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웰빙이란 말이 유행된 지 오래되었다. 웰빙이란 ‘행복’ 혹은 ‘잘 산다’는 의미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란다.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사람들은 흔히 웰빙을 단지 잘 먹고 잘 산다는 뜻으로만 이해하는데, ‘잘 산다’라는 말에서 ‘잘’에 부여되는 의미는 여러 가지다. 우리 사회에서 웰빙은 물질 일변도, 경제중심의 세속적인 의미로만 이해되고 있다. 과연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지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미국의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하버드대 출신 268명의 삶을 7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우리 근현대사에 4월15일은 1919년 ‘제암리 학살사건’을 제외하고 별로 특별한 일이 없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이날 태어났는지 ‘태양절’이라 하여 뻑적지근한 생일잔치가 벌어졌다. 북한의 행사에 남한 종편방송들은 한술 더 떴다. 종일 김일성광장의 군사퍼레이드가 화면을 가득 채웠다. 군사정권 때는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 천안문 광장이나 ‘중공군’ 표식이 실수로 지면에 조그맣게만 실려도 빨갱이로 몰리던 시절이 있었다. 제5공화국 때는 신문이나 잡지의 판형을 통째로 들고가 사전 검열을 받아야 했다. 이런 일들을 떠올리면 북한
“자. 눈을 감지 마시고 아랫배로 최대한 숨을 천천히 들여 마시고 숨이 가빠지면 천천히 다시 내보내세요. 호흡이 안정되면 생각을 한 곳에 모으고 물어보는 겁니다. 이것이 무엇이냐? 이 몸뚱어리를 이끌고 가는 ‘나’라는 놈은 대체 무엇이냐? 그것이 하나의 화두(話頭)로 하고 끝없이 묻고 들어가는 것입니다.”현대 한국불교 수행법의 골간은 간화선(看話禪)이다. 화두(話頭)를 참구하여 본래 성품을 바로 보는 참선법이다. 본래 성품을 보면 깨닫는 것이 된다. 화두란 이 세상의 온갖 말과 생각으로는 알 수 없는 의문의 대상이다. 그 화두를 알
얼마 전 오래된 도반들과 함께 일본 오사카근처의 구마노고도(熊野古道)를 다녀왔다. 일본의 고승 홍법대사의 등신불이 모셔져 있는 고야산 주변의 순례길로 사찰과 신사, 그리고 아름다운 숲으로 이어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길이었다. 일본인들은 기이반도의 산에 신들이 살고 있다고 여겨 고대로부터 숭배해왔다. 특히 구마노 삼산(구마노혼구, 구마노나치, 구마노하야타마 대신사)과 고야산 지역을 신성하게 여기며 이곳을 지나는 구마노고도 순례길을 만들었다. 일본인들은 구마노고도 순례길을 걸으면 큰 복을
잎이 무성한 관목 사이와 좁은 바위틈을 지나, 가쁜 숨을 몰아쉬며 굽이굽이 길을 돌아 올라가니 시원한 남해가 왼쪽으로 보이고 오른쪽으로 전각의 기와지붕이 보인다. 그런데 갑자기 주위가 환해졌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기둥에서부터 문살, 처마의 석가래, 공포 모두가 금빛이었던 것이다. 그날 해가 완전히 난 것도 아닌데 나는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었다. 향일암 원통보전이었다. 그 앞에서 찍힌 기념사진에서도 내 얼굴은 약간 찌푸려져 있다. 눈을 제대로 뜨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2009년 7월19일 낮 여수 남쪽의 향일암에 오른 나는 그
유엔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 네트워크(SDSN)가 2016년 3월에 발표한 ‘세계 행복보고서 2016’에 따르면 덴마크가 행복지수 1위를 차지했다. 팅가르 스벤센 교수의 저서 ‘신뢰(Tillid)’에 따르면 덴마크는 국민 78%가 다른 사람을 믿는다고 응답했다. 정부와 기관을 믿는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더 높아서 84%에 이른다. 프랑스에서 다른 사람을 믿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22%,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5%였다.정부와 기관, 다른 사람을 믿지 않는 우리 사회의 갈등은 매우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국민대통합위원회의 2016
오홍근 전 청와대 공보수석의 ‘비로소 유신이 끝났다’는 3월10일자 프레시안 칼럼을 보면 박정희는 유신을 단행하면서 ‘사전에 유신을 단행한다는 정보를 김일성에게 세 번이나 통보했다’고 한다. 그리고 ‘내건 구실이 반공이었다’는 것.이른바 ‘탄핵정국’으로 나라가 어수선했다. 지난 3월10일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재판관 전원일치 판결이 내려졌다. 중계 TV를 보던 어떤 사람이 “게임은 끝났다”고 했다.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가 왜 게임인가?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를 게임으로 몰아간 것은 철학이 없는 이 나라 지상파
연말연시 종무소에 앉아 일하다 보면 기부금 영수증 발급에 대한 민원을 자주 접하게 된다. 보통 1년 동안 비영리단체인 사찰에 시주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아 소득공제를 통해 세금을 환급받기 위한 민원이다.사업체의 목표는 돈을 버는 데 있다. 비영리단체라는 것은 사업의 목적이 돈을 버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은 수입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수입을 그 단체의 목적에 따라 지출하여 돈을 남기기보다는 단체의 목적에 부합하는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수입의
얼마 전 지인 한 명이 묻었다. “불교가 종교인가요? 불교는 종교가 아니잖아요?”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더니 “불교는 깨달음을 추구한다고 하는데 깨달음이라는 것은 정신적으로 무엇을 모르다가 알게 되는 개념이니 일종의 철학이지, 종교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아 그런가? 깨달음을 얻는 불교는 종교가 될 수 없다는 것인가?‘신이나 절대자를 인정하여 일정한 양식 아래 그것을 믿고, 숭배하고, 받듦으로써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얻고자 하는 정신문화의 한 체계.’ 이것이 종교에 대한 정의란다. 다분히 기독교를 의식한 정의로 보이지만,
“나는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가 질적으로 나빠졌다고 본다.” 최장집 교수의 책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는 이렇게 시작한다. 정치적으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6번 정권교체가 이루어졌고 5년 단임제 한계로 인해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기존의 정책은 중단되고, 정부부처 조직과 명칭도 바뀌고 3만개가 넘는 공직의 장도 바뀌는 등 5년짜리 공화국으로 전락했다. 급기야 2016년 10월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시민들의 촛불저항,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지
어떤 지인이 말했다. “두고 봐라, 헌재 탄핵은 기각될 것이고, 특검도 흐지부지 끝날 것이다.” 왜 그렇게 예단하느냐고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전제권력국가다. 2항 주권은 청와대에 있고, 모든 권력은 돈으로부터 나온다.” 그러고는 훌쩍 건너뛰었다. “헌법 제11조 1항 법률은 청와대에 있고, 경제적 차이는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는다.”이것이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정부가 보여 온 행태라고 했다. 그 뿌리는 ‘친일’에 있고, 일본군 장교, 좌익, 반공을 두루 거쳐 쿠데타로 군부독재와
“어떻게 당신들은 하늘과 땅을 사고 팔 수 있는 것인가? 그 생각은 우리들에게 참으로 이상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만약 우리가 공기의 상쾌함과 반짝이는 물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면, 당신들은 그들을 어떻게 살 수 있단 말인가?”“지구상에 모든 것들은 우리들에게는 신성한 것들이다. 반짝이는 모든 소나무와 모래 해안, 깊은 숲속의 안개, 초원, 그리고 노래하는 모든 벌레들은 말이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들의 추억과 경험 속에서는 신성한 것들이 된다.”위의 두 구절의 문장은 1854년 미국 대통령 피어스에 의해 파견된 백인 대표들이 스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