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파울 크뤼천은 새로운 지질시대로 인류세라는 개념을 2000년에 처음으로 주장했다. 약 1만1000년 전에 시작된 홀로세에 이은 것으로 인간이 원인이 되어 지구환경 체계가 급격하게 변하게 된 현재 시대를 칭하는 것이다. 홀로세와 인류세를 구분하는 정확한 시점은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 혹자는 산업혁명이 시작된 18세기를 혹자는 1950년 무렵을 인류세로 보자고 주장한다. 여하튼 인류세의 특징은 인간에 의한 지구환경의 변화다.인간의 활동이 자연 생태계에 남기는 영향을 발자국으로 환산한 수치로 생태발자국이 있다
티베트 사람들은 비록 삶이 궁핍할지라도 자비롭고 친절하며 평화롭다. 어느 토론회에서 한 발표자의 말을 들었다. 다람살라에 2년 정도 머물 때 티베트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서는 한 번도 싸우는 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인도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움소리가 들렸다는 것이다. 달라이라마를 비롯한 많은 티베트 수행자들이 미국과 유럽사회에서 존경을 받으며 그 영향력을 확대해가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보리심을 일상생활에서 발원하고 실천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보리심을 불교의 전면에 내세워 그 실천을 강조하고 이를
수학에는 집합이라는 개념이 있다. 집합은 대상들의 모임이다. 현대 논리학과 분석철학의 창시자 프레게(Gottlob Frege 1848~1925)는 수학 기초론에 천착하여 집합론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런데 어느 날 러셀이 물었다. “자신을 원소로 갖지 않는 것들을 다 모아놓은 것을 S라 하면, S는 자신의 원소인가 아닌가? 만약 그렇다고 하면 (즉 S가 자신의 원소라고 하면은) S는 자신을 원소로 갖지 않는 것들을 모아 놓은 것이므로 ‘S는 S의 원소가 되지 않아’ 모순이 생기고,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하면 (즉 S가 S의 원소가 아니
세계 인구도 급증하고 기후의 파행적 변화·물 부족·석유고갈의 폭풍도 휘몰아치고 있다. 그 와중에 어떻게 인류를 먹여 살릴 것인가 하는 문제는 급박한 당면 과제이다.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르지만 두 개의 큰 흐름이 있다. 하나는 유럽과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제도와 거대기업에 근간한 ‘글로벌 식품시스템’이다. 이는 세계 어디든 비용이 가장 낮은 곳에서 만들어 수요가 있는 곳으로 옮겨가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그 대안으로 지역식품을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글로벌 시스템은 식량을 언제나 무한하게 저렴한 가격에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 약속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올해 ‘국내외 난치병 어린이 지원 3000배 철야정진’을 통해 총 1억6800여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조계종사회복지재단(대표이사 원행 스님)은 6월18일 난치병 치료비지원 선정심의 회의를 열고 2019년 지원대상자 및 지원 금액을 선정했다. 그 결과 양대혈관기시증·갈랭바레증후군·팔로네징후 등을 앓고 있는 국내 환아 18명에게 총 1억6백만원을, 성림프구성백혈병·윌름스종양 등의 치료를 받고 있는 라오스 환아 7명과 라오스의 난치병어린이지원 쉼터 운영을 위해 총 6천2백만원의 치료비 지원을 결정했다.대상자로 선정된
여왕벌은 벌통 안에 있는 다른 벌들보다 상체도 하체도 훨씬 크다. 벌통 속 다른 벌들의 평균수명은 45일 정도이지만 여왕벌은 4년 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다른 벌들이 짧은 여생을 지루하고 반복적인 노동으로 보내는 것과는 아주 다르다. 만약 양봉업자가 로열젤리를 원한다면 얻고 싶을 때마다 벌통에서 여왕벌을 끄집어낸다. 그러면 벌통 안에 있는 일벌들이 새로운 여왕벌을 만들어낸다. 어떻게 ‘만들어낸다’는 말인가. 간단하다. 로열젤리라는 특별한 식품을 만들어내면 된다. 이 특별한 식품이 여왕벌을 다른 벌들과 구별해주는 유일한 요소이기
19C초 음식에서 3가지 주요 구성원소인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을 발견한다. 이 발견을 토대로 독일의 화학자이자 의사인 리비히는 음식이 어떻게 살과 에너지로 바뀌는지를 밝히고 영양작용의 신비가 풀렸다고 선언했다. 리비히는 토양의 다량영양소인 질소 인 칼륨을 발견했던 사람이다. 그는 식물의 생장에 이 3가지 화학물이 전부이고, 식물이 그렇다면 사람도 그럴 것이라 주장했다. 현대 영양학의 아버지인 그는 최초의 인공이유식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이 이유식을 먹인 아기들의 다수가 발육이 부진하자 의사들은 리비히가 음식에서 뭔가를 빠뜨렸을
양자물리학자 폴리(Wolfgang Pauli)의 꿈에 의식과 무의식의 사이의 관계가 실수(real numbers)와 복소수(complex numbers) 사이의 관계로 나타났다.사람들은 실수는 실제 세계에 존재하고, 복소수는 실제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2의 제곱근은 한 변의 길이가 1인 이등변직각삼각형의 빗변으로 존재하지만, 음수인 -2의 제곱근은 어디 존재하는가 하고 물을 수 있다. 실수에 대한 난제들은 복소수를 이용해 풀 수 있다. 실수만 이용해서는 풀 수 없는 문제가 복소수를 이용하면 풀린다. 이 점에
오래전 의학에 따르면 질병은 DNA의 영구적 손상으로 발생한다. 돌연변이가 그것인데 흔히 유전적 시한폭탄이라 부른다. 그 만큼 통제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가족력을 중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근데 후성유전학에 따르면 먹고 생각하고 호흡하고 행동하는 거의 모든 것이 직간접적으로 유전자 기능에 영향을 준다. 그리고 다음세대로 전해져 더욱 확대된다고 한다. 돌연변이는 시한폭탄이 아니고 그저 유전적 반응일 뿐이라는 거다. 예를 들면 지각은 신념체계에 영향을 받는다. 신념체계가 바뀌면 지각도 바뀌고 유전자도 행동도 다시 쓰여 진다. 우리
1970년대 초반 중국 총리였던 주은래는 암에 걸려 죽어가고 있었다. 그 당시 암은 잘 알려지지 않는 불치병이었는데 총리는 자신의 질명에 관한 정보를 수집키 위해 전국적 조사에 착수한다. 조사인원 65만 명을 동원하고 2400개 지역 8억8000만명 대상(중국인구의 96%) 12종류의 암에 대한 사망률을 조사하여 암 지도를 완성한다. 이 지도를 통해 암·심장질환·감염성 질환을 포함하여 49가지 이상의 질병에 대한 사망률을 얻게 된다. 이 데이터의 의미는 대단했다.세계 의학계는 중국연구가 인류역사에서 단 한 번 있는 인류사적 기회라는
77년 전 일본 해저탄광 조세이에 강제 징용돼 고역을 치르다 수몰사고로 희생된 이들의 넋을 달래는 법석이 열린다.관음종(총무원장 홍파 스님)은 4월13일 오후 1시 일본 우베시 사고해역 앞 조세이탄광 추모광장에서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희생자 183명을 위한 위령재’를 봉행한다.한국 불교계에서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2016년 1월 현장에서 천도재를 봉행한 것으로 조세이탄광의 아픔을 세상에 알렸다. 일본 야마구찌현 우베시에 위치한 해저탄광 조세이는 1942년 2월3일 갱도붕괴로 183명이 수장됐다. 희생자 가운데 무려 136명이 강제
우리는 문화체계에 배태되어 있고 문화에 의해 형성되고 제약받는다. 음식은 그 문화의 가치와 전제들을 세대로 전달한다. 문화를 아는 것은 곧 자신을 아는 것이다. 특히 고기 먹는 것은 문화에 의해 어릴 적부터 부모와 사회로부터 강요당한다. 원래 그런 것이라 여기며 성장한다. 육식은 묻고 이의제기가 어려운 일종의 문화적 금기였다. 이 금기야말로 인간잠재력을 억압하는 문화적 제약의 환상의 틀이다.주목할 것은 최근 70년 간 음식과 식습관의 변화이다. 이 변화는 이전 만년의 느린 변화에 익숙한 우리의 몸과 유전자에도 엄청난 충격을 주는 변
유럽인의 역사는 정말로 그리스인과 로마인이 문자 사용을 시작한 기원전 800년이나 400년경에야 시작된 것일까? 서구역사에 대한 시각은 그 이전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쿠르간 유목민의 존재에 대한 근거는 ‘인도유럽어’라 불리는 언어학적 발견에 있다. 학자들은 오늘날 인류의 절반 가까이가 사용하는 인도유럽어가 기원전 3500년 훨씬 이전에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윌리엄 존스(1746∼1794)가 산스크리트어, 라틴어, 그리스어의 유사성에 주목하고, 같은 근거에서 고트어, 켈트어 등이 산스크리트어와 같은 뿌리이며, 고대 페
최근 드라마 ‘SKY 캐슬’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종영했습니다.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사람들이 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 봤습니다. 사교육 열풍이라는 오늘날의 세태를 제대로 꼬집고 교육이 상류계층의 부와 권력의 세습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풍자적이며 노골적으로 드러내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서울 의대를 보내고자하는 부모의 지나친 욕심이 자녀를 숨 막히게 하고 이 심리를 잘 아는 학습 전문가(입시 코디)는 교묘히 이용해서 성과를
미국의 대표적인 지식인 중 한명인 로버트 라이트(Robert Wright) 교수가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불교의 무아사상이 현대과학에 부합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 인간은 애초 진실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과 무명(無明)에 빠진 존재이며, 불교는 이러한 어리석음과 무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강조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불교가 다른 종교와 달리 현대의 첨단 학문과 맞닿아 있을 정도로 합리적이며, 인간이 직면한 고통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지혜로운 종교로 서구에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이재석(번역가)
‘부도지’는 신라시대 박제상이 집안 대대로 내려온 비서를 정리하여 저술한 책으로 1만4000년 전 파미르고원을 발원지로 펼쳐졌던 한민족의 상고문화를 다루고 있다. 이 부도지의 마고성 신화에 따르면 그때는 우주의 음악과 빛 즉 율려로 세상과 우주를 다스리고 사람들은 대지의 젖을 마셨다고 한다. 어느 날 포도를 따먹고 처음으로 5가지 맛을 알게 된다. 이것이 인간이 다른 생명을 먹은 최초의 일로 이때부터 재앙은 시작된다. 원래 없던 이빨이 생겨나고 피와 살이 탁해져 우주의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고 다툼과 분열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2018년 한해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한 다양한 자리가 전국 곳곳에서 마련된 가운데 그 마지막 무대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펼쳐진다.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12월4일 특별전 ‘대고려 918·2018 그 찬란한 도전’을 개막한다. 대고려 특별전은 과거 장르별 전시와는 달리 고려 미술을 종합적으로 고찰할 수 있도록 규모와 질적인 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국립박물관 소장 유물뿐 아니라 해인사, 삼성미술관 리움, 호림박물관, 간송미술문화재단 등 국내 34개 기관을 비롯해 영국박물관,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도쿄국립박물관
초기불교의 사상 가운데 가장 큰 특징은 무아(無我)를 표방하는 데 있다. 무아란 욕망이나 행위의 주체로서 ‘나’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실체적으로 없다는 말이다. ‘나’라고 하는 것은 관념일 뿐이고, 실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요컨대 무아사상은 붓다의 깊은 수행체험에 근거한 위대한 가르침이자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무아사상은 현대사회의 부패구조나 인간소외 등의 사회적 문제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이처럼 ‘나’라는 생각이나 관념을 제거해주는 붓다의 가르침을 5온설이라 한다. 5온설은 일반적으로 색(色)·수(受)·
“설정 스님에게 딸이 있다” “유전자 검사 결과 사실이다” 등 아직 검증이 안 된 사실을 확정적 발언을 방송에 내보낸 SBS가 사과했다. 해당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사실 관계를 바로 잡는 정정 보도를 내보냈다.SBS 라디오센터는 정태익 센터장 명의로 8월22일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학암 스님 앞으로 ‘김성준 시사전망대’ 정정방송의 건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8월20일 방송 내용 인지 후 즉각 SBS 방송사 대표자의 공개사과와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등을 명시한 조계종의 공문에 대한 답변이다. 앞서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는 8월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36대 총무원장 선거일을 9월28일로 확정했다. 종헌종법에 입각해 지정할 수 있는 가장 이른 시일을 잡은 셈이다. 중앙선관위가 언급했듯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해 종단 안정을 이뤄야 한다”는데 무게를 둔 결정이다.조계종의 8월은 불신반목으로 점철된 혼란의 연속이었다. 설정 스님의 총무원장 사퇴표명과 번복, 그에 따른 파행적 인사 단행이 이어졌다. 설정 스님 퇴진을 끊임없이 주장해온 전국선원수좌회 대표는 돌연 사퇴를 만류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였다. 공영방송을 자처하는 MBC는 ‘총무원