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서산대사께서는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말지어다.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외국에 나가더라도 이 말씀을 잊지 않고 한국인으로서 또 불자로서 당당히 살 겁니다.” 지난 2월 대원외고를 졸업한 김은지(18·사진) 양에게 올해는 참으로 특별한 한 해다. 하버드대를 비롯해 브라운대와 웨슬리안대, 웨즐리여대, 카네기멜런대 등 모두 9개 대학의 입학자격도 얻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5월 15일 평소 존경하던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으로부터 아주 특별한 격려 장학금도 받았다. 김은지양은 “이렇게 큰스님께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큰스님의 뜻에 어긋나지 않게 열심히 공부해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고우 스님은 “정견을 갖춰야 간화선 수행을 바르게 할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봉화 문수산에 작은 암자를 마련, 승속을 불문하고 찾아오는 모든 이들에게 중도정견을 갖추는 지혜를 나누고 있는 고우 스님. 스님은 「법보신문」이 중국선종사찰순례기 연재를 시작한 후, 중국선종사찰 순례길에 나서는 불자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5월 23일, 시골길을 한참이나 달려 찾아간 경북 봉화군 산골 마을 금봉암(金鳳庵)에는 부처님오신날을 하루 앞두고 있었음에도 연등하나 보이지 않았다. 연유를 물으니, “귀찮아서”라며 빙긋 웃던 스님은 “연등도 불공도 모두 형식일 뿐”이라고 짧게 말을 이었다. 이것이 “내면의 가치부터 알고 밖의 조건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던 스
“한국 불자들의 연등축제는 역동적이면서도 깊은 불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찰의 목조건축과 장경각의 목판은 빼어난 한국 불교 문화 중 원더풀(으뜸)이었습니다.” 캄보디아 제1종단 총무원장 눙예 스님을 비롯한 캄보디아 지도자급 스님들이 부처님오신날에 앞서 5월 20일 서울에서 열린 연등축제에 동참한데 이어 21일 한국의 대표적인 고찰 중 하나인 해인총림 해인사〈사진〉를 탐방했다. 직접 등을 들고 연등 축제에 동참했던 캄보디아 총무원장 눙예 스님과 총무부원장 암림행 스님, 종정 스님 고문 사오다라비 스님과 님삼콜 주한 캄보디아 대사는 21일부터 1박 2일간 법보종찰 해인사에 머물면서 한국 사찰의 일과를 체험하기도 했다. 빠듯한 일정에도 해인사에 도착하자마자 도량 곳곳을 참배한 캄보디아 스님들은 고국에서
불기2551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단기출가 체험에 동참한 동자승들이 청와대를 방문해 봉축의 기쁨을 전했다. 17일 대통령 영부인 권양숙 여사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서울 조계사와 대구 동화사의 동자승 17명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영부인을 만나 연등을 선물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5월 24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국 사찰에서 일제히 봉축법회가 열린 가운데 조계사에서는 조계종정 법전 스님과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비롯한 교계 안팎의 관계자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봉행됐다. 특히 이날 봉축법요식에는 대통령 봉축메시지와 함께 여야 대선후보 등 유명 정치인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모았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특정 종교에 편향된 인사는 국가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5월 31일 서울 인사동 모 음식점에서 열린 불교시민사회단체 실무자 간담회에서 "종교의 자유와 평등은 헌법에 보장된 사항"이라며 "자신이 특정 종교를 믿는다고 해서 다른 종교인들에게 불이익을 준다거나, 불이익은 아니더라도 마음의 상처를 주는 언행을 하는 인사는 국가 지도자가 될 기본적 자질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는 종교 편향적 언행으로 물의를 일으킨데 이어 "사찰이 무너지도록 기도하라"는 기독교 단체의 선교행사에 축사를 보낸 바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직접 질타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을 개신교 신자라고 밝힌 손 전 지사는 "비록
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이 정해년 하안거 결재를 법어를 발표했다. 혜초 스님은 “달마(達磨)가 서래(西來)하여 수휴척이(手携隻履)하고 일조주장자(一條拄杖子)한 까닭이 무엇인지”를 묻고 “육조고사(六朝古寺)의 조계가풍(曹溪家風)이 날로 쇠미(衰微)하니 조주(趙州)의 삼봉(三棒)이 어디를 향해 가야하느냐”며 수행 기강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을 일갈했다. 스님은 이어 “초석(礎石)을 다시 놓고 기둥을 세워 상량(上樑)을 올리는 흥법불사(興法佛事)를 해야한다”며 “태고(太古)의 법손(法孫)이여, 출가납자(出家衲子)여, 선암(仙巖)의 대중(大衆)이여 각성(覺醒) 또 각성(覺醒)”할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법어 전문法 語 태고총림 방장 혜초 스님 봄인가 했더니 어느
‘달마야 놀자’, ‘달마야 서울가자’ 등 불교를 소재로 한 코미디물은 최근 부처님오신날 특집 프로에 빠지지 않는 영화들이다. 그런데 달마야 놀자는 조폭영화일까, 불교영화일까. 한국선문화학회(회장 이평래)는 5월 18일 동국대 덕암세미나실에서 ‘불교영화의 대중성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불교영화와 현대성’을 발표한 정재형 동국대 교수는 “달마야 놀자가 불교적 소재에서 발단한 것이 아니라 2000년대 조폭소재영화의 유행 속에서 제작되었으나 결과적으로 조폭은 증발되고 불교적 교훈의 알맹이만 결정화된 불교영화”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서 정 교수는 “영상포교의 방향을 원효 스님의 무애가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체무애를 주장하며 포교에 힘썼던 원효스님을 현대적으로 이해
태고종 전북교구종무원(원장 법운)은 지난 5월 18일 부안군청에서 불우이웃돕기 공양미 전달식을 가졌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보시행을 실천하고 불우이웃들에게 부처님의 자비사상을 전해주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 전북교구종무원은 산하 200여 사찰에서 십시일반으로 모은 공양미 20kg 100가마를 부안군에 전달했다. 종무원장 법운 스님은 “비록 많은 양은 아니지만 오늘 전달된 백미는 태고종 전북교구 산하 200여 사찰 종도들이 어려운 이웃과 마음을 함께 나누고자하는 보살도의 정신이 담겨있다”며 “특히 소년소녀 가장과 독거노인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며 부안군에 당부했다. 한편, 전북교구종무원은 불우이웃돕기 행사를 부처님오신날 기념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연중행사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권오영
부산 내원정사 동자 스님들이 5월 22일 남포동 일대에서 미아찾기 캠페인과 후원을 위한 자비의 탁발을 하고 있다. “집을 잃어 엄마와 헤어진 친구들이 하루 빨리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목탁을 치면 친구들이 엄마를 찾는데 도움이 된대요.” 부산 내원정사(주지 정련)의 동자 스님들이 미아 찾기 후원을 위한 탁발에 나섰다. 5월 22일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의 거리 남포동, 주말이면 수많은 시민들이 운집하는 이곳에 음악 소리가 아닌 목탁 소리와 함께 어린 동자 스님들의 정근이 울려 퍼졌다. 작은 고무신을 신고 여법하게 가사 장삼까지 수했으니 어린 동자이긴 하나 영락없는 스님이다. 동자 스님들의 미아 찾기 후원 탁발 행사는 가족을 잃은 실종 어린이들에
24일, 표충사서 봉축 일환청광·혜안·지혜·정진 법명“목숨 구하려 했을 뿐인데…”“참된 불자 되겠다” 굳은 서원 몽골 노동자 4명이 5월 24일 밀양 표충사에서 오계를 수지하고 있다. 지난 3월 17일 서울 신도림동 주상복합건물 화재 당시, 위협을 무릅쓰고 11명의 목숨을 구해 화제가 됐던 몽골인 파타, 바트델게르, 곰보수릉, 삼보도느드 씨. 심한 유독가스로 자신들의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살리겠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불길에 뛰어들었던 이들의 선행은 국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다. 특히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이런 선행을 하고서도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병원을 떠나야 했던 이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 사회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의
길이 300m의 대형 광목에 반야심경을 사경하는 퍼포먼스가 울산 정토사에서 펼쳐졌다. 울산 정토사(주지 덕진)는 5월 24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정토사 인근의 울산체육공원 내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20년 경력의 서예가 쌍산 김동욱 선생(54)을 초청, 반야심경 사경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원력과 예술의 큰 만남’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300m 광목천을 펼치고 길이 1m 50cm에 무게 3kg의 붓으로 가로, 세로 각 1m 크기로 반야심경 270자를 두 시간에 걸쳐 써 나가는 퍼포먼스로, 이를 지켜본 시민과 불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반야심경이 사경되는 동안 정토사 사부대중은 염불과 함께 참회의 절을 올렸다. 완성된 반야심경은 이 곳에서 3km 떨어진 정토사로 이운됐으며 10일 간 정토
“종교의 울타리를 넘어 부처님오신날을 함께 축하합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부산의 6대 종교 지도자들이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기도회를 가졌다. 공동선 실천 부산종교지도자협의회(회장 정여)는 5월 21일 부산 중구 부산가톨릭센터 1층 강당에서 ‘생명존중과 평화정착을 위한 기도회 및 작은 음악회’를 개최했다. 부산의 6대 종교인들이 모인 이날 행사에는 여여선원 선원장 정여 스님, 부산평화방송 사장 김승주 신부, 부산경찰청교회 황성민 담임 목사, 원불교 부산교구 남궁원 교무 등 6대 종교 지도자들과 100여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대구 천태종 대성사(주지 도산)는 5월 23일 불기 2551년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하고 국운 융창을 기원하는 점등식을 가졌다. 동화사 주지 허운 스님과 대성사 주지 도산 스님, 곽대훈 달서구청장, 한나라당 이해봉 의원, 김우영 신도회장 등 사부대중 2000여명이 동참, 석가모니불을 염송하며 나라의 안녕과 경제 발전을 발원했다. 도산 스님은 점등 법어를 통해 “부처님의 말씀은 번뇌하는 중생들에게 법등이 되셨다”며 “탐진치 삼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 불자들은 항상 깨어 있어야 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정진해야 한다”고 설했다. 대구지사=김영각 지사장 dolgore@beopbo.com
서울 월명사(주지 월명 법사)는 5월 20일 종로 우정에쉐르 오피스텔 앞에서 불자들에게 법요집을 나누며 부처님오신날의 기쁨을 함께 했다. 이날 월명사는 포켓북 크기의 월명가정법요집 5000권과 황금 복돼지 5000개, 황(黃),청(靑),백(白),적(赤),흑(黑) 등 오방색의 찹쌀 모찌떡 3000세트를 불자들에게 보시했다.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이 5월 24일 오전 10시 남측 서울 조계사와 북측 평양 광법사를 비롯한 남북의 모든 사찰에서 일제히 봉행됐다. 조계종 총무원이 주관하는 서울 조계사 법요식은 조계종정 법전 스님과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비롯하여 사부대중 등 5000여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 법전 스님은 부처님오신날 법어에서 “무명은 도를 이루는 바탕이요, 삼독번뇌는 깨달음을 여는 근본입니다. 이것이 부처님 법신의 묘용이요 나고 죽음이 없는 진리의 광명입니다”라며 “마음 밖에 따로 법이 없으니 눈앞에는 청산이 가득하구나”라고 사자후를 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김종민 문화관광부장관이 대독한 봉축메시지를 통해 “이제 선진국을 만드는 일에 힘을 모아가야 한다”며 “원칙과 상식이 통하고 특권과 차별이 발붙이지
항구에는 배들이 먼 바다에서 돌아와 고달픈 하루의 여정을 마치고 깊은 잠에 빠져있고 두 눈을 감아도 또렷이 밝아 다함이 없는 등불 하나 오롯이 빛나고 있다. 산과 바다는 어느덧 초록의 동색으로 만나 부처님 오심을 찬탄하고 꽃과 새들은 저마다 향기와 고운 목소리로 공양을 올리고 있다. 바다 건너 섬에도 연등이 걸리고 항구에는 봉축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바람에 정겹게 나부끼고 있다. 부처님오신날이 바쁜 농사철과 맞물려 있어서 잠시 일손을 놓고 절에 올라와서 연등을 밝히는 모습은 참으로 소박하고 아름답다. 노보살님들의 지극한 정성과 기원은 부처님께 정성으로 등불공양을 올린 난다라는 가난한 여인의 등과 같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는 탄생게에서 “하늘 위와 하늘 아래에서 오직 내가 존귀하다”라고 하셨다. 모든 생명이
한국불교대원회(이하 대원회)와 법보신문이 매년 한 차례 소아암백혈병 환아 2명에게 치료비 5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대원회와 법보신문은 대원정사에서 진행된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한 자비의 등’ 모연금 500만원을 생명나눔실천 광주전남본부에 후원한다. 각각 250만원의 치료비를 받을 소아암백혈병 환아는 이예지(4), 양다민(11) 양으로 치료비는 부처님오신날 이후 전달할 예정이다. 대원회와 법보신문은 “최근 소아암백혈병 환우 돕기 걷기 대회를 개최한 광주전남본부에 우선 지원키로 했다”며 “앞으로 전국의 생명나눔실천본부 중 한 곳을 선정, 매년 한 차례 500만원을 지원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를 되새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호승 기자
소욕지족(少欲知足). 탐욕을 적게 하고 늘 만족할 줄 알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부처님께서는 『북본열반경』에서 “소욕(少欲)은 구하지 않고 취하지 않는 것이며 지족(知足)은 얻는 것이 적어도 한탄하지 않는 것이다. 또 소욕은 조금 욕구함이 있는 것이며 지족은 오직 법을 위하여 사(事)와 심(心)에 근심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하셨다. 「법보신문」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지구촌 환경위기, 부처님이라면’이란 주제로 실시한 봉축 대담에서 대전 자광사 주지 청아 스님과 서울대 이기화 명예교수, 에코붓다 유정길 대표 등 토론자들은 인류가 ‘소욕지족’을 화두로 살아간다면 지구촌 환경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지구촌을 이루고 있는 모든 이가 생활 속에서 승가의 청빈한 삶을, 각자 지금보다 규
지금으로부터 2630년 전 이날은 부처님께서 “일체 중생이 부처의 성품이 있어 존귀하며 그로 연유하여 일체의 모든 고통을 내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 게송과 함께 이 사바세계에 몸을 나투셨다. 욕심, 성냄, 무명에 휩싸여 고통스러워하는 중생들을 위해 부처님께서 대자대비와 평등의 진리로서 무릇 생명 있는 모든 존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밝히셨던 것이다. 당시는 국가 간의 대립과 극명한 신분의 차별이 횡행하는 시대였다. 천민이 바라문의 경전을 들으면 귀를 멀게 하고 경전 구절을 외운다면 혀를 자르고 그것을 외운다면 몸을 두 동강 내야 한다고 법전에 기록돼 있고, 학대는 물론 죽여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차별이 심했다. 기성 종교인들조차 이러한 모순을 개선하려 하기는커녕 이데올로기를 더욱 고착화함으로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