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은 사는 곳에 관계없이 세상 모든 불자에게는 일년 중 가장 바쁘면서도 즐거운 날이 아닌가 싶다. 여기 미국 뉴욕에서도 부처님오신날 준비가 한창이다. 미국은 한국과는 달리 부처님오신날이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찰들은 4일을 앞당겨 5월 4일 일요일에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갖는다. 뉴욕 인근에 위치한 20여 개의 사찰에선 겨울부터 정성껏 만들었던 연등을 달아 놓고 지난 4월 달부터 모연문을 돌리면서 연등 접수를 시작했다. 사찰마다 아기 부처님 관욕에 쓸 물품들을 준비하는가 하면 공양을 담당한 보살님들은 평소 보다 많아질 불자님들의 방문을 감안해 2~3주부터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만반의 준비를 끝내 상태다. 어떤 사찰에서는 인연이 있는 큰스님을 모셔다가 부처님 오신날 맞이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면서 이 작은 마을에서도 소박하지만 생기로운 불탄의 잔치가 벌어졌다. 법요식이 끝나고 가만히 되돌아 보면서 나에게 있어 불탄의 의미가 무엇인지 스스로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내 안에 물음을 던지고 나면 조용히 내면의 뜰을 거닐기 위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질 때가 있다. 이럴 때면 그길로 길을 나선다. 이것 저것 생각하고 따지고 다음 일정을 짜맞추다 보면 쉽게 저지르지 못하게 되고 그렇게 반복되다 보면 내면은 정체되어 이내 빛이 바래진다. 이맘 때 즈음이면 산숲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수런수런 초록이 물들고 온갖 야생화들이며 봄나물들이 앞다투어 피어올라 부처님 맞이를 모두 함께 치르고 있다. 아마도 동안의 바쁜 일정에 치여 밋밋해지고 퇴색해 가는 내면이 맑은 샘을 기
미국은 과식하고 운동하는 사회 음식맛 음미하면 수행이 저절로 미국 사람들은 참으로 뚱뚱한 사람들이 많다. 오죽하면 며칠 전 미국으로 만행 오신 도반 스님이 미국에 대한 첫인상을 말해 달라고 하니까 ‘뚱보들의 세상’이라고 했을까. 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뚱뚱한 사람들이 많은 만큼 살을 빼기 위해 죽기 살기로 운동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뉴욕 센트럴 공원의 벤치에 가만히 앉으면 춥지도 않은 지 한 겨울에도 반바지 차림으로 조깅하며 내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무수히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정신 없이 먹고 마시고, 또 정신 없이 운동을 하며 살을 빼는 현상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숨이 가빠지고 삶의 여유가 어디론가 모두 사라져 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 일본 조동종의 본
아기 못낳는 여인들이 100일동안 탑돌이 하면 달덩이같은 아기 낳는다고 개밥바라기별이 뜰 때마다 내게 밥을 주는 미단이를 졸졸 따라다녔을 뿐이야 할머니의 치맛자락을 펼치면 그대로 쪽빛 하늘이 될 것만 같았습니다. 미단이는 할머니의 치마꼬리를 잡고 달인사 를 향해 부지런히 올랐습니다. 달인사는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달마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우리 미단이, 힘들지? 저 노루목만 지나면 일주문이 보인단다. 조금만 참으렴.” 할머니가 꼬부랑 허리를 잠시 펴면서 말했습니다. 달인사는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인들이 탑돌이를 하면서 100일 동안 소원을 빌면 달덩이 같은 아기를 낳는다고 잔뜩 소문이 난 절이었습니다. 미단이도 그렇게 빌어서 난 아기라고 했습니다. 솔
안거에 함께 참여… 다른 스님 부러움 사 공부 점검-잘못 질책 등 부지런한 ‘탁마’ 지오-능인 형제 스님이 하안거를 앞두고 만나 지난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다. (오른쪽이 형님 스님인 지오 스님) 아마도 한 집안에서 누군가 출가하는데에는 숱한 난관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한 집안에서 형제가 출가했다면 그 뒷 이야기가 보따리로 몇 개는 되지 않을까. 이 경우 혼자가 아닌 둘이서 가는 수행자의 길이 평범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호기심이 이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이 호기심을 풀어볼 생각에 형제 스님을 찾아나선지 꼬박 한 달여 만에 한 형제 스님으로부터 취재에 응하겠다는 답을 얻었다. 두 스님이 풀어놓은 형제 스님들만의 이야기, 그리고 속세의 인연이야기는 실제로 몇 개 이상
살다보면 이따금씩 스스로 짊어지고 온 삶의 그림자가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고,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보이지 않는 삶의 무게로 한참을 주춤거리며 내 삶의 시계가 딱 멈춰 섰을 때가 있다. 시간은 흐르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대로 멈춰진 채 중심 없이 외로이 흔들릴 때가 있는 법이다. 어떤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예전엔 생각만 해도 설레이던 일들이 무의미해지고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 어떤 사람들이 곁에 다가와도, 그 어떤 흥겨운일을 벌이더라도, 한참을 짙누르는 외로운 흔적을 떨쳐 버리지 못할 그런 때가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다. 집에 들어 앉아 있어도 언젠가 나홀로 떠나 그림자와 함께 여행하던 그 바닷가 외로운 포구, 혹은 저홀로 울울창창 소리치며 그 깊은 산 우뚝 솟아 있던 소나무 한 그루
가르칠 땐 제자로… 인생 문제 상담 땐 스승으로 ‘인천의 스승’이 불러주는 ‘스승의 은혜’엔 감격 우연히 들른 사찰서 제자 만나면 반갑고 보람 뭇 중생에게 삶의 가치와 바른 길을 일러주는 인천(人天)의 사표, 스님. 그런 까닭에 재가불자들은 거룩한 스님들께 삼보의 예를 올리고 청법가로써 법을 구한다. 또 많은 사람들이 스님들의 가르침에 감화를 받아 새로운 인생을 살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온갖 하소연을 털어놓고 위안을 받기도 한다.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에 위치한 중앙승가대학교. 조계종 스님들의 기본교육기관으로 현재 300여 명의 스님들이 공부하며 수행하는 이곳은 스님들이 재가불자를지도하는 일반적인 상황과는 달리 스님들을 가르치고 이끌어주는 머리 기른 사람들이 있다. 불교학과, 역경
전통문화 스스로 아낄때 세계문화재로 거듭난다 세상에는 너무 가까이 있어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우연하게 타국을 여행 할 수 있는 기회라도 주어지면 그때서야 자신을 한 발짝 떨어진 곳에서 바라 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며칠 전에 학회에 참석을 하기 위해 유럽에 잠시 다녀 올 기회가 생겼다. 학회 일정이 모두 끝난 후에 모처럼 유럽에 혼자 남아 잠시 동안 여행을 했다. 혼자 하는 여행은 자신과 만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생소한 환경에 나를 놓아 두고 다가오는 새로운 것들에 대해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또 내게 어떤 망상이 일어나는지 약간의 긴장감을 갖고 조용히 지켜보면 비교적 쉽게 실상을 관찰할 수가 있다. 여행을 할 땐 큰 도시도 좋지만 관광객들
불 끄기 …
곽준열 대한불교사진연합회 회원
종교와 종교 사이의 벽(壁). 결코 녹록치 않은 높이와 두께를 가진 벽이다. 이 벽을 깨는 건 그 높이와 두께만큼 어려운 일이다. 우리나라에는 여러 종교가 공존하고 있다. 듣도 보도 못한 군소종파들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말 그대로 종교백화점 국가’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자연히 종교간 전도 경쟁이 치열해지고이에 따른 다툼과 충돌이 빈번히 일어난다. 때때론 걱정스러운 사건이 이어지기도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대형 충돌은 아직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언제라도 비극이 발생할 개연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어쩌면 뇌관이 제거되지 않은 폭탄처럼 종교 간의 갈등과 반목은 가려져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얼마 전까지는. 그런데, 최근 이 위험한 뇌관을 제거하는 움직임이 뚜렷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미국에서도 대도시 인근 사찰의 소임을 맡은 스님들은 일의 성격상 매일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큰 기도나 일요법회가 있는 특별한 날이 아니라도 도심의 사찰은 제사와 사시 예불을 드리러 온 사람에서부터 그저 지나다가 들른 사람들까지 항상 붐비기 마련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이들 가운데는 겉으로 화려한 장미꽃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적으로 굳건한 소나무 같은 사람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으로부터 몇 해 전 일이다. 어떤 신도님이 점심을 공양하겠다며 사찰의 소임을 맡고 있는 스님들을 꽤 유명한 식당으로 초대를 한 일이 있었다. 절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도 잘 모르는 분이어서 자리를 피하려고 했는데 어른 스님들의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동석을 하게 됐다
사진 오른쪽 위부터 이찬우, 변규백, 이종만, 반영규씨. ‘중생을 다 건지오리다~. 번뇌를 다 끊으오리다~’ 법회 때마다 부르는 ‘삼귀의’, ‘사홍서원’ 등 의식곡만이 아니라 봉축 행사때 들을 수 있는 ‘오늘은 좋은날’까지 우리가 무심코 부르고 듣는 불교음악 뒤에는 노래를 만들기 위해 땀흘리며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의식에 장엄함을 더하고 신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애써온 사람들의 가슴 속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조용한 절에서 무슨 음악이냐며, 아이들에게 노래 가르치고 작곡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스님들도 계셨죠.” ‘청법가’를 작곡한 이찬우 씨가 대학시절, 작사가인 운문 스님을 만나 절에서 스님들과 생
비가 온다. 이런 날 나는 방안 널찍한 창문을 활짝 열고 차 한 잔 마시며, 생기로운 채소밭을 바라보곤 한다. 비가 오고 나면 채소도 채소지만 온갖 야생풀들이 한뼘은 족히 자란다. 채소밭에 너무 큰 풀들은 뽑아 주는데 한참 풀들을 뽑아주다 보면 뿌리가 얼마나 길고 굵은지 세상 위로 올라온 것의 몇 배 이상은 됨직한 뿌리를 보면 섬짓 이네들의 생명력에 놀라게 된다. 이렇게 뽑아낸다는 것이 어떨 때는 참 미안하기도 하고 저 녀석들도 다 이유가 있어 피어오르는 것인데 하고 생각하면 풀 뽑는 일도 잠시 머뭇거리게 된다. 그래서 될 수 있다면 풀도 그대로 함께 자랄 수 있도록 내버려 둔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저 채소들에게도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도 될 것이고, 또한 함께 자라주는 따뜻한 이웃이고
박사 논문을 준비하면서 최근에 『법화경(法華經)』의 오백 제자 수기품 (五白弟子授記品) 을 다시 보게 되었다. 법화경은 개인적으로 참 인연이 많은 경전인데 보면 볼수록 그 깊이와 오묘함에 놀라고 또 놀라는 경이다. 오백 제자 수기품의 내용은 부처님이 아라한 제자 500명이 일정한 세월이 흐른 뒤 모두 부처가 될 것이다라는 수기를(授記) 주시는 장면을 담은 것이다. 수기라고 하면 부처님께서 당신의 제자가 언제 어느 때 부처의 도를 이룬다 하는 일종의 예언 혹은 부처님의 보증을 말한다. 경전에 의하면 수기를 받은 아라한 제자들은 너무 기뻐서 펄쩍 펄쩍 뛰어 다녔다고 적고 있는데 이 대목을 읽으면서 항상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다. 아마도 초등학교 2학년 때였던 것 같다. 그때만 해도 나는 다른 아이들에
미국 뉴욕에도 봄이 오는가 보다. 벌써부터 따스해진 햇볕이 대지를 포근하게 감싸 안는다. 겨울동안 몸을 칭칭 감고 있던 거추장스런 털모자와 두꺼운 승복을 훌훌 벗고, 가벼운 차림으로 공원과 산으로 산책을 나섰다. 열쇠, 지갑 등 몸에 항상 소지했던 거추장스러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최소한의 옷만 두른 채 가벼워진 몸으로 봄이 오는 길목에서 대자연과 만나고 싶었다. 봄의 햇살이 얼굴에서 온몸으로 퍼지는 순간 나도 모르게 따뜻한 기운을 내려주는 해님에게 새삼 감사함을 느꼈다. 즐거운 산책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노란색 튜울립 한 다발을 샀다. 봄의 기운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튜울립은 보스턴의 하버드대에서 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을 때 나에게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아들이 제가 반대하는 여자와 결혼을 하려 해서 마음이 괴롭습니다. 무엇보다 제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자꾸만 화가 치밀어 올라 괴롭던 중 주위 분에게 참선을 권유받게 되었습니다. 생활 속에서 참선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불교에는 참선, 염불, 기도, 봉사활동 등 다양한 수행방법이 있으며, 모두 마음을 깨치기 위한 과정입니다. 이중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참선'은 몸을 바로잡고 마음을 바라보는 수행법입니다. 먼저 '참선(參禪)'이란 말의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면 '참(參)'은 생각함을 뜻하고, '선(禪)'은 산스크리트어 '디야나(dhyana)'에서 나온 말인데 뜻은 역시 '사유함'입니다. 따라서 '참선'이란 '깊이 사유함'이라 정의할 수 있겠지요. 우
회복지라는 영역에서 일을 하면서 다양한 공간과 긴 시간을 지나왔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 시간과 공간 속에서 나를 가장 성숙시킨 것은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단지 포기하지 않았을 뿐인데 기대하지 않았던 좋은 결과가 발생한 경험이었다. 하나의 상태를 유지해왔던 균형이 깨어지는 순간, 그 지점을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라고 부른다. 이 전환점을 통하여 한 상황은 다른 상황으로 질적 변화를 겪게 된다. 계속되는 자극에 끄떡없이 지켜지던 균형상태가 어느 한 순간 여태까지의 자극의 총량보다 더 크면서도 질적으로 차이나는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 결실을 맺게 된다고 강조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오랫동안 한가지 일을 해왔던 장인이 가진
남들은 잠자리게 들 시각인 밤11시. 작업복을 갈아입고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아내를 뒤로하고 대문을 나선다. 쏟아지는 빗줄기가 가로등 불빛에 반짝인다. 오늘밤은 경주행 화물열차를 운전하여 400리 길을 꼬박 밤을 새워야 한다.무거운 짐을 가득 실은 나의 철마는 새벽1시 영주역을 출발하여 빗속을 달린다. 언제나처럼 보례진언을 시작으로 삼보님께 인사하고 금강경을 독송한다. 평소에는 경전을 두 손으로 받잡고 독경하나 운전 중에는 그렇게 할 수 없으니 그냥 암송할 수 밖에 없다. 수시로 무전기를 취급해야하고 신호 확인도 해야하지만 독송은 계속된다. '형님, 저… 얘기하나 해도 될까요' 3독 하는 한 시간 반이 무척 지루했나보다. '무슨 얘긴데' '제 결혼 상대자가 요즘 기독교에 빠졌는
월간 「불광」-명사들 옥고 '눈길 올 2월 6일 현재 방문 횟수 40만 번 이상을 자랑하는 '부루나 사이트'(www.buruna.org)의 운영자 서재영(동국대 강사) 씨가 자주 들리는 불교 사이트(북마크)는 무얼까. 자료의 정확성과 정기적인 데이터의 업그레이드를 사이트 운영의 기본으로 여기는 서 씨는 동국대 전자불전연구소(ebti.dongguk.ac.kr)와 월간「불광」(www.bulkwang.org)을 자신의 '1, 2위 북마크'로 추천한다. 가장 큰 이유는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전자불전연구소 사이트는 경전 자료가 정확하기 때문이고「불광」은 자료 업그레이드가 지속적이면서도 신속하다. 서 씨의 북마크 1위인 전자불전연구소 사이트의 강점은 한글대장경에 관한 자료가 풍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