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 틱낫한과 더불어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표적인 선지식 아잔차의 법문을 모은 책 『아잔차의 마음』이 출간됐다.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평화, 본래 깨끗하고 고요한 마음, 그 깨달음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는 이 책은 아잔차의 담박하면서 감동적인 언어들이 명징하면서도 투명하게 담겨있다. 저자 아잔차는 1918년 태국 북동부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아홉 살에 출가, 스무 살에 비구계를 받았으며, 태국 최고 지도자였던 아잔문 선사를 비롯한 여러 숲 속 선사들의 가르침을 받았다. 1954년 밀림에 왓 빠뽕 사원을 마련한 스님은 세계 각국에서 온 많은 이들을 직접 맞이하며 특유의 유머러스한 언어와 통찰로 종교를 초월해 현대인의 삶의 방식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아잔차의 가르침은 직설적이고, 정직하며
경전에 실려 있는 이야기들을 현대적 관점에서 고르고 다듬어 수록했다.우화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한, 때로는 아름다운 시 같기도 하고 편안한 수필 같기도 한 경전 속 이야기를 읽기 쉽고 재미있게 손질한 글 솜씨가 야무지다. 하지만 이러한 경전의 내용들 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책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상식’ 페이지들이다. ‘재미있는 불경 상식’이라는 제목의 한, 두 페이지짜리 짧은 글들은 경전의 바다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주는 필자의 섬세한 배려다. 성경이나 코란과 가은 ‘단행본’ 경전들과는 달리 불교 경전은 ‘팔만사천법문’이라는 별칭에서 가늠할 수 있듯이 방대한 양과 그에 상응하는 세밀한 분류 체계를 갖고 있다. 경전은 남방과 북방이 다르고 경전이 완성된 시대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 부처님이
“마음이 뇌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달라이라마는 아주 오래 전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 하나를 세상에 던져 놓았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부정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뇌가 마음을 창조하고 형태를 결정한다. 마음이 뇌를 변화시키는 그런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 이것은 지나 온 세기 동안 불변의 진리처럼 신경과학계를 지배해 왔다. 그러나 이런 논리가 이제 도전을 받고 있다. 마음과 뇌는 서로를 잇는 쌍방향의 경로가 존재하며 잘 훈련된 마음에 의해 뇌 구조 자체가 변할 수 있다는 증거들이 속속 들어나고 있기 때문이다.‘뇌는 유년기에 형태 구성이 끝나고 그 이후 죽기 전까지 변하지 않는다’는 신경과학자들의 확고한 신념. 그에 따라 불과 10~20년 전 만 해도 진지한 토론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던 뇌의 변화
평생을 포교에 매진해 한국불교의 부루나 존자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조계종 원로의원 안성 석남사 회주 정무 큰스님이 생활 법문집『행복해지는 습관』을 내놓았다. 40년 전 영주에 포교당을 연 이후로 한국불교사 최초로 신도수련대회를 개최하고 교육체계의 틀을 잡아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던 그 맑은 법향이 불광출판사 사기순 편집부장의 손을 거쳐 활자로 재탄생된 것이다. 이 책은 쉽고 재미있다. 깨달음이나 성불, 수행의 방법 등 무겁고 어려운 주제보다 은혜, 효도, 태교, 출산, 육아, 자녀교육, 결혼, 중년과 노년의 삶, 건강, 병고, 아름다운 죽음 등 일상에서 부딪치는 소소한, 그러면서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내용들을 혜안을 통해 살뜰히 담아냈다. 지면으로 만나는 스님의 법문은 오랜 세월의 풍상을 겪으
서양인 최초로 티베트 불교의 비구니 스님이 된 페마 쵸드론. 스님은 1936년 뉴욕에서 태어나 미국 UCLA를 졸업하고 뉴멕시코와 캘리포니아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했다. 1972년 티베트 불교 명상의 대가인 쵸감 트룽파 린포체를 만난 스님은 그의 제자가 되어 1981년 서양인 최초로 티베트 불교의 비구니계를 받게 된다. 현재 서구인들을 위한 북미 최초의 티베트 불교 사원인 캐나다 감포 선원에 머물며 법을 전하고 있는 스님은 국내에서 여러 권의 저술이 소개되며 이름을 알렸다. 이 책은 페마 쵸드론 스님의 강연을 엮어 만든 책으로 주제는 ‘전쟁의 시대에 마음의 평화 찾기’다. ‘마음을 열고 평화롭게’라는 다소 진부해 보이는 책의 제목과는 달리 어떻게 하면 국가, 또는 개인 간의 전쟁 등 모든 전쟁을 끝낼
호류지의 구다라(백제)관음. 7세기에 만들어져 오랜 동안 백제관음의 이름을 간직해 온 이 나무불상은 세속을 넘어선 존재인 듯 육감적인 느낌은 배제되고 영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1930년 처음으로 일본 나라와 교토에서 구다라(백제)관음 등 불상과 법륭사(호류지)건축, 회화가 포함된 아스카 불교미술을 보았을 때 그 중 20%는 한국에서 직접 들여왔거나 한국의 강력한 영향을 입은 것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본미술사와 함께 한국미술사를 가르친 지 수년째 된 오늘날(1980년)에는 아스카 예술에 미친 한국의 영향은 95%까지 된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저자 존 카터 코벨(1910~1996)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수십년간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일본
여섯 살이 되던 해, 회초리로 손바닥을 맞아가며 천자문을 외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그 자리에는 알파벳이 비집고 들어와 요즘 아이들에게 한자는 먼 나라 이야기가 돼 버렸다. “한자는 너무 어려워요.” 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치기 전 먼저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 팔만대장경 이야기를 들려주면 어떨까. 팔만대장경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낸 『나무에 새긴 팔만대장경』은 초등생들이 역사를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특히 고려인들이 정성으로 새긴 오천 만 자의 비밀을 소설처럼 풀어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피와 땀으로 만든 팔만대장경은 한 자의 오탈자도 없이 자그마치 750년을 이어져 내려온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고려인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문화유산을 지키고 이어나갈 우리
지난 2003년 『육조단경 읽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경전 번역서를 펴내고 있는 현직 판사 한산 김윤수 씨가 이번에는 『설무구칭경·유마경』을 출간했다. 『유마경』은 대승불교의 선언문과 같은 성격을 갖는 경전으로 오랜 세월 대승불교권 불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것은 물론 일반인들도 널리 읽어온 고전으로 지겸, 구마라집, 현장법사 등 한역본이 전해지지만 현재 유통되고 있는 경전은 대부분 구마라집이 한역한 것이다.이런 가운데 김 판사가 번역 출간한 『설무구칭경·유마경』은 구마라집의 번역뿐 아니라 현장법사의 한역본을 우리말로 번역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즉 현장법사의 『설무구칭경』은 구마라집의 『유마경』과 동일한 경전으로 이들 두 한역본을 동시에 싣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장의 번역에 대해 그의 제자였던
누가 뭐라고 해도 ‘수행’을 빼놓고서는 불교를 말할 수 없다. ‘나는 초보니까’라는 변명도 한 두 해가 지나면 스스로에게 조차도 민망해진다. 그렇다고 무작정 시작하려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했던 불자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한국불교 수행의 모든 것을 총집합 해 왕초보가 수행 박사가 될 수 있는 비법이 한 권으로 엮어져 나왔다. 누가 자세히 알려주지도 않고 정리돼 있지도 않았던 수행의 모든 것을 단박에 이해할 수 있게 개념을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무엇보다 수행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말한다. 또 간화선과 위빠사나, 염불, 절, 간경, 주력 등에 대한 각각의 특징을 단계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어 누구나 수행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 때문에 막연하고 어렵게만 느꼈던 여러 수행
부처님의 생생한 육성을 수록하고 있다는 초기 경전의 대표격인 아함경. 그 가운데서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숫자와 연계해 정리하고 있는 『증일아함경』은 길지도 짧지도 않은 각 경전의 길이와 숫자를 기준으로 한 일목요연한 정리로 오랜 세월 불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베스트셀러의 하나다. 『날마다 읽는 부처님 말씀』은 총 51권 472개의 작은 경전들로 구성된 『증일아함경』에서 다시 100개의 경전을 간추려 본문과 함께 간단한 설명을 수록해 독자로 하여금 더욱 쉽고 재미있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저자는 앞서 『부처님의 이렇게 말씀했다』와 『마음으로 듣는 부처님 말씀』등을 통해 잡아함과, 장아함, 중아함 등 아함부 경전을 차례로 살피며 정리해 나간바 있다. 이 책에서는 △귀 있는자 들으라 △바람
정관붕. 청나라 법계원류 부분.문수사리보살로 중국불교에서 숭배하는 4대 보살 중 하나다. 불교는 인도에서 탄생했지만 중국에서 꽃을 피웠고 한반도를 비롯해 일본에 전해지면서 동아시아 정신문화의 정수가 되었다. 특히 한자로 번역된 불경을 주요 텍스트로 사용하는 우리에게 중국 불교에 대한 배움은 필수라 할 수 있다. 책은 중국불교를 역사의 흐름에 따라 서술하는 편년체의 양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 흐름에만 매몰되지 않고 불교가 중국에 끼친 정치, 경제, 사상, 사회 풍속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특히 역사적인 흐름과 별도로 각 시대에 영향을 미쳤던 불교 사상과 궁극적인 진리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역대 고승들의 숭고한 삶, 민중들의 다함없는 신앙까지도 살뜰히 담아
제주 약천사 회주 혜인 스님은 6월 28일 서울 영풍문고에서 저서 『신심』, 『원력』의 출판기념 사인회를 가졌다. 두 권으로 구성된 『신심』, 『원력』은 운력, 염불, 간경, 참선 등 매일을 한 치의 나태함 없이 살고 있는 혜인 스님의 ‘몰록’거리는 깨달음과 아름다운 수행의 모습을 기록한 작은 잠언집이다. 김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