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암 경봉 스님(1892~1982)은 도인으로 추앙받았던 큰스님이다. 1906년 출가해 1927년 크게 깨달은 스님은 통도사 주지, 선학원 이사장, 극락호국선원 조실을 맡아 대중들에게 감로법을 설했다. 이 책은 스님이 설한 숱한 법문 중에서 자연·가족·우리 몸에 대한 글을 모은 것이다. “이 몸과 가족과 자연 속에서 부처를 찾고 부처를 만나고 부처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스님의 법문들이 감동을 선사한다. 김현준 엮음, 효림, 5000원.[1687호 / 2023년 7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수행은 삶의 도구이다. 수행은 삶의 오아시스이다. 수행은 마음 속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수행은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해 주는 도구이다. 그리고 수행은 기술이다.”부처님이 완성한 팔정도(八正道)의 수행체계를 ‘니까야’에 기초해 설명하고 풀어낸 수행의 지침서이자 길잡이가 출간됐다. 경남 김해와 인도 부다가야에서 수행자 양성에 진력해 온 인도 분황사 주지며 인도 국제수행학교장 붓다빠라 스님이 최근 발간한 책 ‘8정도 수행체계’다. 스님의 동국대 박사학위 논문(2023년)을 재구성한 이 책은 수행의 기초부터 최고단계를 성취하는 이론과 기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지켜낸 김영환 장군의 이야기가 동화책으로 나왔다.영화 ‘빨간마후라’의 주인공으로도 유명한 김 장군은 지리산 빨치산 토벌 작전 당시 해인사에 숨어든 빨치산 토벌과 해인사 보호 사이에서 갈등한다. 평소 불심 깊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성보의 중요성을 알았던 김 장군은 묘수를 내어 성공적인 작전수행과 사찰 보호 모두를 해결한다. 책은 한글과 영어 두 언어로 쓰여져 한글과 역사에 관심있는 내·외국인 모두를 배려했다.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은 “맥아더 장군 같이 이미 잘 알려진 인물보다 휴먼스토리와 교훈을 주는 영웅을 발굴하자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역사 교과서를 읽게 되면 공부가 되지만, 이야기로 풀어낸 역사책을 읽는 것은 때론 취미가 된다. 같은 역사가 누구에게는 힘든 공부가 되고 누구에게는 즐거운 취미가 되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 내용을 풀어내느냐의 차이에 있다. 같은 내용이라도 줄거리를 갖는 스토리텔링이 되면 훨씬 수월하고 읽기가 편하다. 이해는 덤으로 따라온다.원영 스님이 펴낸 ‘이제야 이해되는 불교’는 불교입문서이지만 마치 수필집이나 소설책 같다. 책의 표지 디자인도 교리책답지 않게 무척이나 산뜻하다. 조금이라도 복잡하게 느껴질 만한 내용은 표와 그림
한 분야의 책을 100권 읽으면 관련 책을 한 권 쓸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 분야에 대한 자신만의 안목이 갖춰지고 관련 아이디어도 여럿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관련 서적을 읽더라도 집필이 어려운 분야가 있다. 안목과 아이디어를 넘어 필자가 일일이 발품을 팔아 현장을 답사하고 쓴 책들이 그렇다. 조계종 불교음악원 학술위원장인 저자가 최근 펴낸 ‘한·중 불교의례와 범패’ ‘한·일 불교의례와 소묘’가 대표적이다.이 책들은 불교음악을 통해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탐색한 방대한 저술이다. 한국은 조선시대 500년의 억불정책과
대행 스님 입적 10주년을 기념해 한마음선원 대행선연구원이 2022년 6월17~18일 ‘세계의 비구니승가’를 주제로 개최한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들을 모았다. 당시 학술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독일, 대만, 베트남, 영국, 스리랑카, 태국에서 온 16명의 연구자들이 각국의 비구니승가에 대한 최신 연구 동향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세계의 비구니승가를 주제로 개최된 국제학술대회는 지난 2004년 6월 김포 중앙승가대에서 개최됐던 제8차 샤카디타 국제대회 이후 18년 만이라는 점에서, 변화된 비구니승가의 현주소를
불교 교리를 공부하며 영어 실력 향상도 돕는 초심자를 위한 불교 영어 입문서가 출간됐다.안양규 동국대 WISE캠퍼스 불교학부 교수가 펴낸 ‘불교 영어 첫걸음’은 불교에 입문하는 사람이나 영어에 아직 능숙하지 못한 사람을 위해 불교와 영어를 동시에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철학박사 출신의 안 교수는 20여년 전부터 동국대 WISE캠퍼스에 ‘불교 영어 입문’ 과목을 개설, 지도해 왔다. 그동안의 강의를 토대로 수업에서 가장 필요한 내용을 선별해 교재 출간을 준비한 지 2년 만에 비로소 책이 나왔다. 학생뿐 아
한자문화권에서 ‘법구경’으로 불리는 ‘담마빠다(Dhammapada)’는 ‘숫타니파타’와 더불어 가장 오래된 불교경전이다. ‘담마(Dhamma)’가 ‘진리’, ‘빠다(pada)’가 ‘말’이라는 뜻으로 ‘담마빠다’는 ‘진리의 말씀’ ‘깨달음의 노래’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전체 26품 423편의 게송으로 이뤄진 ‘담마빠다’는 게송마다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이 배어있다. 생전 법정 스님이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삼아 ‘담마빠다’를 펼쳐본다고 했을 만큼 삶의 귀감이 되는 내용들이 빼곡하다. 불자들뿐 아니라 일반인이 가장 좋아하는 불교경전으로
인도의 이미지는 다양하다. 문학과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는가 하면 하버드·옥스퍼드 등 명문대학들에서 교수로도 활동한다. 빈곤에 짓눌린 이들이 다수이지만 세계 굴지의 기업들도 많다. 불교와 자이나교 등은 위대한 인문주의적 창조성을 보여주는가 하면 수많은 신들을 따르는 풍습은 전근대적인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또 수학의 혁명을 가능케 했던 십진법과 영(0)을 비롯해 천문학, 화학, 의학 등 분야에서 경이로운 업적을 남겼다. 이렇듯 인도는 수많은 다양성을 드러낸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지난 4000여년 동안 인도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지난 40년간 수백 개의 테이프에 채록된 채 아직 빛을 보지 못한 탄허 스님의 육성 법문이 근간이 됐다. 강설 중에 ‘간추린 법문’ 제목의 파일들을 녹취하고 주석을 달아 문자로 복원한 것이다. ‘주역’ ‘논어’ ‘맹자’ ‘도덕경’ 등 여러 고전과 ‘치문’ ‘서장’ ‘선요’ ‘도서’의 핵심을 가르는 탄허 스님의 강설을 5개의 장으로 나눠 수록했다. 스님의 생생한 육성 법문 그 자체로 스님 말투와 강의의 현장감을 살렸다. 이승훈 주석, 불광출판사, 3만5000원.[1685호 / 2023년 6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
지난해 6월15일 입적한 연관 스님을 서로 다르게, 서로 다른 글쓰기로 그리고 있는 17인의 추모 헌정 문집. 글쓴이들만큼이나 다양한 형식의 글들이 각자 모습으로 줄지어 있다. 아주 짧은 글과 긴 글, 시 같은 글, 편지 같은 글, 우화 같은 글들이 섞여 있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그렇게 다채로운 글들이 연관 스님에 대한 그리움 하나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다. 그 그리움들은 스님을 닮아 한결같이 담담하다. 강제윤·법인 외 지음, 삼인, 1만4000원. [1685호 / 2023년 6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영산재와 각배재는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재의식이다. ‘오종범음집’ ‘제반문’ ‘자기산보문’ ‘작법귀감’ ‘요집’ ‘석문의범’ 등 각종 의식문을 비교 분석하고, 현재 사찰의 의식까지 참고해 정리한 영산재와 각배재 의식 절차 및 의식문의 결정판이다. 영산재 이수자이자 연구자로서, 현장성과 이론을 겸비한 편찬자의 내공이 온전히 담겼다. 따라서 책에 수록된 순서와 내용대로 진행하면 여법한 의식이 될 수 있다. 해사 스님 편찬, 운주사, 2만5000원.[1685호 / 2023년 6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
평생 애착하고 괴롭히며 고통으로 몰아넣었던 ‘나’에 대한 얘기다. 그 ‘나’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지혜로 가득하다. 절박함에서 비롯된 수행을 통해 자신을 옭아맸던 고통에서 벗어나 진리와 자유에 가까이 다가가게 하는 지혜를 일러준다. 그 핵심은 견고한 틀로 고정된 ‘나’로부터의 탈출에서 시작된다. ‘나’를 잘 부리며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기회, 아름다운 시절을 살도록 돕는 선물이다. 원제 스님 지음, 불광출판사, 1만8000원. [1685호 / 2023년 6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도심 포교당에서의 하루하루는 날마다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다. 고요한 산중에서는 전혀 몰랐던 세상사를 온몸으로 겪으면서 나는 어느새 불법을 외호하고 전법하는 씩씩한 전사가 되어갔다.’2006년 서울 홍제동에 ‘비로자나국제선원’을 개원한 자우 스님은 ‘불교인재 양성’이라는 원력 하나에 온 힘을 쏟아 부었다. 그렇게 20여년 가까운 시간 포교 현장에서 좌충우돌 펼쳐진 에피소드들을 담은 이 책은 도심포교 도전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도심포교를 발원한 스님들을 위한 애정 가득한 가이드북이다. 대학 졸업 후 서울 연등국제회관에서 만난 해
향봉 스님을 1970년대에 만난 사람이라면 불교신문사 편집국장, 주필, 주간, 부사장 등으로 기억할 것이다. 1980년대 만난 사람이라면 60만부 이상 팔린 수필집 ‘사랑하며 용서하며’의 저자로 기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1973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으로, 누군가는 1980년 설립한 ‘밀알’ 출판사의 대표나 순수문예지 ‘불교문학’의 창간·발행인으로 기억할 수도 있겠다.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 중앙종회 사무처장, 중앙종회의원, 혹은 내장사 주지로 기억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날 향봉 스님은
원상 스님은 수좌다. 연꽃마을 대표이사라는 직함이 따라 붙은지 벌써 햇수로 5년, 하지만 아직 해제의 꿈을 버리지 못했으니 결제에 든 수좌와 다를 바 없다. 1986년 덕산당 각현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원상 스님은 중앙승가대를 졸업하고 2019년까지 해인사, 통도사, 봉암사, 법주사 등 전국의 제방선원에서 33안거를 성만했다. 눈푸른 납자로 한 길을 걸어온 원상 스님에게 해제는 사무치도록 그립고 목마른 단어였다. “흔히 해제는 안거 석 달 정진의 마무리, 즉 한 철의 졸업을 말하죠. 하지만 수행자에게 해제는 용맹정진한 각고의 시간과
유튜브에서 5만여명의 구독자와 42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아름다운 사찰 여행’이 한권의 책으로 탄생했다. 무여 스님은 2019년 3월, 첫 영상 ‘무여 스님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사찰 여행-전등사 편’을 시작으로 2년간 단 한주도 쉬지 않고 영상을 올려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KBS 인간극장’과 ‘EBS 한국기행’ 등에 소개되는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후 4년간 여행한 120여곳의 사찰 중에서 각 계절에 어울리는 32곳을 엄선해, 사찰의 역사와 문화, 그 현장에 담긴 깨달음의 사리까
삶이 그대로 경전이 되는 경우가 있다. 계절의 흐름과 피고 지는 꽃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 기뻤던 순간과 슬펐던 기억. 일상에서 겪는 많은 것들을 흘려보내지 않고 깊게 사유할 수 있다면 삶은 그 자체로 놀라운 지혜를 준다. 무설(無說)의 법문(法門)이다.전남 화순 계당산 자락에서 작은 산방 이불재(耳佛齋)에서 자연이 깃들어 살아가는 정찬주 작가가 일상 속에서 느끼는 찰나 찰나의 행복 노하우를 한권의 책에 담았다.책은 ‘부처님 인생응원가’라는 조금은 특이한 제목이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온 지금, 세상은 여전히 그 여진
나이에도 종류가 있다. 주민등록상 확인할 수 있는 물리적 나이 외에 전문가들은 생물학적·심리적·사회적 나이가 있다고 한다. 여기에다 지혜의 나이도 더할 수 있겠다. 나이가 든다고 꼭 현명하고 자애로워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소통이 어렵고 완고해지기 십상이다.저자의 지혜 나이는 물리적 나이보다 두 배쯤 많은 백 살은 돼 보인다. 대학시절 문사수법회를 만나 꾸준히 알아차리고, 돌이키고, 성장하고 온전히 자신에게 머물려 했던 성실한 시간에서 비롯됐을 듯하다.‘전통문화를 사랑하는 15년차 문화재전통조경기술자’ ‘불교로 마음공부한 지 29년
‘입보리행론’은 8세기 인도의 논사 샨티데바 스님의 저술로 ‘대승불교의 입문서’라 불린다. 보리심과 공성에 대한 가르침을 광범위하게 다루면서도 간명한 게송으로 표현해 가장 뛰어난 논서로 손꼽힌다. 인도와 티베트 등에서 예로부터 다수의 주석서가 찬술된 이유다. 티베트불교 4대 종파 가운데 하나인 샤카파의 전승조사 톡메상뽀(1295∼1369)는 티베트불교 역사상 ‘입보리행론’에 가장 정통한 스님으로 손꼽힌다. 이 책 ‘입보리행론 요해’는 톡메상뽀가 저술한 ‘입행론석·선설해(入行論釋·善說海)’를 중국 사천성에 있는 오명불학원의 교수 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