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에는 자신의 귀를 크게 막고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다른 사람이 듣지 않기를 바라는 어리석은 사람이 언급된다. 자신의 과오를 어떻게든 감추려는 의도겠지만 부처님께서는 그런 이에게 ‘숨고자 하나 더욱 드러난다(欲隱彌露)’고 일깨우고 있다. 요즘 박근혜 대통령이 그 꼴이다. 두 번의 대국민사과 및 담화도 거짓이었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잠재우려 그랬겠지만 거짓말로 인해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성형시술을 둘러싼 박 대통령 의혹도 그 중의 하나다.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이 최순실씨 단골 성형외과에서 성
법보신문은 최근 불교계가 운영하는 장애인 복지시설에서의 학대 의혹 사건을 보도했다. 휠체어에 앉아 간헐적으로 소리를 지르는 장애인에게 건장한 남성 사회복지사가 다가가 입을 틀어막고 팔을 비트는 모습이었다. 더욱이 이곳에서 지속적인 폭언과 학대가 이뤄졌다는 얘기들도 나오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 기사와 영상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것은 늘 사회적 편견에 시달리는 장애인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할 담당자가 되레 장애인을 학대했다는 이유가 클 것이다. 이는 학대를 당한 사람뿐만 아니라 학대를 한 사람에게도 지극히 불행한 일이다.일반적으
11월16일 오후 1시, 경기도 화성시 능인대학원대학에서는 3명의 교수들을 대상으로 교원재임용 심의가 열린다. 지난 6월13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심사 결과에 따라 능인대학원대학이 갈등과 분쟁에 휩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지난 6월19일 이사회는 7명의 재임용 대상 교수 가운데 5명을 재임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학교 내부에서 갈등이 본격화된 것도 이때부터다. 낙담한 일부 교수들은 자발적으로 학교를 떠났고, 이 중에는 외국인 교수도 있었다.그러나 3명의 교수들은 학교 측에 다시 평가해줄 것을 요청했
최근 고려 말 인물인 신돈 스님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10월26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최순실씨를 보면 고려를 멸망하게 한 공민왕 때 신돈을 떠올리게 한다”고 발언하면서 시작됐다.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도 같은 날 “신돈이 공민왕 때의 고려를 망하게 한 사건에 버금가는 사건”이라며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을 신돈에 비유했다.이들 국회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많은 언론이 ‘신돈’을 요승으로 보도했다. 신돈은 공민왕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어 무소불위 권력을 행사한 인물이며, 자신의 반대파들
10월24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돌연 개헌을 꺼내 들었다. “개헌을 주장하는 국민과 국회의 요구를 국정 과제로 받아들이고, 실무적인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정파적 이익이나 정략적 목적이 아닌 미래 지향적인 2017년 체제 헌법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그러나 이날 박 대통령의 개헌 발언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이는 많지 않았다. 박 대통령 스스로도 “민생이 어렵고 남북관계도 불안한 상황에서 개헌 논의는 블랙홀과 같다”며 개헌에 대한 반대 입장을 최근까지 밝혀왔기 때문이다.대통령의 개헌 의
오늘날 동물의 생명권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는 것은 서구사회다. 전통적으로 서구에서는 인간이 신으로부터 모든 동물을 지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여겨왔다. 근대철학의 출발 이후에도 동물은 기계와 같다는 인간중심의 관념이 뿌리 깊게 이어져 왔다. 그럼에도 동물 권리의 실현을 위해 이론을 개발하고 과격한 시위를 마다하지 않은 것도 서구였다.1641년 매사추세츠에 식민지를 건설한 미국 청교도들은 “어떤 사람도 인간을 위해 잡혀 있는 동물에게 잔혹한 힘을 발휘해서는 안 된다”는 법규를 만들었다. 1822년 영국에서는 동물학대를 금지하
박원순 서울시장은 스스로를 ‘소셜 디자이너(Social Designer)’라고 부른다. 유쾌한 발상과 도전적인 실행으로 세상을 가꾸어가는 사람이란 의미다.1980~1990년대 대표적인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였던 박 시장은 국내 동물복지운동에도 큰 기여를 했다. 1990년대 초반은 잔혹한 도살이 사회적 관심사로 자주 떠올랐다. 일부 도축업자들이 자행한 개도축도 엽기적이었다. 그들은 개를 가둬 햇볕 속에 7~8시간 동안 방치시켜 갈증을 느끼게 한 뒤 물을 잔뜩 먹였다. 그러고는 개의 머리를 쇠망치로 때려 가사상태에 이르게 한 다음 다
요제프 괴벨스(1897~1945)는 가장 열광적인 히틀러 숭배자였으며 나치즘의 핵심 인물이었다. 문학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소아마비 탓에 힘겹게 생계를 꾸려가야 했다. 히틀러가 ‘좌절한 지식인’ 괴벨스를 등용하자 그는 타고난 선동가로서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랄프 게오르크 로이트의 평전 ‘괴벨스, 대중 선동의 심리학’에 서술돼 있듯 그는 타고난 연설가이자 천재적 선동가였다. 단 몇 마디 말과 몇 줄의 글로 사람들을 분노와 열광, 광기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수 있었다. 국민들은 라디오로 매일 괴벨스의 선전을 들으며 집단최면에
현대사회에서 논리적 사고는 으뜸의 가치로 간주된다. 그렇다고 이성과 논리가 늘 효용성이 큰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합리적 사고의 결정체인 학술서보다 허구임을 뻔히 알면서도 소설을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어떤 종교보다 합리적이라는 불교에서도 마찬가지다. “궁극적인 진리는 언어로 표현될 수 없다. 궁극적인 진리를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있다면 신화의 언어가 가장 가까이 있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비현실적인 언어가 실상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장엄론경’과 ‘육도집경’ 등에 나오는 여섯 개의 상아를 가진 흰 코
오늘날 거울은 생활필수품이다. 집안 곳곳에 크고 작은 거울이 있으며, 상점이나 길거리에서도 자신의 모습을 비춰볼 수 있다. 손바닥 크기의 거울에서부터 외벽 전체가 거울로 된 건축물도 있다. 성별과 연령, 그리고 취향에 따라 몇 분에서 몇 시간씩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거울과 마주하게 된다.하나 거울이 대중화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서구에서도 거울은 16세기까지 값비싼 사치품이었다. 그런 탓에 대다수 사람은 타인의 시선을 통해서만 자신의 얼굴과 몸의 상태를 알 수 있었다. 난생처음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는 것이 대단히 신비롭고
9월5일 구례 화엄사 앞에서 시위를 벌인 최모씨 등 4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확성기를 이용해 스님과 신도,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을 지속적으로 괴롭힌 혐의였다.사건의 발단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건 주동자인 최씨는 화엄사 말사인 순천의 한 사찰 주변에 몰래 모친의 묘를 조성했다. 이를 발견한 사찰측이 시에 민원을 제기했고 최씨는 묘를 옮기라는 명령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장을 거부하며 사찰 앞에서 연일 시위를 벌였다.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본사인 화엄사로 옮겨 시위를 이어갔다. 해당 말사 주지와 사무장을 해임하고,
전쟁은 이해관계나 감정 때문에 벌어진다. 그리고 일단 일어난 전쟁은 인간을 극도로 잔혹하게 만든다. 15살도 안된 나이에 전쟁터에 내던져진 소년병들이 대표적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따르면 13개 국가에 30만명의 소년병이 있으며, 이 중 연간 8000~1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5세 이하 소년병 30만명대부분 전쟁 종교 내세워어떤 전쟁도 합리화 안돼‘칼리프의 아이들’이라는 소년병 부대를 운영한다는 ‘이슬람국가(IS)’는 아이들을 전쟁 도구로 적극 이용하는 단체다. 지난달 터키 동남부 지역 결혼식장에서 사망자 54명,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