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의상이 당에 유학하여 종남산 지상사에 머무는 10여년 동안 화엄종 뿐만 아니라 지론종·계율종·삼계교 등 수·당대 여러 종파의 승려들과도 교류하면서 영향을 받았음을 추정하여 보았다. 본고에서 이러한 사실들에 지나치리만큼 많은 분량의 지면을 할애한 것은 그 동안 화엄종 지엄의 영향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불교사학계에서의 편협한 이해에 대한 비판과 반성에서였다. 그런데 불교사학계 일각에서는 의상이 지론종·계율종·삼계교 등의 불교를 접하게 된 것은 당에 유학하기 이전에 이미 국내에서 수업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제기
두 차례에 걸친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 근간이 성경에 있다”는 발언과 관련해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회(위원장 선광 스님, 이하 종교편향 특위)가 강한 유감을 표하면서 대통령실에 문제를 제기하고 면담을 요청키로 했다.종교편향 특위는 4월1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분과회의실에서 4차 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성경과 헌법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같이 결의했다.윤 대통령은 기독탄신일과 부활절에 교회를 찾아 헌법 근간이 성경에 있음을 두 차례나 언급했다. 2022년 12월25일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를 찾아 “법
이시 수보리 문설시경 심해의취 체루비읍 이백불언 희유 세존 불설 여시심심경전(爾時 須菩提 聞說是經 深解義趣 涕淚悲泣 而白佛言. 希有 世尊. 佛說 如是甚深經典) 아종석래 소득혜안 미증득문 여시지경(我從昔來 所得慧眼 未曾得聞 如是之經) 이때에 수보리가 이 경에 대한 말씀을 듣고 그 깊은 뜻을 잘 이해하고 흐느껴 울면서, 부처님께 사뢰옵기를, “희유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이렇게 심히 깊은 경전을 설하시는데 제가 예로부터 쫓아오면서 얻은 지혜의 눈으로는 일찍이 이와 같은 경을 얻어 듣지 못하였습니다.”부처님께서 ‘금강경’을 설하
상월결사는 3월14일 네팔 룸비니에서 봉행된 ‘상월결사 인도순례 탄생지 기도법회’에서 ‘108 원력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상월결사는 이날 배탈과 감기 등으로 중단했던 순례단의 108배를 재개하며 처음으로 108 원력문을 공개, 이를 활용해 진행했다. 108 원력문은 부처님 가르침에 근거해 체계를 갖추고, 쉬운 우리말로 작성됐다. “상월결사는 물론 108배를 하는 모든 불자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회주 자승 스님의 제안으로 작성됐다.인도순례 중 회주 자승 스님은 “108배를 참회의 내용보다 원력과 신심으로 모으는 내용으
3월 풍류 빛 거둬둘 곳이 없어버들가지 끝으로 일시에 흩어지네.애석히도 봄바람 얼굴은 볼 수 없고흐르는 물 쫓아가는 붉은 꽃잎만 보네.三月韶光沒處收(삼월소광몰처수)一時散在柳梢頭(일시산재류초두)可憐不見春風面(가련불견춘풍면)却看殘紅逐水流(각간잔홍축수류)-대혜종고(大慧宗杲, 1088~1163)3월 햇빛을 ‘풍류 빛’이라 하고, 그 풍류 빛을 ‘거둬둘(모아둘) 곳이 없어’ ‘버들가지 끝에서 일시에 흩어’진다니, 과연 종고는 종고다. 평생을 간화선에 몰두한 종고의 어느 가슴에 이런 풍류의 춘정(春情)이 숨어 있어 춘심(春心)을 뱉어냈을까.
“옛말에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인연의 중요성을 얘기한 것이겠지만 포교에 있어서는 지나치게 수동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먼저 다가가서 도움을 주고 불교를 알려야죠. 그게 불교와의 인연을 맺어주는 포교 아니겠습니까.”경남 함안 동광사 주지 덕운 스님이 최근 법보신문을 교도소·군법당·병원법당·관공서 등에 보내는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스님은 “불교계가 바른 가르침이라는 테두리에 벗어나지 않되 사람들이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계단을 낮춰야 한다”며 “스님과 불자들이 다가서려고 노력하고 일반인들이
고려와 조선의 조정(朝廷)에는 관리들이 차를 마시는 시간인 ‘다시제도(茶時制度)’가 있었다. 국가기관이 공식적으로 지정한 티타임 제도인데 중대사를 처리하기 전에 차를 마시는 시간을 의례화, 정례화한 것이다. 왕도 죄인에게 중형을 내리는 ‘중형주대의(重刑奏對儀)’에 임할 때 먼저 다방(茶房)에서 올리는 차를 마시고 신하들도 함께 마시게 했다. 이러한 제도는 공무에 임하기 전 다례(茶禮) 시간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게 하여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하라는 의도의 티타임 제도이었다.특히 사헌부(司憲府) 관리들의 업무 시작 전에 ‘음다(飮茶)’는
전주지역 ‘교회 순방’으로 거센 비판을 받은 우범기 전주시장이 이를 지적하는 스님들을 향해 ”종교(불교)가 그러면 안된다“ “장소(사찰)를 (얘기해) 달라”라는 둥 적반하장식의 궤변과 무례함으로 일관했다. 면담 내내 공직자로서 종교편향행위를 자각하지 못하고 시종일관 불교계를 마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떼쓰는 집단’으로 매도하는 듯한 태도여서 불교계의 공분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우범기 전주시장은 2월17일 조계종 제17교구 금산사 사부대중과 면담을 가졌다. 우 시장은 불교계의 거듭된 면담요구를 묵살하다 불교계가 우 시장의 종교편
우범기 전주시장이 시민과 소통을 이유로 선정한 장소 13곳 가운데 9곳이 기독교 시설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자체를 대표하는 책임자가 특정 종교 공간을 시민들과 만남의 자리로 결정한 것은 시민의 종교 자유 침해는 물론 정교분리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특히 우 시장은 전주시장 예비후보 시절 목회자 222명이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던 만큼 순방 장소 선정에 고의성이 다분하다는 지적이다.우 시장은 2월13일 “2월16일부터 시민과 만나기 위해 35개동을 순방한다”며 SNS에 일정표를 공개했다. 일정에 따
조계종은 명실상부한 한국불교의 장자 종단이며 선(禪)을 표방하는 선종단이다. 이는 해동초조로 추앙받는 달마대사가 동쪽으로 전한 선법을 계승한 도의국사를 종조로 모시고,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 전법도생(傳法度生)’의 종지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명확하다.하지만 저자 현견 스님은 “이러한 조계종의 전통은 다른 측면에서 볼 때 선의 편식을 불러온 셈”이라며 “임제종의 간화선 수행에만 매몰돼 있는 경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불교신문에 연재하며 선의 역사가 어떻게 전개돼 왔는지, 선종의 장구한 역사 속에
토끼 한 마리가 숲 속에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토끼는 어린 야자수 아래서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만약 이 지상이 파괴된다면,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바로 그 순간, 잘 익은 나무 열매가 떨어져 큰 소리를 내며 야자수잎을 때렸다. 그 요란한 소리에 깜짝 놀란 토끼는 온 힘을 다해 달리며 소리쳤다. “땅이 무너지고 있다.” 토끼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달아났다. 다른 토끼가 있는 힘을 다해 달리는 토끼를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으며 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토끼는 숨을 헐떡거리며 묻지 말라고 대꾸했다. 거듭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이경훈 문화재청 차장에게 “불교문화재에 깃든 정신과 가치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 문화재청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진우 스님은 1월10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이경훈 신임 문화재청 차장의 예방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진우 스님은 “불교는 2000여년 가까이 우리 문화와 정신을 같이 해왔다. 실제 문화재 가운데 60~70%가 불교 문화재에 속한다”며 “물질문명으로 현대인들의 정신건강이 약해졌다. 불교문화재의 보존·관리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신이 국민들에게 다시 전달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