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회에 왕성한 성욕은 번뇌다. 낳는 대로 다 먹여 키울 수 없기 때문이다. 뾰쪽한 피임수단이 없는 옛날에 성욕이 죄악시된 이유이다. 기근과 싸워야 하는 선인들의 고민이 맬서스의 인구론에 나타난다. 종교는 인구증가를 억누르려고 성욕을 탄압하는 악역을 맡았다. 하지만 사회가 풍요로울수록 성에 관대해진다. 그리스·로마가 그랬고 통일신라가 그랬다. 그렇지 않아도 괴로운 사바세계 삶에 규제만 늘면 괴로움이 더해진다. 새 시대에는 새 사상이 필요하다. 그래서인가. 지금 한국과 같은 풍요로운 선진국들은 인구감소를 걱정한다. 이 세상을 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질문은 ‘나란 무엇인가’이다. ‘나란 누구인가’가 아니다. ‘나란 어떻게 구성되고 작동하는가’이다. ‘나란 누구인가’는 존재론적 질문이지만, ‘나는 어떻게 구성되고 작동하는가’는 구조론적이고 실용적이고 과학적인 질문이다. 그에 대한 부처님의 답은 ‘나란 없다’이다. 소위 무아론이다. 우리가 이해하는 식으로의 나는 없다. 나는 시공의 연기물일 뿐이다. 오온의 화합물일 뿐이다. 현대과학적으로는 커넥톰(connectome, 뇌신경망)이다. 놀라운 답이다.현대과학적으로도 놀라운 문답‘나란 무아·오온 화합물’ 역
인간이 말을 잘하는 것은 후두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인간은 유인원들보다 후두가 아래에 있어 자유롭게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갈 위험이 있지만(때때로 진짜로 들어간다. 그래서 죽는 일도 있다), 얻은 이익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금강경은, '집단'이 수보리라는 '개인'의 질문을 통해서 엄청난 이문을 남기는, 모범적인 경영학적 사례이다.분업화된 시대엔 방편 많아야수많은 마음과 분업 복잡해도질서 유지하면 그게 군집 선정(유인원이 인간처럼 능란하게 말을 못하는 더 큰 이유는 뇌 때문
‘시장로 수보리, 재대중중 즉종좌기 편단우견 우슬착지 합장공경이 백불언, 희유세존 여래 선호념 제보살 선부촉 제보살. 세존, 선남자 선녀인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 응운하주 운하항복기심.’의문이 밖으로 나오면 질문부처님도 질문으로부터 시작묻지 않으면 진리문 안 열려왜 질문을 해야 할까? 물음은 깨달음의 문이다. 자기에게 묻든 스승에게 묻든, 묻지 않으면 문이 열리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집단적으로도 그렇다. 부처님도 묻지 않았던가? ‘생로병사의 원인은 무엇인가?’라고. 그리고 답을 얻지 않았던가? 그래서 수보리가 질문을 시작한다.
기수급고독원은 기수 왕자와 급고독 장자의 정원을 말한다. 하나의 정원에 두 사람의 이름이 붙은 것은 사연이 있다. 부호 급고독은 부처님께 수행처를 기부하기 위해 기타 왕자의 아름다운 동산을 사고자 한다. 팔 맘이 없던 왕자는 농담 삼아 동산을 금으로 덮으면 팔겠다고 한다. 실제로 금으로 덮는 걸 보고 감동한 왕자는 동산을 급고독과 공동으로 부처님께 기증한다. 이 동산에는 아름다운 건물들이 들어선다. 부처님은 이 동산에 자주 들르셨다.자선왕의 외적인 자비행이내적 지혜의 완성으로 향해1250인은 다방면 마음 해탈 그런데 부호의 이름이
‘금강경’은 수많은 동아시아 수행자들에게 무한한 자유를 선사한 위대한 경전이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고정관념으로부터의 큰 해탈을 유도한다. ‘금강경’의 세계로 들어서는 순간, 하늘과 땅이, 위와 아래가, 너와 내가, 중생과 부처가, 번뇌와 보리가 뒤바뀐다.‘일시불재기수급고독원’에서 ‘일시’는 모든사건 일회성 뜻함고정불변의 주체가 없음으로일체의 법과 행이 모두 일회적‘금강경’은 이렇게 시작한다. “나는 이렇게 들었다.” 우러르면 눈물부터 흐르는 스승의 말씀을 암송자의 좁은 소견으로 행여 더럽힐세라, 기억을 더듬어 조심조심 암송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