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각기 동서를 대표하는 두 곳의 순례길이 있다. 서양의 산티아고와 동양의 일본 시코쿠 오헨로길이다. 산티아고가 기독교 순교 길이라면, 시코쿠 오헨로길은 불교 순례 길이다. 두 길 모두 그곳에서 외래 종교를 전파하기 위해 고난의 길을 걸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도표로 읽는 경전 입문(정운 스님 지음, 민족사)’에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그림을 더하는 등 꾸준하게 불교 관련 그림을 그려온 배종훈 작가가 가벼운 걸음으로 시코쿠 오헨로길에 들어섰다. 오사카 인근 와카야마 현의 구마노고도 순례길, 시코쿠 섬과
정치란 국가권력을 획득해 유지·조정하고 행사하는 기능이나 과정 및 제도라는 사전의 정의는, 정치의 제일의는 권력의 획득이라는 것을 설명해준다. 권력의 획득은 구성원들의 합법적으로 동의하는 선거에 의하거나, 위력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한불교조계종은 바야흐로 정치와 선거의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월29일에는 제36대 총무원장선거를, 9월5일에는 제17대 중앙종회의원선거를 공고했다.조계종 종헌 54조에 의하면 총무원장은 선거인단에 의해 선출되는데, 종단을 대표하고 종무행정을 통리하며,
남해 화방사 주지 승언 스님이 8월28일 법보신문에 ‘화합승가는 요원한 것인가?-허정 스님의 징계를 접하며’를 보내왔다. 스님은 “(허정 스님은)주체적이고 자유로운 기질이라 특정 진영에 매몰될 수 없는 성품이기에 종권에 관심이 있거나 다른 정치적 목적이나 사적 이해관계로 움직일 스님도 아니다”라며 “곧 새로운 총무원장이 탄생할 것이다. 다양한 목소리 다른 목소리도 겸허히 듣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편집자허정 스님은 나보다 승랍은 선배이지만 약30년 전 통도사 강원 치문반에서 잠시 함께 수학했던 동학이다. 강원 하판인 치문반의 생활
현대의 생활중심이 도시에 집중돼 있고, 마치 ‘현대’라는 시대를 대표하는 삶이 도시의 삶인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수많은 다양한 삶의 모습과 욕망과 갈등과 문화적 체험이 뒤엉켜 있는 도시는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작가들이 자화상을 그리거나, 자신이 살고 있는 주변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의 의미는 어떻게든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자신의 모습을 통해 그림을 그리는 시점에 자신의 생각과 기분, 감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그것이 쌓여 역사가 되듯이 자신이 살고 있는 주변과 환경을 그림으
법성이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고 일체가 끊어졌다면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이에 “증득한 지혜로 알바이고 다른 경계가 아니다”라고 한다. ‘법성게’의 제4구 “증지소지비여경(證智所知非餘境)”이다.의상 스님은 제자들에게 법성은 무주(無住)이므로 기준할 만한 법이 없고, 기준할 만한 법이 없기 때문에 무분별상이며, 무분별상이기 때문에 다만 증득한 자의 경계여서 아직 증득하지 못한 자가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설하고 있다.(‘도신장’) 법성은 깨달은 지혜인 증지로 알 수 있는 부처님 경계인 것이다.설잠 스님도 ‘법성게’의 핵심이 법성이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 대법원 재판 거래, 불교계 뉴스 등이 폭염만큼이나 우리를 덥게 한다. 절대 왕조시대에서도 민심은 천심이라고 하여 민심을 중요시 여겼다. 민심은 오늘날 여론으로 나타난다. 여론은 여론조사라는 객관적인 조사에 의해 수치로 드러나는 세상이다. 대통령이나 각 정당의 지지율은 매주 발표되고 있다. 지지율에 명운이 걸려 있는 정치인이나 단체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과거의 민심은 풍문 등에 영향을 받았다면 인터넷 시대인 오늘날은 각종 기사에 대해 표현하는 댓글의 질과 양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뒤집어 세탁된 옷을 바로 잡다가 우연히 꼬리표를 보게 됐다. Made In India, 글자를 보자 한 번도 가 본적 없는 인도 풍경이 그려졌다.인도는 부처님이 태어나신 나라이기도 하지만 내게는 오라투팔라얌 댐이 먼저 떠오른다.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에는 노이얄 강을 막은 오라투팔라얌 댐이 있다. 댐에 갇힌 노이얄 강물은 우리나라 4대강이 보로 물을 가둬서 생긴 녹조처럼 극심한 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 오염은 이 노이얄 강 서쪽으로 약 32km 떨어진 곳에 세계 최대 의류산업도시인 티루푸르가 있기 때문이다. 의류공장에서 쏟아져 나오
“조계종 제35대 집행부 출범을 함께 해 주신 교구본사 주지스님들과 중앙종회의원스님들은 종단 운영에 대한 공동의 책임을 느끼고 현 상황의 타개와 종단의 혁신과 변화의 길에 절실하게 나서 주시기 바랍니다.”조계종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재가종무원 57명이 7월27일 불자 자존감 상실, 종단 위상 추락, 승가공동체 분열 등을 우려하며 사태 해결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종무원들은 “내부에 종단 정상화와 안정을 이끌고 변화와 혁신을 도모하는 가시적인 모습이 불투명하다”며 “현재 상황이 조속히 타개되고 종교단체로서 시대적 역할을 다
15일 대구에 강의 차 다녀왔다. 동대구역에 내리자 숨이 턱 막혀왔다. 기온이 섭씨 37도를 치닫고 있었다. 지구가 끓고 있다는 게 실감이 났다. 얼른 폭염을 피해 시원한 곳으로 서둘러갔다. 강의가 하필 더위가 정점을 찍는 오후 2시인지라 에어컨으로 미리 실내를 식혀놓고 있었다. 그런데도 몇몇 사람들은 강의실로 들어서며 시원하지 않다며 에어컨 온도를 낮춰 달라 요구했다. 사람들의 요구에 25도로 맞춰진 온도는 21도로 내려갔다. 시원함에 대해 몸이 기억하는 온도가 사람에 따라 매우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17일 오전 11시
올해 들어 500여 예멘인들이 무사증 입국을 통해 제주에 도착한 뒤 대거 난민지위를 신청하자, 정부는 황급히 출도(出島)제한 조치를 내려 그들의 발을 묶고 예멘을 무사증 대상국에서 제외했다. 예멘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집회가 6월30일과 7월14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 도심에서 열렸고, 그에 대한 맞불 성격의 이주인권 단체들의 집회까지 열리는 바람에 난민 이슈는 단박에 초미의 사회적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난민수용 반대를 주장한 1차 집회는 ‘불법 난민 신청자 외국인 대책 국민연대’가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주관했고, 2차 집회는 ‘난
“균등하면 가난이란 없고, 화합이 이루어지면 부족함이 없으며, 안정되면 위태로움이 없다” ‘논어’에 나오는 공자 말씀이다. 분배의 균등함, 국민의 화합, 그를 통해 이루어지는 내적인 안정이 국가 존립의 근본요소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화합의 전제조건은 분배의 균등함이요, 안정의 전제조건은 국민 화합이라는 것을 그 말 속에 담고 있다. 그러한 중요한 요건 가운데 분배의 균등함이 첫 번째 요건이라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공자는 신분적 차등이 있는 사회를 인정하고 있으니 절대 공산주의자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그가 말한 균등
급진적 여성주의를 표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WOMAD)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여성시위현장에서 남성혐오 발언들이 이어지더니 안중근, 김구, 윤봉길 같은 남성 독립투사들까지 테러범으로 폄훼하면서 극단적 남성혐오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예수의 살과 피를 상징한다는 빵(성체)에 욕설을 쓰고 불에 태운 모습을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가톨릭 주교회의가 신성모독이라며 반발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여성차별과 불평등을 개선하겠다는 뜻에 반대할 명분은 없어 보인다.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가했던 나쁜 행동들을 똑같이 함으
전국 14개 사찰승가대학 가운데 학년별 정원 10명 이상의 규정을 충족하고 있는 승가대학은 단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조계종 기본교육기관 가운데 하나인 중앙승가대도 120명 입학 정원 가운데 조계종스님은 30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향후 조계종 기본교육기관 운영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조계종 교육원 교육부장 진광 스님은 교육원과 교육위원회가 7월12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조계종 승가교육 개선방안’ 종책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철학박사이자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 스님이 6월30일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한 ‘산사의 세계유산 등재 득과 실’이란 글을 통해 산사의 세계유산 등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런 가운데 이성운 동방대학원대학 박사가 법보신문 시론을 통해 마성 스님의 주장에 대해 반론했다. 편집자지난 6월30일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에서 개최된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신청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이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로 결정되었다. ‘산사’ ‘산지승
조계종 제16교구본사 차기 주지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가 8월9일 예정된 가운데 벌써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출마를 예고한 특정후보가 말사주지 등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금품을 살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어 지난해 35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수불 스님의 금권살포 논란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운사 A스님은 “최근 산중총회를 앞두고 주지후보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특정스님이 교구말사 주지스님들을 찾아가 ‘대중공양’ 혹은 ‘등값’ 명목으로 돈을 살포하고 있다”며 “이 스님은 말사주지 스님들에게 주지
요새 먼 나라 얘기만 같던 ‘난민’이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난민협약에 따르면 난민이란 ‘인종, 종교, 정치적 의견 등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어 자기 나라 밖에 있으며 자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보호 받을 것을 원치 않는 사람’을 의미한다. 1985년 당시 공산화된 베트남을 탈출해 망망대해를 떠돌던 수많은 보트피플이 있었다. 많은 배들은 보트피플이 의지한 목선을 그저 지나쳐갈 뿐 구원의 손길은 아쉽기만 했다. 참치 잡이를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던 광명호는 남중국해상에서 보트피플을 태운 배 한척을 발견했다. 전제용 선장은
일본에 선(禪)이 전래된 것은 662년이지만 깊은 뿌리를 내린 것은 묘오앙 에이사이(明庵榮西, 1141~1215) 때부터이다. 에이사이의 어머니는 꿈에 새벽별을 보고 그를 잉태하였으며, 그가 태어날 때에도 새벽별이 환하게 빛을 발했다고 한다. 달이 다 차지 않아 여덟 달 만에 태어났기 때문인지 그의 어머니는 출산의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미숙아는 재앙을 가져온다는 미신을 믿었던 그의 부모는 젖을 주지 않은 채로 아기를 방치했는데, 한 스님이 찾아와 만류하는 바람에 아기는 목숨을 이을 수 있었다.에이사이의 부모는 신도(神道)의 신관(
지난 1993년 겨울 성철 스님의 입적 소식은 한국사회에 큰 울림으로 다가섰다. 조계종 종정이라는 상징적 자리에 계셨던 한 수행자의 치열하면서도 검소했던 삶이 우리 국민 모두의 마음을 적실만큼 큰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한국불교는 1994년 봄 최악의 분쟁사태를 겪고 말았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전개되었던 조계종 승려들의 난투극, 그리고 이 사태에 개입된 경찰과 조직폭력배들이 한데 어우러진 폭력사태는 결국 수많은 부상자의 속출로 이어지게 되었다.1994년의 개혁종단은 이렇게 탄생하였다.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세계 1·2차 대전 이후 3000여만 명의 전쟁난민이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도 난민은 전 세계적으로 속출하고 있다. 유럽의 이데올로기 갈등, 아프리카의 종족· 인종간 분쟁, 중동의 종교 전쟁, 남미의 정치적 충돌 등이 세계대전 직후보다 더 많은 난민을 양산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난민과 실향민의 수는 6850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우리나라는 1992년 12월 난민협약에 가입한 후 1994년부터 난민 신청을 받았다. 그러나 2000년까지 단 1명의 난민도 인정하지 않다가 2001년에 들어서서야 이디오피아 출신 1명을 난민으로 인정했다
요즈음에는 인터넷이 발달되어 어느 질병이나 막론하고 휴대폰 클릭 한 번으로 정보를 알 수 있다.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들도 먼저 인터넷 검색을 하고 그 정보에 따라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그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시민들이 좋은 영향만 받는 것이 아니라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면 인터넷에서 ‘두통’을 검색을 한다고 치자. 인터넷에는 ‘뇌세포암’ ‘두개골 골절’ ‘경막하 뇌출혈’ ‘지주막하출혈’ 등의 사례와 관련한 수많은 글들이 올라와 있다. 그런데 어느 병이거나 간에 초기 증세는 거의 비슷하다.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