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관 스님은 뛰어난 학승이었다. 오랜 기간 해인사 강주와 동국대 교수를 역임해 조계종 내에서 상당수 스님들이 문중을 떠나 제자그룹으로 분류됐다. 그렇기에 지관 스님에게 드러내놓고 반기를 들 수 있는 스님이 많지 않았다. 여기에 해인사 주지와 중앙종회 부의장, 동국대 총장 등을 거친 종무 경험은 32대 총무원 집행부가 연착륙하는 배경이 됐다. ‘종단안정과 화합’을 기치로 내건 지관 스님의 첫 행보는 98년 멸빈자 사면이었다. 94·98년 멸빈자 사면은 전임 총무원장 정대·법장 스님이 역점을 두고 추진한 일이었다. 그러나 중앙종회의 반
하안거기간 수행 정진한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동시에 모든 스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특별한 우란분절 행사가 남양주 봉선사에서 14년 만에 다시 봉행됐다.조계종 25교구본사 봉선사(주지 초격 스님)는 우란분절(백중)인 9월2일 경내 청풍루에서 ‘제8회 사은법회’를 봉행했다. 사은법회에서는 봉선사 보림선원에서 하안거를 마친 수좌스님 10명을 포함해 능엄학림 학인과 강사스님, 사중 소임자스님 등 50여명의 스님들이 신도들로부터 공양을 받았다. 신도들은 백중 49일기도기간 동안 정성껏 이어온 선망부모 천도기도를 회향하며 하안거를
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주지 정념 스님)가 9월2일 경내 적광전서 경자년 하안거 해제법회를 봉행했다. 이번 월정사 하안거에는 비구 91명, 비구니 26명 등 117명의 수좌스님들이 동참해 용맹정진했다.해제법회에 참석한 대중들은 해제 후에도 방일하지 않고 끊임없이 화두 참구하며 세상을 밝히고 중생 제도에 진력할 것을 다짐했다.정념 스님은 “치열하게 수행하는 정신과 지도력은 세간에 청량제가 되고 미래를 구원해 줄 수 있는 희망이 될 것”이라며 “이번 하안거가 어려운 세상 속에서 다시 한 번 수행의 정신을 가다듬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
火不能燒요 水不能溺이며風不能飄요 病不能侵이라軟似兜羅하고 硬如鐵壁이라天上人間에 古今不識이로다. 咦불이 태우지 못하고 물이 빠뜨리지 못하며바람도 날리지 못하고 병도 침범하지 못하도다.부드럽기는 도라솜과 같고 단단하기는 철벽과 같으니천상과 인간이 알지 못하도다. 咦총림대중이 산문출입을 삼가며 하안거 동안 힘써 정진한 까닭은 본래 구족한 지혜덕상을 체득하여 어리석은 마음이 생멸하는 것을 없게 하기 위함입니다.생멸이 모두 없어지면 곧 피안에 이르는 것이니, 만약 마음에 얻을 것이 있으면 곧 피안에 이르지 못하고, 마음에 한 법도 얻을 것이
현재 우리 불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이라면 `승려의 복지문제'일 것이다. 다양한 의료와 거주 문제들이 거론 돼 조계종단과 각 본사에서 대책을 위한 방법론이 나오고 있다. `승려의 고령화'와 `출가인구 감소'가 중요한 문제가 돼 현재 남아있는 승가공동체에 대한 추후 복지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현대 불교는 사찰 규모나 경제적인 면에서 이전보다 풍요롭고 안락하다. 이런 환경 속에서 복지와 노후를 걱정하고 준비한다는 것은 모순일 수 있다. 하지만 주요 사찰이나 기관에서 소임을 보는 스님들을 제외하면, 여전
3개월 간 전국 선원에서 화두를 잡고 용맹정진했던 대중들이 9월2일 일제히 하안거를 해제했다.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가 선원 대중들의 현황을 정리한 ‘경자년 하안거 선사방함록’에 따르면 이번 하안거 기간 동안 전국 94개 선원(총림 7곳, 비구선원 57곳, 비구니선원 30곳)에서 총 1894명(총림 299명, 비구 1020명, 비구니 575명)의 대중이 용맹정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8월27일 하안거 해제법어를 내리고 대중들의 부단한 정진을 당부했다. 진제 스님은 해제법어에서 “결제에 임했던 기상과
이 여름 구순 하안거 해제를 당하여 소식이 어떠하십니까.추산의 가을바람이 전설처럼 밀려오고 있습니다. 툭 터진 하늘 파도소리 아무리 요란해도 세상바다는 생기 넘치는 선불장이요, 적적한 판도방입니다.‘법화경’에 상자적멸상이라, 항상 스스로 고요해서 적멸상이라고 했습니다. 소리 앞에 먼저 와있는 굽이굽이 저 유유히 멋있는 산천들! 화엄경에 법계의 성품을 보라, 응관법계성 하라. 보고 듣고 응하는 이 물건을 보라고 했습니다.경허 스님께서는 “화엄경의 응관법계성이나 법화경의 상자적멸상이나 모두가 중생들의 보고 듣고 아는 見聞覺知의 이 자체
수산성념선사에게 어떤 납자가 물었습니다.여하시불법대의(如何是佛法大意)닛고?어떤 것이 불법의 대의입니까?초왕성반(楚王城畔)에 여수동류(汝水東流)로다초나라 왕성 주변의 여수(汝水)는 동쪽으로 흐르느니라.수산성념(首山省念)선사는 풍혈연소 선사의 법을 이었으며 여주(汝州)땅에 머물면서 임제 종풍을 널리 선양하였습니다. 당나라가 망하고 송나라가 등장하기 전 오대십국(五代十國) 시대의 초(楚)나라가 이 법문의 배경입니다. 여수(汝水)는 하남성(河南省)을 흘러 회수(淮水)로 들어가는 강입니다. 회수는 양자강(揚子江)과 황하(黃河) 사이에 있는
上堂하야 打柱杖 三下云 하시되상당 타주장 삼하운법상에 올라 주장자를 세 번치고 이르시되諸緣放下歸無念 하면 無碍自在快活人 이로다제연방하귀무념 무애자재쾌활인 百千三昧頓修成 하니 一一契合佛心意 로다백천삼매돈수성 일일계합불심의모든 반연을 놓아버리고 무념에 돌아가면무애자재 쾌활한 사람이로다백천삼매를 몰록 닦아 이루었으니낱낱이 부처님 마음과 뜻에 계합하도다.頌曰 송왈兎角杖打空界月 하니 晦日夜半照瑞光 이로다토각장타공계월 회일야반조서광三山毒藥成靈藥 하니 六道衆生無病人 이로다삼산독약성영약 하니 육도중생무병인토끼뿔 주장자로 허공계의 달을 치니그믐달
법상에 올라올해는 윤달이 4월 달에 들어서 4월 초파일을 두 번 지낸 하안거 결제이기에 다른 해와 달리 수행자들이나 일반 4부대중도 더욱 돈독한 수행으로 90일을 지냈을 것이다.탐진치에 묻혀 살거나 수행의 길을 택하여 살거나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흘러간다. 하지만 뜻이 다르면 맺힌 바가 다르다 하겠다.승가에 흔히 말하기를 내 마음이 부처라 하고 부처가 내 마음에 있다 한다. 이렇게 흔한 부처와 이렇게 흔한 마음을 보았는가. 보았으면 한번 말해 보라.대중이 아무 말이 없자 잠시 뒤에 할(喝)을 한 번 하고 이르기를泥牛靑天走萬里(니우청천
조계종 종정 진제 대종사가 9월2일 경자년 하안거 해제를 앞두고 법어를 내리고 대중들의 부단한 정진을 당부했다.진제 스님은 8월27일 하안거 해제법어를 통해 “결제에 임했던 기상과 기개로 각고의 정진에 몰두해 본분사를 해결했다면 금일이 진정한 해제가 될 것이나, 그렇지 못하다면 해제일이 동시에 결제일이 돼야 할 것”이라며 “자신을 돌아보고 돌아보아야 한다”고 말했다.스님은 “출가한 본래의 뜻은 견성성불”이라며 “사람마다 심성 가운데 제불 만조사와 더불어 똑같이 불성이 갖춰져 있고, 똑같이 이목구비를 갖추고 있는데 단지 알지 못해 쓰
한국 밀교의 역사, 사상, 문화, 의식, 인물, 문헌 등을 집대성하는 한국 밀교문화 총람사업이 마무리됐다. 삼국시대부터 근래에 이르기까지 한국불교는 물론 한국문화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밀교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근간이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한국밀교문화총람사업단이 2016년 4월 착수해 최근 출간이 마무리 된 밀교총람 29종을 8월2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개했다. 진각종과 문화체육관광부가 각각 15억원씩 총 30억원을 투입해 추진한 밀교총람 편찬 사업에는 국내외 밀교 관련 학자 100여명이 참여해 3년간 연구
옛날 어느 무더운 날, 어떤 분이 진정으로 시원한 바람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질문에 이 사람은 “청량풍 부재선 부재수 부재공 지재심(淸凉風 不在扇 不在手 不在空 只在心)이라, 맑고 시원한 그 바람은 부채에 있는 것도 아니고 부채를 움직이는 손에 있는 것도 아니고 저 허공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당신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처럼 날씨가 무더운 날 마스크를 꽁꽁 쓰고도 더워하시지 않는 모습을 보면, 여러분은 마음이 참으로 고요하신 분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본격적인 여름입니다. 이 시기가 되면
우리나라 근현대 대표적 기업인으로서 불교 대중화의 실질적 지평을 열어나갔던 사람이 장경호 거사다. 그의 자제들 또한 그러했다. 특히 한국불교의 새로운 변모를 꾀하며 대중불교, 생활불교의 기치를 내걸고 불교를 이 삶의 현장에서 구현해 나가고자 몸소 그 길을 열어나갔던 이가 그다. 그는 이를 지속하기 위해 목숨을 마치기 전 자신의 전 재산을 내놓으며 대한불교 진흥의 초석을 다지는 편지를 대통령에게 쓴다.“이 사람은 올해 77세의 고령인 동국제강의 창업자 장경호입니다. 이제 멀지 않아 이 생을 마칠 것을 내다보고, 인생무상의 대도 앞에,
아홉 개의 텐트 앞에 놓인 아홉 개의 방석에 아홉 스님이 가부좌를 틀었다. 침묵은 강처럼 고요히 흘렀고, 화두는 별처럼 또렷이 빛났다.그 누구도 90일 정진 중에는 상월선원(霜月禪院)을 나갈 수 없다. ‘하루 한 끼 공양 14시간 정진, 그리고 묵언.’ 서릿발 결기 서린 이 청규를 끝내 감내하지 못해 비상문을 박차고 나가면 스스로 내건 약속에 따라 조계종 승려 자격을 잃는다. 삭풍에 얹어진 냉기가 뛰는 심장을 잡아채려는 순간이나, 공복에 꿈틀거리는 허기가 몸속에 남은 마지막 기운마저 앗아가려 할 때도, 비상문으로 눈길을 돌리기는커녕
조계종 17대 중앙종회의원 보궐선거가 9월10일 진행된다.중앙선관위(위원장 세영 스님)는 7월27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372차 회의를 열어 17대 중앙종회의원 직선 및 직능직 보궐선거 일정을 확정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7월22일 총무원 호법부장으로 임명된 태원 스님(직능대표 문화분야)과 17교구본사 금산사 직선직 중앙종회의원 화평 스님의 사직에 따라 열린다.선거법에 따르면 중앙종회의원 보궐선거는 매년 2월과 8월 넷째 주 목요일에 실시하지만, 선거일이 안거기간인 때에는 안거 해제일 다음 주 목요일에 실시한다
지구상 어느 곳, 어느 나라든 그들의 민간 설화가 있다. 서양에 신데렐라가 있다면 한국에는 콩쥐팥쥐가 있고, 인도에 라마와 시타가 있다면 한국에는 이도령과 성춘향이 있다. 이런 현상을 보면 인간이 느끼는 삶의 애환과 추구하는 이상향이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들의 공연 양상은 발레와 한국 춤과 같이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드러난다. 이는 기후와 생활환경에 기인한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유목이 주된 생활수단인 티베트와 정착 농경사회인 한국의 춤, 노래, 말씨의 친연성이 높은 점이 참 이상하지만, 거기에 불교가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교의 역사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것이 거의 기정사실화 되는 것 같다. 종교라는 것의 본질이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기본으로 하는 것인데 그것이 제한받는 사태야말로 종교의 뿌리를 뒤흔들 수밖에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하여, 모임 자체를 금지하거나 자제를 요청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미 많은 종교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 사태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더더욱 문제를 어렵게 한다. 단지 코로나19로 한정지을 것이 아니고, 인류가 이런 문명의 형태를 계속 유지한다면 이와 비슷한 질병
조계종 직영사찰 연주암과 선본사가 특별분담사찰로 전환됐다. 선본사가 특별분담사찰로 전환된 것은 1994년 이후 26년 만이다.중앙종회는 7월24일 218차 임시회를 열어 연주암 및 선본사의 직영해제 및 특별분담 사찰 지정 동의의 건을 상정하고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총무부장 금곡 스님은 제안설명을 통해 “선본사는 1994년 분규에 의한 사고사찰로 지정되면서 직영사찰로 지정됐었다”며 “선본사는 종단에 기여한 바가 크고 직영지정 사유도 소멸됐다. 지역포교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해당 사찰과 교구의 의견을 받아들여 직영해제를 제안하게 됐
불기 2563(2019)년도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세입세출 결산승인을 비롯해 ‘중앙종회의원 겸직금지 완화’ 종헌개정안 및 종법제개정안 등을 논의할 제218차 임시 중앙종회가 개원됐다.중앙종회는 7월23일 오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재적의원 81명 중 67명이 참석한 가운데 218차 임시 중앙종회를 개원했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이날 중앙종회의원 전원은 발열 체크를 거쳐 마스크를 착용한 가운데 본회의에 참여했다.중앙종회의장 범해 스님은 개원사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예방을 위해 지난 3월 연기한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