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3교구본사 설악산 신흥사(주지 우송)는 3월 15일 신흥사 설법전에서 2010년 첫 교구 통합법회를 봉행했다. 경기도 양주 육지장사 회주 지원 스님이 법사로 나선 이날 법회에서는 신흥사와 낙산사, 백담사, 건봉사, 극락암, 원각사, 명주사, 영혈사 등 교구 본말사 사부대중 500여 명이 동참했다. 지원 스님은 “바른 생각 바른 말 바른 행동이 무명을 거두고라는 가사가 팔정도와 수행, 정진을 오롯이 풀어 놓은 훌륭한 법문”이라며 찬불가 ‘우리도 부처님 같이’의 가사를 풀이하며 금강경을 알기 쉽게 강설했다. 한편 신흥사는 교구본사 최초로 2005년부터 교구 통합법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왔으며, 올해부터는 분기별로 큰스님을 초빙해 법회를 연다.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
2월 24일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나무 아래서 스님 500여 명이 『법화경』을 독송하는 장엄함이 펼쳐졌다. “아난다야, 신심이 있는 신실한 사람이 실제로 찾아보고 감격할 장소는 네 군데이다. 그 네 곳은 바로 여래가 탄생·성도·초전법륜·열반을 한 성지이니 어느 누구라도 이 곳의 불탑을 순례하고 편력하며 깨끗한 마음으로 죽는다면 그들은 모두 육체가 시드는 사이에 선한 곳, 천상에서 태어날 것이다.”『대반열반경』 『법화경』 수행도량 법화정사(회주 도림 스님)가 인도 성지를 순례하며 번뇌와 망상에 찌든 마음을 내려놓고 부처님과 옛 성인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법화정사는 2월 18일부터 27일까지 ‘인도 부처님 8대 성지순례’를 봉행했다. 성지 순례단
도림 스님이 인도인들에게 힌디어 『법화경』을 나눠주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세상을 발원하며 힌디어 『법화경』 발간을 계획하게 됐습니다. 힌디어 『법화경』은 이번에 5000부를 인쇄해 인도 승단과 불자들에게 전달했으며, 매년 1만부 이상을 제작해 인도 내 법보시 운동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법화정사 회주 도림 스님이 힌디어 『법화경』 법보시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님은 “인도 불교는 13세기 이슬람 세력에 의해 사라진 후 유적으로만 남아 있었다”며 “오늘날 암베드카르 박사와 마하보디 소사이어티 창립자 다르마 팔라 스님에 의해 인도의 불교는 다시 움트기 시작했으나, 이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국제 불교계의 노
3월 17일(수)▲평창 월정사 ‘불교와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 템플스테이’=오후 2시, 경내, 18일까지. 033)332-6664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 ‘제12차 콜로키움’=오후 4시, 금강대 국제회의실. 041)731-3114 ▲서울 조계사 ‘신중철야정진’=저녁 8시, 대웅전. 02)732-2183 ▲김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운전면허취득반’=4월 18일까지. 054)439-8279 3월 18일(목)▲울산 월봉사 ‘지장재일법회’=오전 10시, 대웅전. 052)251-4602 ▲조계종 사회부 ‘아름다운 동행 이사회’=오전 1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 02)2011-1820 ▲인드라망생명공동체 ‘24기 실상사귀농학교 동참자 모집’=23일까지. 063)636-4325 ▲불
동화사 주지 선거와 관련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동화사 어른 스님들. 4월 중순께 실시될 예정인 팔공산 동화사 주지 선거를 앞두고 문중의 원로 스님들이 후보 단일화를 위한 모임을 가져 눈길을 끌고 있다. 동화사를 대표하는 연담, 고송문도의 원로 스님들이 후보 단일화를 위해 모임을 가진 이유는 그 동안 동화사 주지 선거로 인해 수많은 문제점들이 표출됐기 때문이다. 후보 간 과잉 경쟁으로 인한 잡음과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들이 선거 이후에도 이어지면서 동화사 전체가 혼란에 휩싸이는 일이 잦았다. 이에 후보 단일화를 통해 선거를 동화사 교구와 문중 화합의 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동화사 문중은 물론 대구 경북의 불자들 사이에서 강하게 일고 있는 것이다. 동화사의 원로
자연공원 내 전통사찰 납골시설 설치가 합법적이라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지난 3월 5일 공원 내 사찰 납골당 허가와 관련 관할구청의 규제가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조계종 금선사(주지 법안)가 서울 종로구청장을 상대로 낸 ‘사설 납골당 설치신고 수리거부 처분취소’ 상고심에 대해 “원고 사찰의 납골당은 경관을 해치거나 자연공원 보전, 관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없으므로 관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며 금선사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문에 따르면 “불교의 화장문화 전통과 승려의 유골이나 사리를 경내에 봉안해 온 풍습 등을 고려할 때 금선사 경내지에 납골당을 설치하는 것은 자연공원법 상 ‘불사를 위한 시설 및 그 부대시설의 설치’에 포함된다”
동안거 해제를 맞아 의성 고운사(주지 호성)가 3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부산 화엄사 회주 각성 스님을 초청 강사로 삼조 승찬 조사가 지은 ‘신심명’(信心銘) 강의를 실시했다. 고운사의 신심명 특강은 경내 선(禪) 체험관에서 개설됐다. 이번 특강은 하안거와 동안거 해제 때마다 정기적으로 마련해 온 고운사의 정기 법석으로, 고운사 회주 혜승 스님과 주지 호성, 말사 주지 스님 등 사부대중 200여명이 동참해 각성 스님의 감로 법문을 경청했다. 호성 스님은 특강을 여는 인사말에서 “각성 큰스님을 모시고 진행하는 신심명 강의는 동안거 해제를 맞아 고운사 사부대중이 우리 전통의 법석을 계승하고 한국불교의 미래를 밝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지사=김영각 지사장
영천 은해사(주지 돈관)는 3월 11일 경내 법당에서 고경당 법전 대종사의 64주기 추모 다례제〈사진〉를 봉행했다. 문도 대표 혜인 스님을 비롯해 문장 화산, 석종사 선원장 혜국, 전 은해사 주지 법의 스님 등 사부대중 2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해 법전 대종사의 가르침을 되새겼다. 대종사의 추모 다례는 불공에 이어 혜국 스님의 행장 소개, 문도대표 혜인 스님의 인사말, 주지 돈관 스님의 인사말, 헌다, 헌화 등 순으로 엄수됐다. 돈관 스님은 인사말에서 “고경 큰스님은 화엄경을 읽으면서 환희심과 굳건한 신심을 일으켜 80여권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경전을 암송하는 등 경이로운 수행력을 보이셨다”며 “고경당 법전 대종사의 지혜와 가르침을 계승해 은해사 교구의 화합과 발전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불교 태고종(총무원장 인공)은 3월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사부대중 2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영산재를 시연했다. 2010년 11월 열리는 G-20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와 영산재(靈山齋)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하기 위해 열린 이번 행사에서 태고종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국운이 신장돼 새로운 국제질서를 구축하고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기를 축원했다. 최승현 기자 trollss@beopbo.com
옛 현인들은 모든 일의 성사여부는 사람의 문제라고 이야기하였다. 역사적으로도 이미 2천 500년 전에 부처님께서도 그것은 마음의 문제라고 명확하게 말씀하셨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가야산 골프장사업도 어찌 보면 말세중생(末世衆生)들이 벌이는 불장난인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가야산 골프장 건설 사업은 참 말도 많고, 사연도 많은 사업이었다. 우리나라 환경운동사상 기념비적인 사업이기도 하다. 그 첫째는 우리나라 역사상 10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은 유일무이한 사업이었고, 10여 년에 걸친 법적 소송 끝에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 승소한 대표적인 공익소송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업이 중단되었다가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갑자기 다시 불거져 나오면서 온 세상을 혼돈 속에 빠뜨리고 있다. 도대체 어느
불교환경연대 상임 대표 수경 스님은 3월 13일 경기도 여주 신륵사에서 '여강선원 개원현판식을 봉행했다. 4대강 공사로 고통 받는 뭇생명들을 위한 기도 도량, 여강선원(如江禪院)이 문을 열었다.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은 3월 13일 여주 신륵사 남한강 둔치에 ‘강처럼 사는 집’이라는 의미를 지닌 여강선원을 개원했다. 여강선원은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고통받는 뭇생명을 위로하고 자본주의 사회에 만연한 물신 풍조를 반성하는 동시에 생명의 소중함을 성찰하는 기도 공간이다. 또 인간의 만행으로 무자비하게 파괴되고 있는 자연과 뭇생명에 참회하기 위한 도량이다. “나와 자연이 한생명이라는 자각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선원을 개원하게 됐다”는 수경 스님은 여강선원에 개원 취지에 대해
4대강 공사로 고통 받는 뭇생명들을 위한 기도 도량, 여강선원(如江禪院)이 문을 열었다.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은 3월 13일 여주 신륵사 남한강 둔치에 ‘강처럼 사는 집’이라는 의미를 지닌 여강선원을 개원했다. 여강선원은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고통받는 뭇생명을 위로하고 자본주의 사회에 만연한 물신 풍조를 반성하는 동시에 생명의 소중함을 성찰하는 기도 공간이다. 또 인간의 만행으로 무자비하게 파괴되고 있는 자연과 뭇생명에 참회하기 위한 도량이다. “나와 자연이 한생명이라는 자각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선원을 개원하게 됐다”는 수경 스님은 여강선원에 개원 취지에 대해 “스스로를 낮추고 아래로 흐르는 물과 같이(如江) 살고자 하는 모든 이들의 수행 공간”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공죽사 대웅전 전경. 공죽사는 운남성 선종의 대표적인 사찰이다. 허운 스님은 62세 무렵 공죽사에서 『능엄경』을 강의, 500여 명을 불교에 귀의케 했다. 허운(虛雲, 1840~1959) 스님이 아버지 몰래 용천사로 출가해 승려로서 거듭나고 있을 때, 아버지가 아들을 찾아오자 스님은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고행을 시작했다. 30대 초반까지 고행을 하고, 경론(經論)을 배우고자 여러 선지식을 찾아 행각하였다. 천태산 융경·민희 법사에게서 『법화경』과 논(論)을, 설두산 악림사 보광 법사에게서 『아미타경』과 정토관련 논을, 천동사 법담 스님에게서 『능엄경』을, 강소성 금산사에서 계율을 배우는 등 허운은 선사이지만 여러 경론을 배우고 익혔다. 또한 허운은 강소성, 고민사 등 여러 선방
직영사찰 전환이 확정된 강남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직영사찰 전환이 부당하다며 조계종 총무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3월 14일 봉은사에서 열린 일요법회에서 법상에 오른 명진 스님은 법회에 참석한 1천 여 명의 신도들을 향해 “목숨을 걸겠다”며 직영사찰로의 전환에 대한 반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3월 11일 열린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봉은사에 대한 직영사찰전환이 확정된 후 주지 명진 스님이 처음으로 밝힌 공식 입장이다. 명진 스님은 “봉은사 신도와 소통하지 않은 결정은 결코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단언하며 “봉은사 직영전환의 이유와 총무원이 주장하는 포교벨트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음 주까지 해명하길 바란다”며 총무원에 공개 질의했다. 특히 스님은 “총무원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
2006년 법정 스님과 윤청광 본부장이 대나무 숲 앞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나의 전재산을 스님께 시주할테니 받아주세요.”“나는 받을 수 없으니 다른 분한테 기증하십시오.”한국 2대 요정 중 하나였던 서울 ‘대원각’의 주인 김영한 여사가 『무소유』라는 법정 스님의 책을 읽고 감동, 싯가 “천억 원을 홋가한다”는 성북동의 땅과 건물을 생면부지의 스님께 “조건 없이 시주할테니 절로 만들어 달라”고 간청했다. 이렇게 해서 “받으세요” “못받겠다”하는 희한한 실랑이가 무려 10년 간 계속되었고 결국 스님의 무소유 고집에 김영한 여사가 굴복, 전 재산을 송광사에 기증함으로써 스님은 스님대로 ‘무소유’고집을 지키시고, 김 여사는 김 여사대로 요정을 절로 만드는 소원을 이루어 1997년
법정 스님이 오랫동안 상주했던 불일암. 70년대 후반 스님이 손수 지은 이곳은 이제 현대문학의 산실이 됐다. 법정 스님이 2010년 3월 11일 오후 1시 52분 열반에 드셨다. 법랍 55세, 세수 78세. 스님이 입적하시기 바로 전날, 때아니게 탐스런 함박눈이 내린 것은 스님의 흰 무명처럼 정갈하고 무염(無染)한 이승에서의 삶을 기리기 위한 하늘의 배려였을까. 온 세상을 하얀 꽃으로 뒤덮어 우리의 정신을 황홀케 하더니 봄햇볕을 받고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종교와 교파를 떠나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던 스님도 그렇게 훌쩍 남루한 육신을 벗고 피안의 세계로 가신 것이다. 평소 ‘무소유’의 삶을 강조하던 스님은 “관과 수의를 따로 만들지 말고 평소의 승복을 입힌 채로 화장하
법정 스님은 불법에서 이탈한 불교계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법정 스님은 불교지성인이었다. 불교지성이라 함은 불교수행자로서, 불교 사상으로 불교계 내외의 문제를 성찰하고, 그를 공론화시키고 나아가서는 개혁하려한 의식을 말한다. 여기에서 법정 스님은 불교혁신론자이었다. 그런데 스님이 발간한 저서에는 불교가 바른 길로 가야 한다는 소신에서 불교의 현실을 비판했던 내용이 많다. 그 내용은 풍자, 비유, 직설 등으로 서술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불교가 본연의 길로 가야 한다는 애정어린 발원이 있다. 불교신도, 불교계 밖의 국민들은 법정 스님의 이런 측면에 대해 생경스러울 수 있다. 스님은 불교 소재로 다양한 글쓰기, 즉 문서포교, 전법을 하면서도 그 내면에는 이 같은 불교혁신에 대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라 하시더니우리 곁에 꽃이 피어난다는 것은놀라운 생명의 신비라 하시더니하루 하루를 충만하게 살수록 깨어 있으라 하시더니소중한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 하시더니멀리 가려면 짐이 가벼워야 한다고 하시더니우리들도 다 놓아두고자유인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시는지요? 덕(德)을 인생의 잔고로 남겨두시고시대의 가슴앓이를 안고 가시는 것 같아속절없이 그냥 눈물이 나서오늘은 몸보다 마음이 조금 더 아픕니다그래도 마음속에 있는 것은 줄어들지 않습니다넘치는 맑은 힘으로 살아남은 법문은풍요 속에 병든 우리들에게가진 것에 얽매인 우리들에게마음에 낀 때 벗기지 못하는 우리들에게여유와 인정과 운치가 있는 곡선처럼잠든 숲을 적시는 밤비 소리처럼 뚜렷해 집니다 스님을 생각하면맑은 가난을 생각하게 되고무소
송광사를 나서는 법체를 대중들이 뒤따르고 있다. “수고 끼치는 일체 장례의식을 행하지 말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 승복 입은 채로 다비해달라. 사리도 찾지 말고, 탑도 세우지 말라.”긴긴밤을 달래주던 대나무 침대, 관 대신 덮은 가사 한 벌과 평소 입었던 승복이 전부였다. 한 평생 청빈한 수행자로 산 법정 스님은 당부대로 떠나는 순간도 검박했다. 3월 13일 오전 6시, 조계총림에 새벽 미명이 내려앉았다. 법정 스님의 법체가 모셔진 순천 송광사 대지전의 공기가 사뭇 달라졌다. 법구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던 상좌 스님들의 눈이 젖어 들었다. 법정 스님이 떠날 채비를 했다. 문밖의 대중들은 혹여 흐느낌이 스님 가는 길에 누가 될까 차마 소리 내지 못하고 입을 가렸다. 대신 범종
“수고 끼치는 일체 장례의식을 행하지 말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 승복 입은 채로 다비해달라. 사리도 찾지 말고, 탑도 세우지 말라.” 긴긴밤을 달래주던 대나무 침대, 관 대신 덮은 가사 한 벌과 평소 입었던 승복이 전부였다. 한 평생 청빈한 수행자로 산 법정 스님은 당부대로 떠나는 순간도 검박했다. 3월 13일 오전 6시, 조계총림에 새벽 미명이 내려앉았다. 법정 스님의 법체가 모셔진 순천 송광사 대지전의 공기가 사뭇 달라졌다. 법구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던 상좌 스님들의 눈이 젖어 들었다. 법정 스님이 떠날 채비를 했다. 문밖의 대중들은 혹여 흐느낌이 스님 가는 길에 누가 될까 차마 소리 내지 못하고 입을 가렸다. 대신 범종이 애처로이 울었다. 108번의 타종은 조계총림을 휘감으며 대지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