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들어 선 모든 사람들당당히 서 있는지 자문해야 사생주야 수류화개(死生晝夜 水流花開)금일내지 비공향하(今日乃知 鼻孔向下)죽고 태어남, 밤과 낮이 물 흐르고 꽃피는 소식이니오늘날에야 콧구멍이 아래로 향한 도리를 알겠네. 지금이 절기로 입춘이다. 봄에 선다, 즉 봄에 들어간다는 말이다. 춘하추동 사계절이 한바퀴 돌면 비로소 1년이 된다. 이때 ‘해(歲)’자를 쓴다. 이와 비슷한 ‘세(世)’는 원래 ‘십(十)’자 세 개가 보태진 글자로 30년을 뜻한다. 한 세대는 시간으로 30년이다. 다시 말해 후손이 이어질 정도로 자리를 잡는데 필요한 시간을 말한다. 이 시는 중국 명나라의 3대 고승 중의 한 분인 감산대사의 것으로 스님께서는 승조 법사의 『조론』 중 「무불천론」 부분을 읽다가 크게 깨쳤다. ‘만물은 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결의 연속법의 성품은 둥글어 모양 없거늘 남녘 바다엔 어느덧 바람결이 훈훈하다. 오늘은 참 좋은 바람이라서 좌복을 밀치고 바닷가 포행을 나섰다. 파도 머리마다 앉아있는 부처님 몽돌밭에 내리어 묘음으로 구르고 갈매기는 저녁노을 속으로 사라져 간다. 썰물의 바다에는 먼저 나온 마을 사람들이 몽실몽실한 갯바위에 붙어있는 연두색 해초를 따며 서로 정담을 나누면서 겨우내 움츠렸던 기운을 털어내고 바다와 소통을 하고 있다.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렇게 계절의 변화를 알고 거스름 없이 순응하며 살아간다. 노보살님들은 세상살이가 힘들고 버거워도 전생에 지은 죄 때문이라고 부처님 전에 참회하며 남을 탓하지 않는다. 그저 주문처럼 불보살님 명호를 부르며 의지 하면서 인고의 세월을 살아왔기에
이익집착 풍토가 환경파괴 주범‘먹는 습관’만 바꿔도 극복 가능사회선도 승가 도덕성 어느정도? 때에 따라 먹고(食之以時)예에 따라 써라(用之以禮)그러면 재물을 헛되이 쓰지 않는다(財不可勝用也).『맹자』 새해 벽두에 오히려 한가로워 옛 책들을 뒤적이며 보내는 중에 위 글이 눈에 띄었다. 때에 따라 먹는 다는 것은 제 철에 나는 음식, 넘치지 않게 먹는 것, 불규칙하게 먹지 않는 등의 의미를 떠올려볼 수 있을 것이다. 몸을 지탱하는 에너지를 얻는 이 행위가 도리어 몸과 정신을 해치는 역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 음식 조절이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다. 절집에서 갓 출가자에게 흔히 하는 말로 “예불, 공양 빠지지 않는 것이 큰 공부다”고 한다. 제 때에 적당히 먹는 습관은 몸을 보존하는 첩경이다. 예
아침, 저녁노을이 함께 비치는산봉우리처럼 처음도 끝도한결같은 초발심으로 새해 벽두의 항구엔 크고 작은 배들이 출항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마침 섬이 움직이는 것처럼 큰 배 한척이 서서히 닻을 올리더니 힘차게 바닷물을 가르면서 미끄러져 나아간다. 시작이란 이처럼 크고 작음을 떠나서 누구에게나 성스럽고 거룩한 몸짓이다. 그래서 세상에서는 시작이 반이라고 했는지 모른다. 경에서는 처음 보리심을 발할 때 바로 정각을 이룬다고 했다(初發心時 便成正覺). 시작이 전부인 셈이다. 세간과 출세간의 차이는 곧 여기에 있다. 불법 문중에는 크게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는데 하나는 끝없이 복덕을 쌓고 번뇌를 끊는 것으로 공부를 삼아서 선정을 이루어 언젠가는 부처가 되겠다는 사람들이다. 다른 하나는 나의 성품이 부처의 성
보이기 위한 말과 행동 행복 멀고 공허감만 커욕망 벗어나야 행복 알아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원정사에 머물고 계시던 때였다. 한 바라문이 길 위에서 고행을 하고 있었다. 그의 고행은 가시덤불 위에 눕는 것이었는데, 그것도 누가 보면 가시 위에 올라가고 사람이 없을 때는 다른 곳에서 쉬었다.어떤 사람이 이 모습을 보고 물었다. “당신은 가시덤불에서 뒹굴고 자기 몸을 괴롭히고 있는데 보기가 딱하네. 좀 살살 하면 어떤가? 억지로 몸을 굴려 육신을 괴롭힐 이유가 있는가.” 그러나 바라문은 이 말을 듣고 자기를 무시한 것으로 느껴 노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일부러 보란 듯이 더 심하게 몸을 데굴데굴 굴렸다. 그때 우바새(불교의 남자 신도, 여자신도는 우바이) 한 사람이 그 광경을 지나가다가 보았다. 바라문은
한명숙 국무총리가 정해년을 맞아 1월 13일 오전 10시 사회복지법인 승가원(이사장 종범)을 방문, 자원봉사활동을 한다. 승가원을 방문 한 총리는 승가원 이사장 종범, 승가원 장애아동시설 원장 동옥 스님과 간단한 차담 후 승가원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후원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한 총리는 승가원 장애아동시설을 둘러보고 1시간 동안 별님실 자련방 장애아동 7명에게 식사보조 및 동화책을 읽어주기 등 자원봉사활동을 펼친다. 02)928-0750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갈등의 원인은 자신부처님의 지혜 증득하면사람이 곧 ‘행복의 터전’ 처마 끝 풍경이 첫 새벽으로 깨어 어둠을 토해내더니 빗살무늬처럼 펼쳐진 참나무숲 사이로 여명이 밝아 온다. 저 허공은 묵은해니 새해니 분별이 없고 인연을 따라서 어둠과 밝음을 맞이할 뿐 아무런 변함이 없다. 사람들이 해맞이를 떠나는 것은 잃어버린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본능일 것이다. 올해는 600백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 돼지해라고 벌써부터 들떠 있다. 무엇보다도 반가운 것은 복덩이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아서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돼지는 신통력이 있어서 『삼국사기』에 보면 예언자 구실을 하기도 했는데 나라의 큰일을 앞두고 누구를 점지해서 행운을 가져다줄지 모두의 관심거리다. 해맞이를 나온 사람들의 한결같은 소망은 가족이
세계 티끌 수 같은 마음 헤아려 알고(刹塵信念可數知)큰 바다 물을 마셔 다하고(大海中水可飮盡)허공을 측량하고 바람을 맬 수 있으나(虛空可量風可繫) 부처님의 공덕은 말로 다 할 수가 없네(無能盡說佛功德) 『화엄경』 「입법계품」은 선재동자가 53 선지식을 만나는 구법의 내용이다. 옛날의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도 바로 이것이 모티브다. 처음 문수보살로 시작하여 미륵보살에게 법문을 듣고, 다시 문수보살에게 가서 보현행원을 성취하는 것으로 여정이 끝난다. 이것은 원인과 결과, 즉 인(因)과 과(果)가 둘이 아님을 말하는 것이다. 선재동자가 비로자나장엄장 대누각에서 미륵보살을 만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 것을 칭찬 받고 보리심을 발한 공덕에 대한 설법을 들었다. 그리고 미륵보살이 누각에서 손가락을 튕겨
“변한다는 사실만이 진리 실감” 선사들은 하루해가 지고나면 오늘도 일대사를 마치지 못했다는 억울함에 두 다리 뻗고 울었다고 했다. 어느덧 세월은 무상하여 하루가 쌓이고 겹쳐서 섣달 그믐날이 닥쳐오는데 눈빛이 땅에 떨어질 때 돌아갈 곳이 분명한지 되돌아본다. 수행하는 사람은 한 생각이 일어날 때 바로 돌이켜 화두를 챙김으로써 회광반조가 되어 순간순간 자기 점검이 이루어진다. 작년에는 섬에서 보기 힘든 큰 눈이 내렸다. 장마처럼 계속되는 눈으로 혹시 지붕이 무너지지는 않을까 두려웠다. 섬들은 마치 하얀 연꽃처럼 솟아올랐고 햇빛에 녹아내리는 처마 끝 고드름과 낙숫물 소리는 난생처음 들어보는 장엄한 합창 이었다. 올해는 눈이 조금 내렸으면 좋겠는데 육지에는 또 폭설이 내린다니 걱정스럽다. 어느 젊은 농부가 폭설
“‘건강가정기본법 전부개정법률안’은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의 해체를 조장하는 처사이므로 전면 백지화 해야 한다.” 국회 여성가족상임위원회가 통과시킨 ‘건강가정기본법 전부개정법률안’에서 ‘가족’의 범주에 포함시킨 ‘사실혼’을 두고 여론의 공방이 치열하다. 사실혼은 결혼식을 올린 후 혼인신고 전 배우자를 잃는 등 신고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 이 가운데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김화중〈사진〉 회장은 가정기본법 개정안에 대해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김 회장은 “‘가정’은 사람들의 관계인 혈연을 중심으로 한 가족들의 의식주, 가풍, 전통의례를 모두 포함한 의미의 범주”라며 “개정안은 가정을 가족으로 대체하고 동거를 인정하는 사실혼을 그 범주에 포함시켜 시가와 처가 등 혼인을 매개로 형성된 관계도 단절하는
조계종복지재단은 12월 26일 오전 10시 3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지난 11월 3일 열린 아동미술잔치 대회 입상작을 선정, 시상식을 개최한다. 시상은 대상으로 꼽힌 ‘부처님’을 제목으로 그림을 그린 이수빈 양 1명을 비롯해 최우수상 4명, 우수상 25명, 장려상 70명 등 총 100명의 어린이들이다. 한편 조계종복지재단 불교사회복지연구소는 12월 21일 오후 2시 종로구 하림각에서 ‘불교사회복지와 나눔’을 주제로 4차 복지학술포럼을 개최한다. 02)723-5101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범부와 성인은 한마음의 차이옛날에 가호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보물을 손에 넣게 되었다. 가난했던 그에게 그동안 고생의 세월을 단번에 날려 버릴만한 일이었다. 며칠이고 방안에서 보석을 만져보며 행복해했다. 가진 자의 기쁨이란 것이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 생각하니 더 없이 좋았다. 가호는 보석을 다락 깊은 곳에 숨겨두고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로 나가봤다. 이제 그의 걸음걸음이 예전의 그가 아니다. 돈으로 바꿔도 상상할 수 없는 큰 재산을 가진 거부다. 아직 사람들에게 말을 안했을 뿐이지, 사실대로 알린다면 어디를 가도 그를 부러워하고 몸들을 낮출 것이다. 과보(跨父)같은 사람은 태양을 잡아다 제 것으로 만들어 온 세상 사람들에게 햇빛을 팔아 부자가 되겠다고 호언을 했다지만, 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