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 스님은 소신공양을 하셨습니다. 4대강 개발로 인해 그곳에 오랫동안 대를 이어 살아온 생명들이 한꺼번에 살해되는 것을 맑은 눈으로 명확히 보았기 때문입니다. 촘촘한 그물망처럼 연결된 생태계에서, 자연 파괴로 인해 작고 약한 생명들의 죽음에서 시작되는 죽음의 행렬은 결국 더 큰 생명들의 죽음으로 연쇄작용을 일으킵니다. 오늘날 과학은 이제야 그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그 피해가 오랜 시간 뒤에 인간에게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인간에게도 동시에 조금씩 축적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축적된 죽임이 누적돼 어린이나 노인 등 약한 사람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1차적 피해가 드러나고 결국에는 인간 전체에게 영향을 끼칩니다. 이런 죽임의 행렬, 죽임의 축적은 보통사람이 느끼지 못하지만 자연
일전에 한 불교학자가 유럽의 어느 국제대회에 참석했을 때, 외국 기독교학자가 불교 국가는 가난하고 기독교 국가는 잘산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은 학자는 일본이나 대만과 같이 잘사는 나라의 예를 들어 반박을 했다고 합니다. 이런 식의 표현은 개신교인들이 교회에서 설교할 때나 외국에 선교할 때 개신교를 믿어야 잘살게 된다며 선전하는 말입니다. 곤경이나 위기를 초래하게 만든 일은 나쁜 일입니다. 옳지 못하고 정의롭지 않습니다. 오늘날 대표적인 위기의 문제는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문제입니다. 그 원인은 아시다시피 한정된 자원을 무한한 것으로 착각하고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를 미덕으로 여겨 자원을 낭비하고 파괴하며, 정화할 수 있는 산림을 황폐화시켜서 발생한 문제입니다. 결국 미국이나 유럽 등 전 세
많은 사람들이 ‘녹색운동’을 환경운동의 고상한 표현정도로 생각합니다. 물론 녹색운동은 환경문제의 고민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녹색운동이 곧 환경운동은 아닙니다. 녹색운동의 영역이 100%라고 한다면 그중에 환경문제는 10% 이하라고 할까요? 지난 2009년 12월 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는 13일간 193개국과 전 세계 수만 명의 NGO들이 참여하는 기후변화회의 제15차 당사국총회가 있었습니다. 이제 환경문제는 인류가 해결해야할 가장 앞선 정책 순위가 됐습니다. 그만큼 시급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고 훼손하게 된 원인은 이랬습니다. 지구는 하나이며 자원은 한정 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무한하리라 여긴 착각 탓이었습니다. 자연은 쓰고 또 써도 끝이 없다고 생각했고, 모든 경제학은
「법보신문」이 불기 2554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행복공동체 마곡사, 오대산 월정사와 손잡고 5월 한 달 동안 ‘자비의 라면 나눔 한마당’을 펼칩니다.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해 온 주식회사 농심이 공식 후원하는 ‘자비의 라면 나눔 한마당’에 불자님들의 수희 동참을 바랍니다. 농심과 불자님들이 후원해 주신 라면은 100% 채식라면인 순(純)라면으로, 충청과 강원지역의 이주민 가정과 독거 어르신, 소년소녀 가장 등 소외 이웃들에게 전달됩니다. 두 지역에 총 2000박스를 보시할 예정이며 1박스 동참 비용은 2만 5600원입니다. ■ 일 시 : 5월 1일 마곡사 / 8일 월정사 ■ 계좌 : (주)법보신문사 국민은행 023537-04-002551 ■ 문의 : jh35@beopbo.com 02)
아이가 중학교 3학년인데, 한동안 잘 지내다 아이가 너무 늦게까지 놀고 와서 혼을 냈더니 집에 안 들어왔습니다.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닙니다.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학교도 자신이 선택하도록 도와줬는데 가출을 하니 남편이 아이를 많이 때리고 혼을 냈습니다. 때리고 나서 남편도 많이 힘들어 하고 저도 힘이 듭니다.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수행의 길이고 다른 하나는 세상 이치의 길입니다. 세상 이치를 우선 말하자면, 아이와 아빠, 아이와 내가 그렇게 하는 이유, 아이가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냥 “네 마음을 말해봐라” 이래서는 아이가 마음에 있는 말을 안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말을 하면 엄마 아빠가 분명히 반대하거나 화를 낼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말을 안 하는 거예요
지난 4월 5일부터 7일까지 일본 동경에서 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 동아시아 지역포럼이 개최되었습니다. 필자는 이 회의에 4대강 문제를 국제적으로 공유하고 협력을 촉구하기 위해 참여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4대강 개발 사업을 이해시키고 결국 중단되어야 한다는 입장에 동의와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대부분의 한국, 일본, 대만 스님과 불자들은 이미 다양한 사회적 실천을 하고 있는 분들이어서 발표내용은 모두 밀도와 심도가 있었습니다. 퍽 흥미로운 것은 이튿날 있었던 자살문제와 게이나 레즈비언 등 동성애에 대한 불교의 역할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불교 회의에서 잘 다루지 않는 문제였습니다. 일본은 연속 10년 동안 매년 3만 명이 자살하고 있다고 오카노 스님은 말합니다. 하루에 100명이 자살을 하고
3월 11일, 수경 스님은 결국 신륵사 인근 남한강가 여강으로 내려가셨습니다.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지율 스님은 낙동강 상류인 상주로 내려가셨습니다. 4대강 개발로 상처 입을 생명을 생각하며 소리 없는 그들, 말없는 그들과 함께 하기 위해 기약도 없는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지율 스님은 이미 수차례의 초인적 단식을 통해 생명의 목소리를 대신했고, 수경 스님은 운하개발이나 4대강 개발을 막아보려고 발이 부르트도록 도보순례도 했고, 수개월동안 손과 발, 무릎이 터지고 자벌레처럼 땅을 기는 오체투지도 하셨건만 정부의 개발의지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지금 24시간 진행되는 공사는 급속도로 강을 파헤쳐놓고 있습니다. 지역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팔당에서 오랜 각고의 노력으로 수십년 간 일군
“죽게 되면 말없이 죽을 것이지, 무슨 구구한 이유가 따를 것인가.” 법정 스님이 쓰신 책 『무소유』에서 ‘미리 쓴 유서’에 나오는 첫대목입니다. “사는 일이 곧 죽는 일이며, 생과 사는 결코 절연된 것이 아니라, 죽음이 언제 어디서 내 이름을 부를지라도 ‘네’하고 선뜻 털고 일어설 준비만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법정 스님 당신이 말씀하신대로 선뜻 털고 입적하셨습니다. 오늘날 환경위기가 전 지구적으로 심화되면서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결국 많이 생산하고 많이 소비하는 것을 진보로 생각해온 모든 사조와 이념들이 더 이상 진리가 아님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평화를 갈망하는 많은 사람들의 최종 결론은 소유를 토대로 욕망에 기반한 사회는 결국 인간끼리의 경쟁과 갈등, 대립과 분쟁, 전쟁을 야기한
우리 옛 어른들은 새해가 되면 논두렁 밭두렁에 나와 쥐불놀이를 했고, 쥐가 없어진다고 하여 밤중에 방아를 찧었다. 이것은 정초 첫 번째 쥐의 날(上子日)에 있던 우리 전통의 세시풍속이다. 또한 첫 축일(丑日)은 ‘소의 날’로 소에게 일을 시키지 않고 쉬게 했으며 콩이나 약초 등의 영양가 있는 것을 삶아 먹이며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했다고 한다. 또 첫 인일(寅日)은 호랑이날이라 하여 모든 동물에 대한 악담을 삼가 하였다. 또한 이날에는 가축에게 일을 못한다고 꾸짖거나 쥐가 많다고 함부로 쥐를 잡거나 하지 못했다. 백수의 왕인 호랑이가 자기 식솔들을 해코지한다고 화를 내고 사람을 해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첫 오일(午日)은 ‘말의 날’이라 하여 죽은 말에게 제사를 지내고 산말에게 일을 시키지 않았으며
국민가요로 애창되는 노래가 있습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입니다.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도 그에 비켜서지 않고,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큰 잎들을 키워,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을 만들며, 결국은 메아리로 남는, 바로 그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벅찬 감동의 시어에다 힘 있는 비트, 절창의 후렴부는 부르는 사람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뜨리고 이내 부르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동질감을 갖게 하는 힘 있는 노래입니다. 그러나 이 노래를 듣고 부를 때 마다 조금 걸리는 대목이 있습니다. ‘보다’라는 비교급의 단어입니다. 은유로 이루어진 시어를 갖고 공연한 시비라고 할지 모르지만 오늘은 시비를 걸며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지구의 유일한 주인으로 생각하며, 뭇 생명들은 지배와 정복의
지금 영화 ‘아바타’는 영화사의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되면서 전 세계에 큰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인간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구의 자원을 다 결딴 내놓은 뒤 외계행성의 자원을 얻기 위해 식민지를 만들려합니다. 기업체가 용병을 고용하여 ‘판도라’ 행성에 있는 에너지 ‘언옵타늄’을 빼앗기 위해 무시무시한 병기로 원주민 나비족을 위협하며 이주시키려고 합니다. 이때 주인공인 ‘제이크’와 식물학자인 ‘그레이스’는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원주민을 이주시키도록 설득하는 역할이 주어집니다. 그러나 원주민들에게 이 터전은 그냥 숲이나 땅이 아니라 누대를 함께 생명과 한 몸을 이루고 살아온 곳입니다. 이들에게 이 땅을 떠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며, 더욱이 외부의 세력에 의해 자연이 훼손되고 수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