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파운드의 햄버거를 만들기 위해 12파운드의 곡물이 소비되고 약 1.5평의 열대우림이 불태워진다. 그 안에 20~30종의 식물 종과 함께 서식지를 빼앗긴 100여종의 곤충과 수십 종의 조류 양서류 등이 파괴되는 셈이다. 또한 하루 7분씩 2회, 6개월 샤워할 수 있는 물이 소모되며 석유 1갤런과 35파운드의 표토가 낭비된다. 표토층은 500년마다 2.5cm 손실되나 현재는 16년마다 2.5cm가 침식될 정도로 전 지구가 사막화되고 있다. 실제 일주일에 한 번만 햄버거를 줄이면 자가용으로 512km(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를 달렸을
고속도로와 자동차가 일반화되고 유목적 삶의 양식이 확산되자 이에 맞춰 햄버거와 패스트푸드 체인이 등장한다. 산업화의 상징 포디즘, 즉 일관된 작업과정이 생산에 초점을 두었다면 맥도날드는 소비패턴을 규정한다. 소비자가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자기가 직접 주문한 뒤 음식을 가져다 먹고 치워야 하는 등 소비를 분석한 것이다. 오늘날 패스트푸드 시스템은 맥도날드의 생산방법과 운영원리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맥도날드화의 특징은 합리성이 핵심이다.첫째, 효율성은 목표 달성을 위한 최적의 선택을 의미한다. 맥도날드는 배고픈 상태에서 배부른 상태
오프라 윈프리의 토크쇼는 미국에서만 2200만 시청자들이 시청하고 전 세계 119개국에서 방영하는 TV토크쇼이다. 1996년 윈프리는 축산업을 하다가 채식운동가로 활동하는 하워드 라만을 초청, 당시 영국의 광우병 유행이 미국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대담을 나눈다. 리먼은 미국도 영국처럼 해마다 저녁에 멀쩡했다가 다음날 아침이면 죽어나가는 소가 수십만 마리나 되고 이런 소의 대부분은 분쇄되어 다른 소의 사료로 제공된다는 사실을 밝힌다. 만약 죽은 소들 중에 하나가 광우병에 걸렸었다면 그 소가 수천 마리를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세계 인구도 급증하고 기후의 파행적 변화·물 부족·석유고갈의 폭풍도 휘몰아치고 있다. 그 와중에 어떻게 인류를 먹여 살릴 것인가 하는 문제는 급박한 당면 과제이다.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르지만 두 개의 큰 흐름이 있다. 하나는 유럽과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제도와 거대기업에 근간한 ‘글로벌 식품시스템’이다. 이는 세계 어디든 비용이 가장 낮은 곳에서 만들어 수요가 있는 곳으로 옮겨가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그 대안으로 지역식품을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글로벌 시스템은 식량을 언제나 무한하게 저렴한 가격에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 약속
헨리 포드는 정육공장에서 도살자들이 조직적으로 소를 분해하는 모습을 보고 일괄조립라인을 고안했다. 식품생산이 다른 모든 제조방식에 영향을 준 것처럼 다른 모든 제조방식도 식품제조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농장은 일괄생산 공장처럼 운영되면서 씨앗 사료 화학물질 같은 투입물을 고기와 곡물이라는 산출물로 바꾸었다. 정육점 청과상 제빵업자 같은 개별 소매업자는 크고 효율적인 원스톱 슈퍼마켓에 통합되더니 소매체인점에 다시 통합되었다. 현대의 식품분야는 한때 그것이 영감을 준 산업경제 즉 저비용 대량생산 시스템의 축소판이 되었다. 과거 닉슨
과학자들이 육류에 관한 전통 가설들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 직후부터이다. 당시 연합국측은 덴마크에 수입봉쇄 조치를 취했다. 이에 덴마크정부는 식량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책임자로 미켈 헨디드 박사를 임명했다. 그는 가축에게 곡물을 먹여 육류를 생산하는 것을 금지하고 그 곡물을 국민에게 직접 배급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말하자면 300만 이상의 덴마크 국민들을 놓고 한 일종의 채식실험이었다. 그 결과는 과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훗날 헨디드 박사가 ‘미국의학협회저널’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식량제한이 가장
식물성 대체육 장의 폭발적 성장과 동물윤리·생태계 보호·윤리적 소비를 중요시하는 채식과 비건 인구의 급증 등 비거니즘이 기존 문화를 해체하면서 빠르게 주류 생활양식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전환기에 정부도 육식 문제를 대하는 인식론과 경제학상의, 철학상의 기존 관행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첫째, 축산업이 기후변화·사막화·물부족·생태계오염·삼림벌채·생물다양성 등의 주된 원인으로 분명하게 알려진 것은 유엔의 2006년 ‘축산업의 긴 그림자’라는 보고서 발표 이후부터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아직 사람들은 흡연문제만큼 많
여왕벌은 벌통 안에 있는 다른 벌들보다 상체도 하체도 훨씬 크다. 벌통 속 다른 벌들의 평균수명은 45일 정도이지만 여왕벌은 4년 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다른 벌들이 짧은 여생을 지루하고 반복적인 노동으로 보내는 것과는 아주 다르다. 만약 양봉업자가 로열젤리를 원한다면 얻고 싶을 때마다 벌통에서 여왕벌을 끄집어낸다. 그러면 벌통 안에 있는 일벌들이 새로운 여왕벌을 만들어낸다. 어떻게 ‘만들어낸다’는 말인가. 간단하다. 로열젤리라는 특별한 식품을 만들어내면 된다. 이 특별한 식품이 여왕벌을 다른 벌들과 구별해주는 유일한 요소이기
19C초 음식에서 3가지 주요 구성원소인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을 발견한다. 이 발견을 토대로 독일의 화학자이자 의사인 리비히는 음식이 어떻게 살과 에너지로 바뀌는지를 밝히고 영양작용의 신비가 풀렸다고 선언했다. 리비히는 토양의 다량영양소인 질소 인 칼륨을 발견했던 사람이다. 그는 식물의 생장에 이 3가지 화학물이 전부이고, 식물이 그렇다면 사람도 그럴 것이라 주장했다. 현대 영양학의 아버지인 그는 최초의 인공이유식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이 이유식을 먹인 아기들의 다수가 발육이 부진하자 의사들은 리비히가 음식에서 뭔가를 빠뜨렸을
나라마다 국민의 건강과 영양수준을 파악하고 국가의 건강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실시한다. 미국 이스턴 미시건대학 연구진은 미국에서 1990년-2004년까지 진행된 이 조사를 바탕으로 만 19세 이상의 채식인들과 비채식인들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채식을 하면 체중조절과 함께 다양한 필수영양소의 섭취율도 높일 수 있다. 흔히 채식을 하면 단백질이나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그러나 그것은 선입견이었다.분석 결과 영양소 가운데 섬유질, 비타민A, C, E와 티아민·리보플라빈·칼슘·마그네슘·철분·폴산
오래전 의학에 따르면 질병은 DNA의 영구적 손상으로 발생한다. 돌연변이가 그것인데 흔히 유전적 시한폭탄이라 부른다. 그 만큼 통제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가족력을 중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근데 후성유전학에 따르면 먹고 생각하고 호흡하고 행동하는 거의 모든 것이 직간접적으로 유전자 기능에 영향을 준다. 그리고 다음세대로 전해져 더욱 확대된다고 한다. 돌연변이는 시한폭탄이 아니고 그저 유전적 반응일 뿐이라는 거다. 예를 들면 지각은 신념체계에 영향을 받는다. 신념체계가 바뀌면 지각도 바뀌고 유전자도 행동도 다시 쓰여 진다. 우리
1970년대 초반 중국 총리였던 주은래는 암에 걸려 죽어가고 있었다. 그 당시 암은 잘 알려지지 않는 불치병이었는데 총리는 자신의 질명에 관한 정보를 수집키 위해 전국적 조사에 착수한다. 조사인원 65만 명을 동원하고 2400개 지역 8억8000만명 대상(중국인구의 96%) 12종류의 암에 대한 사망률을 조사하여 암 지도를 완성한다. 이 지도를 통해 암·심장질환·감염성 질환을 포함하여 49가지 이상의 질병에 대한 사망률을 얻게 된다. 이 데이터의 의미는 대단했다.세계 의학계는 중국연구가 인류역사에서 단 한 번 있는 인류사적 기회라는
1930년에 과학자들은 최초로 14종의 비타민과 약 20종의 무기질을 발견한다. 그 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과 장수에 관한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굶주림으로 인한 영양실조도 옛 말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식생활이 이전보다 풍부하고 잘 먹고 있음에도 1962에 비해 1975년 미국의료비는 1180억 달러로 무려 4배 증가한다. 이러한 추세로 가면 질병으로 인해 미국경제가 파산할 것이라 판단하여 미국 상원을 비롯한 전 세계 영양권위자 270여명과 미국과 영국 북유럽 3개국의 주요 연구소와 의학조사회가 모두 참여
1920년대에 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근원어 즉 맺는 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자아의 본질적 차이에 관한 개념을 발표한다. ‘나와 그것’은 ‘나와 너’와 달리 상대를 물건으로 여기는 관계이다. 상대를 비인격적으로 바라보면서 소비 착취당하는 상대의 고통을 감지하지 못한다. 모든 영적 전통과 문화는 ‘나와 그것’이 아닌 ‘나와 너’에서 출발한다.‘네가 원하는 바를 상대에게 베풀라’를 윤리적 근간으로 한다. 옛사람들은 콩을 심을 때 세 알을 심곤 했다. 하늘의 새가 한 알, 땅의 벌레와 사람이 한 알씩을 먹도록 배려한 것이다. 오합혜(五合鞋)
전쟁의 근원은 정치와 역사에서, 지진은 지구과학, 산불은 날씨와 생태계에서 찾기 마련이다, 그러나 복잡계 물리학의 시선은 일관적이다. 임계와 격변 즉 패턴이다. 패턴이 발생하면 개별적 요소나 조건은 무의미해진다. 지구온도가 임계점을 지나면 온실가스 방출이 없더라도, 여러 요인의 복합작용으로 지구시스템의 자정작용이 멈춰 인류가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찜통지구가 불가피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조현상도 없이 발생하는 대규모 지진이나 임계점을 지나면 회복탄력성이 무너져 대규모 멸종이나 회복불능으로 이어지는 생태계와 인간의 몸도, 마의 10초
수만 종의 동물 가운데 먹을 수 있는 것은 극소수다. 그것도 문화마다 다르다. 문화가 허용치 않는 고기는 살아있는 모습이 떠올라 메스꺼워하는 반면 허용한 고기는 혐오감 없이 먹는다. 왜 그럴까? 육식주의 때문이다. 육식주의는 어떤 동물이 식용가능한지 결정하고, 먹을 때 정서적 심리적으로 불편치 않도록 보호해준다. 고도화된 신념체계로 ‘느끼지 않는 법’ 즉 우리 본연의 연민과 공감을 마비시키는 보이지 않는 체계이다.흔히 채식주의자하면 신념체계에 근거한 선택이며 삶의 한 방식으로 알 수 있다. 반면에 ‘고기 먹는 사람’은 육식주의자라고
우리는 문화체계에 배태되어 있고 문화에 의해 형성되고 제약받는다. 음식은 그 문화의 가치와 전제들을 세대로 전달한다. 문화를 아는 것은 곧 자신을 아는 것이다. 특히 고기 먹는 것은 문화에 의해 어릴 적부터 부모와 사회로부터 강요당한다. 원래 그런 것이라 여기며 성장한다. 육식은 묻고 이의제기가 어려운 일종의 문화적 금기였다. 이 금기야말로 인간잠재력을 억압하는 문화적 제약의 환상의 틀이다.주목할 것은 최근 70년 간 음식과 식습관의 변화이다. 이 변화는 이전 만년의 느린 변화에 익숙한 우리의 몸과 유전자에도 엄청난 충격을 주는 변
인간과 동물의 구분이 없고 상호간의 의사소통도 가능하던 시절이 있었다. 갓난아기에게 동물인형을 갖고 놀게 하고 동물들의 그림책을 보여주는 것은 그 시절의 소통능력을 일깨우려는 우리의 바람을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구조인류학의 창시자 레비스트로스는 인간들 간의 단절은 앞서 인간과 다른 동물들 간의 단절에서 비롯된 결과이거나 그런 단절의 한 특례, 즉 육식은 채식의 특수한 사례라고 말한다. ‘월드피스 다이어트’의 저자 윌 터틀 박사는 문화인류학적 접근을 통해 인간의 사고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목축혁명을 소개한다. 이 혁명은 인류 역사상
한 사람이 죽자 그는 우선 지옥으로 안내받는다. 만찬이 펼쳐져 있음에도 사람들이 지닌 젓가락이 너무 길어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 모두가 굶주려 절망적이었고 고통은 참으로 끔찍했다. 잠시 후 그는 천국으로 안내받는다. 놀랍게도 천국은 지옥과 똑같았다. 단지 그곳의 사람들은 모두가 잘 먹어서 행복하며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긴 젓가락을 이용해 서로에게 먹여 주었기 때문이다. 인간본성에 대한 검토는 삶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제가 ‘풍요냐 결핍이냐’는 문제와 직결된다. 이 전제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자본주의 시장 매커니즘을 뜻하는 ‘보이지 않는 손’은 과연 모든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의 방식일까? ‘국부론’으로 유명한 아담스미스는 ‘도덕감정론’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이 저서에서 인간은 동감하고 동감받길 원하는 존재라고 통찰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과 동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대신에 성장하면서 일깨워지는 ‘내면의 관찰자'를 따르게 된다. 이 내면의 공정한 재판관을 따르는 자는 현명한 사람인 반면, 연약한 사람은 이기심을 통한 부의 축적과 명예로 사람들의 동감을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아담스미스는 인간 내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