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7년간 수많은 역경을 딛고 결국 고려대장경을 한글화한 것은 당시 대장경 조판에 버금가는 대불사이며, 한국불교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쾌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960년대 초 조계종이 한국불교 3대 사업으로 역경이 채택하면서 본격적인 역경불사를 추진한 이후 1964년 동국대와 함께 동국역경원을 설립, 2000만 불자들의 원력을 한 데로 모아 318권이라는 방대한 한글대장경을 펴내는 대역사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고려대장경을 한민족의 문화집결체라 부르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었지만 한글을 사용하는 오늘날 일반 대중들에게는 이제껏 고려대장경이 과거 문화재로 인식됐을 뿐 본래 기능인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기능은 제대로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글대장경이 완역됨으로써 전시나 보존의 차원
조계종 중앙종회와 선학원 이사회가 조계종-선학원 관계 정상화 합의안을 전격 채택한 것에 대해 우리는 환영하는 바이다. 우선 조계종 중앙종회가 합의안에 대한 일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대승적 견지에서, 선학원 보다 앞서 이 합의안을 채택한 것은 실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종단 위상만을 고집했더라면 선학원 이사회가 이 합의안을 채택한 후 중앙종회가 여부를 판단했을 것임에도 큰 마음을 내 중앙종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은 조계종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 준 것이라 생각한다. 선학원 역시 이사회에서 다소 문제가 있지만 차후 논의하기로 하고 합의안을 통과 시켜 조계종과 호흡을 맞춘 것도 이젠 화합의 길로 들어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 본다. 이젠 조계종과 선학원은 총무원장과
본지가 2000만 수도권 시민들의 발인 지하철 역사 340곳에 대해 각 종교 단체의 문화 시설 지원 실태를 조사한 결과 불교의 지원 수준이 개신교의 3%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우리 불교계의 부끄러운 포교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종교 인구 중 50% 가량이 불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불교계의 지하철 역사에 대한 문화 지원 활동은 ‘전무하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듯 하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서 걱정이 앞서는 것은 교세가 불교보다 약한 개신교가 단순히 지하철 역사에 보다 많이 문화 시설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개신교가 얼마나 지하철 역사의 문화 지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지하철 역사에 대한 선교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본지 조사 결과에 따르
깨달음의 격 떨어뜨리는 현상 교육원 대안찾기에 기대 중국에 설봉(雪峰·822∼903)이라는 큰스님이 있었습니다. 의존선사(義存禪師)로 불리기도 했던 이 스님은 수행력에 관한 한 가히 전설적인 인물입니다. 설봉 스님은 깨달음을 이룰 때까지 아주 오랜 시일이 걸렸던 분입니다. ‘세 번 투자산에 가고 아홉 번 동산에 갔다(三到投子 九至洞山)’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설봉 스님은 피나는 구법의 정진을 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투자산(投子山)은 안휘성 양자강에 접한 산으로 대동화상(大同和尙·819∼914)이 이곳에 주석해 선지(禪旨)를 드날리면서 투자라는 별칭을 얻게한 곳이고, 동산(洞山)은 강서성 예장의 균주에 있는 산으로 저 유명한 동산양개(洞山良价·807∼869) 스님이 주석하며
최근 한 군법사가 통계로 밝힌 군불자 감소 추세는 군포교의 어두운 이면을 보는 듯 하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포교의 황금어장으로 일컬어지는 군이 각 종교마다 포교에 전력을 기울이는 격전장이 됐음은 새삼스러울 것 없는 이미 오래된 이야기이다. 불교계 역시 이러한 추세에 따라 어린이·청소년·청년포교 등 다른 영역에 비해 비상한 관심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병으로 입대할 당시 33%에 이르던 불자장병이 입대후 군생활을 하면서 다른 종교를 찾거나 불교에서 점차 발길을 돌려 그 비율이 27.1%로 줄어들었다는 점은 포교활동이 유기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군에서 이뤄지는 각종교의 포교활동에 따른 영향을 받기 이전 상태인 신교대 병사들 가운데 불자와 개신교도의
그 동안 각 사찰의 방생 법회는 ‘붉은 귀 거북’(일명 청 거북)을 우리의 하천에 방류한다는 이유로 비판의 대상이 돼 왔다. 환경부와 지자체, 시민-환경 단체는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 되면 종단이나 지역 사찰에 청 거북 방생을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방생 법회 자체를 곱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실제 청 거북이 우리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찰에서는 방생 법회 때 청 거북을 방류하기도 해 지자체와 환경 단체들의 이러한 비판은 아주 근거 없는 것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올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 거행된 지역 사찰의 방생 법회에서는 청 거북 방생이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본지가 서울을 비롯한 대전, 광주, 부산 등 지역의 주요 사찰 50곳을 대상으로 올 방생 법회에 대한 실태
한국불교학결집대회의 첫 대회에 발표를 희망하는 학자가 200명을 넘어섰다는 것은 한국불교사에 있어 초유의 일로 한국 불교학의 잠재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대단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지금까지 우리 불교학은 외면 받는 인문학 속에서 또 다시 변방으로 간주되면서 일반 인문학계에서조차 제대도 평가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고리타분한 학문이라는 인식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이런 가운데 제각각 활동하던 20여 개의 불교관련 학회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선보이고 화합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을 때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학자들이 과연 얼마나 참여할 것인지, 또 학회간의 갈등 소지가 없을까하는 걱정에서 였다. 그러나 발표접수 마감 결과 현재 우리나라에서
누구든 일찍 찾아온 무더위가 반가울 리 없지만 캠페인을 나가는 날은 더욱 그렇다. 오늘은 조선대학교에서 혈소판 헌혈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헌혈회원 가입신청서를 내밀면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흔쾌히 응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건강이 좋지 않다거나 시간이 없어서 혹은 주사바늘에 대한 공포로 정색을 하는 사람도 있다. 3년 전부터 혈소판 헌혈지원사업을 시작하면서 내가 만난 사람들의 모습이다. 헌혈을 강요 할 수는 없다. 다만 사람들에게 백혈병 환우와 혈소판 헌혈 자원봉사자 모두가 가지고 있는 한가지 바램을 들려주고 싶다. 혈소판 헌혈사업은 백혈병등 혈액질환우의 치료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혈소판을 안정적으로 공여해주기 위해 환우와 혈소판 헌혈 자원봉사자를 연결해 주는 일이다. 혈소판 헌혈은 면역력이 약한
김태복 장군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기 위한 지난한 몸부림이 재조사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국방부 고위관리와 불교계 언론사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김 장군 재판과정의 불공정한 부분에 대해 공정한 재조사의 입장이 전달된 것은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불교계는 그동안 군 검찰과 군사고등법원의 무리한 기소와 납득할 수 없는 판결과정을 지켜보면서 적지 않은 실망과 분노를 삼켜왔었음을 상기하고자 한다. 불편부당한 입장에 서야할 군 사법원이 편향된 입장을 줄곧 견지해왔고, 법정에서 판사인지 검사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의 행보를 서슴지 않는 등 이 땅의 군이 종교문제에 관한한 공정과 중심을 잃었음을 안타까워했었던 것도 사실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김태복 장군의 뇌물수수 혐의 수사의 핵심은 아주 간단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이 3일 취임 100일을 맞아 향후 종단 운영의 기조와 철학을 밝히는 31개 종책 과제를 밝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제 1종단이 향후 4년간 추진, 유지하겠다고 밝힌 주요 종책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간화선 중심의 수행 종풍을 진작시키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여건과 비구니스님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일부 종무행정을 대폭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또한 세간의 화제를 모을 만큼 획기적인 발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울러 스님은 종도와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종단, 미래를 지향하는 효율적인 종단을 다짐했다. 누구나 그 필요성을 인정해왔던 당연한 말이며 방향이기도 했지만 이제껏 누구도 가본 적이 없던 길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일을
고운사 숲속길. 내게 있어서 절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절은 경북 의성군 단촌면 구계리에 있는 고운사(孤雲寺)다. 유감스럽지만 이 절에서 수계를 받았기 때문도 아니고, 무슨 큰 깨침을 얻었기 때문도 아니다. 그저 내가 어릴 때 살던 경상북도 안동군 일직면 원호동에서 가까운 절로, 초등학교 때 원족(遠足)인지 소풍(逍風)인지를 가 내 일생 절이라고는 처음 본 절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그 때는 물론 이 절이 681년 신라의 의상(義湘)조사가 창건한 절이라는 것도, 처음에는 고운사(高雲寺)라 하였으나 그 후 신라의 고승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이 이곳에서 수도하면서 그의 호를 따 고운사(孤雲寺)라 하였다는 것도, 그 후 임진 왜란 때 사명대사가 승병들을 위해 식량을 모아두고, 부상당한 승병
조계종 종립대학인 동국대의 건학이념이 아무래도 제대로 구현되기 어려울 것 같다. 홍기삼 총장 취임 이후 건학이념을 위협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교도 교수의 보직임명, 교내 전시회에 담배를 피우고 있는 관세음보살도 전시에 이어 지난 5월 29일에는 부총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신의 은총” 운운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아무래도 홍 총장의 첫 인사가 잘못된 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종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교도의 대거 보직 임명 이후 건학이념의 중요성에 대한 개념이 전반적으로 해이해진데서 나타난 현상이라고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 것이다. 경황이 없어 한 말이며 본뜻은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하길 바란 것이라는 궁색한 해명을
조계종이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군 포교를 위해 군승특별교구 설립을 검토할 것이라고 한다. 군승특별교구의 필요성은 군법사와 군포교 후원단체를 중심으로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음에도 그동안 한 번도 공론화 된 적이 없었으나 이번에 법장 총무원장 스님이 군불교위원회의 건의에 긍정적 검토를 시사하면서 설립문제가 본격적으로 검토될 수 있게 되었다. 군 불교의 현주소를 고려 할 때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군 불교 전반을 아우를 군승특별교구 설립에 이제라도 당해 당사자들과 종단의 행정수반이 코드를 같이 한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 안 군법사 파송의 전권을 행사해온 조계종이 군법사 수급과 군 포교 지원을 원활하게 수행하지 못해 군 포교 종책이 실종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온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이 개교 97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전시회에 담배를 피고 있는 수월관음도를 출품한 것은 경악할만한 일이다. 학교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들의 건학이념에 대한 원칙이 얼마나 심각하게 무너져 있는가를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본지는 지난 4월 홍기삼 총장체제의 첫 보직인사에서 이교도와 비불교도가 대거 기용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제 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 같아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보직교수를 불자교수로 임명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지적을 애써 외면하면서도 여러 가지 경로를 거쳐 후속보도를 막으려 했던 그들의 태도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개선의 움직임을 기대했었다. 지금은 잊혀진 약속이 되어버린 동국학원 이사장의 ‘잘
조계종 원로회의가 5월 21일 멸빈자 사면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한다. 멸빈자를 사면하라는 조계종 종정 예하의 교시와 원로 스님들의 유시가 종회에서 부결된데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와 함께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고 하니, 불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사실 불교는 사자상승(師子相承)의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절 집안에서 어른 스님들의 말씀은 수행의 규범이며, 삶의 지침서와 같은 역할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이런 전통이 희석된 것 같다. 종단 여기저기서 불협화음이 일더니 이제는 종단의 중차대한 일을 놓고 원로 스님들과 젊은 스님들이 마치 힘겨루기를 하는 듯한 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종회도 나름대로 할 말은 있다.
4월 26일 문화재청이 새 문화재 위원들을 선임한데 이어, 5월 9일 방송위원회 위원들도 새롭게 구성됐다. 문화재위원은 문화재 행정 전반에 걸쳐 심의의 의결 권한을 가지고 있고, 방송위원회는 국가의 방송정책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맡고 있어 정·관계는 물론 교계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보여 왔다. 특히 조계종 31대 총무원 집행부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이들 위원회의 인사가 노무현 정부의 인사 정책에 있어 종교 형평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라는 인식 아래 각 해당 부서와 정부 요로에 적지 않은 노력을 경주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것 같다. 방송위원은 개신교 2, 가톨릭 1등 3명인데 반해 불자는 1명에 불과하고 문화재위원은 46%가 기독교인인 반면 불자는 26
1988년 5월 16일 ‘새롭게 일어서는 불교’를 모토로 창간한 본지가 지난 16일로 15주년을 맞았다. 당시의 불교 언론계는 질과 양, 모든 면에서 기대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이때 법보신문은 말 그대로 혜성처럼 나타나 불자들이 고대해온 진정한 불교 언론의 역할을 담당했고, 그 결과 독자들로부터 열화와 같은 호응을 받았다. 새로운 시각과 분석, 단순한 홍보가 아닌 건전한 비판을 담당하는 언론이 없던 시대에 법보신문의 등장은 가뭄 끝 단비와 다를 게 없었다. 법보신문은 독자들의 성원과 사랑에 힘입어 창간 1년여 만에 교계 최고의 영향력 있는 언론으로 급부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15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법보신문이 아쉬움을 노출했던 것도 사실이다. 독자들을 실망시키는 일도 있었고, 기대
서각-꽃꽂이-서화전시 숨은 솜씨 발휘 체육대회 백미 축구 “선배 보다 공이 먼저” 주민과 함께한 산사음악회. 따뜻한 햇살과 싱그러움이 가득한 계절 봄. 해마다 이맘때면 전국의 캠퍼스는 젊음의 열기를 담은 축제 분위기로 들썩인다. 다양한 행사와 젊음을 마음껏 발산하는 축제는 대학생활의 백미 중에 하나. 푸른 캠퍼스의 들뜬 축제 분위기는 부처님을 닮고자 노력하는 중앙승가대 학인 스님들이라고 해서 비껴가지 않는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에 잿빛 승복을 입은 중앙승가대 학인 스님들은 지난 4월 29일 김포학사에서 ‘승가축제’를 개최했다. 수행을 통해 부처님의 제자로 살아가는 스님들이 승가문화의 모든 것들을 일반 재가불자들에게 드러내는 법석을 연 것이다. 승가축제의 개막을 알리
선암스님 대한불교사진연합회 자문위원
늘, (문제는) 사람이다. 사람이 가장 낫다!? (천상천하유아독존) 글.사진 강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