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정신이 번쩍 드는 순간이 있다. 오늘이 바로 그날, 이 글을 쓰는 지금이다. 일주일 후로 알았던 원고 마감 날이 갑작스레 오늘로 변경되었다. 긴급한 순간을 맞이하면 멈칫하게 되지만 이럴 때는 스피드가 중요하다. 할 건지 말 건지. 이것저것 재면서 할까, 말까를 고민하다 보면 선택은 더뎌지고, 불안과 고통은 늘어난다. 얼마 전 서울대 최종훈 교수의 ‘인생 교훈’이라는 글을 우연히 보고 오늘부터 이렇게 살 거라 다짐했던 것도 선택에 큰 도움이 되었다.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 살까 말까 할 때는 사지 마라. 말할까 말까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7세기 후반 의상이 당의 지엄으로부터 화엄학을 전래하고, 원효가 ‘화엄경’을 본격적으로 연구함으로써 화엄학은 신라 통일기의 새 불교를 대표하는 교학의 위치를 차지하였다. 8세기 후반~9세기 전반에는 왕경과 지방에 다수의 화엄학승들이 등장하여 서로 다른 연구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제자 양성과 화엄학 전도에 주력하였던 의상의 법손들이 번성하게 됨으로써 이후 화엄학 주류로 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법손들에 의해 의상의 화엄학을 조술하는 전통이 확립되었는데, 특히 의상의 주저인 ‘일승법계도’에 대한 주석이
상월결사 회주이자 불교광장 총재인 자승 스님이 “20만 청년 불자가 동참하는 달라이라마 초청 대법회를 서울에서 열자”고 제안했다. 10월31일 열린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종책 모임 불교광장 간담회서 자승 스님은 탈 종교화 시대를 맞이한 작금의 현실에서 전법의 절박함을 토로하며 “내년(2024) 3월 종회 전까지 추진 계획을 수립해 달라”고 집행부에 당부했다. 중앙종회 최대 규모의 종책 모임인 불교광장의 추진 속에 총무원과 교구본사가 적극적으로 나서 힘을 더한다면 20여 년 동안 갈망해 왔던 ‘달라이라마 방한’은 성사될 수 있다고 본다
대표 지장참회도량 고창 선운사 참당암(참당선원장 법만 스님)이 10월29일 천일기도 900일을 맞아 영산재와 산신대재를 봉행했다.참당암 1000일 지장기도는 탐진치 삼독을 없애고 과거 모든 죄업이 소멸되기를 발원하며 지난 2015년 7월5일 지장 참회정진 천일기도에 입재 해 이어오고 있다. 천일기도 기간 중에는 100일마다 선망영가들을 위한 천도재도 봉행하고 있다. 동참대중들은 영산재와 산신대재를 통해 불자들이 참회를 통해 업장을 벗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기원하고 영가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선운사 참당암 산신대재는 도솔산의 산신이
‘사소한 것은 없다’의 저자인 삼척 천은사 주지 동은 스님이 11월18일 오전 10시부터 원주시 터득골북샵에서 독자들과 만나는 북토크를 갖는다.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확 트인 자연을 무대 삼아 일상의 사소한 것들이 어떻게 우리 삶을 풍성하게 채우는지에 대해 저자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열린 대회 마당이다. 동은 스님은 “과연 삶에서 사소한 것이 있기나 한 걸까?”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여기에 동은 스님만의 사유와 견해를 바탕으로 감성 넘치는 글이 아름다움과 통찰력을 선사해준다.‘사소한 것은 없다’는 지난달 10월31일 열린 제2
사미·사미니계를 수지한 후 개인적 학업과 수행 등의 이유로 장기간 구족계(비구·비구니계)를 받지 못한 스님들을 구제할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가 11월1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229차 정기중앙종회를 열고 ‘특별구족계수계산림시행에 관한특별법 제정안’(이하 특별 구족계 제정안)을 만장일치로 확정했다.‘특별 구족계 제정안’에 따르면 특별구족계 수계산림 대상자는 1990년 12월31일 이전 사미·사미니계를 수지했거나 1991년 1월1일부터 2003년 12월31일까지 사미·사미니계를
경남 김해 장유의 문화 전법과 수행도량 동림선원이 대작불사를 위한 3차 1000일 기도에 입재했다. 동림선원(주지 신공 스님, 은암문화재단법인 이사장)은 10월19일 경내 3층 대법당에서 ‘동림문화원·수행원 건립 동림문화원 및 수행원 건립을 위한 3차 1000일 기도 입재법회’를 봉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현덕 스님이 초청 법사로 법문을 설했다. 통도사 주지 현덕 스님은 법어에서 “신심 충만한 불자님들의 눈빛에서 동림선원이 펼치는 이 시대 포교와 전법의 방향을 마주하게 된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며 “굳건한 신
사단법인 봉려관불교문화연구원장 혜달 스님이 ‘정구용 대구복심법원 판결문’을 통해 왜곡된 1918년 법정사 항일운동의 역할과 의미를 바로잡았다.혜달 스님은 10월21일 제주 테크노파크에서 개최된 ‘근대제주 불교역사 그리고 그 진실을 찾다-3’ 세미나에서 ‘정구용 대구복심법원 판결문에 나타난 1918년의 법정사 항일운동‘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집행원부 3건·형사사건부 1건·형사 공소 사건부 1건·상소결과부 1건·수형인명부 3건을 추가로 공개했다.혜달 스님은 새롭게 번역·공개한 ‘정구용 대구복심법원 판결문’에서 1918년 법정사
서울 홍제동 안산 자락 아래에 자리한 비로자나국제선원. 부처님의 가르침을 세계에 알리는 허브 역할을 자청한 이 선원을 세운 건 자우(慈禹) 스님이다. 강원과 선원, 스리랑카 유학 등으로 이어진 경학과 수행을 거친 후 인도네시아 해인사포교원 주지를 맡아 현지 포교에 매진했다. 스리랑카와 인도네시아에 머무르며 ‘한국불교의 세계화’와 ‘불교 인재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2006년 10월 서울 무악재에 비로자나국제선원을 열었다. 어린이 영어 담마스쿨, 영어 담마캠프, 외국인 참선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 서울 도심 포교의 지평을 넓힌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이한구)이 한자경 이화여대 교수의 ‘의상 법성게 연구’ 등 제8기 대원불교 학술·콘텐츠 공모 수상작을 선정했다.진흥원은 10월18일 서울 마포 다보빌딩 대한불교진흥원 임원실에서 ‘제8기 대원불교 학술·콘텐츠 공모 수상작 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대원불교 학술·콘텐츠는 진흥원이 불교의 현대화·생활화·대중화라는 재단의 설립 취지를 새롭게 조명하고, 불교를 오늘의 현실에 맞게 연구하고 수행하는 연구자·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공모전이다.이번 공모에는 학술 34편, 콘텐츠 22편 등 총 56편이 접수됐으며 최종
금정총림 범어사 사부대중이 열암곡 마애부처님을 바로모시는 원력을 모으는 다라니 108독 기도 정진에 동참했다.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10월7일 경주 남산 열암곡 부처님 바로 모시기를 발원하며 두 번째 다라니 법회에 조계종 제14교구 금정총림 범어사 사부대중이 참석해 기도 정진의 원력을 모았다. 법회는 삼귀의, 반야심경, 범어사 주지 보운 스님의 법문, 다라니 108독, 정근, 축원, 발원문, 사홍서원 순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지 보운 스님을 비롯한 사중 소임자 스님들과 기도법사단장 환풍, 조계종 미래본부 사무총장 성원
일본 제국주의의 국권 침탈 및 착취에 맞서 1918년 10월7일 제주 법정사 스님과 불자 등 400여명이 중문 주재소를 공격해 불살랐던 ‘법정사 무장 항일운동’이 올해로 꼭 105주년을 맞은 가운데 법정사 항일운동 진실을 구체화할 재판문서 9건이 새롭게 공개된다.사단법인 봉려관불교문화연구원이 10월21일 제주 테크노파크(벤처마루) 1001호에서 '근대 제주불교역사 그 진실을 찾다-3'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봉려관불교문화연구원장 혜달 스님은 이날 국가기록원으로부터 최근 입수한 정구용 재판문서 9건(형사사건부, 수형인명부, 집
올망졸망 국화꽃 만개한 군포 정각사 분원 광명사 도량. “땡그랑 땡그랑” 간들바람을 탄 풍경소리와 함께 세 아이가 법당 문을 열고 들어섰다. 부처님께 합장 인사한 아이들은 자연스레 좌복을 하나씩 집더니 그대로 절을 올리기 시작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무릎과 이마를 쉬지 않고 마루에 내려놨다. 이마엔 금세 땀이 송골송골. 지켜보는 지도법사 여옥 스님의 얼굴엔 흐뭇함이 가득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절하는 모습이 얼마나 기특해요. 법회에 올 때만 절하지 않고 각자 집에서 매일같이 실천하고 있답니다. 네이버 밴드를 활용하
세계법왕일붕문도중앙회가 10월10일 안성 연평사에서 ‘제52회 세계법왕일붕문도의날 기념 및 일붕 존자 추모헌시비 제막식’을 개최했다.이 자리에는 팔공총림 방장 의현, 종정협의회 이사장 월인 스님을 비롯해 세계법왕일붕문도중앙회 회장 정림, 총재 동봉 스님 등 사부대중 500여명이 동참했다. 일붕문도중앙회는 기념식에 앞서 팔공총림 방장 의현 스님을 증명법사로 일붕 스님 추모헌시비를 제막했다.팔공총림 방장 의현 스님은 법어에서 “일붕 스님의 가르침을 본받아 한국불교 중흥과 세계불교 통합에 기여하는 후학들이 되어야 한다”며 “전법포교에 대
“저 맑은 동해에서 둥근 해가 힘차게 떠오르듯 온 민족이 염원하는 통일의 해가 떠올라 천지를 비추게 하소서. 저희 모두 불심으로 하나 되어 간절히 서원하오니 저희가 통일의 초석이 됨을 증명하소서.”휴전선 가장 동쪽, 민간인 출입통제선 북쪽 10㎞지점의 높이 70m 능선에 세워진 우리나라 최북단 전망대인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 사부대중의 통일 염원에 응답할 미륵부처님이 나퉜다.조계종 제3교구본사 신흥사(주지 적광지혜 스님)는 10월4일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지난 1988년 시멘트로 조성했던 미륵대불을 대신해 35년 만에 화강암으로 9
“경주 남산 마애부처님을 일으켜 세워드려야 합니다. 넘어진 천년을 일으켜 세운다면 앞으로 천년동안 국운이 창성하고 국민들은 평안할 것입니다.”지난해 10월5일 조계종 37대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취임사에서 이렇게 역설했다. 과거 팔만대장경 조성으로 대몽항쟁의 원력을 모았듯, 천년 간 쓰러진 채로 무명의 세월을 견뎌온 부처님을 바로 모심으로써 침체된 불교를 중흥시키고, 새천년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겠다는 발원이었다. 스님은 10월12일 종무회의를 열어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 불사의 슬로건을 ‘천년을 세우다’로 제안하고 “이
당진 영탑사(주지 원정 스님)는 9월17일 경내 대웅전에서 삼취정계 수계 3일기도를 회향하고 삼귀의계 수계법회를 봉행했다.회주 수암 스님을 계사로 봉행된 이 자리에는 주지 원정, 총무 원허 스님을 비롯해 우경순 신도회장 등 50여명이 동참했다. 수암 스님은 “수계는 악업을 참회하고 보살행의 씨앗을 심어 부처님 세계로 가기 위한 시작”이라며 “오늘 수계식을 통해 부처님의 제자로 거듭난 만큼 계율을 지키고 바라밀을 실천하며 부처님 닮은 삶을 살아가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충청지사=강태희 지사장[1698호 / 2023년 9월 27
조계종 제8교구본사 직지사 주지를 역임한 남장사 회주 성웅 대종사가 9월20일 남장사 다향실에서 법랍 53년, 세수 85세로 일기로 원적에 들었다.분향소는 직지사 설법전에서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9월24일 오전 10시 직지사 연화대에서 제8교구 교구장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장례위원장은 직지사 주지 장명 스님이 맡았고, 호상은 동암, 정우 스님, 문도대표로는 종호, 관호, 현도 스님이다.성웅 스님은 1970년 일타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1년 고암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이후 성웅 스님은 해인사 강원을 거쳐 동국대 대학
지난 글의 말미에서 숙종 40년(1714)의 기사를 다음과 같이 인용하였다. “외방(外方) 사찰에 있는 승도의 다소(多少)를 조사하여 남한산성과 북한산성에 각기 의승(義僧)을 350명씩 정하고, 액수를 정하여 차례로 번을 들게 하소서”(‘숙종실록’ 55권, 40년 9월25일)남한산성은 일찍이 임진왜란 때에도 왜적의 방어를 위한 진지로 기능하여 사명당 유정 스님이 60여 명의 승도와 함께 주둔하였다. 이들은 “시종 싸움터에 드나들었고 모두가 정예하고 용맹스러워 싸움에 익숙하다”고 인정되었으나, “이번에 해산하여 보낸다면 후일 조발하기
“혜가 스님은 달마대사에게 법을 구하기 위해 팔을 잘라 바쳤다. 너는 무엇을 내놓겠느냐.”“저는 다리를 내놓겠습니다.”한겨울 아궁이에 지필 장작을 패다 갑자기 불려온 행자는 당황한 기색도 없이 대답했다. 하지만 그 정도 기세에 멈출 성철 스님(1912~1993)도 아니었다. “그럼, 당장 도끼를 가져오라”는 불호령이 떨어지고 순식간에 성철 스님 손에는 팔뚝만 한 도끼가 들렸다. 서슬 퍼런 날 끝에 불꽃이 번쩍이는가 싶더니 이내 무릎 아래 구들장이 썩은 나무마냥 갈라졌다. 다리는 멀쩡했다. 도리어 도끼날에 날아간 건 행자의 머릿속 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