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은 왜 그렇게 가난했을까. 나는 소위 애기풍년 시대인 586세대다. 미군의 지프가 신작로에 뿌연 흙먼지를 일으키며 나타나면 동네 아이들은 신이 나서 지프를 뒤따랐다. 미군들은 초콜릿을 던져 주거나 큰 소리로 뭐라 하곤 했다. 우리는 그저 생전 처음 보는 지프가 신기했고 구름처럼 일어나는 흙먼지가 재미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초콜릿은 불쌍한 아이들에게 던져주는 동정이었고 큰소리는 욕지거리였다. 그런가 하면 우리는 일 년에 몇 번은 정성을 다해서 태극기를 그렸다. 천으로 된 태극기가 귀하던 시절 종이에 태극기를 그려서 대나무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12월28일 오후 고 이옥선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광주 경안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에서 생활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서 왔다.진우 스님은 나눔의집 대표이사이자 총무원 기획실장 성화 스님, 종책특별보좌관 만당 스님 등과 함께 법성게를 봉독하며 할머니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조문록에도 ‘극락왕생 이고득락(極樂往生 離苦得樂)’이라는 애도의 글을 남겼다.진우 스님은 “할머니께선 지금까지 일본 정부가 일관되게 부정했던 모든 일에 대해 충분히 항거하셨고 우
나눔의 집에 거주하던 일본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어르신이 폐렴으로 12월26일 별세했다. 향년 93세다.이옥선 어르신 빈소는 경기도 광주시 경충대로 경안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2월29일 오전 8시다. 장지는 중대동 자연장지다.1928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옥선 어르신은 14세가 되던 해, 1942년 일본인으로부터 취직을 시켜주겠다는 권유를 받고 중국으로 강제 연행됐다. 3년 간 일본군위안부피해자의 고된 삶을 살았다. 1981년 귀국해 1993년 한국정부에 위안부 피해자임을 밝혔다. 이후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나눔의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이 지난 2년 간의 진통 끝에 안정을 되찾고 있는 가운데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해 새로운 도약을 위해 지혜를 모으는 자리를 마련했다.나눔의집(대표이사 성화 스님)은 11월25일 나눔의집 교육관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방향 모색과 전망’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1부와 2부로 나눠 각각 나눔의집과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기조발제자로 나선 변혜정 전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은 나눔의집을 피해 할머니들을 돌보는 돌봄기관을 넘어 연대와 인권운동의 장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변 전 원장은 “정의기억
‘엇, 이건 분명히 남한산성인데….’이기룡(해륜) 조계종 포교사단 전문운영위원은 인터넷으로 기사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광주시와 천주교수원교구가 “역사적인 명소 남한산성과 천진암 성지를 잇는 광주 순례길을 만들어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세계적 명소로 만들겠다”는 것. 위안부 역사관 ‘나눔의집’까지 가톨릭 성지 순례 코스로 들어가 있었다. 광주시장과 가톨릭 측 신부는 사진 속에서 주먹을 불끈 쥔 채 환히 웃고 있었다. 이 포교사는 법보신문에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며 사진과 기사를 보내왔다. “남한산성 성곽을 사찰이 둘러싸고 있었죠. 이
광주전통불교영산재보존회(회장 월인 스님)가 10월20일 광주 법륜사(주지 월인 스님)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징용 노동자 위령재’를 봉행했다.위령재에는 광주전통불교영산재보존회장 월인 스님을 비롯해 사무처장 법진 스님 등 보존회 스님 30여명과 김이강 광주광역시 서구청장, 고경애 광주 서구의회의장, 천정배 전 국회의원 등이 동참해 위안부 피해자 및 징용 근로자의 넋을 위로했다.위령재는 삼귀의례, 인사말, 헌향 등에 이어 광주광역시 무형문화재 제23호 광주영산재 보존회 스님들이 영가를 모시는 시련을 시작으로 신중작법, 상주권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 스님, 사노위)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한 일본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촉구했다. 특히 사노위는 윤석열 정부가 ‘위안부’ 문제의 적극적인 해결보다 한일 관계를 위한 ‘그랜드 바겐(일괄타결)’ 방식만 고집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사노위는 10월5일 제1564차 일본군 성노예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를 주관했다. 이권수 사노위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수요시위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 및 희생자 추모기도, 위원장 지몽 스님 인사말,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8월14일) 지정 10주년을 하루 앞둔 8월13일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에서 기림의 날 기념행사 ‘기억에서 소망으로’가 개최됐다.코로나19로 2019년 이후 3년 만에 재개된 이번 행사는 다문화어린이 합창단의 기념공연으로 시작해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 인사 말씀, 나눔의집 대표이사 성화 스님의 환영사, 소망의 종이비행기 날리기, 민요·창 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행사에는 나눔의집에 거주하는 피해 할머니 4명 중 이옥선(94), 강일출(95), 박옥선(98) 할머니와 유가족, 나눔의집 대표
직장동료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나눔의집 일본인 직원이 무죄를 선고받았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8월12일 나눔의집 일본인 직원 A씨의 강제추행 혐의에 무죄를 판결했다. 일본인 직원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가로수는 “A씨는 대학시절 일본과 한국의 과거사를 알게 된 이후 일본에게 분명한 반성과 책임을 추구하는 활동을 해왔다”며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깊이 공감해 전국동시증언집회 등에 앞장서 왔다”고 밝혔다.A씨는 지난해 5월 직장동료 B씨로부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바 있다. 당시 B씨는 고소장에서 “20
중부지방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도 수해를 입었다.나눔의집에 따르면 8월9일 오후 집중호우로 일본군 성노예제 역사를 전시한 제1역사관 지하 전시실이 침수됐다. 위안소 모형과 증언 영상 시스템 등 각종 유물들이 크게 훼손됐으며, 생활관 뒤쪽 축대가 무너져 할머니들이 대피 중에 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나눔의집 관계자는 법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계속해서 물을 퍼낸 덕에 다른 기록물들은 어느 정도 건져냈지만 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매도하는 근거로 사용되는 미 전시정보국(OWI) 심문보고서의 왜곡된 기록과 감춰진 진실을 밝힌 영화 ‘코코순이’(감독 이석재)가 8월25일 정식 개봉에 앞서 나눔의집 주최로 시사회를 갖는다.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은 8월11일 오후 2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영화 코코순이 시사회’를 개최한다. 영화 ‘코코순이’는 강제 동원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미얀마에서 발견된 조선인 포로 20명을 심문한 보고서에 관한 왜곡된 기록과 감춰진 진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대표이사 성화 스님)이 8월13일 ‘2022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을 개최한다.‘기억에서 소망으로’를 주제로 한 이번 기념식은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 지정 10주년을 맞아 피해자들의 삶과 정신을 기리고자 마련됐다.이날 기념식은 어린이 합창단의 기념공연으로 시작해 개식 선언 및 국민 의례, 참석자 소개, 경과 보고,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기념사, 나눔의집 대표이사 성화 스님의 환영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인사말씀, 소망의 종이비행기 날리기, 민요·창
나눔의집 내부고발 직원인 간호조무사 A씨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의료급여카드(힐링카드)를 무단으로 사용해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경기도 광주경찰서는 7월6일 A씨가 나눔의집에서 생활하는 할머니들에게 지급된 의료급여카드를 허가 절차 없이 보관하고 사용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송치했다.앞서 광주경찰서는 지난해 7월 해당 사건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나눔의집 측은 이의신청을 통해 할머니들이 국내에 없는 상황에서도 카드가 수시로 결제됐다는 점 등을 들어 A씨의 카드 사용이 고의적
절대 군주가 지배하던 고대 로마의 격언 가운데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 있다. 소크라테스도 악법을 따라 기꺼이 독배를 마셨다. 그런데 정말 악법도 법일까?인도의 간디는 ‘악법은 악법’이라고 정의했다. 따라야 할 법이 아니라 고쳐야 할 대상이라는 의미다. 1928년 영국이 식민지 인도를 수탈하기 위한 방법으로 ‘소금세’를 신설했다. 인도에서 생산되는 소금을 먹어서는 안 되며 영국에서 판매하는 소금만 유통하도록 강제한 법이다. 인도인이 ‘인도산 소금’을 만지기만 해도 엄하게 처벌했다. 이에 맞서 간디는 70여명의 인도인과 바닷가로 가
경기도가 광주시를 대상으로 나눔의집 법인 및 시설 지원문제와 관련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가 나눔의집에 대한 3분기 지원을 보류했다. 이에 따라 나눔의집은 생활시설 운영 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광주시는 7월5일 나눔의집 3분기 양로시설 운영지원 사업비 8200만원에 대한 미교부를 통보했다. 향후 감사결과에 따라 보조금 교부결정 여부를 다시 통보할 예정이다.앞서 235명의 광주시민들은 △이사 선임 과정의 적격성 여부 △양로시설에 대한 지원 기준 △생활관 증축 적법성 등의 내용이 담긴 주민감사 청구서를 경기도에
법원이 나눔의집 내부 제보 직원들에 대한 종교지도자들의 지적이 정당했다고 판결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은 6월24일 나눔의집 내부 제보 직원 7명이 불교계·원불교·유교·천도교·천주교·한국민족종교협의회 지도자들을 상대로 3500만원을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원고 패소를 결정했다.앞서 6대 종교 지도자들은 2020년 7월8일 ‘나눔의집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종교인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에는 나눔의집과 관련한 경기도의 과도한 감사에 우려와 조속한 문제해결의 염원이 담겼다.호소문에서는 “(나눔의집 문제와 관련해) 운영진은 운영
“일제강점기 고국을 떠나 망국의 서러움 속에서 고향을 그리다 떠난 영령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태고종 세종충남교구(종무원장 청공 스님)는 6월22일 천안 국립망향의동산 위령탑 광장에서 ‘제4회 고향을 그리며 숨진 해외동포를 위한 합동위령문화제’를 개최했다. 태고종 세종충남교구가 주최하고 (사)충남불교문화진흥원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호법원장 혜일, 교육원장 법안, 세종충남교구 종무원장 청공, 충남불교문화진흥원 이사장 법연, 천안사암연합회장, 인경, 각원사 주지 대원 스님을 비롯해 양승조 충남도지사, 박상돈
불교계가 설립한 나눔의집이 지난 2년여 간 논란 끝에 최근 안정을 되찾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나눔의집을 운영했던 시절 추억이 담긴 사진 한 장을 법보신문에 공개했다.스님은 우리 사회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 대해 무관심하던 1990년대 초부터 은사 월주 스님을 도와 나눔의집을 설립하고 2001년부터는 나눔의집 상임이사를 맡아 직접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모셔왔다. 생활비를 아껴 할머니들의 용돈을 챙겼고,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 등으로 함께 여행도 떠났다. 생일 때면 잔치를 열었고, 할머니들의 소소한 일상까지
“국가의 관심조차 없던 시절, 불교계의 원력으로 설립·운영해온 나눔의집이 30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2년간 나눔의집을 둘러싼 여러 논란들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시 한 번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을 위한 노력했던 나눔의집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향후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운영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나눔의집 대표이사 성화 스님은 6월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권·희망의 30년-나눔의집 30주년 기념사업 및 2022년 하반기 주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5월25일 개최된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대표이
위안부 피해자 멸시, 동성애자·여성 비하 등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사퇴했다.대통령 대변인실은 5월13일 “김 비서관은 대통령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자진사퇴한다고 밝혔다”고 발표했다.앞서 김 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안부 할머니 피해보상금을 ‘밀린 화대’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조선시대 절반의 여성이 성노리개였다’고 표현해 큰 논란을 빚었다. 전광훈 목사가 창간한 극우성향의 언론인 자유일보 논설위원을 맡았던 김 비서관이 종교적으로 편향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전광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