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여, 당신은 백 번이나 단련한 금결입니다/ 뽕나무 뿌리가 산호가 되도록 천국의 사랑을 받읍소서/ 님이여 사랑이여 아침의 첫 걸음이여님이여 당신은 의가 무거웁고 황금이 가벼운 것을 잘 아십니다/ 거지의 거친 밭에 복의 씨를 뿌리옵소서님이여 사랑이여 옛 오동의 숨은 소리여님이여 당신은 봄과 광명과 평화를 좋아하십니다/ 약자의 가슴에 눈물을 뿌리는 자비의 보살이 되옵소서/ 님이여 사랑이여 얼음바다에 봄 바람이여만해 한용운(1879~1944)의 ‘찬송’은 부처님을 찬양하고 찬송하는 시이다. 부처가 되려면 수많은 시간 동안 수행과 단련을
국민들을 위한다면/ 국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말을 팔았으면/ 아무리 최선을 다해 일을 하셨어도/ 진정 국민들을 위하였다면/ 자신이 부족하였음을 느끼셨을 텐데(…)재산이 늘었다니요!잘못 전달된 거겠지요설마 그럴 리야 없겠지만혹 재산을 늘린 분들이 계신다면대통령님이시거나, 국회의원님이시거나, 검사님이시거나,도지사님이시거나, 시의원님이시거나, 농협장님이시거나, 다 개새끼님들 아니십니까국민들을 위하여 일하겠다고 말을 파신 분은/ 중생들이 다 극락왕생할 때까지/ 성불하시지 않겠다는/ 기호 108번/ 지장보살님 꼭 한 번 생각해 주세요오는 6
나 같은 것나 같은 것밤새 원망을 해도나를 아는 사람 나밖에 없다자기를 인식한 존재는 인간뿐나 자신 아는 사람 역시 자신부처를 먼 곳에서 찾는 행위는모래알로 밥을 짓는 어리석음나는 누구인가? 알쏭달쏭 나를 알기가 쉽지 않다. 나를 알면 부처이다. 부처님은 ‘아함경’에서 “나는 오온의 화합체이다. 오온(五蘊)은 색수상행식을 말한다”고 하였다.그러나 오온은 실체가 없고 자신을 구성하는 고유한 성질인 자성(自性)이 없이 여러 가지 요소들이 인연 따라 화합하여 잠시 나의 모습(형상)을 이루고 있을 뿐이다. 인연이 끝나면 나는 형체가 없이
모난 돌이 바다로 가려면모난 곳이 다 닳아서둥글어져야 한답니다.누군가의 흉허물이 보이십니까?아직 바다는 멀었습니다.시단에 등단하지 않았음에도수행면모·선적품격 나타낸 시모난 돌은 투철한 수행정진 끝내면서 흘러나온 깨달음 소리범일(1957~현재) 스님의 ‘모난 돌’은 2017년 12월 부산 지하철에 게시된 ‘풍경소리’에 실린 시이다. 짧고 간결하지만 선시처럼 깊은 여운을 주는 시이다. 시단에 등단하지 않은 스님의 시지만 구도자로서 수행의 면모와 선적인 품격을 나타내고 있어 좋은 불교시로 선택하였다. 범일 스님의 ‘모난 돌’은 우연히 걷
기쁨 속의 슬픔슬픔 속의 기쁨노래하지 않으면서 노래한다미소 짓지 않으면서 미소 짓는다그러나 꽃이란 무릇삶과 죽음꽃 피고 새 울어도삶과 죽음꽃 아름다움에 도취되지 않고혜안으로 무상·무아 경지 터득나무가 꽃잎 떨궈야 열매 맺듯인생도 집착 떨쳐야 완성된 삶봄이 오고 있다. 만물이 기운생동하고 있다. 새 생명이 탄생하는 잔치가 산에도 들에서도 펼쳐지며 온 천지가 꽃으로 피어나고 있다.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 봄바람에 꽃들은 기쁨의 미소를 지으며 한들한들 춤 춘다. 세상이 부처의 화엄정토를 이룬다. 우리 인생도 아름다운 꽃처럼
마음이여, 마음이여모양도 색깔도 무게도 없는 내 마음이여실체가 없어 가고 옴이 없으니 두루 존재하고무게와 크기가 없으니 우주를 짊어졌고색깔마저 없으니 각양각색을 한달음에 통합하였구나마음에서 허공이 나왔고시간과 공간이 나왔고중생과 부처가 나왔고천당과 지옥이 나왔으니마음이 세상을 창조하였구나아무리 찾아도 없는 그 마음이태양처럼 광명을 발하며 자나 깨나 나와 함께 있네 그려형상도 없이 나를 조정하고세상과 우주 지배하는 마음그 정체 알아 잘 쓰면 부처알지못해 잘못 쓰면 곧 중생이 선시는 자광(慈光, 1942~현재) 스님의 ‘멍텅구리 부처님
부처님 진신사리 봉안한 불탑불자에겐 소중한 신앙의 대상무궁한 문자사리 생산 도서관광명의 사리가 빛을 밝히는 곳죽지도 않았는데 사리가 나왔다.치아사리에서 나온 생(生)사리다.벌써 서른 개인가 마흔 개인가 모르겠다.사리는 모시고 절 드려야 할 부처님이 아니던가.어디가 좋을까? 사리탑을 세울만한 길지(吉地)내 죽고 난 뒤에도, 변함없이 내 사리를 빛나게 하고 참배자를 기다려줄 사리탑잘 지켜줄 지킴이들은 또 어디에아, 그래 바로 그곳이다.나는 사리를 낳을 때마다 곱게 안고 그곳으로 간다.한 번도 남 시키는 일 없이 내가 간다.품어 안고 간
작년에 자란 갈대새로 자란 갈대에 끼여 있다작년에 자란 갈대껍질이 벗기고꺾일 때까지삭을 때까지새로 자라는 갈대전생의 기억이 떠오를 때까지곁에 있어주는 전생의 모습현생 갈대가 전생 갈대 모르듯인생도 지혜의 눈 떠야 알게 돼현재 내 모습은 전생 나의 모습좋은 인에 좋은 결과 오는 인과아이는 어른의 전생 모습이고, 돌아가신 아버지는 아들의 자화상이다. 어제 없는 오늘이 없고, 오늘이 없는 내일 또한 있을 수 없다. 현재 나의 모습은 그 동안 평생을 살아온 나의 모든 것의 종합 결정체이다. 뿐만 아니라 조상님, 아버지와 어머니의 DNA까지
한 그루 늙은 나무도고목 소리 들을려면속은 으레껏 썩고곧은 가지들은 다 부러져야그 물론 굽은 등걸에장독(杖毒)들도 남아 있어야대법원장 퇴임사 인용했지만혼자 꽃길 걸은 이 원로 못돼지장보살이 지옥을 택했듯이중생 품에 안아야 진짜 도인오현(1932~현재) 스님의 ‘고목 소리 들을려면’은 2017년 9월22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퇴임사에서 인용돼 유명해진 선시조이다.“제가 존경하는 어느 시인은 ‘고목 소리 들을려면’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시 전문- 오래 되었다고 다 고목이 아닌 모양입니다. 고목에는 이파리도 몇 개 없고
못난이는 누구든지지리산 화엄사 각황전에 가볼 일이다사람이든 짐승이든 새든 벌레든꽃이든 나비든 흙이든 물이든 그 무엇이든꼭 한번 가볼 일이다가서 깨달을 일이다중생이 어떻게 부처가 되는지를그 부처가 얼마나 멋진 화엄세상을 만드는지를뒤틀어진 몸으로 서 있는 기둥은 나무부처돌계단에 드러누운 장대석은 돌부처빛바랜 단청 속에는 나비부처용마루에는 이끼 낀 기와부처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부처, 부처, 부처 하찮은 중생도 여기서는 부처가 되나니거지같이 살아온 인생도 황제가 되나니누구나 별 볼일 없이 걸어온 길 억울하거든전라남도 구례땅 화엄사 각황
우리 모두 화살이 되어온몸으로 가자허공 뚫고온몸으로 가자가서는 돌아오지 말자박혀서박힌 아픔과 함께 썩어서 돌아오지 말자우리 모두 숨 끊고 활시위를 떠나자몇 십 년 동안 가진 것몇 십 년 동안 누린 것몇 십 년 동안 쌓은 것그런 것 다 넝마로 버리고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허공이 소리친다허공 뚫고온몸으로 가자저 캄캄한 대낮 과녁이 달려온다이윽고 과녁이 피 뿜으며 쓰러질 때단 한 번우리 모두 화살로 피를 흘리자돌아오지 말자돌아오지 말자오 화살과녁은 독재 화살은 민중 투쟁민주주의 위해 싸우자는 선언내게 날아오는 세월이란 화살투철히 살아가
그날 저녁은 유별나게 물이 붉다붉다 싶더니만밀물때나 썰물때나 파도 위에 떠 살던그 늙은 어부가 그만 다음날은 보이지 않데.문대통령 잠룡시절 SNS 화제떨어져 지는 꽃도 아름답듯이인천만 낙조 지는 모습도 장엄인간 흥망성쇠·시간 상징 표현오현 스님(1932~ 현재)의 ‘인천만 낙조’는 2016년 2월4일 문재인 대통령(당시 떠오르는 용 가운데서 대통령후보가 되기 위해 저울질할 때)이 당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시조이다.“오현 스님의 한글 선시(禪詩)를 한 편 더 올립니다. 한글 선시가 이렇게 기막힌 줄을 오현 스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