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출신으로 유명세를 타던 현각 스님의 조계종단에 대한 비판과 거기에 대한 반박으로 잠시 떠들썩하더니 그것조차도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는지 더 이상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한국불교가 그만큼 세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자기들끼리의 일이 되어버렸나 싶어 개운치가 않다. 하긴 이에 대해 왈가왈부해봐야 제 얼굴에 침 뱉기니 이쯤에서 마무리된 것도 불교계로서는 다행인지도 모른다. 이 시점에서 우리 한국불교가 어떻게 해야 새로운 동력을 얻고 과거의 번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본다. 과연 출가승들에게만 이 일을 맡겨야 할까?깨달은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 소식에 연일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런데 불과 몇 달 전, 올림픽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사람들의 이목을 빼앗은 사건이 있었으니,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이 그것이다. 바둑을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흰돌 검은돌이 가로 세로 19줄의 바둑판에 놓여질 때 온 나라가 숨죽이며 바라보았다. 인간이 자신이 만든 인공지능에 의해 지배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함께.나도 5번의 대국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알파고를 탄생시킨 디지털 문명의 작동원리는 무엇일까? 또 불교적 관점은 어떠해야 할까?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는 데까지 올라갔는 데도, 다시 자갈처럼 돌이 깔린 가파른 길을 500여 미터나 더 올라가야 했다. 숨이 차오르는 걸 참으며 힘들게 한발 한발 오르니 얼마쯤 가서 돌에 ‘법구경’ 한 구절을 새겨 놓은 것이 보인다. 잠시 멈춰 서서 읽어보며 쉬어갔다. ‘법을 즐기면 언제나 편안하다. 그 마음은 기쁘고 그 뜻은 깨끗하다. 이런 어진 사람은 성인의 법을 들어 그것을 항상 즐거이 행한다.’(법구경에서)이 법구를 읽고 나니 이렇게 힘들게 산길을 올라가는 것도 수행의 일환이려니 생각하며 가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드디어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아들인 정은에게 정권을 세습한지 벌써 6년이 지났다. 우리나라의 비난과 전 세계의 조소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권력구조를 공고히 한 모양이다. 지금이 왕조시대도 아닌데 3대에 걸쳐 권력을 세습한다는 것은 현대사에서 극히 보기 드문 일이다. 3대 세습이 이루어지는 동안 북한 주민들이 받고 있는 핍박은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러한 북한에 대해 우리 대한민국이 제 자리를 지키면서 통일을 바란다면 우리나라가 해야 할 일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이나 혼란 책동에도 흔들리지 않게 나라의 기틀을 굳건히 하는 일이다. ‘
사찰살림, 한국불교에서는 결코 가벼이 생각할 수 없는 스님들의 고민이다. 남방불교국가에서는 신도들의 보시만으로도 사찰이 운영될 수 있겠지만 한국불교에서는 현실적으로 녹록치 않은 이야기다. 한국불교의 상당수 불자는 1년에 한 번 부처님오신날 절에 들려 등을 달면 그것으로 불자의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그렇다보니, 종단도 사찰도 스님도 하나같이 수익사업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생수도 팔고, 기념품도 팔고, 된장도 팔고, 사찰음식도 팔게 되었으며, 이제는 수익사업을 당연한 것으로 때로는 진보한 것으로까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
최근의 두 가지 사건은 ‘확증편향’과 ‘정견’을 생각하게 한다. 확증편향(確證偏向, confirmatory bias)이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인지적 편견을 가리키는 심리학 용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증거는 선택적으로 수용하지만, 자신의 주장을 부정하거나 반대하는 증거는 애써 무시하거나 배척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일단 틀을 갖춘 신념은 선택된 증거에 의해 견고해지고, 견고해진 신념은 다시 또 더 확실한 증거를 찾아낸다. 이때 주어진 정보는 이미 객관성과는 상관없다.첫 번째 사건은 저 유
어느 초 여름날 오후, 모 대학 교정에는 오랫동안 교유했던 지인의 정년 퇴임식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캠퍼스 한 모퉁이에 마련된 조출한 식장, 평소 지인과 안면이 있는 인사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고 행사 진행을 위한 준비 또한 차분하고도 진지해 보였다.한동안 몸담았던 지인의 연구실 풍경, 그리고 답사지의 모습 등 교직을 수행하는 동안 학생들과 함께 했던 흔적들이 스크린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잠시 후 식장의 술렁임도 점차 잦아들고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식장의 엄숙한 분위기는 자못 지는 저녁놀처럼이나 숙연하고 담담했다
전직 대통령에 관한 굵직한 사건들을 다루며 검사장으로 이름을 떨쳤던 홍만표 변호사가 부당변론에 수임료 탈세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뒤이어 여러 여죄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벌써부터 조짐이 수상하다. 변호사 개업 5년 만에 수백억원을 벌었으며 현재 홍 변호사가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부동산이 오피스텔과 상가 등 117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껏 수임료 10억원에 대한 탈세혐의로 구속됐으니 전례로 보건데 처벌은 그다지 중하지 않을 것 같다.이렇게 보는 이유는 우리나라 법이 자질구레한 범죄에는 호된 징벌을 내리지만 국민의 공분을 살만한
종교사회학자 고 윤이흠 교수는 30년 전 한 논문을 통해 한국인이 갖고 있는 복합적인 종교 심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인간관계는 유교적이고, 인생관은 불교적이며, 사랑이라는 행동철학은 기독교적이고, 운명관은 무속적이다.”종교란 무엇인가? 세상에는 불교,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교 같은 기성 종교만이 아니라 특정 종족이나 지역에만 신자가 국한된 민속 종교, 무속과 같은 민간 신앙 등 다양한 수준의 종교들이 있다. 여기에 유교나 도교처럼 철학적·정치적 원리를 추구하는 성격의 종교까지 감안한다면, 이 모두를 포괄하도록 종교를 정의하는 것
동국대는 1906년 사찰과 스님, 불자들이 원력을 결집해 설립한 조계종 종립대학이다. 그렇기에 부처님가르침을 바탕으로 학술과 인격을 연마하고 민족과 인류사회 및 자연에 이르기까지 지혜와 자비를 충만케 하여 서로 신뢰하고 공경하는 이상세계의 구현을 건학이념으로 삼고 있다.설립 이후 유구한 역사 속에서 몇 번의 부침은 있었으나 조계종 사부대중과 학생, 학교 임직원은 신심과 원력으로 국가 발전과 불교진흥을 위한 인재양성에 매진했다. 그 결과 25만여명의 동문을 배출했고, 동문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이를 토대로 동국
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 트럼프의 막말 파동은 양극화와 경기침체, 실업, 중산층의 붕괴 등이 정치적 배경이라고 한다. 실제 막말은 기득권에 대한 상대적 반발과 피해의식을 대변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대중들의 관심과 호응은 열렬하고도 뜨겁다.연일 신문 지상을 달구는 이런 사회현상은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필리핀, 브라질, 스페인 등 경제적인 문제에 봉착한 나라들이 하나같이 겪고 있는 사회현상이다. 막말이 가진 위력은 이미 정치적으로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언제나 대중은 기득권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요구한다. 하지만 현 사
대부분 경전은 ‘여시아문(如是我聞)’으로 시작해 ‘신수봉행(信受奉行)’으로 마무리된다. 대승경전인 ‘금강경’ ‘법화경’ 등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부처님을 지극정성 시봉한 아난다가 곁에서 들은 법문을 경전으로 남겼기 때문에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라는 뜻의 ‘여시아문’이 경전의 서두에 오게 된 것이다. 대승불교에서도 이러한 전통이 이어져 경전의 처음은 항상 이렇게 시작된다.‘여시아문’은 경전이 곧 부처님의 진실한 말씀이라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말이다. 그렇기에 ‘여시아문’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지는 말씀들은 하나 같이 진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