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경전은 종류가 많아 짐짓 헤매기 마련이다. 각 경전의 분량 또한 만만치 않아 초기경전처럼 쉽게 외우고 독송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대승경전 중에는 긴 세월 불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널리 독송되는 경전들이 있다. ‘화엄경’‘법화경’‘유마경’‘열반경’‘금강경’이 대표적이다. 이들 경전에는 대승불교의 가르침이 오롯이 담겨 있으며 깨달음으로 가는 지름길이 숨어있다. 이런 믿음 때문에 경전을 읽고 이해하는 것을 넘어 지극한 마음으로 독송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이들 경전을 수레삼아 심오하고 원대한 부처님 세계로 들
브라질 리우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의 승전보에 더위가 조금은 가시는 느낌이다. 인간승리의 장면에 환호성을 지르고, 눈물 흘리면서 비로소 대한민국이 하나이며 운명공동체임을 자각하게 된다. 그러나 일부 기독교 선수들의 무례한 기도세리머니에 공동체 의식에 조금씩 금이 가고 있다. 축구 조별리그에서 석현준 선수가 과도한 기도세리머니가 빈축을 샀다. 국가대표 선수의 특정종교 기도세리머니는 종교가 다른 국민들을 당혹케 할 뿐 아니라 배신감마저 자아낸다. 국가를 대표하는 그 순간에도 기독교를 전도하겠다는 왜곡된 신념이 광신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티베트 불교에는 자비와 신비가 뒤섞여 있다. 중국의 폭압과 나라를 빼앗긴 민족적 불행에도 흔들림 없는 평정심으로 분노와 절망 대신 자비를 채우는 그들의 삶은 신비 그 자체이다. 영토로서의 나라는 잃었지만 물욕과 탐욕, 거짓이 판을 치는 세상에 티베트 불교가 시나브로 세상에 퍼져 영혼의 영토를 넓히고 있다.책은 티베트 사람들이, 그리고 스님들이 온갖 시련 속에서도 어떻게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으로 인간으로서의 고귀한 품성을 유지하는지 비결을 담고 있다. 불교에는 여러 가지 수행법이 존재한다. 남방불교는 관을 위주로 하는 위빠사나를 중시
헌법재판소가 7월28일 김영란법(부청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 법은 2012년 스폰서 검사, 벤츠 검사 등 뇌물스캔들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검사들이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받게 되자, 당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을 중심으로 대가성에 관계없이 공직자가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처벌하자는 취지로 제정됐다. 그러나 공직자의 범위에 언론인과 사립학교법에 따른 임직원 등이 포함되면서 격렬한 저항에 부딪쳤다. 식사와 선물, 경조사비의 가격상한 기준을 3만원, 5만원, 10만원으
서울 도심 한복판 조계사가 연꽃의 향연으로 푸르고 붉다. 400여개의 연꽃 화분이 숲과 오솔길을 만들며 도심사찰에 그윽한 그늘과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고 있다. 조계사에 연꽃 숲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번째로 8월31일까지 도심 속 작은 쉼표가 될 전망이다.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다.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좌대를 연꽃모양으로 만들거나 연꽃을 조각해 ‘연화좌’라고 부른다. 경전에는 아기 부처님이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을 때 발길이 닿는 곳마다 연꽃이 피어났다고 전한다. 불교에서 연꽃을 소중히 하는
국책연구소의 센터장이 워크숍에서 자신은 친일파라며 “천황폐하 만세” 삼창을 하더니, 이번에는 교육부 고위관료가 “민중이 개·돼지”라는 망언을 쏟아냈다. 민중은 누구를 지칭하는지 따지자 “국민의 99%”라고 밝혔다. 어떻게 현직 공무원이 “국민을 향해 개·돼지”라는 막말을 내뱉을 수 있는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잇따른 공직자들의 막말에서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고위공직자가 이들 뿐일까 하는 두려움이 인다.지난 7월13일 정부는 미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체계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과 상의한 적도, 지
울산 앞바다에서 5.0 규모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5.0이라는 강도도 강도지만 진앙지에서 50km 거리에는 10개의 원전이 밀집돼 있다. 추가건립 원전을 포함하면 16개에 이르는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역이다. 진도 5.0은 정부가 지진을 측정하기 시작한 이래 5번째로 강한 규모다.지진으로 건물이 흔들리고 화분이 부서지는 등 적잖은 피해를 본 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울산 앞바다에서는 올해 들어 3번이나 지진이 일어났다.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은 확인된 셈이다. 정부는 6.6~6.
부처님 가르침에 독화살의 비유가 있다. 만동자라는 제자가 세상은 유한한지 무한한지, 끝이 있는지 없는지와 같은 형이상학적 질문을 던지자 부처님은 독화살의 비유를 통해 질문을 일축해 버렸다. 독화살을 맞았으면 당장 뽑아야지, 이를 쏜 사람이 귀족인지 아닌지, 어떤 재료로 만들었는지 따지다가는 곧 목숨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당장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묻지 않고 지적유희에 집착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삶을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다. ‘왜’라는 질문과 ‘어떻게’라는 질문은 문제해결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누구나 한 번쯤은 “
‘잡아함경’에 차유고피유(謂此有故彼有) 차기고피기(此起故彼起)라는 구절이 있다.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남으로 저것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흔히 연기송(緣起頌)이라 불리는 이 가르침은 존재론에 대한 불교의 핵심을 담고 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연기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자연이든 인간이든 서로 의지하고 관계를 맺으며 존재한다. 그래서 연기는 곧 상의상관(相依相關)이다. 최근 이런 연기의 가르침이 체험으로 다가오는 일이 있었다. 영국의 브렉시트(Blexit) 때문이다. 브렉시트란 영국이 유럽연합(EU)에
연예인들의 추문기사가 풍년이다. 젊은 연예인의 성폭행 의혹이 불거지더니, 유명 여배우와 감독의 불륜이 인터넷을 장식하고 있다. 정부가 전기와 가스 민영화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기 위해 연예인 기사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진실을 논외로 치더라도 정부는 실제 6월14일 전기·가스 판매의 민간개방을 골자로 하는 공공기관 기능조정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공공기관이 독점해 온 전력 판매와 가스도입 도매 업무를 민간에서도 할 수 있도록 문을 열겠다는 것이다. 부실해지는 공공기관의 개혁은 물론 민간경쟁
꽃을 연구할 때 눈앞에 놓인 꽃을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꽃의 원산지와 토양을 함께 살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그 꽃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폭넓은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불교도 마찬가지다. 한국불교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한국불교 자체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지만 불교의 탄생지인 인도불교, 나아가 인도불교를 탄생시킨 당시 인도의 사상적 배경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불교를 전공하는 많은 학자들이 인도불교와 인도철학을 연구하는 이유다.불교, 인도에서 시작됐지만꽃을 활짝 피운 곳은 한국한국불교 지도자 사
‘잡아함경’에 탐욕진애치(貪慾瞋恚癡) 세간지삼독(世間之三毒) 여차삼독악(如此三毒惡) 영제명불보(永除名佛寶)라는 가르침이 있다.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은 세 가지 독으로 이와 같은 세 가지 악독한 마음을 영원히 없애면 이름하여 보배로운 부처님이라고 하는 것”이라는 뜻이다.요즘처럼 세상이 복잡하고 살기가 팍팍할수록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에 뒤범벅되기 싶다. 그럴수록 우리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다잡아 삼독을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돌아보면 삼독을 조장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목적을 정당화하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홍만표 변호사가 구속됐다. 검사 재직 시절 권력형 비리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던 수사검사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다. 대통령과 대통령 아들까지 성역 없이 수사한 강단 있는 검사라는 검찰 내부의 평가와 함께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검사장까지 역임했다. 그런 그가 ‘전관’을 앞세워 법과 원칙을 훼손하고 왜곡하는 전 방위 로비를 벌이며 부정한 돈 수백억 원을 벌어들인 탐욕스런 변호사로 추락해 검찰에 구속 수감됐다. 그는 사건을 동료 변호사에게 알선하고 돈을 챙긴 변호사법 위반과 함께 거액의 수입을 탈세한 혐의도 받고 있다. 불과 5년 사이
시대는 달라져도 우리의 삶은 별반 다르지 않다. 삶을 놓는 그 순간까지 우리는 온갖 감정의 흐름 속에서 부침을 거듭한다. 동서(東西)가 다르지 않고 고금(古今)에 차별이 없다. 삶에서 겪는 이런 감정들은 닥쳐온 경계에 따른 우리 마음의 작용이다. 따라서 경계에 흔들리지 않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영원한 염원인지도 모른다.다행히 우리에게는 앞서 살다간 선인들이 있다. 특히 선인들이 남긴 동양의 옛 시문은 슬픔과 그리움, 기쁨과 설렘, 허무와 절망, 또는 치욕 속에서 평정심을 잃지 않았던 지혜의 기록들이 빼곡하다.
가수 조영남의 그림 대작(代作) 사건으로 시끄럽다. 다른 사람에게 그림을 그리게 한 뒤 자신의 작품이라고 속여 팔아온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조씨의 대작 의혹에 불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조씨가 지난해 부천 석왕사에서 영담 스님, 신정아씨와 함께 ‘조영남이 만난 부처님’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었기 때문이다. 당시 조씨의 전시회는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당시 전시회의 큐레이터를 맡았던 신정아씨는 2007년 학력을 위조해 동국대 교수로 임용됐다가 사기행각이 탄로나 실형을 살았던 인물이다. 종단에서 공
“원컨대 저에게 해탈의 문을 열어주시고 뒤바뀐 헛된 생각을 멀리 떠나 기필코 해탈의 문을 열게 하소서.” 선재동자의 발원은 간절했다. 문수보살은 자비로운 눈으로 말했다. “깨달음의 높은 뜻을 일으켜 선지식을 구하고 보현행원을 닦아 마침내 성불에 이르라.” 이에 선재동자가 금강(金剛) 같은 불퇴전의 발심으로 53명의 선지식을 찾아 기나긴 구도의 길을 떠났다. 그리고 마침내 해탈의 문을 열었다. 화엄경 ‘입법계품’에 나오는 선재동자의 구도 여정은 치열하면서도 아름답다. 한 줄기 빛처럼 해탈의 여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어쩌면 그것은
이심중애(離心中愛) 시명사문(是名沙門), 불연세속(不戀世俗) 시명출가(是名出家). 이 내용은 ‘초발심자경문’ 중에서 원효 스님이 쓰신 ‘발심수행장’에 나오는 가르침이다. ‘초발심자경문’은 불문에 입문한 사미승이 가장 처음 배우는 책으로 보조국사 지눌 스님의 ‘계초심학인문’ 원효 스님의 ‘발심수행장’ 야운 스님의 ‘자경문’ 등 3편으로 구성돼 있다. 원효 스님의 말씀을 풀이하면 “마음에서 애욕을 여읜 사람을 사문이라 이름하며, 세속의 일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을 출가라 부른다”라는 뜻이다. 수행자의 자격과 출가의 의미를 이토록 단순 명
올해도 부처님께서 우리 곁에 오셨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세상에 오신 이후로 우리는 매년 음력 4월8일 아기부처님을 맞이합니다. 올해로 2640년입니다. 천년이 두 번 지나고 또 천년의 반이 흘렀습니다. 무수한 세월, 부처님은 이렇게 우리 곁에 오셨습니다.룸비니 울린 부처님 탄생게진리 주체가 인간임을 선언화려한 의식 매몰되지 말고참다운 불자 되길 서원해야 부처님오신날은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날입니다. 그러나 이날은 수많은 아기부처님이 새로 탄생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불자들은 이날 절마다, 거리마다 연등
언제부터인가 약자들의 피맺힌 절규 현장에는 ‘어버이연합’이라는 정체 모를 단체가 출몰했다. ‘중북’이나 ‘빨갱이’를 입에 달고 정부가 불편해 할 시위현장에 득달같이 나타나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휘둘렀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어버린 어버이들의 한 서린 단식 현장에서 폭식 투쟁을 벌이며 조롱을 일삼았던 그들의 행동에서 이들이 일반적 어버이들이 아님을 짐작케 했다.최근 ‘어버이연합’이 온갖 추문의 중심에 서 있다. 퇴직경찰관의 모임 ‘경우회’와 경제인들의 모임 ‘전경련’에서 억대의 뒷돈을 받아 시위 때마다 일당을 주고 수천 명의
보조국사 지눌 스님의 ‘정혜결사문’에 인인지이도자(人因地而倒者) 인지이기(因地而起)라는 명언이 있다. “땅에서 넘어진 자(人因地而倒者), 땅을 딛고 일어나라(因地而起)”는 말이다. 지눌 스님은 무인이 칼로 세상을 다스리던 폭압의 시절, 함께 타락해 권력을 탐하던 불교에 묵직한 주장자를 내리쳤다. 절에 재물이 넘쳐나고 거드름 피우며 현학적인 지식을 자랑하던 불교를 떠나 멀리 변방에서 새로운 불교를 일으켰다. ‘정혜결사’였다. 선정과 지혜를 함께 닦는 정혜결사는 깊은 산속에서 치열한 수행과 계율로 고려불교의 바른 길을 제시했다.지눌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