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떠남이자 만남이다. 반들반들 윤이 나는 신작로일지라도 늘 새로운 곳으로 이끌어준다. 또한 여행자로 하여금 종종 깊은 사색에 잠기게 한다. 부처님 발자취가 스며있는 인도의 길은 두말할 나위 없다. 2600여년 전 부처님이 걸으며 보았을 풍경이나 오늘날 순례자들 앞에 펼쳐진 풍경들. 맨발의 부처님이 눈 맑은 제자들과 걸었을 그 길 위에 우리는 서있다.조계사 순례단은 라지기르 죽림정사로 향했다. 마가다국 왕사성 부근에 위치했던 이곳은 불교 최초의 사원으로 유명하다. 칼란다 장자가 보시한 죽림에 빔비사라왕이 직접 나서서 정사를 지었다
엘로라와 아잔타석굴에 이어 순례단이 향한 곳은 산치대탑이었다. 인도 중부 마드야 프라데쉬야주 수도 보팔에서 46km 떨어진 곳. 대탑 입구에 큼직한 총을 든 군인을 지나 200여 미터 쯤 올라가자 오른쪽으로 보이는 거대한 탑이 눈앞에 성큼 다가왔다. 높이 16m, 넓이 37m 크기의 산치대탑은 기원전 3세기 아쇼카대왕이라는 불세출의 영웅에 의해 세워졌다.마우리아왕조 왕자였던 그는 형을 살해하고 왕위에 올랐다. 광활한 영토를 개척할수록 수많은 생명들도 앗아야했다. 왕위에 오른 뒤 9년째 되던 해 학살로 카린가국을 정복한 그는 심한 죄
대한불교총본산 서울 조계사는 2월19일부터 3월3일까지 인도네팔지역 불교성지를 순례했다.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을 비롯한 84명은 인도불교미술의 백미로 꼽히는 엘로라·아잔타 석굴과 불교 8대 성지를 일일이 찾아 부처님을 찬탄하고 기도했다. 순례단은 10대 청소년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이뤄졌다. 휴가를 내고 참가한 직장인이나 결혼 40주년을 맞은 부부, 대학 강단에 서는 학자, 그림을 업으로 삼는 화가도 있었다. 남편과 아내, 할머니와 손녀, 엄마와 아이들, 며느리와 시누이, 사찰 도반, 어릴 적 친구의 손을 잡고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