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가 부처 안되는 이유는이미 완벽한 부처이기 때문 대통지승불의 10겁의 참선부처가 되려는 참선 아니다 ▲그림=김승연 화백 흥양(興陽)의 청양(淸讓) 화상에게 어느 스님이 물었다. “대통지승불(大通智勝佛)은 십겁(十劫) 동안이나 도량에서 좌선했지만, 불법이 드러나지 않았고 불도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청양 화상은 대답했다. “그 질문은 매우 합당하다.” 그러자 그 스님은 다시 물었다. “이미 그렇게나 도량에서 좌선했는데, 무엇 때문에 불도를 이룰 수 없었던 것일까요?” 청양 화상이 말했다. “그것은 그가 부처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문관(無門關) 9칙 / 대통지승(大通智勝) 20
부처마음 중생마음은마음의 두 가지 모습본질은 하나로 같아 물·얼음·수증기도본질은 H2O로 동일 한 스님이 “세계의 모든 부처들은 ‘하나의 길[一路]’로 열반문에 이른다고 하지만, 도대체 그 ‘하나의 길’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묻자, 건봉(乾峰) 화상은 주장자를 들어 공중에 하나의 선을 긋고 말했다. “여기에 있다.” 뒤에 그 스님은 운문(雲門)에게 이 문답에 대해 가르침을 청했다. 그러자 운문은 부채를 들고 말했다. “이 부채가 뛰어올라 33천(天)에까지 올라가 제석천(帝釋天)의 콧구멍을 찌르고, 동해의 잉어를 한 방 먹이면 물동이가 기울어지는 것처럼 비가 엄청나게 올 것이다.” 무문관(無門關) 48 / 건봉일로(乾峰一路)
불교에서 깨달음 과정은스승의 스타일 부정하고자기화하는 단독화 과정 들판에 핀 다양한 꽃처럼스스로의 색깔 갖는 것이참된 주인공으로 사는 삶 위산(潙山) 화상이 백장(百丈) 문하에서 공양주[典座]의 일을 맡고 있을 때였다. 백장은 대위산(大潙山)의 주인을 선출하려고 위산에게 수좌(首座)와 함께 여러 스님들에게 자신의 경지를 말하도록 했다. “빼어난 사람이 대위산의 주인으로 가는 것이다.” 백장은 물병을 들어 바닥에 놓고 말했다. “물병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너희 둘은 무엇이라고 부르겠는가!” 수좌가 먼저 말했다. “나무토막이라고 불러서는 안 됩니다.” 백장은 이어 위산에게 물었다. 그러자 위산은 물병을 걷어차 넘어뜨리고 나가버렸다. “수좌는 위산에게 졌구나
등산로가 여럿이지만 지금 걷는 등산로만이 실제 존재하는 등산로 머릿속 생각을 비우고 한걸음한걸음 이어가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운문(雲門) 화상이 말했다. “세계는 이처럼 넓은데, 무엇 때문에 종이 울리면 칠조(七條)의 가사를 입는 것인가?” 무문관(無門關)16 / 종성칠조(種聲七條) ▲그림=김승연 화백 1. 그때그때의 일보만이 진보다 우리 시대 가장 탁월한 인문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이라는 철학자의 이름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벤야민의 탁월함은 그의 영향력만을 살펴보아도 분명해집니
생각 끊겠다는 마음 또한 집착내외부 향한 생각 모두 끊어야 집착이 없이 깨인 마음이라야당당한 주인공도 될 수 있다 어느 스님이 말했다. “저는 최근 이 사찰에 들어왔습니다. 스승께 가르침을 구합니다.” 그러자 조주(趙州)는 말했다. “아침 죽은 먹었는가?” 그 스님은 “아침 죽은 먹었습니다.” 조주가 말했다. “그럼 발우나 씻게.” 그 순간 그 스님에게 깨달음이 찾아왔다. 무문관(無門關) 7칙 / 조주세발(趙州洗鉢) ▲그림=김승연 화백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은(1988년 출생)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흔히 바이올린의 여제라고 불리는 안네 소피 무터(Anne Sophie Mutter,
소승은 집착 고치는 약을습관적으로 복용해 문제 나가르주나의 ‘중론’은 일종의 약물중독 치료서 언어 함정에서 벗어나야집착 끊어 내는 것 가능 ▲그림=김승연 화백 앙산 화상이 미륵부처가 있는 곳에 가서 세 번째 자리에 앉는 꿈을 꾸었다. 그곳에 있던 어느 부처가 나무망치로 받침대를 치며 말했다. “오늘은 세 번째 자리에 있는 분이 설법을 하겠습니다.” 앙산 화상은 일어나 나무망치로 받침대를 치며 말했다. “대승의 불법은 네 구절을 떠나서 백 가지의 잘못을 끊는다. 분명히 들으시오. 분명히 들으시오.” 무문관(無門關) 25칙 / 삼좌설법(三座說法) 1.선종은 대승불교 전통의 적장자 많은 학자들
경전에 대한 지적인 이해도 선원에서의 치열한 좌선도 결코 부처로 가는 길 아냐 평(平)의 마음 항상(常)때 우리는 마침내 부처가 된다 ▲그림=김승연 화백 어떤 스님이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라고 묻자, 마조(馬祖)는 말했다.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 무문관(無門關) 33칙 1. 강호(江湖)는 남종선의 본거지 중국 역사를 보면, 아니 허름한 중국 무협 영화를 보더라도 빈번히 등장하는 용어가 있습니다. “강호(江湖)”라는 말이 그것입니다. 아직도 나이든 저자들의 서문에는 “강호제현(江湖諸賢)에게 질정(叱正)을 바랍니다”라는
기독교는 신이 삶 판단하지만불교는 스스로 당당한 삶 주인 타인 평가에 일희일비 하는 건 나뭇잎같은 수동적 삶에 불과 인간은 다른 매개가 없어도 당당한 삶의 주체 될 수 있어 ▲ 그림=김승연 화백 조주(趙州)가 어느 암자 주인이 살고 있는 곳에 이르러 물었다. “계십니까? 계십니까?” 암자 주인은 주먹을 들었다. 그러자 조주는 “물이 얕아서 배를 정박시킬 만한 곳이 아니구나”라고 말하고는 바로 그곳을 떠났다. 다시 조주가 어느 암자 주인이 살고 있는 곳에 이르러 물었다. “계십니까? 계십니까?” 그곳 암자 주인도 역시 주먹을 들었다. 그러자 조주는 “줄 수도 있고 뺏을 수도 있으며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언어와 논리 집착하면거짓말쟁이 역설 빠져 수산 스님 죽비 화두는이중구속의 함정일 뿐 죽비 집착 없는 대답은무엇이라도 정답이다 수산(首山) 화상이 죽비(竹)를 들고 여러 스님들에게 보이며 말했다. “너희들이 만일 이것을 죽비라고 부른다면 이름에 집착하는[觸] 것이고, 그렇다고 죽비라고 부르지 않는다면 사실에 위배되는[背] 것이다. 이제 바로 너희들이 말해보라! 이것을 무엇이라고 부르겠는가!” 무문관(無門關) 43칙 / 수산죽비(首山竹) ▲그림=김승연 화백 1. 이중구속은 선불교 이해에 도움 베이트슨(Gregory Bateson, 1904~ 1980)과 그의 주저 ‘마음의 생태학(
절망에 빠진 민중에 대한자비로 출발한 것이 선종 불립문자, 모든 권위 부정누구나 주인공 될 수 있어 미륵에게 소원 빌지 말고스스로 부처 되는 게 불교 동산(東山)의 법연(法演) 스님이 말했다. “석가(釋迦)도 미륵(彌勒)도 오히려 그의 노예일 뿐이다. 자! 말해보라. 그는 누구인가?” 무문관(無門關) 45칙 / 타시아수(他是阿誰) ▲그림=김승연 화백 1. 부처 숭배는 일종의 방편 철학자의 눈에 불교만큼 아이러니한 것도 없습니다. 제도라는 측면에서 불교는 신을 숭배하는 다른 종교들과 마찬가지로 석가모니나 미륵 등 부처들이나 그들의 말에 절대적으로 숭배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불교는 일
혜능 스님의 화두는 직설적불성가리는 가면 제거 강조 선악은 권위에 강요되지만좋고나쁨은 스스로의 판단 선악 치장한 가면 버리고맨 얼굴 회복해야 부처님 ▲ 그림=김승연 화백 혜능(慧能) 스님이 혜명(慧明) 상좌가 대유령(大庾嶺)에까지 추적하여 자기 앞에 이른 것을 보고 가사와 발우를 돌 위에 놓고 말했다. “이것들은 불법을 물려받았다는 징표이니 힘으로 빼앗을 수 있는 것이겠는가? 그대가 가져갈 수 있다면 가져가도록 하라!” 혜명은 그것을 들려고 했으나 산처럼 움직이지 않자 당황하며 두려워했다. 혜명은 말했다. “제가 온 것은 불법을 구하기 위한 것이지, 가사 때문은 아닙니다. 제발 행자께서는 제게
모든 것이 공하다고 보면대상에 대한 집착 끊어져 항상 존재한다는 생각과없다는 생각 버려야 중도 성인, 인과 어둡지 않을뿐초월해서 존재하지는 않아 백장(百丈) 화상이 설법하려고 할 때, 항상 대중들과 함께 설법을 듣고 있던 노인이 한 명 있었다. 설법이 끝나서 대중들이 모두 물러가면, 노인도 물러가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노인은 설법이 끝나도 물러가지 않았다. 마침내 백장 화상이 물었다.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가?” 그러자 노인은 말했다. “예. 저는 사람이 아닙니다. 옛날 가섭(迦葉) 부처가 계실 때 저는 이 산에 주지로 있었습니다. 당시 어느 학인이 제게 물었습니다. ‘크게 수행한 사람도 인과(因果)에 떨어지는 경우는 없습니까?’ 저는 ‘인과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대답했다가 오백
달마와 혜가 사이 선문답은깨달음의 가장 원형적 형태 선불교사상 가장 극적 장면선종 초조와 이조 탄생 순간 고통 외면하려는 비겁함이모든 부자유와 고통 원인 달마(達磨)가 벽을 향하여 참선하고 있을 때, 두 번째 스승이 되는 혜가(慧可)가 사납게 내리는 눈 속에서 서서 자신의 팔을 자르고 말했다. “제 마음이 아직 편하지 않습니다. 부디 스승께서 제 마음을 편하게 해주십시오.” 그러자 달마는 “네 마음을 가지고 와라. 그러면 너를 위해 네 마음을 편하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혜가는 “마음을 찾으려고 했으나 찾을 수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순간 달마는 말했다. “마침내 너를 위해 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무문관 41칙 / 달마안심(達磨安心)
지적인 명제를 안다고 해도실제 행동하는 것과 달라 절절하게 사랑하고 있다면사랑해, 그말은 자신의 말 깨닫지 못한 선사 흉내는영원한 횡설수설에 불과 어느 스님이 물었다. “광명이 조용히 모든 세계에 두루 비치니…” 한 구절이 다 끝나기도 전에 운문(雲門) 스님은 갑자기 말했다. “이것은 장졸수재(張拙秀才)의 말 아닌가!” 그 스님은 “예”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운문 스님은 “말에 떨어졌군”이라고 말했다.뒤에 사심(死心) 스님은 말했다. “자 말해보라! 어디가 그 스님이 말에 떨어진 곳인가?” 무문관(無門關) 39칙 / 운문화타(雲門話墮) ▲ 그림=김승연 화백 1. 깨달음 모범답안 장졸의 오도송
부처님이 진정으로 바란 것은제자들이 스스로 부처되는 것 자신들의 세계를 부정하면서초월적 세계 꿈꾸는 건 집착 설사 부처님이 꽃을 들어도부처를 보지 말고 꽃을 봐야 ▲그림=김승연 화백 옛날 석가모니가 영취산의 집회에서 꽃을 들어 대중들에게 보여주었다. 이 때 대중들은 모두 침묵했지만, 오직 위대한 가섭(迦葉)만이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석가모니는 말했다. “내게는 올바른 법을 보는 안목으로 열반에 이른 미묘한 마음과 실상(實相)에는 상(相)이 없다는 미묘한 가르침이 있는데, 그것은 문자로 표현할 수도 없어 가르침 이외에 별도로 전할 수밖에 없어서 위대한 가섭에게 맡기겠다.” 무문관(無門關) 6칙 / 세존
이심전심의 은유적 표현이진리등불 전하는 전등 의미 미래를 끊고 과거 끊어야현재를 온전히 살 수 있어 우리의 삶은 여행과 같아목적지 만드는 주인이 돼야 ▲ 그림=김승연 화백 동산(洞山) 스님이 설법하려고 할 때, 운문(雲門) 스님이 물었다. “최근에 어느 곳을 떠나 왔는가?” 동산은 “사도(査渡)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운문 스님이 “여름에는 어디에 있었는가?”라고 묻자, 동산은 “호남의 보자사(報慈寺)에 있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바로 운문 스님이 “언제 그곳을 떠났는가?”라고 묻자, 동산은 “8월 25일에 떠났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운문 스님은 말했다. “세 차례 후려쳐야겠지만 너를 용서하마.”동산은 다음날
사람을 구성하는 요소에는다섯가지 작용만 있을 뿐 하이든 완성한 ‘종달새’도 4개 현악기의 조화에 불과 불변에 대한 집착 없어야 중도 진정한 의미 알게 돼 월암(月庵) 화상이 어느 스님에게 물었다. “해중(奚仲)은 백 개의 바퀴살을 가진 수레를 만들었지만, 두 바퀴를 들어내고 축을 떼어버렸다. 도대체 그는 무엇을 보여주려고 한 것인가?” 무문관(無門關) 8칙 / 해중조거(奚仲造車) ▲그림=김승연 화백 1.인간에게 불변의 자아는 없다 불교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누구나 오온(五蘊, pañca-skandha)이란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오온은 한자 의미 그대
운문스님 마른 똥막대기는마음 속 우상 타파의 죽비 부처를 숭배하는 것을 넘어스스로 부처되라는 사자후 기독교는 신이 될 수 없지만불교는 사람이 神될수 있어 어느 스님이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라고 묻자, 운문(雲門) 스님은 “마른 똥 막대기”라고 말했다. 무문관(無門關) 21칙 / 운문시궐(雲門屎橛) ▲ 그림=김승연 화백 1. 불교, 神 숭배 초월종교와 달라 사람들은 우리 사회를 양분하고 있는 종교로 기독교와 불교를 언급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불교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을 리 없는 평가입니다. 근본적으로 불교는 신과 같은 절대적으로 숭배하는 초월종
자아에 집착하는 관념이 고통과 불만족의 원인 집착 끊어진 진여 마음을 ‘무반성적 의식’이라 불러 자아 집착 중에서 최악은 종교적 자아에 대한 집착 ‘나’에 갇혀있는 마음이 세계로 향하면 곧 해탈 대매(大梅)가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라고 묻자, 마조(馬祖) 스님은 “마음에 이르면 부처다”라고 말했다. 무문관(無門關) 30칙 / 즉심시불(卽心是佛) ▲ 그림=김승연 화백 1. 마음이 지어내는 유령 ‘자아’ 무아(無我, anātman)! 아마도 불교의 모든 가르침은 이 무아라는 두 글자로 요약될 수도 있을 것 같
자신에게 집착하는 것은과거 기억에 대한 집착 조주의 ‘뜰 앞의 잣나무’는활발발 살아있는 순간의 마음 달마 스님이 훌륭해도집착하면 자유는 사라져 어느 스님이 “무엇이 달마 대사가 서쪽에서 온 뜻인가요?”라고 묻자, 조주 스님이 대답했다. “뜰 앞의 잣나무!” 무문관(無門關) 37칙 / 정전백수(庭前柏樹) ▲ 그림=김승연 화백 1. 알라야 의식은 과거의 기록 히말라야(Himalaya)를 아시나요. 에베레스트를 정점으로 해서 8,000 미터가 넘는 수많은 고봉들을 품고 있는 장대한 산맥입니다. 만년설을 가득 품고 있는 장관을 보다보면, 정말 철학자 칸트가 말한 숭고미가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