화와 기록이 적지 않다. 구술과 기록으로 대표되는 ‘한국구비문학대계’에선 1000건, ‘조선
호랑이는 방위신이자 수호신으로 권위를 상징하고 악운을 막는다고 여겨 예로부터 능묘, 탑상, 불구, 생활용품에 호랑이 문양을 새겨넣는 풍습이 유행했다.불교에서는 범 숭배신앙이 습합돼 사찰 내에서도 호랑이 탱화와 벽화를 찾아볼 수 있다. 산신을 모신 산신각과 삼성각에는 호랑이가 산신과 함께 근엄하게 앉아있다. 응진전에선 나한상이 호랑이를 무릎에 앉혀 위세와 위엄을 상징한다. 또 사찰 벽화로 백호(白虎)를 그려 악으로부터 사찰과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장 역할을 했다. 통도사 금강계단 앞 응진전의 백호 벽화와 쌍계사 대웅전 백호벽화, 선암
민간에 전승돼 오고 있는 호랑이와 관련된 세시풍속은 사람과 가축이 다치는 호환(虎患)과 나쁜 액을 막고자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매년 정초를 범날로 정해 궁궐을 비롯한 일반 민가에선 호랑이그림을 대문에 붙여 나쁜 기운을 막았다. 범날 호환을 당할 수 있다고 믿어 왕래를 조심했다. 또 남의 집에 가서 대소변을 보면 그 집 식구가 호환을 입을 수 있다며 조심했고 짐승에 대한 악담을 삼가기도 했다. 단오엔 쑥호랑이인 애호(艾虎)를 만들어 대문에 붙이거나 소지했다. 쑥의 진한 냄새와 정화력, 범의 용맹함을 결합해 귀신이나 집안으로 들어오는
◆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덕문 스님“문화유산 정책에 대해 명확한 이해가 있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 전통사찰 문화재관람료가 사찰 부수입으로 인식되는 데에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문화재관람료는 문화재 보존 관리를 위해 쓰이는 비용이며, 문화재 보존 정책에 따라 각 사찰들은 입장료를 통해 하루 관람 인원수를 제한하고 있다. 특히 국립공원은 국·공·사유지가 혼재돼 있다. 정부가 무상으로 사찰림을 사용하고 있지만 ‘국립’이라는 명칭을 이용해 국민들로부터 오해를 일으키고 있다. 차기 정부는 전통사찰 문화재 등에 대한 깊은 이해로 합
부처님의 열반을 반열반(parinibbāna)이라고 한다. 완전한 열반이란 의미다. 열반은 육체라는 한계성을 갖고 있는 열반인 유여의열반(有餘依涅槃)과 육체적인 죽음을 통해 얻게 되는 무여의열반(無餘依涅槃)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애초 열반이란 ‘탐진치’ 삼독이 소멸된 상태를 말한다. 즉 번뇌를 없앤 상태가 열반인 것이다. 그렇기에 부처님 가르침은 열반에 이르는 길인 것이다. 모든 존재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따라 실천하게 되면 번뇌를 여읜 존재가 되는 것이다. 부처님은 80세를 일기로 반열반에 드셨다. 그 여정을 그린 경전이 ‘대반열반
[1614호 / 2021년 12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경기도 화성시 송산동 187-2 용주사 지장전에 봉안되었던 ‘감로도’가 1984년 3월1일 도난당했다. 이 불화는 2016년 10월에 서울의 한 개인 사립박물관 수장고에서 발견돼 38년만에 되돌아왔다.화성 용주사는 신라 문성왕 때인 854년에 창건된 사찰로 전해지나 확실하지 않다. 원래 갈양사(葛陽寺)라는 절이 있었는데 병자호란 때 완전 불타버린 것을 조선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화산(華山)으로 옮기면서 1790년에 용주사를 세우고 왕실의 원찰로 삼았다는 것이다. 당시 전국의 사찰을 통제하는 도총섭이었던 보경 스님의 주도하에
佛身放光十方界 隨應示現轉法輪 불신방광시방계 수응시현전법륜方便說法八萬敎 穢土衆生度苦惱방편설법팔만교 예토중생도고뇌(부처님께서 방광을 시방세계에 놓으심은/ 중생의 근기에 응하여 이를 드러내어 법륜을 굴리고자 함이다./ 방편의 설법으로 팔만장교의 가르침으로/ 예토의 중생을 고뇌로부터 제도하기 위함이시라.)이 주련은 ‘법화경’을 바탕으로 정암사 일승교전(一乘敎殿)을 낙성할 때인 2014년 5월 지홍법상(知弘法相)이 지은 시문이다. 일승교전은 ‘법화경’의 가르침이 일승으로 귀납되기에 붙인 이름이다. 일승교(一乘敎)의 주인공은 바로 석가모니부처
지난 두 해 동안 격주로 연재해 온 ‘철학하는 삶’의 마지막 글을 올린다. 내가 24년째 재직하고 있는 대학에서는 조교수나 부교수는 물론 정교수도 자신의 강의 및 연구 실적 등을 2년마다 약식 보고서로 그리고 4년마다는 A4 용지로 수백 내지 수천 쪽에 달하는 정식 보고서로 제출한다. 제출된 보고서는 학과의 모든 교수가 읽고 함께 토론하고 심사하며, 학장과의 면담과 심사가 뒤따른다. 이렇게 24년을 지내다보니 습관이 들어 이번 법보신문 연재도 뒤돌아보며 보고서를 작성해 보게 되었다.이 연재는 불교계에 서양철학의 통찰과 방법론을 소개
달은 지구와 한 몸이었다가 떨어져 나가, 지구의 위성이 되었다. 지구에서 달이 떨어져 나간 자국이 태평양이라 한다. 달의 지름은 지구 지름의 4분의 1, 표면 넓이는 지구의 14분의 1, 부피는 49분의 1이다. 달까지의 거리는 38만4400킬로미터이며, 지구 지름의 60배 거리다. 달은 초승달‧상현달‧보름달‧하현달‧그믐달로 모양을 바꾸면서 지구촌의 밤을 밝혀준다. 어두운 밤을 밝혀주기 때문에 지구촌 사람들과 친하다. 달을 생명체로 보고, 달의 이력서로 시를 빚은 동시 한 편을 살펴보자. 달님 이력서 / 설용수나이는38억 살부터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