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망졸망 국화꽃 만개한 군포 정각사 분원 광명사 도량. “땡그랑 땡그랑” 간들바람을 탄 풍경소리와 함께 세 아이가 법당 문을 열고 들어섰다. 부처님께 합장 인사한 아이들은 자연스레 좌복을 하나씩 집더니 그대로 절을 올리기 시작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무릎과 이마를 쉬지 않고 마루에 내려놨다. 이마엔 금세 땀이 송골송골. 지켜보는 지도법사 여옥 스님의 얼굴엔 흐뭇함이 가득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절하는 모습이 얼마나 기특해요. 법회에 올 때만 절하지 않고 각자 집에서 매일같이 실천하고 있답니다. 네이버 밴드를 활용하
“불교의 미래를 이끌 청년, 특히 군장병들에게 법보신문이 전달됐으면 합니다. 이들이 법보신문을 통해 부처님의 법을 바르게 배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길 바랍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우리 사회 곳곳에 전하는 대작불사에 영동군불교신도연합회가 함께하겠습니다.”소외된 곳에 부처님의 자비를, 그늘진 곳에 부처님의 광명을 전하는 법보신문 법보시 캠페인에 정영옥(도안신) 영동군불교신도연합회장이 동참을 서약했다. 영동군불교신도연합회는 교계 신행모임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곳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2014년 영동지역 불자 30여명이 모여 금요기
“농업이 우리 삶의 뿌리이자 생명줄이라면, 불교는 우리 문화의 뿌리이자 정신적 근간일 것입니다. 우리 농촌 지역 공무원들이 다같이 살아가는 농촌건설을 위해 맡은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불교언론이 우리 문화의 뿌리이자 정신적 근간인 불교를 널리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면 조금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법보신문을 군법당, 교도소, 병원법당 등에 보시하는 법보시 캠페인에 참여한 김용희 부여군청 농업정책과 식량산업팀장은 학창 시절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소속으로 활동했던 불자다. 대학을 졸업하고 공직에 발을 디딘 후
불교는 나의 모태 종교다. 외증조할머니께서는 금강산 유점사에서 참선 끝에 온몸에서 빛까지 뿜어낸 ‘깨달은 분’으로 알려졌다고 외할머니와 어머니에게 들은 적이 있다. 어머니가 어렸을 때는 만공 스님과 한암 스님께서 집에 오셔서 증조할머니와 법담을 나누시고, 외할아버지는 도봉산 자현암 건축에 크게 보시했으며, 외할머니는 늘 새벽 4시에 일어나셔서 목욕재계하고 참선수행을 하셨다.어린 시절에 나름대로 크고 작은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부처님의 가피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어왔다. 그래서인지 한국 최초의 기독교 여성학당인 이화여자중고등
‘나(I)’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무더기들을 우리는 오온(五蘊)이라고 한다. 오온은 색수상행식이다. 색(色)은 몸을 이루는 물질이고, 수상행식(受想行識)은 마음을 구성하는 정신의 네 가지 측면이다. 수상행식에서 첫 번째인 수(受), 느낌은 정신적인 현상으로 분류하지만, 신체적인 현상이기도 하다.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밤송이가 가을바람에 날려 나의 맨살에 떨어졌다고 해보자. 순간적으로 그것을 아는 몸의 의식(身識)이 일어나고 곧바로 몸에서 통증과 함께하는 불쾌한 느낌이 일어날 것이다. 이처럼 느낌에는 정신적인 느낌도 있지만, 신체적
나에게는 그때그때 마음에 새기는 단어, 인생 키워드가 있다. 화두처럼 마음에 품고 있는 시기가 길 때도 짧을 때도 있다. 긴 호흡으로 오랫동안 지녀온 키워드는 감사와 사랑이다.감사보다는 불평불만으로, 사랑보다는 두려움으로 살아온 시간이 길었기에 더 소중하고 귀하게 와 닿았는지도 모른다. 이미 감사로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감사라는 말은 자연스러울 테고, 사랑의 존재가 된 사람에게 사랑이라는 말은 특별한 단어가 아닐 테니 말이다.몇 년 전 큰 분노에 휩쓸린 경험이 떠오른다. 평소에 화가 덮치면 호흡이 가빠지고, 생각과 말이 거
이번엔 마조와 남양혜충(南陽慧忠, ?∼775), 마조와 경산법흠(径山法欽, 714∼792) 사이를 왕래하며, 공부한 제자들을 살펴보자. 먼저 마조와 경산을 오가며 공부한 제자들이다. 경산은 우두법융[594~657, 4조 도신 제자]을 조사로 하는 우두종 5세이다. 선사는 성품이 온화하고 말이 간단하며 논설하는 일이 드물어 선리를 묻는 이가 많았지만, 대답하는 일이 드물었다고 한다. 마조가 서당[마조의 수제자]을 보내어 경산에게 물었다. “십이시중(十二時中)에 어느 경지에 머물러 있습니까?”/ “여기에 편지가 있으니, 마조 대사에게
‘육조단경’에 나오는 한 구절을 새기겠습니다. “반야는 지혜를 말한다. 일체의 모든 시간에 생각 생각이 어리석지 않고 항상 지혜롭게 실행하는 것을 곧 반야의 실천이라 한다. 한 생각이 어리석으면 곧 반야는 끊어지며 한 생각이 지혜로우면 곧 반야는 생기느니라.”오늘은 음력 8월의 초하루 법회일입니다. 초하루에 ‘오늘 절에 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시듯이, 매일매일 부처님께 예배하고 공양을 올리겠다는 원력이 항상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기독교가 되었든 불교가 되었든 종교가 우리에게 없었더라면 인간은 어떻게 살았을까요? 또 앞으로 100년,
이시 수보리 백불언 세존 선남자선여인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운하응주 운하항복기심(爾時 須菩提 白佛言 世尊 善男子善女人 發阿縟多羅三貘三菩提心 云何應住 云何降伏其心) 그때에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기를, “세존이시여! 선남자나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오니 마땅히 어떻게 머물도록 하오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 받으오리까?”부처님께서는 지금까지 상(上) 중(中) 하근기(下根器)에 따라서 자상하신 설법과 정령하신 자비심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는 깨침의 땅으로 인도하셨으니, 깨달은 마음이라는 이 한 물건이 오롯이 홀로 드러남이다. 이때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도우면 그 따뜻한 정이 도움이 필요한 또다른 사람에게까지 전해진다고 생각해요. 그럼 돌고 돌아 결국엔 제 자신을 이롭게 하잖아요. 부처님 법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부처님 가르침이 가득 담긴 신문을 보시함으로써 부처님의 법향이 온 세상에 퍼져 모든 중생이 행복해지길 발원합니다.”한완정 작가는 젊은 나이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장병들에게 신문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 주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제한적 환경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장병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생각에서
서울에서 부산 내려가는 밤 기차를 타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차 안에서 원고를 쓰는 것도 처음입니다. 오늘까지 원고를 보내야 하는데 이런저런 일로 지치기도 하고 힘도 들어서 미루기만 하였습니다. 자정을 몇 시간 남기고서야 할 수 없이 글을 써 내려갑니다. 서울역에서 기차를 탔을 때는 몸이 많이 피곤하고 어깨도 몹시 무거워서 천근만근이란 표현이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 눈을 붙이고 나니 몸이 조금 나아지고 그 느낌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힘든 몸의 느낌도, 힘들다는 생각도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습니다. 여전
강호를 배경으로 새로운 선풍을 펼쳤던 당대의 대표적인 선승은 석두와 마조이다. 석두와 마조 문하를 왕래한 오설영묵(747∼818)·등은봉·약산유엄(745~828)·단하천연(739~824) 등에 대해 살펴보자.먼저 마조와 석두를 오가며 깨달음을 얻은 오설영묵을 보자. 영묵은 과거시험 보러 가는 도중에 시험을 포기하고, 마조에게 출가하였다. 마조 문하에 출가는 하였지만 여러 날이 흘러도 수행에 진전이 없었다.‘조당집’에 의하면, 정상좌와 마조가 문답하는 와중에 정상좌가 문득 깨달음을 이루자, 오설은 마조에게 ‘과거시험을 포기하고 출가했
“경찰서장을 할 때 부처님에게 약속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 세상에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공권력을 사용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부처님 법대로 그렇게 공직생활을 하겠다고 약속해서 지금까지 지켜왔습니다. 법보신문도 다문화 가정, 이주노동자, 새터민들을 위해 공익법인 일일시호일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부처님 법을 전하고 있습니다. 법보신문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한 이유입니다.”나유인 사단법인 공직공익비리신고전국시민운동연합(이하 공신연) 총재가 법보시문 법보시에 동참하며 이같이 말했다. 나 총재는 불자 집안에서 태어나 어
“법보신문은 불교계 유일의 독립언론으로, 구성원 모두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전하겠다는 신심과 원력으로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어려운 이웃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고, 그들에게 부처님 자비광명을 비추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늘 마음으로 법보신문을 응원합니다.”안소정 논술스피치 원장이 법보신문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 원장은 어려서부터 불교 집안에서 성장했고, 중·고등학생 때는 서울 조계사 학생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신행활동을 해왔다. 그 인연으로 2002년 법보신문에 입사해 문화·출판 분야
‘마천동 할머니’로 불리는 이매옥 이사장은 미혼모들의 친정어머니이자 125명 아이들의 외할머니다. 미혼모들의 안전한 출산과 양육을 지원하는 미혼모자 기본생활시설 도담하우스는 그들의 친정이자 외갓집이다. “막막한 상황에서 축하받지 못하고 태어난 아이들도 있지만 이 아이들이 장차 어떤 인물이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이 이사장은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하며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전해지는 한 장의 신문, 한 마디의 부처님 말씀이 어떤 인연의 씨앗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법보시의 소중함을 말했다. 이 이사장은 2002년
첩첩산중의 심산유곡으로 들어서는 것만 같다. 마을에서 불과 1km 멀어졌는데 계곡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우렁차다. 곤신봉(1131m)과 매봉(817.5m)에서 솟은 물은 장장 6km를 흐르며 크고 작은 소와 폭포를 빚어냈다. 계곡 내에 있는 소에서 살던 용이 하늘로 승천했다는 전설을 전해온 사람들은 그 소를 용소(龍沼)라고 했다. 하여, 이 계곡의 이름도 용연계곡(龍淵溪谷)이다. 계곡에 산재한 암반 사이로 흐르는 초록빛 맑은 물과 계곡 주변의 짙게 물든 단풍이 어우러지는 가을 풍경이 일품이다.용연계곡의 물줄기도 여기 사기막저수
그런데 문득 지금 하는 일은 내가 정말 원해서 시작했지만, 이 일을 하다가 내일 죽으면 나는 무엇이 남을지 의문이 들었다. “좋은 작품이 나오면 나는 만족스러울까” “유명해지면 나는 그 명성에 만족할 수 있을까” 수없이 고민해 봐도 내게 떠오르는 답은 “전부 아니다”였다. 늘 기도와 수행 속에서도 영화 이외에는 다른 일을 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죽음을 생각해보니 모든 관점이 뒤집어지기 시작했다. “만약 내일 당장 죽는다면 나는 오늘 무엇을 해야 할까”‘금강경’ ‘화엄경’을 읽어보고 ‘아미타경’도 읽어봤지만 의문
신수심법 4념처에서 두 번째는 느낌을 관찰하는 수념처(受念處) 위빠사나명상이다. 느낌(vedanā, 受, feeling)이 주 관찰 대상인데, 어떤 느낌을 느끼든지 마음챙기고 알아차려야 한다. 느낌을 알아차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느낌의 생멸 변화를 통찰하여 무상·고·무아의 지혜가 일어나야 한다.‘대념처경(D22)’은 즐거운 느낌, 괴로운 느낌,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을 언급한다. 이 세 가지 느낌을 다시 ‘세속적인(sāmisam) 느낌, 비세속적인(nirāmisam) 느낌으로 분류하여 설명한다. 그래서 경전은 총 아홉 가지
①어루만지고 살필 것이 많아서무진의보살이 일어서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관세음보살의 명호는 어째서 ‘관세음(觀世音)’이십니까?” 부처님이 대답하셨지. “어루만지고 살필 게 많아서다. 1천의 손, 1천의 눈이 있어야 되지.그래서 천수천안(千手千眼)이다.”지옥·아귀·축생·아수라 인간세계,6도에서 중생의 신음소리. “괴로워요, 아파요.살려주세요, 관세음보살!”부르면 오시는 관음, 재난을 없애주는 관세음.그래서 관세음의 위신력에 의지하는 이, 관음을 염하는 이는 모두 구제된다. 불길이 솟는 화재, 물길이 터진 수재에서한 사람만 관세음을 염
집을 나서는 아들에게보람찬 하루라고 말했다창밖은 봄볕이 묽도록 맑고그 속으로 피어오르는 삼월처럼 흔들리며가물거리며 멀어지는 젊음에 대고아니다 아니다 후회했다매일이 보람차다면힘겨워 살 수 있나행복도 무거워질 때 있으니맹물 마시듯의미 없는 날도 있어야지잘 살려고 애쓰지 않은 날도 있어야지(심재휘 시집,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 강릉으로 가요’, 창비, 2022) 틱낫한 스님의 ‘플럼빌리지’에서 수행하는 사람들의 삶을 다룬 영화 ‘나를 만나는 길’에서 본, 서구 사람들이 출가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참으로 진지해 보였다. 플럼빌리지로 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