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영(7)군은 이제 말이 없다. 침묵이다. 친부와 계모의 학대로 숨졌기 때문이다.천륜을 뿌리째 흔드는 사건 탓에 사회적 충격은 컸다. 언론들은 앞 다퉈 자녀 체벌을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 이웃들의 무관심, 사회시스템 부재, 가정 해체 후유증 등 원인 분석에 이어 문제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아동학대가 끊임없다. 실제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2010년 5657건이던 아동학대 사례는 2011년 6058건, 2012년 6403건, 2013년 6796건, 2014년 1만27건으로 4년 사이 70% 이상 늘었다. 친부가 딸 시신을 방치한
부산은 3월이 가장 춥다. 봄을 시샘하는 바람이 어느 지역보다 거세기 때문이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 3월의 첫 월요일, 모자와 두루마기도 없이 손수레 하나 들고 거리로 나선 스님이 있다. 수레에 걸린 ‘탁발 마라톤’이라는 안내 글이 그나마 현재 수행 중인 스님이라는 사실을 짐작케 할 뿐이다. 어떤 홍보문구나 스님의 안전을 염려하며 뒤따르는 이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스님은 홀로 걷고 또 뛴다. 다가가서 물으면 그 때서야 스님은 말한다. 네팔의 지진피해 지역 복구를 위한 염원을 담아 달리고 있다고 말이다.마라톤 주인공은
대한불교총본산 조계사 성역화불사가 가시화되고 있다. 3월25일 총본산 성역화불사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첫걸음을 내디딘다. 조계사는 이날 일주문 옆 오른편에 있는 4층 건물 조계사신도회관을 철거할 예정이다. 이어 2022년 12월까지 종로구 견지동 45번지 일대 2만8577㎡ 부지에 역사문화공원과 10·27법난기념관, 템플스테이체험관, 문화상품아케이드, 지하주차장 등이 조성된다.총본산 성역화불사는 조계종의 숙원이었다. 조계사는 한국불교 장자종단 조계종의 총본산이지만 주변에 우후죽순 들어선 대형 고층빌딩에 둘러싸여 종교를 넘어 역사
2월24일 교계 일부 재가단체를 중심으로 한 조계종 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조계종이 인터넷매체인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해종언론’으로 규정하고 취재 거부·광고 게재 중단 조치를 취한데 따른 것이다. 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는 출범에 앞서 공청회를 개최하고 조계종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언론 탄압’이라고 규정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모든 발제자들이 국내외 사례를 언급하며 언론의 역할과 자유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현장을 취재하는 기자 역시 언론인의 입장이기에 백번 공감이 가야 정상이겠지만, 공청회를
헌법재판소, ‘관습법’ 들며수도이전특별법 위헌결정논란 컸지만 정부는 수용법규위, 의석수 위헌 결정혼란막기 위해선 수용해야 지난 2004년 우리 사회는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인해 큰 논란이 일었다. 당시 헌재가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수도이전 특별법’에 대해 “관습헌법에 위배된다”며 위헌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성문법을 판결근거로 삼아야 할 헌재가 관습헌법을 내세우며 위헌결정을 내린 것은 쉽게 동의 받지 못했다. 헌재에 대해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국회와 정부는 이를 수용했다. 헌재 판결을 부정할 경우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비디오아트의 유목민, 삶과 예술의 조화를 추구한 ‘플럭서스 운동’의 거장. 고 백남준 선생을 수식하는 수많은 어휘들은 그가 남긴 선의 굵기와 족적의 무게를 대변해준다. 지난 1월29일 타계 10주기를 맞았지만 기억은 여전히 선명하다. 고인의 작품들은 기계의 수명이 다하고 생산 중단된 부품 조달 문제로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지만 그의 예술세계와 정신의 색은 오히려 더 뚜렷해지는 분위기다.10주기를 맞아 선생의 유해가 안치돼 있는 봉은사에서는 10주기 추모법회를 봉행했다. 주지 원명 스님을 비롯해 사중 소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1월26일 사회노동위원회 실천위원으로 스님 20명을 새롭게 위촉했다. 그동안 5명의 스님이 활동하던 노동위원회가 실천위원을 대폭 늘린 것은 그만큼 사회현안에 대한 조계종의 참여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특히 실천위원들은 노동 분야를 비롯해 인권, 빈곤, 여성, 장애, 성소수자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갖기로 했다. 각기 전문분야를 나눠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갈등과 대립의 문제에 대해 불교적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돌이켜보면 지난 2012년 출범한 노동위원회는 그동안 적지 않은 성과를 냈던
위대한 인물이 역사를 바꾼 사례를 종종 목격한다. 시대를 앞지른 정신이 일으킨 잔물결, 그것이 변화의 조류가 되고 마침내 세상을 뒤덮어버리는 광경. 대중은 그때서야 자신들이 무엇에 직면해왔는지를 깨닫고는 뒤늦게나마 찬사를 보내며 그가 걸어왔던 길을 복기한다. 이는 옛 성현들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도 각 분야의 ‘누군가’들은 결국 거대한 조류가 되고야 말 물결을 조금씩, 조금씩 세상에 흘려보내고 있다.2002년 1월, 한국불교학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사건이 일어났다. 국제불교문화사상학회가 국내 유일의 불
최근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주최하는 행사와 관련해 불교저널 배제 논란이 일고 있다. 불교저널 측은 이에 대해 “조계종의 입김이 작용한 처사이며 언론 탄압의 연장”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같은 언론사로서 안타까움도 있었지만 씁쓸함이 더했다. 바로 ‘언론 탄압’을 말하는 불교저널의 발행주체가 재단법인 선학원이라는 점 때문이다. 선학원은 2014년 7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법보신문의 모든 취재를 거부하고 소속 기자의 출입을 금지했다. 불교저널이 ‘언론 탄압’을 얘기하지만 정작 선학원은 이미 2년 가까이 법보신문에 대한 언론 탄압을 자행해
주목해야 할 법안이 지난해 연말 국회를 통과했다. 화장품 개발 시 무분별한 동물실험이 자행되는 일을 막는 최소한의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국회는 2015년 12월31일 본회에서 ‘화장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동물실험을 실시한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이나 동물실험을 거친 수입화장품 유통과 판매를 금지했다. 위반할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하는 제재조치도 담겼다. 제조판매관리자에게 화장품 안전성 및 품질관리에 관한 정기적 교육을 의무화했고,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1년 후 시행하도록 했다.동물보호단체들은 환
일진행 보살님의 여덟 번째 시집이 나왔다. 평소 찾아뵙지 못해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보살님의 거처로 향했다. 보살님은 부산 두실역 인근 한 상가 1층의 그늘진 작은 곳에 산다. 10평이 채 되지 않는 공간에 있는 한 사람 누울 만한 작은 전기장판이 겨울 난방의 전부다. 사계절 찬물에 샤워를 하고 협소한 집안에서도 전깃불을 아끼기 위해 전구를 빼 둔 곳도 있다. 극빈층 독거어르신이나 다름없어 보이지만 실상 보살님은 진짜 부자다. 바로 ‘마음부자’다.보살님은 새벽 3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2시간 동안 아침예불을 올린다. 수면과 공양시간 이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요즘, 각종 모임이 넘쳐난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과 정다운 시간을 보내다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음식이 있으니 바로 술이다. 술을 음식으로 여기고 비교적 너그러운 것은 우리 문화가 농경과 유교를 근간으로 형성됐기 때문이다. 유독 연말연시에 음주사고가 빈번한 것도 잦은 술자리만큼이나 음주에 너그러운 우리의 문화가 한 원인인 셈이다.부끄러운 일이지만 불교계 또한 예외가 아니다. 불교행사에서도 법회 후 뒤풀이 장소에서 음식과 함께 술이 등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모 단체의 경우 3사순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