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 사는 어린스님 동자승. 세상의 때가 묻지 않았기에 순수함과 천진무구 대명사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단기출가한 동자승을 바라보는 이들까지 덩달아 맑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불교에서 동자승은 특별하다. 나이어린 스님을 일컫지만 열렬한 구도자나 보살로도 표현된다. ‘열반경’ 사구게를 들으려고 절벽에서 뛰어내린 설산동자, 선지식을 찾아 남쪽으로 순례를 떠난 숭고한 구도자 선재동자, 오대산에서 세조의 피부병을 낫게 해준 문수동자처럼 나이가 적지만 중생의 고통을 해결해주고 지혜를 완성하도록 이끌어도 준다.사람들의 소박한 일상과 사랑을
‘화엄경소론찬요’는 ‘화엄경’의 주석서다. 중국 명나라 말기와 청나라 초기에 활동했던 도패대사(1615~1702)가 청량국사의 ‘화엄경소초’와 이통현 장자의 ‘대방광불화엄경론’의 핵심만을 뽑아 약술 편저한 책이다. 청량국사의 ‘화엄경소초’는 80권본 ‘화엄경’에 주석인 소(疏)가 60권, 여기에 다시 설명을 붙인 초(鈔)가 90권일 정도로 분량이 방대하다. 대소승의 경전과 논서뿐 아니라 유가와 노장까지종횡으로 넘나든 상세하고 치밀한 해설로 유명하다. 7세기 하북성 출신인 이통현 장자는 유교와 불교 서적에 두루 능통했으며 특히 ‘화엄
여든여섯 살 아내가 입원했다. 몸져 누운지 3년 만에 결국 병원으로 보냈다. 코로나19로 면회도 못하는 남편은 애가 끓었다. 평생 남편과 자식들만 살피던 아내다. 수술에, 검사에 시달리는 아내는 병실인지 집인지도 분간을 못 한다. 그 몽롱한 의식 속에서도 남편 걱정이다. ‘식사하고 내복 갈아입으라 한다’ 전화기 너머로 간병사가 전해주는 말에 남편은 또 가슴이 저민다.‘간병일지’는 남편의 기록이다. 24시간 돌보던 아내를 병원으로 보내야 했던 남편은 아내의 빈 자리가 휑하다. 외롭고 안타까운 그 심정을 담담하게 시로 옮겼다. “여보,
대구 염불선원 수산 스님(1906~ 1996)은 염불수행을 되살리고자 노력했던 고승이다. 염불은 삼국시대부터 대중들의 각광을 받아 고려와 조선 시대에도 중시된 수행법이다. 그러나 근대 이후 염불은 하근기 중생만의 수행법으로 폄하됐다. 스님은 염불만일회를 결성하고 각지를 찾아다니며 정토법문을 펼쳤다. 이 책은 스님이 대중들에게 염불의 중요성을 알리려고 경전 등 각종 문헌에서 선별한 염불수행 안내서다. 수산 스님 편저, 비움과소통, 1만2000원.[1661호 / 2022년 12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1980~90년대 인사동을 내 집마냥 드나들던 35명 저자가 기억을 소환해 그때 그 시절 인사동의 모습을 담았다. 대표 저자인 신소윤 인사전통문화보존회장을 비롯해 소설가, 시인, 화가, 조각가, 의사, 회사 대표, 정치인, 배우, 가수, 카페 대표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들려주는 에피소드는 유쾌하면서도 아련하다. 수십 년간 인사동 사진을 찍어온 사진작가 김수길과 조문호의 오래전 인사동 사진도 읽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 신소윤·유홍준·황주리 등, 덕주, 2만원.[1661호 / 2022년 12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파놉티콘, 쇼핑몰, 임대 주택 등 건축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통해 건축과 관련된 인권 문제를 청소년 눈높이에서 알려준다. 건축과 사회 환경에 관심을 가진 청소년들은 물론 건축가가 되려는 청소년들이 알아야 할 얘기다. 햄버거 가게의 의자는 왜 불편하게 되어 있는지, 주거 공간에서 성차별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아파트에서는 어떻게 인권 침해가 일어나는지 등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할 건축과 인권에 관한 이야기다. 서윤영 지음, 철수와영희, 1만4000원.[1661호 / 2022년 12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정신과 의사이자 세계적으로 추앙받는 영적 지도자인 저자는 인간 의식 수준을 1부터 100까지의 척도로 수치화한 지표인 의식지도를 제시했다. 이 책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인 2012년에 직접 승인해 기획된 ‘필수 입문서’다. 저자는 의식 연구의 핵심 개념인 ‘의식 지도’를 중심으로 ‘의식혁명’부터 ‘놓아버림’에 이르기까지 모든 저서를 아우르며, 저자가 전 생애에 걸쳐 전하고자 한 가르침의 핵심을 체계화해 한 권에 담아냈다. 데이비드 호킨스, 판미동, 2만원.[1661호 / 2022년 12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
[1661호 / 2022년 12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어떤 스님이 영운 선사에게 물었다. “무엇이 불법의 대의입니까?” 선사가 말했다. “당나귀의 일도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말의 일이 도래했다.” 거두절미, 단도직입의 설명으로 ‘분별심을 갖지 말라’고 경책한다. 이것이 당송시대 선원의 문답법이다.선원에는 불전을 짓지 않고 불상도 모시지 않았다. 반야지혜를 통한 성불작조(成佛作祖)의 중요한 공간은 불전이 아니고 법당이기 때문이다. 오늘날까지도 선원 납자들이 조석예불을 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서 비롯된다. 선원의 방장은 부처를 대신하는 현신불이었다. 가장 중요한 책무 또한 납자를 지도·교육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던 시절 금강산 관광이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 당시 버스를 타고 금강산에 다녀왔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지워지지 않은 충격적인 잔상이 있다. 북측의 군사분계선을 넘자마자 만나게 되는 황량한 들판과 나무 한그루 없이 벌거벗은 민둥산이다. 완전히 이질적인 낯선 풍경은 놀랍도록 아름다웠던 금강산에 비례해서 더욱 가슴을 쓰라리게 했다. 연료가 부족해 나무를 땔감으로 쓰는 북녘의 가난한 삶은 이렇게 황망하게 상처 입은 땅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라는 책을 보며 이미 한참 지나버린 과거의
티베트 닝마파 한국지부인 세첸코리아를 설립해 티베트불교를 한국에 널리 알리고 있는 용수 스님. 그는 티베트불교 명상은 친절하고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수행법이라며, 가짜 나를 벗어나 참된 나를 알아가는 게 명상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SNS에 올렸던 티베트불교 관련 글들 중 명상에 관한 내용들을 엄선했다. 부록으로 독자들이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잠 명상, 걷기 명상, 옴아훔 만트라 명상, 죽음 명상 등도 수록했다. 용수 스님 지음, 스토리닷, 1만2000원.[1660호 / 2022년 1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한국불교아동문학회가 펴낸 2022년 제13호 연간집. 여기에는 제39회 아동문학상 동시부문을 수상한 우봉 이창규 시인의 당선 소감과 그가 쓴 ‘아기 울음소리’ ‘도자기 얼굴’ ‘허물덮기’ ‘효도하는 숙제’ ‘할아버지 비석’ 등 동시가 수록됐다. 동화부문을 수상한 영각 오해균 작가의 ‘동화야 나랑 놀자 두 번째 이야기’도 요약·정리돼 있다. 고광자 한국불교아동문학회장을 비롯한 회원 36명이 쓴 동시 및 수필 3편 등도 게재돼 있다. 한국불교아동문학회 편찬·출간, 1만원.[1660호 / 2022년 1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
[1660호 / 2022년 1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만권독서만리행(萬卷讀書萬里行).’ 세상을 깊이 이해하고 견문을 넓히려면 만권의 책과 만리를 여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책과 여행은 즐거움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외려 낯설고 불편할수록 세상을 바라보는 폭이 넓어지고 사유도 깊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실크로드는 그 길을 걷는 자만이 경험할 수 있는 ‘만리행’이다. 혹한과 무더위, 갈증과 굶주림, 도적과 맹수들…. 목숨이 열 개라도 살아 돌아오기 어렵다는 극한의 길. 그럼에도 그 길을 통해 동서 문화가 이동했고 온갖 사상이 확산됐다. 지금도 결연한 각오 없이 그 길에 발을 들여놓기는
웰빙과 채식의 열풍 속에 한국사찰음식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백양사 천진암 주지 정관 스님이 2016년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셰프의 테이블' 출연한 것을 기점으로 세계 각지의 유명 셰프들이 사찰음식을 배우기 위해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모습들이 낯설지 않다. 몇 년 전부터 미국,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러시아, 독일, 벨기에, 태국, 베트남 등 서구와 아시아를 가리지 않고 사찰음식행사가 열리고 있으며, 유럽연합 정상들의 테이블에 사찰음식이 오르기도 한다. 또 지난 5월에는 세계3대 요리학교로 불리는 ‘르 꼬
불교의 ‘유식(唯識)’이라고 하면 일반인은 물론이며 불교를 잘 안다는 사람조차도 어렵고 힘든 공부라는 인식이 있다. 이같은 선입견에서 벗어나 쉬우면서도 명확하게 ‘유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연구한 결과물이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됐다. 선 수행과 교학의 회통은 물론 유불도(儒佛道) 삼교에 두루 밝았던 명나라 시대 감산 스님의 저술을 바탕으로 참선 수행자를 위해 유식의 개념을 총망라해 ‘감산의 ‘백법논의’ ‘팔식규구통설’ 연구와 유식불교’라는 제목의 개론서로 출간됐다.다소 제목이 긴 이 책은 명나라 시대의 선 수행자이자 교학의 일인자였던
사바세계에 태어난 중생에게는 각각의 업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기에 수긍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자포자기한다면 불교는 힌두교의 아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부처님은 “오직 행으로 귀하고 천함이 결정된다”는 가르침을 통해 어떤 업이라도 우리의 삶을 묵어두지 못할 것임을 천명하셨다. 업의 족쇄를 끊는 길, 그 첫걸음은 아상을 무너뜨리고 이기심을 제거해 지혜를 밝히는 길이 참회다. ‘참회(懺悔)’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깊이 뉘우침이다. 참회의 ‘참(懺)’은 지난날의 잘못에 대한 반성
‘주역’에서 사용하는 주요 한자를 천(天)·인(人)·지(地)의 세 가지 기준으로 풀이했다. 음양(陰陽)이라는 원리로 세계관을 형성하고 철학과 윤리 등을 담아낸 ‘주역’은 한자의 구조와 뜻, 원리 나아가 형이상학적 의미를 이해하는 좋은 길라잡이다. 특히 ‘주역’에서 천·인·지는 ‘삼재지도(三才之道)’라 하여 의식 즉 사유 체계의 근본을 이룬다. 천은 형이상학의 근원이며 진리적 사유, 인은 몸과 마음이 하나된 세계로 내면적이며 주체적인 사유, 지는 형이하학의 대상이자 일상적인 사유의 근간이다. 이러한 원리에 근간해 ‘주역’에서 사용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