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은 ‘쓸쓸해져서야 보이는 풍경이 있다’고 했다. 사람도 그렇다. 우리 곁을 떠나고서야 더욱 소중해지는 이가 있다. 2011년 5월 세상을 떠난 김재일 사찰생태연구소장 겸 사단법인 보리 이사장이 그렇다.김 소장은 사찰생태의 수호자였으며 편파 왜곡 방송을 저지하는 호법신장이었다. 1949년 포항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1973년부터 교사로 재직했다.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그가 불자가 된 사연도 독특하다. 학생들과 처음 소풍갔던 안성 칠장사에서 반야심경의 ‘색즉시공 공즉시색’ 법문을 들으면서부터다. 여러 달을 고민하
긴장한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음악이 나오자 이내 환한 웃음을 보였다. 흰 장갑을 낀 손짓은 어색하고 느리지만 1년간 배운 실력은 곧 자신감으로 넘쳤다. 어색했던 공기는 활기로 가득 차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조계사 백송대학이 1월31일 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한해 동안의 교육을 마무리하는 졸업식을 개최했다. 백송대학은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위한 배움터로 2017년 개설한 교양 프로그램이다. 졸업생 120여명에게 졸업증서와 상장이 수여됐고, 졸업생들은 공연 등 자축의 시간을 가졌다.졸업식은 수어
2007년 대만 불광산 수륙법회에서는 성운대사의 법문을 두가지 버전의 중국어로 통역해 진행하였다. 대부분 명나라 때 정성공의 무역 일을 따라 이곳에 자리 잡고 있던 사람들이 성운대사의 표준어를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불교음악에서도 드러난다. 시중에 가면 ‘국어범패’와 ‘대어범패’가 따로 있다. 국어는 표준어, 대어(台語)는 민난어 범패이다. 이토록 음반이 따로 나올 정도면 그들의 의례는 어떨지 몹시 궁금하였다. 그리하여 만나게 된 것이 아름답지만 슬픈 역사를 간직한 대만 곳곳의 사원과 사람들이다.대만의 인구 분포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회장 김상규)는 청와대불자연합회(회장 김조원)와 함께 1월17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2020년 합동 신년법회’를 봉행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초청법사로 나선 이날 법회에는 회원 300여명이 동참해 법당을 발 디들 틈 없이 가득 메웠다.이날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법문을 통해 단상이견(斷常二見)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했다. 원행 스님은 “인생이 태어나서 숨을 거두는 것만으로 끝난다는 단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인생이 끝이 있다는 것은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며 인생이 계속된다는 것 역시 알 수
서울 조계사(주지 지현 스님)와 법보신문 공익법인 일일시호일(대표 심정섭)은 1월9일 조선족 결혼이주민 김정화씨에게 300만원을 전달했다. 성금은 2019년 12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독자들과 전국의 불자들이 십시일반 정성으로 보내온 금액 중 일부다. 25년 전 고향인 중국 심양을 떠나 결혼과 함께 부산에 정착한 김정화씨는 5년 전 공장에서 큰 사고로 두피를 잃었고 현재 뇌종양까지 발견된 상태다. 병환 중 두달 전 갑작스럽게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면서 생활고까지 겪고 있는 상황으로, 이날 전달식에 참석하지 못했다.모금계좌
초연결사회는 IT 분야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국내 체류외국인이 250만 명이 넘는다는 것은 국내에서 국외로 연결된 링크가 250만개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 지난 12월 초,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이하 다불련)가 창립했다. 다불련은 외국법당을 회원으로 하는 연합체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신호탄과도 같다. 창립에 즈음하여 이주민의 역사가 가진 의미를 되새기고 그 역할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한국에 들어온 이주노동자의 최초 유입시기를 1986년 아시안게임 또는 1988년 서울올림픽으로 보고 있다.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주최한 ‘제7회 원주 전통판화공모전 인출경연대회’에서 이맹호 작가가 대상인 문화재청장상을 수상했다.대상 수상작인 ‘사격자국화길상운학문판 인출본’은 경쟁작과 견주어 전체적으로 먹색이 고르고 인출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묘법연화경판본 인출본’ 또한 선명도와 먹의 착색상태의 안정성에서 우수함을 인정받아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대상을 수상한 이맹호 작가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06호 각자장 이수자로 성남문화재단 초청전을 비롯해 국내외에 다양한 전시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철재전통각자보존회
자장은 ‘중고’기 후반에서 ‘중대’로 넘어가는 전환기의 불교계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던 만큼 극적인 반전을 거듭한 삶을 영위하였다. 그러므로 그의 생애는 4시기로 구분해서 이해하는 것이 편리하다. 첫째는 출가와 수행 시기, 둘째는 입당 유학 시기, 셋째는 대승통으로서의 교단 통솔 시기, 넷째는 은퇴 입적 시기 등으로 시기 구분이 가능하다. 자장은 3등 관계인 소판 무림(武林)의 아들로서 진골 귀족 가운데서도 왕실과 가까운 가문의 출신이었다. 또한 그의 아버지가 천부관음(千部觀音)을 조성한 공덕으로 자장을 얻었고, 석존의 탄일인 4월 8
국도 38호선의 신설과 확장으로 두 번 연속 피해를 입은 사찰이 있다. 삼척 안정사다. 30년 전 국도 38호선 신설로 사찰토지를 수용당한 안정사는 1986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 그런데 이내 시련이 또 다시 닥쳐왔다. 2007년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국도 38호선 4차선 확장공사를 추진하면서 사찰 경내지를 편입시켰고, 이로 인해 경내지 1만4392㎡(4300여평)를 강제 수용 당했다. 놀라운 건 도로확장공사에 따라 만들어지는 부체도로가 대웅전 앞 경내지를 관통한다는 점이다. 가람이 분해되는 상황이니 원래의 사찰 기능은 상실된다고
원주공공기관불자연합회가 국민멘토 법륜 스님을 초청, 원주지역 불자와 시민들의 고민을 듣고 위로하는 법석을 열었다.원주공공기관불자연합회(회장 심무경·안무열, 이하 원주공불련)는 12월4일 한국광물자원공사 대강당에서 ‘법륜 스님 초청 행복강연’을 개최했다. 지난 4월 창립한 원주공불련이 원주 혁신도시에 상주하는 13개 공공기관 직원들과 원주 시민들을 위해 마련한 강연으로 조계종 중앙신도회가 후원했다.강연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약 600여명이 참석했다. 법륜 스님은 ‘행복한 가정, 건강한 사회를 위한 행복한 대화’를 주제로 약
서울 조계사(주지 지현 스님)와 법보신문 공익법인 일일시호일(대표 심정섭)은 12월4일 스리랑카 출신 이주민 와스나씨에게 300만원을 전달했다. 성금은 2019년 11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독자들과 전국의 불자들이 십시일반 정성으로 보내온 금액 중 일부다. 와스나씨는 유산 혹은 조산 위험이 있는 자궁경부무력증으로 2개월째 병상에 누워있는 상태다. 남편 잔다니씨가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해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적지 않은 병원비가 부담이다.모금계좌 농협 301-0189-0372-01 (사)일일시호일. 02)7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 파라밀요양원이 한 해를 마무리하며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파라밀요양원(원장 효당 스님)은 11월30일 동안성 시민복지센터에서 ‘자원봉사·후원자 감사의 날’을 개최했다. 안성불교연합합창단 카일라스 축하공연으로 문을 연 이날 행사는 각종 감사패 시상식과 만찬 및 장기자랑으로 이어졌다.카일라스 합창단 지도법사 혜용 스님이 국회의원상을, 사랑나누기 음악봉사단의 이순례·박헌만씨가 안성시장상을, 삼죽부녀회의 이재순·정성숙·장기태씨가 연꽃마을 대표이사장을, 한겨레고 김철혁 학생과 안성여중 김은지 학생이
자장은 선덕여왕대(632~647) 당(唐)에 유학하고 중국의 선진문화 수입에 선구적인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대국통(大國統)에 취임하여 계율을 정리하고 교단을 정비하여 다음 ‘중대’기 불교발전의 토대를 구축하였다. 또한 왕실불교・국가불교의 상징물로서 황룡사 9층탑을 건립케 하고 신라의 불국토설(佛國土說)과 진종설(眞宗說)로 ‘중고왕실’을 신성화하는 정치이념을 수립케 하였다. 그러나 고승으로서는 비교적 단명이라고 할 수 있는 50대 전후에 지방에 쫓겨나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는 불운을 맞는 극적인 삶을 살았다. 그보다 한 세대 앞을 살
‘서장’은 ‘임제록’ ‘벽암록’ 등과 함께 선불교의 칠부서(七部書)로 일컬어진다. 참선 지도자들에게 ‘육조단경’이 스승이라면, ‘서장’은 도반이다. 그래서 선방 수좌들은 “다른 것은 다 버려도 걸망 속에 이 책만큼은 넣는다”고 한다. ‘서장’은 중국 송대 대혜종고 스님이 간화선 수행을 물어오는 이들에게 그 내용을 자세하고 알기 쉽게 적어 서신으로 주고받은 당부의 말을 모은 편지글이다. 그 글을 우리말로 새롭게 옮긴 역자 지상 스님은 올해 초 무비 스님 감수를 거쳐 ‘서장(불광출판사)’을 풀어냈었다. 스님은 1997년 은해사 전문교육
원주 백련사(주지 혜국 스님) 부설 공양간이 11월20일 원주 공설시장에서 ‘다문화가족·외국인근로자·소외계층을 위한 김장김치 나눔행사’를 가졌다.백련사 부설 공양간은 ‘열린사찰, 열린마음, 함께 나누는 도량’을 슬로건으로 매주 월·화요일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과 반찬을 전달하고 있으며, 금·토·일요일 점심봉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상락회와 제천 관음정사(주지 탄석 스님)의 후원과 자원봉사자 및 시장상인들의 도움으로 배추 1800포기를 담아 나눔행사를 펼쳤다. 공양간은 김장김치를 독거노인과 다문화가정에 배달하는
지금까지 13회에 걸쳐 27대 진평왕대(579~632)부터 29대 태종무열왕대(654~661)까지 83년 동안 용수(龍樹)‧춘추(春秋) 부자의 정치적 성장과 즉위과정을 중심으로 하여 왕권강화와 지배체제의 정비과정을 추적하여 보았다. 신라의 ‘중고’기에서 ‘중대’로 전환되는 시기의 고대국가의 발전과정 문제를, 용수‧춘추 부자의 정치적 성장과정을 중심으로 하여 이해를 추구한 것은 지금까지 역사학계에서 동륜태자‧진평왕‧선덕여왕‧진덕여왕 계통을 성골(聖骨), 진지왕(사륜)‧용수‧춘추(태종무열왕) 계통을 진골(眞骨)로 신분을 구분하고, 이
55세부터 시작된 제주도 귀양살이는 63세가 되어서야 해배가 되어 드디어 뭍으로 올라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서울 장동 월성위궁은 이미 안동 김씨가 차지해 예산 향저에 몸을 추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아 서울 한강 노량진 건너편 용산 쪽에 작은 거처를 마련하여 지냈습니다. 이 시기를 강상(江上)시절이라 부르는데 경제적으로 궁핍하여 제수음식조차 타인의 도움으로 마련하는 시절이었지만 왕성한 예술적 활동으로 추사하면 떠오르는 명작들이 이 시기에 쓰고 그려집니다. ‘잔서완석루(殘書頑石樓)’ ‘불이선란(不二禪蘭)’ 등이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의 일방적인 도로 공사 추진으로 사실상 폐사 위기에 처했던 삼척 안정사가 법원의 잇따른 승소 판결로 한숨 돌리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 같은 소송 결과에도 재추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춘천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11월5일 ‘국도 38호선 확장공사’ 구역과 관련, 안정사 주지 다여 스님이 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도로구역결정(변경)처분 취소’ 소송에서 안정사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처분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는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국도 38호선 확장공사를 위해 안정사 경내지를 도로
서울 조계사(주지 지현 스님)와 법보신문 공익법인 일일시호일(대표 심정섭)은 11월4일 줌머인 난민의 딸 유도라에게 300만원을 전달했다. 성금은 2019년 10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독자들과 전국의 불자들이 십시일반 정성으로 보내온 금액 중 일부다. 4살 유도라는 태어나면서부터 희귀질환인 지방척수수막류 진단을 받았다. 생후 100일 경 수술을 했지만 발목이 아치형으로 변하면서 10월 초 한 번 더 수술한 상태다. 약물치료와 함께 정기검진과 물리치료를 꾸준히 받아야하기에 적지 않은 병원비가 부담이다.모금계좌 농협 301-
전국에 ‘사라진 절터, 폐사지’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대부분 억불정책으로 일관했던 조선시대에 무겁고 고통스런 짐을 짊어지고 그 역경을 헤쳐 나갈 수 없었던 이유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절이 무너지고 아예 없어지는 데에는 규모가 크든 작든 관계가 없었다. 지역 신도들과 관계가 좋아 그들의 신뢰를 얻었던 절들은 힘겨운 가운데서도 폐사까지는 이르지 않고 버텨냈다. 그러나 지역과 유리된 채 중앙 권력과 권문세가에만 의존하던 사찰들은 과거의 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허둥대다가 어느 때 그랬는지 기록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경우가 많다.신라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