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말한다 ‘모든 존재는 폭력에 떤다. 죽음을 두려워하고 삶을 사랑한다. 다른 존재 안에서 그대를 보라. 어떻게 누군가를 해칠 수 있겠는가’ 오늘날 공장식 사육은 인류 최대의 치부이자 지옥 자체다. 이 지옥을 바꾸기 위한 조치는 간단하다. 단지 볼 수 있는 권리와 힘이다. 만약 도살장이 유리벽으로 되어 있다면 누구도 감히 고기를 먹지 못할 것이다. 마트의 고기도 작은 부위로 잘린 채 말끔하게 포장됨으로 인해 살아있는 생명의 모습을 떠올리기가 어렵다. 눈으로 볼 수 없기에 어떠한 잔인함에 대한 인식이나 동정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법보신문’은 2019년 한해 동안 삼척 천은사 주지 동은 스님과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교육부장 진광 스님을 필자로 ‘사소함을 보다’ 연재를 진행했다. 동은·진광 스님과 허재경 삽화 작가를 초청해 12월18일 조계사 ‘담소’에서 회향 대담을 가졌다. 사회는 법보신문 출판자회사인 모과나무 출판사 남배현 대표가 맡았다. 편집자 사소함 바라봄으로써 이 시대 모두의 아픔과 걱정과 외로움 경청하고 공감진광 스님 작고 사소한 인연의 씨앗을 잘가꾸고 꽃피우기 위해 힘쓰는게 불교 지향점동은 스님스님들의 참신한 글에서 내면에 켜켜이 쌓여있는 치유의
2019년의 마지막이 어느새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많은 사람들이 새해를 맞이하며 여러 가지 계획이나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하루하루를 바삐 살아가며 그 계획들은 일상이라는 무거운 짐 속에서 점차 새 빛을 잃어가고 다시금 원래대로의 삶에 적응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필자 역시 올해 초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많은 경험을 하려고 했으나 부족한 수행력으로 평상시와 같은 하루하루로 한해를 마무리 하게 되었다.불교에서는 평범한 삶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그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철저히 관찰하며 주인공의 삶을 살아가는 ‘평상
삼장(三藏) 중에서 율장은 부처님께서 승가의 유지와 출가자의 여법한 수행생활을 위해 제정하신 것이다. 율장에는 출가자가 승가 내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규칙과 위의를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의 내용은 출가자가 세속적인 삶을 떠나 바른 출가적 삶을 영위하고 그 안에서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규율을 다루고 있다. 그렇기에 많은 내용에서 특정 행동을 금지하고 그를 어길 시에 받는 처벌 등을 말한다. 이러한 내용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율장에 대해 무거운 이미지를 갖는다. 그러나 율장에는 반드시 금지만을 말하는 것은
삶이란 인연의 연속이고, 그렇게 소소한 인연의 연기들이 모이고 모여 사람의 성향을 만들고 삶의 방향을 잡아 준다. 그래서 내가 만나는 사람과 내가 사용하는 물건 등 아무리 작은 인연이라 할지라도 그 소중함은 결코 무게가 가볍지 않다. 성민 스님은 이러한 인연관계를 소중히 여겨 늘 주위를 둘러보고 지금 서 있는 내 자리를 단도리 하려 애쓰고 있다. 스님은 유학자였던 부친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입학 전에 ‘천자문’을 뗐으며, 그때 인연 맺은 ‘중용’은 지금도 삶을 관통하는 가르침 중 하나가 되었다. 출가수행자의 길에 들어서면서도 바랑에
워싱턴 주립대학의 루 박사는 어린이들이 유기인산계 농약의 가장 큰 피해자라는 보고서를 읽고 유기인산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전문적으로 연구했다. 루 박사는 1998년 부모들의 도움으로 2~5세 어린이 110명의 소변샘플을 채취해 본 결과, 예상대로 소변에서 농약대사산물이 검출되었다. 물론 수치가 허용치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미량이라도 365일 축적되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유독 한 어린이만 샘플을 채취한 6월과 11월 모두 독성물질의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답은 부모가 오직 유기농산
여래사불교대학에서 ‘법화경’ 독송기도는 매주 화요일 오전 사시예불에 이어 진행됐다. 부처님 전에 사시마지를 올리고 예불을 마치면, 동참 대중이 함께 ‘우리말 법화경’을 독송했다. 독송이 끝나면 축원이 이어졌다. 독송할 때에는 경전 길이를 미리 정해두기 보다는 대략 1시간30분 정도 우리말로 풀이된 ‘법화경’을 소리 내어 읽어나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렇게 ‘법화경’ 전체를 다 읽는 데에는 대략 14~15회 정도 기간이 소요됐다. 매주 한 차례씩 100일에 한 권을 회향하는 셈이었다. 매주 화요일에는 ‘법화경’을 독송했고 목요일에는
“한 연예인이 25세라는 어린 나이로 스스로의 목숨을 끊었다”는 슬픈 소식이 들려왔다. 어린 나이에 그런 극단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이 너무나 마음 아프고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러했을까’라는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 원인에 수많은 악성댓글(악플)이 있었다는 지금의 사회현상에 대한 비통함을 느꼈다.인터넷 뉴스 등을 보면 너무나 지나치고 무책임하게 댓글이 달려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람이 아니어도 그 수준이 지나치고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심각한 글들이 너무나도 많다. 인터넷이 급속도로 보급되고 누구라도 공
평범한 미국인으로 살던 중 십여 년에 걸쳐 우울증, 광장공포증, 자기혐오,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던 바이런 케이티. 그녀는 지나치게 술을 마셨고, 잘 때는 늘 매그넘 권총을 침대 밑에 두었으며, 밤마다 다음 날 아침에 깨어나지 않기를 기도했다. 그럼에도 자살하지 않은 이유는 오로지 자녀들에 대한 염려 때문이었다. 그 시련과 고난의 마지막 2년간은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어차피 다 부질없는데”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고, 침실에서 며칠씩 나오지 않았으며 심지어 칫솔질도 할 수 없었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이 동안거 기간 동안 한국불교중흥을 발원하며 목숨 건 정진에 나서는 위례천막결사 대중들을 격려하면서 특별법어를 내렸다. 종정스님이 동안거 결제에 임하는 전체대중 법어에 앞서 특별법어를 내리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종정스님도 이번 위례천막결사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는 것을 반영한다.진제 스님은 10월22일 부산 해운정사에서 법보신문 취재진과 만나 위례천막결사에 임하는 대중들의 부단한 정진을 당부하며 특별법어를 전달했다.진제 스님은 법어에서 “마음은 만 가지 진리법의 주인”이라면서 “이 마음을 깨달아 알
대학 교단에 있을 때 일이다. 1980년대 후반, 민주화 투쟁의 열기가 아직은 다 가시지 않은 시절, 학생들에게 잘못보이면 교수도 곤욕을 치르는 시절이었다. 강의에 들어가면서 지나치던 게시판에 특이한 대자보가 붙어 있어 읽어보게 되었다. “민족**(대학교 이름)는 얼마나 썩었는가?”하는 구호로 시작된 대자보였다. 내용인즉 교직원 하나가 요식업소 주인여자와 좀 친분이 있었는데, 그 집 아이에게 대학과 관계된 특혜를 준다고 돈을 받아놓고는 전혀 모르쇠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피해를 당했다는 여자 분이 총학생회에 찾아와 하소연을 했고
일본인이 노벨과학상 수상자에 포함되면서 일본은 역대 2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가 됐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에 이어 5위의 업적으로 기초과학 분야의 선두주자임을 여실히 드러냈다.일본의 노벨과학상 수상에는 몇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노벨과학상 수상자 24명 중 18명이 지방대 출신이다. 수도권 대학의 3배나 많은 수치다. 대를 이어 가업을 잇듯이 한 우물을 파는 일본인의 특성이 발현됐다는 주장과 함께 각 지역 중심의 시장경제가 형성되면서 대학도 그런 흐름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본
프랑스는 독일나치를 몰아내자 국가반역자 청산에 착수했다. 4년에 불과한 침탈이었지만 청산은 6년간 이어졌다. 200만명을 조사했고 6766명을 사형 선고했다. 이외에도 30만명에 이르는 부역자들에게 죄를 물었다. 특히 가장 강력한 처벌을 받은 대상은 부역언론인과 지식인들이었다. 민족의 혼과 정신을 팔아 국민의 정신을 오염시키는 가장 악질적인 범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온건했다. 노르웨이는 10만명당 1656명, 네덜란드는 10만명당 1250명을 처벌했다. 100명중 1명 이상이 처벌을 받을 만큼 유럽의
바이올린과 첼로의 중간 음역을 지닌 비올라는 독특한 음색을 가진 악기이다. 바이올린이 화려한 소프라노라고 한다면 비올라는 따뜻하고 온화한 알토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음성과 유사하다고 생각되는 첼로의 음색보다 조금은 어둡지만 침착하고 세련된 매력을 가졌다. 또한 비올라는 실내악이나 규모가 있는 관현악에서 중후한 첼로와 개성 강하고 다소 날카로운 바이올린의 중재자와 같은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로베르트 슈만의 ‘피아노와 비올라를 위한 그림동화 작품 113(Märchenbilder)'은 잔잔하면서도 개성 있는 서정성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에도 불구하고 소멸하지 않았다.”한국 대법원이 내린 이 판결(2018.10)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개인 손해배상청구권이 지금도 살아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던 아베 일본 총리는 지난 8월 “강제징용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대한민국 대법원의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불만을 터뜨리며 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경제도발이나 다름없다. 한국 정부는 한일 사이에 체결된 지소미아(GSOMIA·군사정보보호협정)를 연장
해평윤씨(海平尹氏)는 병자호란 때 강화도에서 순절한 김익겸의 아내이자 조선조 한글 소설 중 예술적인 성취 면에서 가장 훌륭한 ‘구운몽’의 저자인 김만중의 어머니이다. 그녀는 널리 알려진 신사임당에 못지않은 현부인이었다. 김만중은 행장에서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태부인(어머니)께서 일찍이 근대의 비문과 묘지를 보다가 부덕을 칭찬함이 지나치게 큰 것을 병으로 여기면서 말씀하시기를 ‘규문 내의 행실은 남이 알 바 아닌데, 글 쓰는 이들이 다만 집안사람들의 이야기만을 취하여 쓰니 그 말을 다 믿을 수는 없다. 그렇지 않다
“삼국유사는 분량도 적을뿐 아니라 스토리 면에서도 사랑‧복수‧음모‧반전 등의 서사 내용이 그리스 로마신화나 인도‧중국‧일본신화 등에 못 미칩니다. 그럼에도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요? 저는 그 까닭이 소박함에 있다고 봅니다. 가공되지 않은 순박미에서 한국인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지요.”신종원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가 최근 ‘삼국유사 깊이 읽기-우리 고전으로 벌이는 열 번의 잔치’를 펴냈다. 한국고대사를 전공한 신 교수는 주로 신라사에 힘을 기울였는데 그 분야 사료의 상당 부분이 ‘삼국유사’에 있는 만큼 신라 관련 조
우리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수행은 ‘선(禪)’이다. 고요한 방 안에 좌복을 깔고 편안히 앉아서 온 몸의 힘을 빼고 자신에게 주어진 ‘화두(話頭)’에 집중하는 수행을 우리는 ‘선’ 또는 ‘좌선’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나오는 ‘화두’라는 것은 사전적인 표현으로 ‘조사(祖師)들의 말에서 이루어진 공안(公案)이나 고칙(古則)’을 가리키는 것으로, 선 수행을 하는 수행자 자신의 근기에 맞는 화두를 스승으로부터 받아 그것의 실마리 혹은 근원을 찾는 수행을 쉼 없이 닦는 것이다. 이처럼 ‘선’은 가만히 정지된 상태에서 하는 수행처럼 느껴지지만 그
명산에는 절도 많고 기도처도 많다. 서울의 명산인 북한산에도 많은 사찰과 암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명산이라고 반드시 부처님을 모신 절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속인들이 세운 굿당이나 신당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아마 절 수효 못지않게 굿당과 신당이 자리를 잡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나는 어렸을 적부터 무속인들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 굿당이나 신당을 발견하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안에 들러 굿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는 했다. 며칠 전에도 오랜 만에 북한산을 오르게 되었는데 꽤 규모가 큰 굿당 안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
쏟아지는 뉴스 속에서 차마 눈을 뗄 수 없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아베 정권의 도발적 수출규제로 시작된 두 나라의 갈등은 이제 무역전쟁을 넘어 ‘역사전쟁’이라는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느낌마저 든다. 물론 우리는 이미 이런 다툼에 익숙해져 있다. 식민사관 극복의 과정을 겪으면서, 1980년대 초반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사건을 겪으면서 우리는 한편으로 상당한 내공을 쌓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 한일 양국의 지식인들이 내뱉고 있는 역사 관련 망언들을 지켜보면, 이 싸움의 양상이나 성격이 다소 변했다는 사실이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