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 있으시죠?’ 출간 이후 8년 만에 선보인 김제동의 두 번째 공감에세이다. 저자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아이들과 만나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새롭게 발견한 일상의 작고 기쁜 순간들을 일기 쓰듯 솔직하게 담았다. 때문에 친구들과 떡볶이집에서 수다를 떨 듯, 힘들 때나 기쁠 때 옆에 누군가 있는 것처럼,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서로 이야기 나누는 듯, 읽고 나면 ‘풋’하고 미소 지을 수 있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담겼다. 김제동 지음/나무의 마음/1만7000원.[1723호 / 2024년 4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독수리를 비롯해 금개구리, 뜸부기 등 우리 주변에서 살았거나 사는 멸종 위기 야생동물의 생활사와 멸종 이유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흥미롭고 재치 있는 그림으로 구성했다. 우리나라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던 작은 소똥구리와 장수풍뎅이부터 덩치 큰 곰과 호랑이까지 18종의 야생동물들이 왜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는지, 동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 윤은미 글·김진혁 그림/철수와 영희/1만6000원.[1723호 / 2024년 4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
노상추는 조선시대를 살았던 선비로, 17세부터 84세로 죽기 전까지 67년간 일기를 썼다. 그중 53년의 일기가 현재까지 전해져 그 원본이 국사편찬위원회에 보관 중이다. 책은 그의 일기를 현대적 이야기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노상추의 삶을 통해 18세기 후반 조선 사회를 그려볼 수 있다. 또 조선의 선비들이 과거에 합격하기 위해 얼마나 뼈를 깎는 노력을 했는지 생생하게 살필 수 있다. 김도희 지음/제이에스엔디/각 권 1만4000원.[1723호 / 2024년 4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
최근 몇 년 동안 ‘요가’는 명상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주제였다. 요가는 마음챙김 명상만큼 많은 사람이 수행하는 심신수행법이다. 남성보다 여성이 더 좋아하는 요가는 전 세계에서 3억 명 이상이 수행하고 있다고 추산되며, 미국에서는 3700만 명이, 한국에서는 300만 명이 요가 수행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의 대도시에는 구역마다 요가 스튜디오가 있으며, 몸에 착 달라붙는 요가복을 입고 몸을 앞뒤로 굽히거나 팔다리를 뻗는 자세를 취하는 일군의 ‘요가인’은 눈에 익은 광경이다. 요
대자유를 얻겠다고 길을 떠난 구도자들이 스승으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바로 “분별을 내려놓아라”일 것이다. 분별만 멈추면 구도자가 그리던 우리의 본성을 깨달을 수 있다는 가르침을 자주 듣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엔 도대체 분별이 무엇이길래 그렇게도 구도자는 분별을 하지 말라고 귀가 닳도록 가르치는지 그 이유를 자세히 나눠 볼까 한다.우선 분별이라고 하면 나눌 분(分), 다를 별(別)을 써서 무언가를 달리 나눈다는 뜻이다. 우리는 보통 사물이나 사람을 보고 그것에 이름을 붙여 분별한다. 더불어, 옳은 것과 그른 것을 분별 하
초기 개신교는 학교, 병원, 교회라는 근대 시설을 기반으로 선교하며 성장을 가속화했다. 나는 1919년 통계를 기준으로 초기 개신교에서 학교, 병원, 헌금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간략히 살펴보려 한다. 이 통계는 초기 개신교의 모습을 모두 담고 있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당시의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여기서 조선총독부 잡지인 1920년 5월호 ‘조선휘보’와 1920년 7월호 ‘조선’에 실린 학무국 종교과 소속 요시카와 분타로(吉川文太郞)의 “조선의 기독교 각파”라는 글을 참고했다.당시
귀촌한 뜻을 묻는 오랜 친구에게퉁명스레 한 말씀을 나는 던졌다.여기 죽으러 들어왔지 달리 무슨 뜻을 두겠나선산 자드락에유류품처럼 흙 한줌 더 얹어놓고휘적휘적 가는 홀가분함이지.내 가고 난 뒷날에도이 전가(田家)의 뜨락에서누군가는 여전 지켜보겠지,꽃망울이 뭉글뭉글 부푸는 저 소릴배곯고 잉잉거리는 벌이나 나빌 제 젖먹이처럼 데리고 빨릴하루하루 불어터지는 꽃망울들이신열에 뜬 벚나무를.(‘시로 여는 세상’ 82, 2022년 여름호)도연명(陶淵明, 365~427)은 41세에 귀향하면서 ‘귀거래사(歸去來辭)’라는 명시를 남겼다. 지금이야 41
마조선이 전개되는 시기는 선종이 성립하고 발전하는 시대와 맞물려 있다. 마조선의 시대적 배경은 중국 불교의 최성기라고 할 수 있는 당나라 때이다. 당시 불교는 정치적·사회적 보호정책 등으로 국가불교적인 성격을 띠면서 천태종·법상종·화엄종·선종 등 8종이 형성되었다. 교학불교의 여러 종파가 형성되어 최대의 전성기를 누릴 무렵, 당나라는 2건의 큰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불교계에 큰 타격을 입혔던 무종[在位 840∼846] 때 일어난 회창파불(845∼847)이고, 또 하나는 회창파불보다 80여 년 앞서서 일어난 안록산의 난(755∼76
관음성지 곡성 성덕산 관음사(주지 덕운 스님)는 4월 2일 ‘대웅전 삼존불 점안식 및 낙성식’을 봉행했다.점안식은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을 증명 법사로 국가무형문화재 제139호 전통불복장 보유자 백양사 염불원장 도성 스님의 집전으로 진행됐다. 점안식에는 화엄사 회주 종열, 주지 덕문, 부주지 우석 스님을 비롯해 관음사 주지 덕운, 전 주지 대요, 종회의원 연규(향일암), 태안사 주지 각초, 서안사 주지 덕해, 무위사 주지 법오, 화방사 주지 성학, 연왕사 주지 자명 스님 등 스님 50여 명과 윤영규 곡성군의회의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이한구)이 카르마 사상이 현대인의 마음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는지 관련 전문가에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한다.진흥원은 4월 16일 오후 7시 서울 다보빌딩 3층 다보원에서 ‘이충현 동국대 동서사상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초청 화요열린강좌’를 개최한다. ‘인과법칙을 통한 심리치료 효과’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화요열린강좌에서 이충현 교수는 삶의 인과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자신이 겪는 마음의 고통을 치유하고 삶의 본질을 깨닫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이충현 교수는 연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삼성테스코, 동아원, 제너
겨울의 쌀쌀했던 궂은 날씨가 시나브로 지나고 꽃 피는 봄이 찾아왔다. 우리 학생들도 낯설었던 새 학교, 새 친구와 금세 적응했는지 온 교실에 웃음꽃이 만개했다. 처음 만났을 때 긴장과 걱정의 표정은 온데간데없다. 이제는 개강 법회와 신입생 환영 법회까지 마쳐서 법사실에 우르르 몰려와 간식을 달라는 학생들이 늘어났다. 간식을 주느라 며칠 만에 준비해 둔 간식이 동나기도 한다. 이러한 하루를 보내면서 나 역시 마음 깊은 곳에 있는 행복의 씨앗이 싹을 틔운다.내 수업은 학교 법당인 정각원에서 진행한다. 과목은 ‘철학’이다. 학생들은 법당
지난 3월 20일 동국대 사회과학대학 불교동아리 ‘템플애플’이 창단됐다. 동국대 첫 단과대 불교동아리의 창립이자 학부생과 대학원생 84명이 동참했다는 소식에 눈길이 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욱 눈길을 끈 것은 전체 참석자들이 함께 관세음보살님의 수인인 ‘자비수(慈悲手)’를 하고 찍은 기념사진이었다. 흔히 누군가를 응원하거나 힘내라고 할 때, 또는 행사의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을 때 주먹을 불끈 쥐고 ‘파이팅’을 외친다. 이는 불교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영어권 국가를 비롯한 외국에서 ‘파이팅’은 힘내라는 의미보다 싸움, 투쟁, 싸우
공공도로 지하에 예배당을 설치한 사랑의교회 도로 점유사건은 14년 전인 2010년 처음 불거졌다. 서초구 주민들은 “공공도로의 지하공간을 특정 종교단체가 점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것은 특혜”라며 서초구청에 사용 허가 취소를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서초구청장을 비롯해 차기 구청장 후보, 국회의원, 시·구의원 등 다수의 공직자들이 사랑의교회와 연계돼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권력형 비리”라는 의혹까지 일었다. 특히 행정소송 결과 ‘원상회복하라’는 법원판결이 나왔음에도 당시 구청장이 사랑의교회 옹호 발언을 하는 등 도를 넘어서
봄이 왔다. 봄은 왔는데 새싹이 돋아나지 않는다. 이 얼마나 듣기만 해도 섬뜩한 이야기인가? 하지만 이러한 일이 현재 우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새싹의 이야기가 아니다. 저출산 문제다. 제주의 어느 기업은 둘째를 낳으면 1억원을 준다고 했다. 아니 주고 있다. 두 사람이 부부의 연을 맺고 2명의 아이를 출산해야 인구감소를 겨우 막을 수 있는데 현재 우리의 출산율은 0.68명이라고 한다. 정말 봄이 와도 싹이 움트지 않는 대지와 다를 바 없는 현실이다.저출산을 기저로 우리 사회는 여러 분야에서 상상 그 이상으로 엄청난 충격을
조계종 전국비구니회가 노비구니스님의 복지 전반을 아우르는 새로운 복지 청사진을 제시했다. 의료비·법복 지원 등의 복지에서 가사 지원 및 장례까지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돌봄부터 회향까지 책임진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전국비구니회장 광용 스님은 지난 2월 법보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노비구니스님에 대한 복지 필요성을 이렇게 피력한 바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사회와 마찬가지로 사원도 의식주 해결에 급급했습니다. 포교를 위해 절 짓는 일에도 엄청난 공을 들여야 했습니다. 걸망 하나 편히 놓고 쉴 수 없던 시대를 걸어오신 분들
① 가난한 노파, 한 개의 등만사위성 바사닉 왕이 부처님을 모시고 궁중 법회를 열었지. 불제자들이 궁 안에 가득.이름난 부자 한 사람이 많은 인부를 시켜,부처님과 제자들이 돌아가실 길에 등을 달았지.대궐 대문에서 기원정사 소원의 탑까지 등줄 잇기, 꽃등 달기. 고운 꽃등이 1만 개. 성문 밖에 사는 착한 노파가 이 소식을 들었지. “나도 부처님 다니시는 길에 등을 밝히자.”그러나 노파는 끼니를 걸식하는 가난뱅이.여러 집을 다니며 한 푼씩 얻어 모아 겨우겨우, 꽃등 하나를 사서 달았지. 날이 어둡자 꽃등마다 불이 켜졌지. 만 개의 등
지난 글에서는 부처님 재세 시절 무렵, 스님들은 사유재산을 가질 수 있었으며, 다만 그 돈의 관리와 지출을 재가자에게 맡겼다고 말씀드렸다. 그렇다면 이 일을 맡은 재가자는 스님들의 재산을 어떻게 관리했을까? 이것을 추측할 수 있는 기록이 율장에 보인다.우리말 경전에서 주로 녹자모(鹿子母)로 등장하는 므리가라마따(Mrgaramata)의 원래 이름은 위사카(Visakha)이다. 마가다국 사람으로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는 예류과를 얻을 정도로 현명한 여인이었으며, 이후에 ‘녹자모강당’이라고 불린 정사를 교단에 기증한 부자이기도 했다. 그녀
“중생이 생사의 바다를 오래도록 떠도는 이유는 실로 계율이라는 공덕의 나룻배가 없기 때문이다. 계율의 나룻배를 타고 자비의 노를 젓는다면, 반드시 풍랑을 헤치고 멀리 피안에 오르게 된다. 그러므로 바른 가르침이 많더라도, 한결같이 계율을 행의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 나갈 때는 반드시 문을 통해 나가는 줄 알면서, 어찌 이 계율을 통해 나가지 않는가?” (‘광홍명집’ 계공편 서문)종남산 줄기의 중앙에 자리한 용담희수풍경구(龍潭戱水風景區)의 차도를 따라 구비구비 오르다 보면 길 바로 옆에 산문(山門)이 보인다. 사찰도 보이지 않는 곳에
하동 쌍계사에 세워진 ‘대공탑비문’에는 진감선사의 선조에 대한 내용, 부친의 수행 성품, 어머니의 태몽, 어려웠던 가정형편, 삭발 후의 수행과정, 선사의 생김새와 용모, 당시 왕들과 진감선사의 일화, 홍법 활동과 의미, 법력과 성품 등 진감선사에 관한 내용이 한 권의 책이라 할 정도로 빽빽하다. 비문에 표시된 ②부분을 보면 진감의 선조는 한족(漢族)으로 산동지방에서 벼슬하던 사람이었으나, 수나라와 당나라의 침입으로 어려움을 겪다 신라로 이주하여 금마(현 익산)에 살았고 아버지는 최창원(崔昌原) 어머니는 고(顧)씨였다. 30세 되던
하이고 약인언 여래유소설법 즉위방불 불능해아소설고(何以故 若人言 如來有所說法 卽爲謗佛 不能解我所說故) 왜냐하면 만약 어떤 이가 ‘여래께서 설한 바 법이 있다’ 라고 한다면, 곧 부처님 법을 훼방하는 것이 되는 것이니, 내가 설한 바를 이해하지 못하는 까닭이니라.만약 어떤 사람이 무념(無念), 무법(無法), 무설(無說)을 알지 못하고 ‘여래가 설하신 법이 있다’라고 한다면, 이는 불법과 불설을 통달하지 못한 까닭이니, 부처님의 진정한 뜻을 알지 못하고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가 있느니 없느니 분별하는 것이니, 부처님 법을 훼방하는 것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